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Davos 포럼; ’세계 선거의 해’, ‘AI 대응’이 주요 의제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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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부터 스위스 다보스(Davos)에서 열린 54차 다보스 포럼(2024년 세계경제포럼, ‘WEF’)이 5일 간 일정을 끝내고 19일 종료됐다. 이번에 열린 다보스 포럼은 Covid-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이전 모습으로 진행됐다. WEF의 공식 발표문은 “이번 포럼에 참가한 글로벌 지도자들은 각종 토론 기회를 통해서 상호 신뢰를 증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당면한 공동 과제들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고 포럼의 성과를 요약했다.
해외 미디어들은 이번 다보스 포럼 토론 내용은 세계 경제가 ‘정상화’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등, 낙관적 기대가 주류를 이뤘다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 가운데서도 향후 분명히 ‘정상적이지 않은’ 요인들이 예견된다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McKinsey & Co.는 이번 회의에서 전세계 기업,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 지도자들은 신뢰 회복을 위한 기본 원리에 대해 토론했고, 이들은 2024년 중에 많은 도전과 돌발 상황이 불가피할 것이나, 많은 기회도 남아 있다는 데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상황이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주고 있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나, 다른 한편으로는, 개선 정도가 취약한 점도 아직 가시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다보스 포럼 참가자들은 대체로 글로벌 정세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표명하면서도 이런 낙관론들이 지정학적 악령들에 의해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 전쟁 확대 조짐, 게다가 최근 홍해(Red Sea) 상 긴장 고조에 이르기까지, 세계 도처에서 안정을 해치는 위험 요인들이 산발하고 있는 지정학적 상황을 우려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회 첫 날 전해진 미 공화당 경선 Iowa 당원대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압승했다는 소식은 포럼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긴박한 시점에서, 지금 어떤 결론을 도출한다고 해도 오래 갈 수가 없을 뿐 아니라, 올 해 전세계 인구의 41%가 투표장에 나가야 할 상황에선 주요 선거 결과에 따라 사정은 수시로 돌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WEF “AI, 기후변화, 글로벌 성장 등을 향한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WEF의 Gayle Markovitz 주임 편집자는 19일 회의 폐막 후 공표한 발표문에서 이번 2024년 WEF의 연차 포럼에서는 유수한 글로벌 지도자들이 모여,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부터 기후변화, 글로벌 경제 성장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들을 두고 토론을 벌였고, 현재 그리고 장래에 당면할 도전 과제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진전을 거두기 위해 협력할 방안을 두고 토론했다고 전했다. 이 WEF 발표문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의제를 다음 4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글로벌 협력과 안전 보장; 현재 전세계가 직면한 복잡한 지정학적, 경제지리적 배경을 감안하면 글로벌 리더들의 합심 노력(pull together)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UN 사무총장은 “인류는 지정학적 분단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 고 강조하며, 글로벌 지배 구조를 재편할 것을 촉구했다. 다른 지도자들도, 국제 협력은 단지 안보 및 지정학적 차원에서 필요한 것일 뿐 아니라, 인기가 없는 기후변화 분야 등에서도 글로벌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새로운 성장 모델(‘New Normal’) 구축; 2024년은 많은 요인들 및 리스크가 글로벌 경제를 만들어 갈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로는 고물가, 고금리에서 경이적인 회복을 보여 ‘연착륙’ 가능성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으나, 장래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한 점도 강조됐다. 이런 배경에서, 새로운 시대에 성장을 모색하기 위해, 지도자들은 현 전망을 숙명으로 여기지 말고, 활력을 되찾고 번영을 추구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할 것도 제안됐다. WEF는 곧 평등, 지속가능하고 생산성의 균형을 갖춘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공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셋째; 인간은 더 좋은 수단(AI)을 갖게 될 것; 이번 다보스 포럼 대부분 세션에서 AI는 핫 이슈였다. 거의 모든 참가자들은 AI가 분명히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 인식을 같이했다. 동시에, AI와 관련한 지배구조, 규제 방안, 이득의 공평한 배분 등 과제들도 지적됐다. 일부 발표자들은 AI와 관련한 규제와 관련한 글로벌 접근법을 제안했다. 인간은 다른 인간들이 원하는 바를 알고, 인간들은 보다 훌륭한 수단을 가지게 됐다. 따라서, 장래에 AI가 제공하는 모든 이득을 향유할 방도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AI 기술을 골고루 공유할 교육 방안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넷째; 긴박한 행동(Urgency)만이 ‘구세주’; 이번 포럼 내내, 현존하는 기후변화 리스크 및 에너지 문제 대처를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문제들에 대응하기 위해 긴박감을 가지고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Urgency is our only savior’). John Kelly 미국 기후변화 대사는 관련 연설에서 “우리는 기술도 가지고 있으나, 충분히 신속하게 적용하지 않을 뿐” 이라고 지적하고, COP28 이후에는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추진할 것을 역설했다.
