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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현실이 된 블렉시트, 영국은?, 세계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6월24일 15시19분
  • 최종수정 2016년06월24일 15시44분

작성자

  • 신용대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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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이 EU에서 43년 만의 탈퇴를 선택하면서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에 대격변이 예상된다. 23일 파운드화 가치는 1985년 이후 31년래 최저로 떨어졌고, 엔화가치는 폭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EU를 비롯한 각국은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한 비상회의를 소집하는 등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EU는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이탈상황을 맞게 돼 회원국이 28개국에서 27개국으로 줄어든다. 영국의 탈퇴에 따른 '이탈 도미노' 우려와 함께 EU 위상과 지형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경제 충격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독립 재추진, 북아일랜드나 웨일스의 독립 움직임 등 영연방 체제의 균열 가능성이라는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영국은 이제 EU 리스본 조약에 따라 EU 이사회와 2년 간 탈퇴 협상을 벌이게 된다. 상품·서비스·자본·노동 이동의 자유는 물론 정치·국방·치안·국경 문제 등 EU 제반 규정을 놓고 새로운 관계를 협상해야한다. 영국과 EU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英,EU에 탈퇴의사 고지, 새로운 협정체결 절차

 

국민투표에서 EU탈퇴를 선택한 이상 그 다음 조치는 여러 가지로 이뤄져야 한다.

 

 첫째, 영국은 국민투표 결과를 확인한 후, 신속하게 EU정상회의에 탈퇴의사를 고지하고, EU탈퇴에 관한 EU기본조약 제50조의 절차를 시작하게 된다. 탈퇴협정의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실제로 탈퇴까지는 탈퇴협정의 발효 시 또는 탈퇴의사를 고지하고 2년 후이며, 그동안 영국은 EU회원국으로 계속 남아 있게 된다. 탈퇴협정의 발효는 EU정상회의에 의한 지침의 합의이후, 유럽의회의 과반수 찬성, EU각료이사회의 특정(가중)다수결(영국 이외의 27개국 중 20개국에서 인구 65% 이상)에 의한 찬성이 필요하게 된다. 

 

둘째, 영국은 탈퇴 후 EU단일시장에 특권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EU와 새롭게 협정을 맺어야 한다. 새로운 협정은 탈퇴와 동시에 발효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EU탈퇴와 새로운 협정절차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협정은 입법과정이 탈퇴협정과 거의 같지만,  만장일치의 찬성에 의한 EU각료이사회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또한 EU내 각 회원국의 권한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는 경우, 각 회원국의 비준절차도 필요하다. 

 탈퇴협정과 새로운 협정의 발효에 EU조약이 규정하는 기간이 2년이어서, 기간 내에 협의를 이루는 것이 관건이다. 기한 내에 협상이 끝나지 않으면 영국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EU 27개국의 만장일치의 동의가 필요한 협상기한의 연장이다. 다음은 탈퇴 전에 새로운 협정체결을 포기하는 것이다. 이 경우 영국은 WTO협정의 최혜국대우원칙(MFN)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에, 영국의 EU에 대한 관세는 현재의 무관세에서 MFN관세율(EU평균 5.2%)로 인상된다. 또한 영국은 모든 WTO 회원국을 동등하게 대우해야할 의무가 생긴다. 

 

셋째, 영국은 EU역외국과의 무역도 탈퇴의 영향을 받는다. 영국은 EU회원국으로서 EU역외국과 관세동맹, 유럽공동시장(EEA) 자유무역협정(FTA)과 경제동반자협정(EPA) 등을 통한 특혜적 접근을 얻어 왔다. 영국은 EU가 체결한 60개국과의 협정에서, EU탈퇴 후 다시 협상과정을 거쳐 체결하던가 아니면 부분적으로 포기해야 한다. EU가 미국과 협의 중인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등 67개국과 진행 중인 협상에서도 제외된다. 영국이 이들 국가들과의 협상은 기본적으로 EU와의 새로운 협정이 결정된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탈퇴, 세계 속에서 EU의 정치적, 경제적 위상저하로 나타나 

 

EU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떻게 나타날까?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경우 영국을 제외하고는 EU가 경제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첫째, EU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충격적이며, 세계경제에서의 EU의 위상은 하락할 것이다. OECD가 시산한 2020년까지의 단기에서 EU의 GDP는 0.9% 하락한다. 파운드화의 약세와 영국경제의 하락이 무역을 통해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또한 영국의 탈퇴는 직접적으로 세계경제에서 EU경제의 점유율 하락을 초래한다. 세계경제 속에서 EU경제의 점유율은 명목GDP기준으로 20% 이상으로 2014년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영국이 빠지면 EU의 점유율은 20%를 밑돌아 미국과의 격차가 생기게 된다. 오히려 영국탈퇴이후 중국에 추월당하게 된다. 특히 영국은 G7, G20의 일원인 동시에, EU회원국 가운데 프랑스와 함께 유엔의 상임이사국이어서 영국이 빠진 EU는 세계 속에서 영향력마저 낮아지게 된다.

 

둘째, 정치적인 측면에서 EU는 체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 EU입장에서 영국의 탈퇴는 그동안 심화와 확대를 통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계속되어 온 유럽통합 과정에서 처음 직​​면하는 진정한 위기일 것이다.

 영국의 탈퇴 후, EU는 의사결정을 위한 회원국별 투표권의 신속한 조정 등 EU기구의 변화가 불가피하다. EU개혁의 동력이 떨어져 성장과 통합이 손상될 수도 있다. EU가 2016년 2월 EU정상회의에서 영국정부가 요구하는 새로운 조건에 합의한 것도, 영국의 탈퇴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EU수뇌들의 의견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최근 EU 역내에서 확산되는 反EU, 反이민 및 反긴축 기류가 영국의 탈퇴를 계기로 뒤따르는 국가가 나타나는 도미노 현상의 위험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EU의 테두리 안에서와 단일시장에서 얻고 있는 혜택도 크기 때문에, 영국의 탈퇴가 바로 EU회원국들의 연속된 탈퇴를 일으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프랑스는 EU의 정책의 근간인 공동농업정책(CAP)의 최대 수혜자이며, 네덜란드는 EU의 물류 집산지로서의 역할을 통하여 역내단일시장에서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 외 헝가리와 체코,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EU재정운용의 순수혜자이기 때문에, 바로 탈퇴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다. 

최초로 영국의 EU탈퇴가 실현된다면, 이는 처음으로 현실에서 탈퇴비용과 혜택이 명확해 져서, 탈퇴도미노를 일으킬지, 반대로 EU탈퇴의 움직임을 억제하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영국의 EU탈퇴이후, 협상과정 장기화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가 위험

 

IMF는 지난 4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영국의 EU탈퇴가 기존의 무역 및 금융흐름을 방해하며, 탈퇴이후 협상과정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가 지역차원과 세계적 수준에서 심각한 손상을 가져올 위험성을 지적하였다. 영국이 EU탈퇴를 선택하더라도 영국은 EU와의 2년간의 협의기간동안 EU회원국으로 계속 머물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변화가 크다고 볼 수 없다. 영국의 세계적인 영향력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변화와 중국의 수요동향 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그러나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로 과거 최고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EU탈퇴의 경우 급격한 자본유출 등 세계금융시장이 동요할 위험성이 크다. 영국의 EU탈퇴가 자칫 글로벌 리스크를 재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영국의 EU탈퇴는 유로존에도 악재로 받아들여져서 유로화 환율의 불안정과 유로화 자산가격의 하락압력이 강해지면 세계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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