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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독수리 훈련과 쌍룡훈련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3월21일 18시30분

작성자

  • 김태우
  • 前 통일연구원 원장, 前 국방선진화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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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난 3월 7일 키리졸브독수리 연합훈련이 시작되었다. 한미 연합훈련은 동맹의 유지·발전에 필요한 기본체력을 함양하기 위해 그리고 북한의 전면전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며, 북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이 상존하고 동맹이 건재하는 한 연합훈련은 필수적이다. 한미 연합훈련은 1976년에  시작된 팀스피리트(Team Spirit)훈련과 1994년 이를 계승한 RSOI (Reception, Staging, Onward Movement and Integration of Forces) 훈련, 즉 한미연합 전시증원훈련의 후신으로 2008년부터 “키리졸브독수리”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3월에 시작되는데, 금년에도 3월 7일 시작되어 4월10일까지 실시된다.

 이 중에서 키리졸브(Key Resolve) 훈련은 지휘소훈련(CPX)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증원전력을 수용, 대기, 전방이동, 통합하는 것을 미리 연습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군은 전시지원, 상호 군수지원, 동원, 후방지역 협력, 전투력 복원 등 연습하게 된다. 독수리(Foal Eagle) 훈련은 실제 병력이 기동하는 야외기동 훈련으로서 키리졸브 훈련에 통합되어 함께 실시되고 있다. 안보정세의 변화와 안보수요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도 당연히 변화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적·경제적 성장과 함께 연합훈련에서 한국군의 역할은 증대되고 있으며,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훈련도 포함되고 있다.

 ‘결정적 행동’이라는 작전명으로 실시되고 있는 쌍룡훈련은 한미 해군 및 해병대의 합동 상륙훈련으로 독수리훈련의 핵심이다. 3월 12일 시작된 금년도 쌍룡훈련에는 한미군 17,000여명과 30여 척의 함정, 70여대의 항공기 그리고 상륙장갑차를 위시한 240여 종의 각종 장비가 동원되어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되었다. 이번 훈련에는 소수의 호주군과 뉴질랜드군도 참여 했는데, 뉴질랜드 육군장병들이 한국 해군의 독도함에서 미군의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MV-22)에 탑승하여 공중돌격 훈련을 벌이는 모습은 꽤나 이채로웠다. 이번 훈련에 참가한 미 항모 존 스테니스호는 10만3,000톤으로 전투기, 조기경보기, 전자전기, 헬기 등 70여 대의 항공기와 6,200명의 승조원을 가진 떠다니는 군사기지이자 미 해군력의 상징이다. 금년 훈련에는 4만1000톤급 헬기 항모인 본험 리처드함과 강습상륙함인 빅서함도 참가하고 있는데, 리처드함이 탑재하고 있는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는 시속 500km에 3,900km의 항속거리를 가지고 있어 신속하게 무장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핵추진 잠수함, 순양함, 이지스 구축함, 군수지원함 등이 훈련에 참가했다.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의 반응은 매우 날카로웠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12일 성명을 통해 “음모의 소굴에 대해 가차없이 불마당질을 해버리겠다,” “서울을 비롯한 남조선 해방작전으로 맞설 것이다,” “1차 타격대상은 청와대이며 우리는 발사단추를 누를 시각만 기다리고 있다” 등의 위협을 가하면서 연일 강도 높은 반발을 보였으며, 김정은 제1`비서는 ‘핵탄두 폭발 시험’을 계속하라는 지시를 통해 제5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앞선 지난 3월 9일 김정은은 남포에 있는 미사일생산시설인 태성기계공장을 방문하여 핵폭탄 모형을 시찰했는데, 직후 북한의 관영방송은 “핵폭탄의 소형화표준화가 완성되었다”고 선언했다.

  북한이 매년 3월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북침연습’이라고 비난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금년에는 유난히 비난 강도가 높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가 3월 2일 포괄적인 대북제재를 담은 결의 2270호를 채택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되고 있는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합훈련은 ‘정정지역에 침투하여 특정 시설이나 대상을 점령․장악하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북한의 수뇌부를 제거하거나 대량살상무기 저장소, 미사일 발사기지 등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예민해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제4차 핵실험과 여섯 번째로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북한은 자신의 도발적 행동을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욱 심하게 화를 내는 모습을 연출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있다.

  그럼에도 북한의 비난은 한 마디로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이 땅에 미군이 다시 들어오고 한미동맹이 결성된 것은 북한의 6.25 남침이 가져온 결과였으며, 북한의 거듭되는 군사도발과 전면전 위협이 한미 연합훈련을 있게 한 원인이며, 금년도 연합훈련이 최대 규모가 된 것도 1월6일 북한이 세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4차 핵실험을 강행하여 한국의 안보를 더욱 엄중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앞세우고 “불벼락을 내리겠다” “청와대를 잿가루로 만들겠다” 등의 대남 위협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군이 북한의 핵위협을 사전에 제거하는 선제전략을 수립하고 유사시 신속하게 북한군 지도부를 소멸시키는 ‘참수작전’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군이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 된다.  한미 양국군이 2015년 새로운 ‘연합작전계획 5015’에 합의하여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들을 선제 타격하는 계획을 발전시켜나가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한미 연합훈련을 있게 만든 원인 제공자로서 지금도 전 인구의 5%가 현역군인인 호전적인 병영국가로 대남 안보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이 한미동맹을 시비하고 연합훈련을 시비하는 것은 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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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3월21일 18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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