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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이후 EU통합과 혁신의 추진방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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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10월10일 17시54분
  • 최종수정 2017년10월12일 09시40분

작성자

  • 신용대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前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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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총선을 끝으로 EU내 주요국들의 선거가 마무리 되었다. 올해는 정치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EU주요국들의 총선 또는 대선이 이어지면서 각국이 反EU·反이민을 외치는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집권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News Insight, 2월 28일자 “EU, 선거의 해 맞이하여 정치적 리스크 커지나?” 참조). 당초 예상과 달리 네덜란드의 자유당, 프랑스의 국민전선 등 포퓰리스트 정당들의 집권은 일단 저지되었다. 또한 지난 9월 24일 실시된 독일의 총선에서도 집권당인 기민당/기사당(CDU/CSU)이 승리하여 메르켈이 4연기 연임을 위한 발판이 마련하였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에도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이 제3당으로 의회에 처음 진출하는 등 올해 유럽의 선거에서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크게 약진하면서, 향후 EU의 정책 추진과정에서 불확실성요인의 하나가 되고 있다(<표 1>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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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연방의회 선거 결과 : 연정참여 집권당의 지지 하락, 소규모 정당의 약진

 

지난 9월 24일 치러진 독일 연방의회(하원) 선거는 예상한 대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 우파의 기민당/기사당(CDU/CSU)이 제1당의 자리를 지켰다. 이로서 메르켈은 콜 전총리와 아데나워 전총리에 이어 4기 연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CDU/CSU의 득표율은 32.9%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30%대 중반 수준에 이르지 못하여, 1949년 독일연방공화국의 출범 이후 두 번째 낮은 득표율을 기록하였다. 또한 CDU/CSU와 함께 '대연정'을 이끌어 온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의 득표율도 20.5%로 부진하여, 1949년 이후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양당의 득표율 합계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80%를 초과한 후 하락경향이 있지만, 이번에는 53.5%로 역시 1949년 이후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였다(<표 2> 참조).

대연정을 이끈 양대 정당과는 달리, 4개의 작은 정당들은 <표 2>와 같이 득표율을 높였다. 우선 반EU, 반유로를 주장하는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은 12.6%의 득표로 제 3당으로 약진하였다. AfD는 지난 몇 년 동안 州의회 선거에서 잇따라 의석을 확보하여 왔지만, 연방하원 진출은 처음이다. AfD는 구동독 지역영역에서 지지가 높고, 특히 작센州에서 제 1당으로 약진하였다. 다음으로 중도우파인 자유민주당(FDP)은 지난 2013년 선거에서 "득표율 5.0% 이상"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의석을 잃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10.7%로 의회에 복귀하였다. 그리고 좌파당(Link)은 9.2%, 녹색당(Grüne)은 8.9%의 득표율로 각각 2013년의 득표율을 웃돌았다. 이번 선거로 역대 최대인 총 6개 정당(기민당-기사당 연합을 분리하여  볼 경우 7개 정당)이 의회에 진출하였다. 군소 정당의 득표율이 일제히 상승한 것은 연정에 참여한 여당에 대한 비판이 이들 군소정당의 지지로 이어짐과 동시에, 이번 총선에서의 투표율이 76.2%로 2013년에 비해 5%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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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의 4기 집권을 위한 연정협상의 난항, 장기화 예상

 

4기 연임을 맞는 메르켈 총리이지만, CDU/CSU의 득표율 저하로 인하여, 연립정권 협상에는 많은 어려움과 협상의 장기화가 예상된다. 먼저 연립상대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그동안 대연정의 한 축을 이루었던 SPD가 선거결과 판명직후, 대연정에 참여하지 않고 야당으로 길을 선언한 때문이다. 또한 64년 만에 6개의 정당이 의회에 진출했지만, 여당인 CDU/CSU는 처음부터 AfD나 좌파당 등 좌우 포퓰리스트 정당과의 연립 가능성을 배재하고 있다. 이번 선거결과 대연정에 참여한 CDU/CSU와 SPD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가 약화되었지만, CDU/CSU와 SPD가 대연정에 다시 합의한다면 양당의 의석수는 의회과반수를 넘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D가 대연정 참여를 스스로 포기한 것은 2005~09년과 2013~17년 두 차례의 대연정에 참여를 거치면서 SPD의 득표율이 크게 저하된 것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이번에 다시 CDU/CSU와 대연정을 계속하면 4년 후 연방의회 선거에서 SPD의 득표율이 더욱 저하되어 군소정당의 하나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SPD가 연정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메르켈 총리의 선택은 무엇일까. CDU/CSU가 FDP, 녹색당과의 3당 연립을 형성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3당 연합에 의한 ‘자마이카 연정’(자마이카 국기인 흑색, 녹색, 황색에서 착안)은 지금까지 연정을 실행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성사되더라도 국정 운영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연정협상에서 협의가 필요한 분야는 국내정책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정책 등 광범위하고, 동시에 각료 인선에도 합의가 필요하다. 3당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정책분야는 교육·연구개발 예산 확대, 디지털화의 추진, 외국인 전문 인력의 적극 유입, 경찰관의 1.5만 명 증원 등에 국한되어 있다. 반면에 합의가 쉽지 않은 분야는 난민정책, 환경정책, 또는 세제개혁 등 이다. 특히 CSU는 주요 활동기반인 바이에른 주에서의 득표율이 38.8%로 전회의 49.3%에 비해서 1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동시에 AfD의 득표율이 12.4%로 제3당으로 약진함에 따라, 2018년 가을 바이에른州 의회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회복을 위해 국경관리의 엄격화, 난민수용의 상한설정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정당과의 협상에서도 배타적인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와 같은 CSU의 입장은 적극적인 난민수용과 인권중시를 주장하는 녹색당의 입장과 배치된다. 또한 난민수용의 상한설정에 관해서는, CDU도 FDP도 반대하고 있다. 한편, 녹색당이 주장하는 디젤엔진과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신차 판매를 2030년까지 금지하는 조치는 친기업적 입장을 지닌 FDP뿐만 아니라, 고용상실을 우려하는 CDU/CSU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 세제개혁은 자산과세의 부활을 주장하는 녹색당과 이에 반대하는 FDP, 증세는 하지 않는다는 CDU/CSU 입장과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메르켈 총리는 크리스마스까지 연립정부를 수립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각 정당 사이의 현격한 의견 차이로 결국 연정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장기화할 우려가 높다. FDP, 녹색당도 정권에 참여 의지는 강하지만, 당의 기본정책을 크게 왜곡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연립협상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협상이 원만하지 못하여 연정구성이 결렬되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안으로는 非다수파 정권 수립이나, 재선거 등이다. 이 경우는 정권의 안정을 요구하는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방안의 하나는 메르켈 총리가 SPD에 재차 대연정을 제안하여 AfD의 의회진출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한편, 안정적인 정권을 수립하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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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총선이후 EU통합과 혁신을 이끌 프랑스-독일협력체제 강화 움직임  

