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중국의 대외전략 변화와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현 가능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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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외전략 변화와 새로운 차원의 대만 문제 접근
2024년 전 세계 선거의 해를 맞이하여 국제질서도 큰 폭으로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民進黨)라이칭더(賴清德)총통-샤오메이친(蕭美琴)부총통 후보가 약 40% 지지율을 얻어 제16대 대만 총통으로 당선되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약 58% 득표율로 총통에 당선된 것에 비하면 약 18%가 낮아진 것으로 이는 2030 젊은 청년 세대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출마한 민중당 커원저(柯文哲)후보 약진으로 해석되고 있다. 라이칭더 후보와 함께 부총통 러닝메이트로 함께 선출된 샤오메이친 모친은 미국인(백인)으로 오랜 기간 미국에서 자라고 성장하였으며 차이잉원 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 자문위원과 미국 주재 대만대표 등을 맡았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외교안보 분야를 맡아 입법(국회)의원을 지냈으며 같은 여성 정치인 차이잉원 총통과도 깊은 친분을 유지하며 대만의 대외 정책을 이끌어 왔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미국 생활로 인해 유창한 영어 실력과 미국 내 광범위하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대만-미국 관계 강화에 매우 중요한 역할과 실력발휘가 예상된다.
아울러 라이칭더 당선인은 미국 축하 사절단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대만이 아닌 세계의 대만이며 상호 이익이 되는 모든 분야에서 미국-대만 관계를 강화 발전시켜 나가고 전 세계 모든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역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보장할 것”이라 밝혔다. 이미 라이칭더 당선인은 미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과 보다 긴밀한 연대와 협력 등을 통해 중국의 대만이 아닌 세계의 대만으로 실질적 독립 공간을 확보시켜 나간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대만 문제를 놓고 미중이 각각 주도하는 전 세계 민주주의 진영 대(對) 권위주의 진영 사이 경쟁과 대결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이번 대만 총통선거에서 중국은 친중-반독립 성향의 허우유이(侯友宜)후보를 내심 지지하였으나 지난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확대된 대만의 반중 정서 분위기와 양안 관계 대립 격화 등으로 인해 낙선되었다. 특히 20차 당 대회 이후 장기 1인 집권 체제를 구축한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주도하는 규칙에 기반하는 국제질서거 아닌 러시아와 이란 등을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브릭스(BRICS)국가들과 상호 연대하고 협력하여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창출한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 중러 전략적 경제-안보협력 본격화를 시작으로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 제3차 일대일로(一帶一路)정상회의, 아프리카-중동-남미국가 정상회의 등을 개최하며 새로운 대외전략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사실상 중국은 러시아, 중동,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을 바라는 전 세계 개발 도상국, 글로벌 사우스, 브릭스 국가들과 정치-경제ꠓ안보협력 등을 모색하고 추진하는 중이다.
이처럼 시진핑 지도부의 새로운 대외전략 추진 속에서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되자 중국은 즉각 국무원 대만판공실 명의로 “이번 대만 지역에서 이루어진 두개 선거(총통-입법위원) 결과는 민진당이 대만섬(台灣島) 내부의 전체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비판하였다. 중국 외교부도 “미국이 대만 총통 선거에 입장을 낸 것은 하나의 중국원칙(一個中國原則)과 중미 공동 코뮈니케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 이라 지적 하며 강한 불만과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였다. 중국 주요 언론 매체들도 민진당이 과반수에 못미치는 약 40% 득표율을 지적하며 대만 총통 선거에서 나타난 대만의 민심은 ‘민진당의 하야’라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1월 14일 왕이(王毅)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중동 문제 해결을 위해 이집트를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대만 독립의 길은 죽음의 길로서 지금까지 국가이었던 적이 없으며 과거에도 아니고 이후에도 절대 불가능하다면사 완전한 조국 통일을 반드시 이룩하여 중국의 품으로 돌아올 것”이라 밝혔다.