■ “2024년에 美 경기 침체는 없을 것, 세계 경제는 ‘뉴 노멀’ 시대로”
이번 다보스 WEF 포럼 중 블룸버그 주최 토론회에서 연설한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글로벌 경제는 지난 1년 동안에 소비, 무역, 인플레이션 등 지표들이 ‘균형’을 되찾기 시작했으나, 2024년에 ‘정상화(normality)’로 회귀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나타난 글로벌 경제 현상을 ‘낯설고, 이상하고, 분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술회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① 전세계적으로 성장을 견인하는 소비 증가가 노동시장의 긴장이 완화되면서 점차 둔화하는 대신 저축이 증가하고 있고, ② 글로벌 교역에서 소비자들의 구매 선호가 변화함에 따라 상품보다 서비스 교역이 앞서는 새로운 패턴이 나타나고 있으나, 교역은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③ 가장 큰 위협 요인이던 인플레가 2023년 중 급격히 진정되는 등, 3 가지 트렌드를 지적한 것이다.
Nagozi Okonjo-Iweala WTO 사무총장도 세계 경제가 ‘정상화’ 방향으로 움직여 가고 있기는 하나, 아직도 교역 증가율이 GDP 성장율보다 뒤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상적이지 않다(not normal)’고 정의했다. 또한, 동 사무총장은 첫째; 지정학적 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둘째; 최근에는 Red Sea 지역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셋째; 전세계에서 주요 선거가 잇따라 예정되어 있는 등, 글로벌 정세에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Christian Lindner 독일 재무장관은 ‘2023년은 희망을 주었다고 하기 보다는, 우리가 일부 정책들을 재편해야 한다는 ‘행동’을 촉구한 시기였다’ 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구조개혁 출발점에 서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최근, 독일 정부 연방통계국(FSO)은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 경제가 2023년에 0.3% 마이너스 성장했다고 발표해, 기술적 경기 침체를 겨우 피했음을 시사했다.
■ “작년엔 ‘암호화폐’ 얘기였으나, 이번엔 ‘인공지능(AI)’ 이야기 일색”
이번 포럼은 2020년 Covid-19 발발 이후 처음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소멸되어 관련된 제한이 사라진 원래의 형태대로 치러졌다. 따라서, 이번 Davos 포럼에는, 각국에서 많은 저명 인사들이 모여 현재 전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견해를 나누며 토론을 벌였다. 그런 가운데, 인공지능(AI) 이슈가 가장 뜨거운 주제로 떠올랐다. 특히, 2024년에는 미국 대선을 위시해서 주요국에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가짜 정보가 생산, 유통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AI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기술을 광범하게 개방해서 투명성을 높일 것인가? 등, AI 발전과 관련한 대응책을 둘러싼 논쟁이 양분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이전에 트럼프 정권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역임했던 현 IBM사 코엔(Gary Cohen) 부회장은 “누구나 AI에 관여할 수 있는 민주적 환경이 조성되면, 보다 많은 AI 서비스 및 제품이 보급될 것이고, 그러면, 견제 기능이 작동해서 가짜 정보 확산도 억제될 것” 이라고 말했다. 즉, AI 관련 기술을 널리 개방함으로써, 소위 ‘Open化’ 하는 데 따른 이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과거 2016년 대선을 계기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가짜 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되는 등, ‘선거 페이크’가 사회 문제가 됐던 것을 사례를 들면서, 이는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는 대단히 가공할 문제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AI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많았다. Microsoft사 나델라(Satya Nadella) CEO는 ‘AI에 대한 규제가 없으면 가짜 정보를 봉쇄할 방도가 없다’고 우려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Open AI사 알트만(Sam Altman) CEO도 AI 발전으로 선거에 악영향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과 대등하거나 월등한 기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를 지칭해, AI 기술 발전이 세상을 생각보다 덜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C 욜로바 부위원장은 ‘AI에 대한 규제 강화는 리스크를 방어하는 전제 조건’ 이라며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년에는 전세계에서 40억명 이상이 투표하는 주요국 선거가 예정되어 있어 이런 선거 기회를 통해 AI를 악용한 가짜 정보(Deep Fake)가 확산되고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13일 투개표가 진행된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선거 기간 중에 상대 후보자에 대해서 AI를 통해 조작된 동영상이나 음성 형태의 가짜 정보가 대량으로 유포되기도 했다. 이번 사태는, 중국 측이 자국에 유리한 여론 몰이를 위해 AI를 악용해서 자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icrosoft 나델라 CEO는 AI의 장래에 대해 “인간이 기술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희망이 있고 낙관적” 이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동 CEO는 AI를 통한 가짜 정보 확산을 관리하는 문제 등에 대해서도 “(개발 속도가 빠른 AI 서비스 기술에 대해) 커다란 이득을 향유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달리, EU, 미국 등이 AI 서비스 투명성과 관련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안전성이나 공평성을 해치는 기술에 대해 세계가 인내할 필요는 없다”고 동의하면서, 기술 기업들이 자주적으로 엄격한 대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 “Davos에 트럼프 망령이 등장; 美 기업인들 ‘크게 걱정할 건 없어’”
이번 다보스 회의에서는 정작 본인은 참석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11월 미국 대선에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선두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화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마침, 대회 첫 날 밤에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벌어진 공화당 경선 첫 대회인 Iowa 당원대회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보스에 모인 참가자들은 연회 석상이나 사적 담화에서 이 ‘포퓰리스트 말썽꾼(populist firebrand)’의 부상(浮上)에 대한 화제가 만발했다고 전해진다.
미 정치 미디어 The Politico는, 지금 ‘Trump 2.0’ 가능성이 유령처럼 나타나 국제 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전했다. ECB 라가르드 총재도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 것은, 그가 첫 임기 4년 동안 한 일들을 회고해 보면 (그의 재등장은) 확실히 위협” 이라며 노골적으로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가 첫 임기 초반에 ‘관세 부과’, ‘NATO 탈퇴 위협’, ‘기후변화 협약 탈퇴’ 등 주요 분야 조치들을 감안해도 미국의 이익이 유럽의 이익과 합치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권 고위 관리를 지낸 한 익명의 인사도 다보스 참가자들 입장에서는 ‘트럼프 2기’에 그들의 업무가 크게 장애를 받을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도 다보스 회의와 복잡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정권 초기에는 회의에 참가하는 기업인들과 어울리면서 이익을 얻기도 하는 등, 다보스 회의와 공통 인식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후 정치적 프레임이 달라지자 스스로 글로벌 엘리트 그룹과 소원해지는 입장으로 바뀌게 됐다. 특히, 그가 미국 노동자들의 입장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면서 보호주의를 표방하며 글로벌 자유 무역 구도를 크게 훼손해 버린 것이다.
