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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 논평] 친박(親朴)은 역사의 죄인이 되려하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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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5월19일 13시25분
  • 최종수정 2016년05월23일 09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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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가관(可觀)’이다. 작금에 일어나고 있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극심한 ‘패거리 정치‘를 목격하면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과연, 이 나라는,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어떻게 될 것인가?”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살얼음 위를 걷는 세계경제의 불안 속에서 우리 경제는 활력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는 형국이다. 당장 목전에 다가와 있는 조선 해운 등 국가기간산업의 몰락위기는 수많은 근로자들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이 됐다. 그 뿐인가. 한 달이 멀다하고 하향 조정되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서민들의 가슴을 피멍으로 채워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당리당략이나 계파이익을 위해 싸움질만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특히 정권을 잡고 있는 집권여당, 국가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이 속해 있는 정당, 그 새누리당이 ‘친박(親朴)’ ‘비박(非朴)’으로 갈라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집권여당이라면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국가정책을 뒷받침하고 국민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더라도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오늘의 엄중한 현실이다. 그런데 싸움질 이라니….

 피해를 보는 것은 그들이 아니다. 국민들이고, 서민들이다. 뼈 빠지게 일해 세금을 꼬박꼬박 국가에 바쳤더니, 그 돈으로 원기를 보충해 혈기 넘치는 삿대질을 계속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질 일 아닌가?

이번 새누리당의 전국위원회 무산으로 인한 비상대책지도부 선출실패 파동은 이른바 ‘친박(親朴)의 책임이 크다. 이대로 간다면 이번 사태를 일으킨 패거리는 나라를 망친 주범(主犯)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묻고 싶다.

“친박은 진정 역사의 죄인이 되려 하는가?”

물론 친박 비박, 어느 쪽이고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친박계는 전국위원회가 무산된 원인에 대해 당을 흔들어대는 강성 비박계를 비대위에 대거 포진시킨 정진석 원내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인선을 재검토하거나 원내대표 퇴진을 택일하라고 요구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편향적 인선으로 당내 갈등을  야기시킨 데 책임을 통감해 사과를 하고, 백지상태에서 혁신위원회와 비대위를 새로 꾸리든가, 스스로 사퇴를 하든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옛말처럼 정당은 이념과 생각, 목표와 방향이 같은 사람들끼리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분당도 불사하겠다는 말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일어난  결과만을 놓고 보면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야 말로 비상적인 상황이다. 선거 참패이후 지도부 공백사태다. 하루 빨리 지도부를 선출하고 체제를 잡아가야 한다. 이것 보다 더 시급한일은 없다. 그런데 친박은 집단행동으로 지도부선출을 무산시켰다. 이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기 힘든 처사다.

 새누리당은 4·13 총선에서 대통령과 진박(眞朴)의 일방주의와 폭력 공천으로 탄핵에 가까운 심판을 받았다. 그렇게 참혹한 결과를 얻은 만큼 뭔가 달라질 것이라고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믿었다. 당 원로들조차 '친박 해체'라도 선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총선 직후에는 잠시 자숙하는 듯하던 친박은 어느새 '진박 인증 샷'을 찍던 총선 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이번엔 그 정점을 찍었다.

주요 언론들의 논평 제목만 보더라도 거의 예외 없이 친박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 친박의 패권주의가 새누리를 공멸로 몰고 있다’

‘비대위·혁신위 무산시킨 친박, 너무 막간다.’

‘與(여) 비대위 깨버린 친박, 보수정권 내놓고 廢族(폐족)될 참인가“

‘비대위·혁신위 출범 무산, 새누리당 내분 한심하다’

‘親朴(친박)의 비대위 저지 행패, '용팔이 사건'보다 더 나쁘다“

‘새누리 계파 갈등, 당 와해도 불사할 텐가’

‘계파 갈등으로 공멸 기로에 선 새누리당’

‘총선 民心(민심) 거역하고 당 망가뜨리는 親朴(친박) 구제 불능 작태’

‘새누리, 이럴거면 차라리 당 쪼개라’

‘혁신 거부하는 새누리당 친박계의 자멸 행위’

‘새누리당을 난파 위기로 몰고 있는 친박계의 몽니’

 

이번 사태의 와중에서 오고 간 언사(言辭)들을 보면 전에 볼 수 없었을 만큼 거친 것들이 많았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친박의 자폭 테러”라고 개탄했고, 김용태 의원은 혁신위원장을 사퇴하며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지적하고 당내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정두언 의원은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들도 이렇게는 안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19일자 사설에서 이번 새누리당 사태를 이렇게 논평했다.

“이런 새누리당의 모습은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참패 하고도 패배의 의미조차 모르던 열린우리당과 너무나 흡사하다. 당이야 어찌 되든 당권만 잡으면 된다는 친박 패권주의는 오만과 독선에 빠졌던 친노 패권주의와 오십보백보다. 결국 친노는 1년 반 뒤 정권을 잃고 폐족(廢族)이 됐고, ‘진보좌파 10년’은 막을 내렸다. 항간에선 박근혜 정부-새누리당으로 ‘보수 10년’도 끝났다는 소리가 파다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수의 정신을 굳게 지키지도 못하고, 국가 경영에 유능하지도 못하면서 기득권 지키기에 골몰한 수구(守舊) 새누리당에 보수적 지지층마저 등을 돌리는 상황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대목이 바로 그같은 사실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수의 정신을 지켜나갈 시민의식이 외면당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국가미래연구원은 이미 개혁적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 3년여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그나마 가장 근접하게 그러한 보수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 정당인 새누리당이 이 모양이니 우리로서는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할 뿐이다.

사실 ‘친박 비박’의 갈등 사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극심한 갈등을 빚게 된 것은 4.13총선의 공천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그렇다면 청와대에도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정책을 함께 추진해나가야 할 여당이란 점에서 사태수습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친박 비박을 막론하고 당의 원로들도 적극 나서 사태를 하루 빨리 수습해야 할 것이다.

 새누리당은 이제 더 이상 갈 데도 없다. 총선 때 국민이 이 당에 요구한 것은 당내에 만연한 친박 일방주의를 청산하고 청와대로부터 독립된 목소리를 내는 정당 우위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거역하는 것은 국민을 배반하는 것이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해야 하는 사명은 새누리당 뿐 아니라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모든 지도자들의 사명이자 의무다.

그런 점에서 이른바 새누리의 친박은 역사의 죄인으로 남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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