한편 대만 총통선거를 앞둔 2023년 12월 차기 중국 외교부장으로 유력시 되는 류젠차오(劉建超) 당 대외연락부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하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서 류젠차오 부장은 단도직입적으로 평화통일 혹은 무력통일 두 가지 선택만이 있으며 중국에게 있어 대만 문제는 핵심이익(核心利益)중에 핵심 이익으로 반드시 넘지 말아야 할 레드 라인(Red line)이 있어 대만 독립-분리 세력들을 대담하게 만들 수는 지속적인 무기 공급과 군사화-무장화 중단을 즉각 촉구하였다. 특히 대만 총통 직후인 1월 16일 시진핑 주석은 당 이론지 치우스(求是)에 기명 사설을 발표하고 “대만 독립-분리주의 세력들의 분열 활동”을 억제할 것을 밝히며 동시에 “대만 민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른바 ‘강온양면’적 언술을 강조하였다. 새로운 차원의 대만 문제 접근과 해결을 위해 대규모 군사훈련과 경제 압박 등과 같은 채찍뿐만 아니라 대만 민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당근도 제시하고 있다. 이미 새로운 대만 정책인 <完整、准確、全面貫徹落實關於做好新時代黨的統一戰線工作的重要思想: 신시대 당 통일전선 공작의 완전하고 정확하며 종합적인 이행에 대한 중요 사상> 발표문을 통해 “향후 대만과의 조국 통일은 민심을 얻는 역량에 달려 있으며 애국-통일 세력들과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시켜 대만 독립-분리 세력들의 역내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고 조국 통일 환경 구축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사실상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 내부에서는 ▲미중관계에서 대만 문제 비중을 조절하는 문제 ▲기존 대만 문제 프레임에 대한 조정 ▲대만 2030 청년세대 민심 확보 등 다양한 정책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특히 이번 총통 선거에서 주요 변수로 떠오른 대만의 2030 젊은 청년세대들 포함하여 민진당에 투표하지 않은 60% 대만 민중들과 보다 긴밀히 소통하고 연대해 나가는 새로운 방식의 대만통일전선을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대만 문제가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이 아닌 타협할 여지가 전혀 없는 중국의 주권 사안으로 보다 적극적인 방식을 통해 국제사회에 각인시켜 나간다는 새로운 대만 통일전략도 제시하였다. 이어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당선 직후 1월 15일 남태평양 도서국가 나우루가 대만과의 단교를 전격 선포하고 중국과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성공시켰다. 사실상 중국이 가진 막강한 정치-경제-외교력을 앞세워 국제사회에서 대만을 고립시켜 나간다는 대만 전략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중국 외교부 마오닝(毛寧)대변인은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방글라데시, 필리핀, 상하이협력기구(SCO)회원국과 아랍 연맹 등 다수 국가와 국제 조직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있어 더욱 많은 국가와 조직들이 동참할 것이라 밝혔다.
중동지역 국가들과 연대 강화를 통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현재 시진핑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이후 이란, 후티, 이라크, 시리아 등 시아파 벨트 국가를 중심으로 연합하며 뭉치고 있어 중동 질서 변화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러시아와 이란을 중심으로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CIS),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상호 연대하고 공조하여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 창출에 이은 중동질서 변화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시진핑 지도부는 중동 시아파 벨트 국가들과 오랜 역사적 친분과 정치-안보 영향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여 중동 질서 변화를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사실 과거 냉전 시기부터 러시아는 이란, 시리아 등 시아파 국가들과의 정치-경제-안보 협력 관계를 맺었으며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주지하다시피 지난 2011년 ISIS가 촉발시킨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이란-시리아군이 연합하며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켜 주었다. 물론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경제-안보 지원이 쉽지 않은 러시아를 대신하여 중국이 중동에서 적극적인 역할 발휘를 통한 중동 질서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세계 제2위 규모의 경제력를 가진 중국이 석유 자원과 광대한 소비시장 확보 차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주요 중동 국가들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중동 지역 영향력을 급격히 확대 시켜 나가 다극화된 국제질서 개편을 마련한다는 중장기 구상이다.
사실 중국은 러시아와 상호 전략적 협력을 통해 사우디와 이란 관계 정상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 방안(兩國方案: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본격화, 미국(서방)의 예멘 후티 반군 공습 반대 등 미국(서방)과는 분명하게 다른 차원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지난 수십년간 이어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를 비롯한 중동 문제의 모순과 갈등은 궁극적으로 패권과 반 패권, 공리와 강권, 인권과 반 인권 대결로 정의하며 어느 일방도 쉽게 포기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어 전쟁이 아닌 경제협력과 평화 공존 기조 아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중동 질서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중이다. 아울러 중국은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을 통한 문제 해결은 중동 평화와 안정의 핵심사안이자 인류의 도덕적 양심에 대한 엄중한 도전과제로 더 이상 중동문제가 아닌 국제사회가 함께 풀어나고 해결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로 바라보며 인식하고 있다.