한편, 정치적으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의 첫 임기 초기에 NATO 탈퇴를 공공연하게 위협함으로써, 수 십년 간 이어져 온 대서양 양 측 관계를 저버렸던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NATO는 이미 죽었다. 우리는 떠날 것” 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EC의 Thierry Breton 위원장은 지난 주, 과거 2020년 다보스 회의에서 트럼프가 Von der Leyen EC 집행위원장에게 ‘유럽이 공격 당해도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당신들을 지원하지 않을 것’ 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고 실토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Majda Ruge 책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만일, 트럼프가 2기 집권에 성공하면, 이는 단순히 외교, 통상 관계에 커다란 영향을 줄 가능성을 넘어서, 미국 행정부 전반에 재편이 일어나고, 미국이 ‘편협한 민주주의(illiberal democracy)’ 국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우 전쟁을 ‘24시간 내에 해결할 것’ 이라고 공언해 온 것을 감안하면, 지금 중대 고비에 있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중단하거나 대폭 삭감할 것이라는 현실적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우려하는 나라들과 달리 트럼프 일가와 강력한 유대를 유지해 온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을 포함하여 일부 국가들은 이미 트럼프 시대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 등 전체주의 국가 지도자들은 오는 11월에 트럼프가 부활하는 것을 학수고대하고 있을 것임은 당연하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Petr Pevel 체코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최근, 만일 트럼프가 당선되면 그와 직접 협상하려는 속셈에서 우크라이나 혹은 유럽 입장을 불문하고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올 때까지 평화 협상을 미루고 있다’ 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위 보좌역을 지낸 한 인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귀환한다 해도, 지금 다보스 참가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충격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제시하는 대외 통상 정책 방향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임하는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계에서는 이미 트럼프 정권 2기를 상정해서, 또다시 그런 새로운 환경에 조율하면서 평화롭게 대응해 나아가는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 CNBC 방송은 이러한 유럽 측 인사들의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동 방송은 한 미국 기업인을 인용해서, 유럽 인사들이 크게 우려하는 것은 미국 제도 상, 대통령 행정명령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상당히 취약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 기인하는 과도한 우려라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 기업인들은 트럼프 재집권을 크게 염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각지에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글로벌 질서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
이번 2024 다보스 WEF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 문제도 주요 이슈들 등장해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참가자들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개의 전쟁이 세계 질서를 크게 흔들고 있다는 데 공감했다. 또한, 이런 무력 충돌이 이어짐에 따라서, 글로벌 경제의 앞날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이례적인’ 시대로 들어가고 있음을 우려했다.
2023년에 이어 올 해에도 유럽 각국에 극우 세력이 득세하는 가운데, 이들이 집권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풍조가 더욱 강해지고, 지역 불안정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국내 요인으로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는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탈환하려는 시나리오가 현실감을 더해가고 있는 가운데, 선거 결과는 물론이고 선거 과정에서도 사회 분단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이에 따른 경제, 사회 혼란도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번 다보스 포럼은 “분단된 세계에서의 안전 보장과 협력 실현” 이슈를 4개 주요 주제 중 하나로 내걸었다. 이 주제에서는 지금도 지속되는 우-러 전쟁, 이-팔 전쟁이 초점이 됐다. 작년 다보스 회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1년 후에 열려, 러시아 인사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이스라엘-HAMAS 전쟁이 더해져 전쟁 모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위원장은 ‘지금은 글로벌 협조가 필요한 시기’ 라며, 우크라이나를 지키기 위해 2024년 이후로도 군사 지원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난민기구(UNHCR) 등 국제기구들의 추산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에 우크라이나 국내 지원을 위한 소요 금액은 식료, 현금 지원, 자립 지원 예산 등을 포함해서 합계 31억 달러 규모에 달하고, 우크라이나에 인접한 피난처 각국에 대한 지원 소요 금액은 폴란드, 몰도바 등을 포함해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앞으로, 이런 막대한 규모의 전쟁 관련 재정 지원을 미국과 유럽 각국을 위시한 동맹국들이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도 지대한 관심의 대상이다.
더욱 중대한 문제로, 유럽 각국이 에너지 공급 측면에서 탈(脫) 러시아 의존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에너지 대체 수입선으로 등장한 중동에서도 전화(戰火)가 번지고 있어,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한층 더 부각되고 있는 형국이다. 스위스의 UBS 은행 Michael Baldinger 최고지속가능성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들로 인해 자력으로 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졌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각국이 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더욱 촉진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2024년에는, 국제 분쟁의 지속, 주요국 선거 결과에 따른 지배구조 변화 등, 국제 정세 변화에 배전의 관심과 대비가 절실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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