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드라마와 기후비즈니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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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같은 한류 드라마의 부가가치는 얼마나 될까?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중국에 편당 3억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방영권을 판매했다고 한다. 전체 16부작이니 드라마 방영권 판매만으로도 수십억 원의 돈을 벌어들였다. 게다가 중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 30여 개국에 수출됐다고 하니 드라마 한 편을 팔아서 만든 부가가치가 수백억, 수천억 원에 달할 것이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 효과를 드라마 한 편의 판매 가격만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한류의 힘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방영 이후 드라마에 등장했던 패션, 음식, 촬영지, 또 출연자들이 사용했던 화장품 등이 K패션, K음식, K관광, K뷰티 등의 이름으로 시차를 두고 연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그 부가가치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우리나라 드라마에 나왔던 촬영지로 관광을 와서 ‘치맥’이나 삼계탕을 먹는 외국인들을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드라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한류드라마가 기후변화 관련 비즈니스에도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와 관련된 비즈니스란 기후변화(극단적 날씨변화)를 예방하거나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모든 관련 산업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덜 사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필요하고 전기차가 필요하며 고효율 빌딩이 필요하다. 완전히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홍수나 가뭄에 잘 견디는 벼품종이 필요하고 관개수로 시스템도 필요하다. 심지어 신도시를 건설할 때 미리 이런 부분을 미리 반영해야만 한다. 즉, 효율성이 높은 인프라, 도시, 교통, 농업, 토목 등이 모두 기후비즈니스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에너지, 교통, 산림, 산업, 도시, 물, 생태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성장해 오면서 원가절감을 위한 고효율 인프라 관련 많은 기술을 축적해 왔다. 따라서 이 분야 경험을 기후변화라는 하나의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묶어서 개발도상국에 수출한다면, K인프라, K도시, K교통, K농업, K토목이 한꺼번에 따라가면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 즉, 한국의 기후 변화 대응 정책과 기술을 ‘K기후’라는 이름으로 세계에 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2015년 전 세계 195개 국가가 모여 체결한 파리협약은 자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 및 보고하도록 의무화 했다. 필자는 2년 전 파키스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측정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다. 기후변화를 초래하는 대표적인 주범이 이산화탄소 이므로 이에 대한 측정은 모든 국가에게 필수이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파키스탄에 갔다가 실제 구축까지 가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한다는 것은 미세먼지나 배기가스를 측정하듯이 장비를 이용해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 데이터를 환산해서 계산한다. 한 해 동안 석탄을 얼마 쓰고, 석유를 얼마 쓰고, 가스는 얼마를 쓴다는 등의 통계 데이터에 계수를 적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추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파키스탄에는 그런 국가적인 통계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마치 인구센서스를 하지 않는 나라에서 인구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것과도 같은 일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리에게는 더 큰 기회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산화탄소 배출측정 이라는 단순한 기후비즈니스가, 국가 통계시스템 구축이라는 부가가치 창출을 초래한다는 사실이다. 만약 우리나라가 통계청의 경험을 바탕으로 파키스탄의 국가 통계시스템을 구축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실시한다면 이는 단순한 기후비즈니스를 뛰어 넘는 기회이다. 더욱이 통계시스템 구축 이후에 관련 제도, 설비, 기술 등도 ‘패키지’처럼 함께 따라서 갈 수밖에 없다. 고구마 넝쿨처럼 관련 비즈니스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서 함께 수출되는 것이다. 즉, 드라마 한편을 수출하면 관련 화장품수출과 관광상품수출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 듯이, 이산화탄소 배출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통계시스템 및 관련산업 수출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큰 위기에 빠져 있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못하고 전통적인 주력산업의 경쟁력까지 잃어가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 입장에서 기후변화 비즈니스가 미래의 새로운 산업의 한 축을 마련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이 주최하는 클린에너지포럼에 연사로 참여했을 때 태국의 한 경영자는 “폐기물자원화 사업에 오스트리아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니 너무 비싸고 중국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니 불안하다”며 “한국 기술이 적당할 같은데, 아는 회사가 있으면 소개 좀 해달라”면서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 대화를 통해서는 필자는 기후 변화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와 역할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빠르게 도약한 우리나라는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 관련 다양한 기술을 이미 축적했다. 그리고 지금 개도국은 자신들의 입장에 얼마전까지 있었던 우리의 기술을 원한다. 이것이 필자가 기업의 경영자나 정부의 관료들을 만날 때마다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다. 기후 변화 대응을 돈을 들여서 해야 하는 비용 차원으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명한 치킨 장사라면 요리 프로그램이나 맛집 프로그램과 상관도 없는 드라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많은 기업들이 이산화탄소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업종이라고 해서 기후변화라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외면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안타까운 ‘비극’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즉 기후변화 관련 글로벌시장을 선점하지 못하고, 이 기회를 중국과 대만이 차지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비극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제가 큰 위기에 빠져 있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못하고 전통적인 주력산업의 경쟁력까지 잃어가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우리나라 입장에서 기후변화 비즈니스가 미래의 새로운 산업의 한 축을 마련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아시아개발은행이 주최하는 클린에너지포럼에 연사로 참여했을 때 태국의 한 경영자는 “폐기물자원화 사업에 오스트리아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니 너무 비싸고 중국 기술을 사용하려고 하니 불안하다”며 “한국 기술이 적당할 같은데, 아는 회사가 있으면 소개 좀 해달라”면서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 대화를 통해서는 필자는 기후 변화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독특한 위치와 역할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빠르게 도약한 우리나라는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 관련 다양한 기술을 이미 축적했다. 그리고 지금 개도국은 자신들의 입장에 얼마전까지 있었던 우리의 기술을 원한다. 이것이 필자가 기업의 경영자나 정부의 관료들을 만날 때마다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이유다. 기후 변화 대응을 돈을 들여서 해야 하는 비용 차원으로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명한 치킨 장사라면 요리 프로그램이나 맛집 프로그램과 상관도 없는 드라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많은 기업들이 이산화탄소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업종이라고 해서 기후변화라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외면한다면 우리의 미래가 안타까운 ‘비극’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즉 기후변화 관련 글로벌시장을 선점하지 못하고, 이 기회를 중국과 대만이 차지하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비극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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