더욱이 1월 20일부터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이집트, 튀니지, 아랍연맹 사무국 등)들을 방문한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들의 즉각적인 예멘 후티 반군 폭격 중단과 국가 주권을 존중할 것을 밝혔다. 이어 왕이 부장은 “모든 민간인들에게 물리적 피해를 입히는 무력 행위를 규탄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여파에 따른 홍해 수역 안정을 위해 역내 중동 국가들과의 보다 긴밀한 소통 및 협력을 확대시켜 나갈 것”이라 강조하였다. 특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역 공습과 미군의 홍해 군사작전 중단을 지적하여 이란, 이라크, 시리아 국가 주권과 영토 존중을 강조하였다. 아울러 예멘 후티 최고 정치위원회 핵심 일원인 무함마드 알부하이티는 언론 매체를 통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이 즉각 중단되지 않는 이상 홍해를 통해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모든 서방 국가 선박들을 공격하고 나포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즉각적인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폭격 중단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 방안을 지지하는 이란, 러시아와 중국 선박 등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였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폭격을 묵인하고 지원할 경우 홍해뿐만 아니라 중동 전역에서 군사 대결은 불가피하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미 이스라엘을 물밑 지원하는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과 지속적인 충돌과 대결을 펼쳐 나가는 이란은 후티 반군, 헤즈볼라,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등 다수의 시아파 계열 군사 조직들을 대거 이용하여 이라크, 시리아 미군 기지의 본격적인 군사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로 인해 이라크 정부는 조속한 미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미군이 끝내 철수를 거부한다면 중동 질서 향방을 놓고 전방위적인 군사 충돌과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해 미국과 영국 주도 다국적 연합군의 여러 차례 미사일 공습에도 불구하고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서방 국가 소속 민간 선박을 공격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예멘 후티 반군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등의 적극적인 군사 지원과 협조를 통한 대규모 지상군 중심의 연합 군사작전이 필요하나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지상군 파병 군사 작전 동참을 거부하고 있다. 과거 오바마 정부 시기 미국, 영국,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들이 예멘 후티 반군을 제거하기 위한 국지전을 일으켰으나 끝내 실패하였다. 이후 예멘 후티 반군의 직접적인 미사일 공격 위협에 시달리는 등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더 이상 예멘 후티 반군과의 전쟁에는 휘말리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2023년 3월 6일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중국의 주요 석유 수입국인 수니파 대표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대표 이란을 베이징으로 직접 불러 지난 수 십년간 예멘, 시리아 분쟁으로 극도로 악화된 양국간 국교 정상화를 대내외에 공표하였다. 무엇보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끊임없는 분쟁과 전쟁을 통한 중동 문제 해결이 아닌 경제 발전과 상호 협력에 기반하는 새로운 중동질서 창출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시리아에 상당한 정치-안보 영향력을 가진 러시아의 물밑 협력에 힘입어 사우디와 이란과의 적대관계를 종식 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중동 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안보 영향력을 크게 확대시켰다. 이미 중국은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주요 국가들뿐만 아니라 브릭스와도 긴밀히 협력하여 미국(서방) 주도의 중동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중동 질서(평화구축과 경제 협력 패러다임)창출을 주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해결(두 국가 방안 실현). 이란-사우디 관계 정상화 이행 방안 가속화, 사우디 국가 발전 프로젝트(네옴시티 등) 개발 참여 및 이란과의 25년간 전략적 관계(MOU)협정 본격화 등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중-북러 전략 관계 강화와 새로운 한반도 질서 출현
최근 시진핑 지도부의 대외전략 기조인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이후 보다 구체화 되어 나타나고 있으며 한반도 질서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아편전쟁 이후 100년 만의 대격변(百年大變局)시대가 도래하였으며 미국과 서방 주도 단극 질서 참여자가 아닌 주도자(策劃者)로서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다시 말해 미국 주도의 단극 질서 체제가 아닌 모든 국가들이 상호 평등하고 민주적인 관계 살현을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주요 국가(러시아, 북한, 이란, 글로벌 사우스 등) 및 국제 조직(BRICS, SCO 등)들과 상호 연대하고 협력하기 시작하였다. 이미 시진핑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가 냉전 이후 약 30년 동안 형성된 미국 중심의 단극 질서가 종식되고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있어 우크라이나와 중동 질서 변화에 이어 최종적으로 대만-한반도에서 마무리한다는 중장기 구상을 밝히고 있다. 물론 일부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은 이웃 국가인 한국, 일본을 포함한 미국과도 안정적인 관계를 희망하고 있어 과도한 해석으로 지적하고 있으나 시진핑 지도부는 다극화된 국제질서 출현은 시대적-역사적 흐름으로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시진핑 지도부의 변화된 대외전략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기존 미국 중심의 역내 질서 유지를 위해 미국 주도의 한미일 3자 안보협력 본격화 및 인도-태평양 전략 확대, 대북제재 강화와 북한 인권 공론화 등을 통한 한반도 문제 접근, 가치 외교와 자유 민주주의 확산을 위한 인도-태평양 국가 연대 등을 지속해 나간다면 중국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시켜 나갈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북핵 문제가 단순히 한반도에 국한된 지역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국제질서 변화와 긴밀히 연동되는 유라시아 지정학 문제로 인식하고 있어 러시아와 상호 협력하며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와 함께 관여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공식 발표문을 통해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호응하는 자세로 평등하고 우호적인 대화 재개를 할 수 있는 필요 조건을 만들어 나가며 대북 제재와 압박은 통하지도 않고 대화와 협상만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해법이라 강조하고 있다. 결국 중국과 러시아 개입된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가 마무리 된다면 대만해협과 한반도 질서에도 직접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의 수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브로맨스(bromance)를 강조하며 서방 국가들의 지속적인 대러 제재 동참 요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제1위 교역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중러 교역액 규모가 약 30% 이상 증가하여 러시아는 3.5% 이상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이미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에서 브릭스(BRCIS)와 상하이협력기구(SCO)를 바탕으로 러시아 주도의 유라시아 지역 경제 통합과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을 상호 긴밀히 연계하여 극동-시베리아 지역, 중국 동북3성과 북한(한반도), 북극 항로 개발 등을 추진해 나간다는 중장기 구상을 밝히고 있다. 즉 중국은 러시아, 북한과의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 동북3성(북한)과 극동-시베리아 지역 등을 상호 긴밀히 연계시켜 나가 새로운 자원(가스, 석유, 희토류 등)개발과 대규모 식량 생산, 북극 항로 개척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급격한 국제정세 변화에 발맞춰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긴밀히 연대하여 새로운 한반도 질서 구축을 추동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특히 대만 총통선거에 맞춰 1월14일부터 18일까지 북한 외교 사령탑인 최선희 외무상이 직접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하여 라브로프 외무장관, 푸틴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 에서는 주로 북러관계, 한반도 및 역내 주변 정세, 국제 현안 등 매우 광범위하고 중요한 현안 등을 놓고 매우 심도 깊은 논의와 소통을 가졌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에서 2023년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발사장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주요 안보-경제 사안 등을 더욱 가속화 시켜 나가기 위해 푸틴 대통령의 공식 방북을 확정 후 발표하였다. 조만간 3월 러시아 대선 이후 새로운 대외정책 행보 차원에서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다시금 북한을 공식 방문한다면 북러관계 강화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중동 사태, 대만해협과 한반도 정세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더욱이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이후 북한은 공식 담화문 발표를 통해 북러 양국의 핵심이익을 수호하고 자주와 정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수립해 나가는데 있어 전략적 협조와 전술적 협동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특히 2024년은 북중수교 75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상호 축전을 통해 '북중 우호의 해'로 선포하였다. 이미 양국은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왕래를 긴밀히 하고 친선의 정과 단결의 유대를 더욱 두껍게 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에서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감으로써 북중 관계사에 새로운 한 페이지를 새길 것이라 밝히고 있다. 북중수교 75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쑨웨이둥(孫衛東)외교부 부부장(차관)인솔하는 중국 대표단이 방북하였으며 양국간 정치-경제 발전 방안을 포함한 상호 전략적 협력 차원에서 주요 역내 정세 현안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하였다.
이처럼 다가오는 3월 러시아 대선에 맞춰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에 이어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일인 10월에 맞춰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 혹은 시진핑 주석의 북한 공식 방문이 성사된다면 북한은 러시아와는 군사-안보 분야에서 중국과는 정치-경제 분야에서 상호 긴밀한 연대와 협력이 예상된다. 즉 북러와 북중 정상회담이 연이어 개최될 경우 중러 전략적 안보-경제협력 토대 위에 자연스럽게 북중, 북러, 북중러 전략적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높아 보인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 러시아와 중동 국가(시아파 벨트), 북한 등과의 긴밀한 상호 전략적 연대와 협력을 바탕으로 대만해협, 우크라이나와 중동, 한반도 질서 변화를 모색하며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추동해 나간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우리 역시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안보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강화에 못지 않게 중국과 러시아, 글로벌 사우스가 주도하기 시작한 다극화된 국제질서 변화를 단순하게 접근하거나 일방적인 해석이 아닌 보다 냉철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미 우크라이나와 중동, 대만 정세 변화를 긴밀히 관철해 나가며 동시에 한반도 질서 변화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새로운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반도 문제가 새로운 국제질서 변화 출현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과 긴밀한 소통과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정부를 포함한 1.5 트랙 채널 구축이 요망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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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한 [정세와 정책 2024년 2월호 (통권 371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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