 

독일의 조속하고 원만한 연정합의를 통한 정국의 안정은 EU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영국의 EU탈퇴 선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자국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정치적인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네덜란드에 이어 지난 프랑스 총선에서 마크롱이 이끄는 중도의 ‘공화국 전진!(La République en Marche!)’이 압승하고, 이번 독일 총선에서도 집권여당이 승리하는 등 전체적으로 EU각국이 친EU지지 정당을 중심으로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EU의 현재 분위기는 EU이탈 도미노에 대한 우려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EU의 개혁 또는 효율적으로 통합을 강화하려는 긍정적인 논의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고 있어, 독일의 중심적인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대선에서 EU 탈퇴를 내건 국민전선 르펜이 일정한 지지를 모으고, 독일에서 AfD이 제3당으로 약진한 것처럼 유럽에서는 反EU의 극우와 포퓰리스트 정당의 하원 진출 등 국정에 참여 기반을 확보하여 주목된다. 독일과 프랑스 등 EU주요국 안에서 反EU 성향의 정당들이 하원진출을 통해서 국정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의 친EU정책을 제약하기에 충분하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5성 운동",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지칭되는 헤이르트 빌더르스의 극우 자유당 등도 反EU정서가 강한 정당들이다. 이미 헝가리는 2014년 총선에서 압승한 여당 피데스당의 빅토르 오르반 (Viktor Orban) 총리가 2기 연속 정권에 대해 지금까지 EU지지에서 反EU 입장으로 전환 이민·난민에 대한 엄격한 대응, 헌법 개정이나 헌법 재판소의 권한 축소, 언론에 대한 정부 감시 강화 등 민주주의의 제한에까지 이르고 있다.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이민 엘리트와 EU를 비난의 대상에 올려 보호무역, 국경 통제강화, 노동자의 권리보호 등의 정책을 주장한다. 이 배경에는 EU출범 또는 가입 후 저성장·실업, 격차와 빈곤의 확대로 인하여 저소득 계층의 실망과 분노가 저변에 깔려있고, 이에 더하여 잦은 테러가 더욱 인종적, 종교적 반발을 강하게 하고 있음에 기인하고 있다.

이와 같은 EU내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EU차원에서는 우선적으로 독일과 프랑스의 전통적인 협력을 강화하여 EU통합과 개혁을 가속화하고자 할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서 유로존 재무장관 및 유로존 예산을 신설하고 투자촉진 및 청년 실업문제의 해결, ESM(유럽안정메커니즘)를 유럽판 IMF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을 제안해 왔다. 지난 9월 26일 소르본느 대학 연설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개혁과 관련하여 독일과 프랑스의 동반자적 관계의 도약이 유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2024년까지 양국간 주요 법안을 균등화하여 공동의 시장을 마련하자고 제안하며,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촉구하였다. 한편 독일의 가브리엘 외교장관도 같은 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은 국가주의를 반대하고, 유럽을 위한 용기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하고, 독일과 프랑스의 공동협력을 통한 유럽 개혁과 통합을 강조하였다.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은 독일에서 SPD와 녹색당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CDU도 전향적 자세이지만, FDP는 독일에서의 일방적인 자금 이전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유로존 예산에 반대하며, ESM은 규모를 축소시키고 이어서 조만간 폐지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EU개혁에 있어 독일과 프랑스 등 강대국 중심으로 이루어지는데 대한 동유럽 국가들의 우려 등 회의적인 반응도 존재한다. 향후 메르켈 총리와 메크롱 대통령이 EU역내의 통합과 혁신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불식시키면서 어떻게 협력을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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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10월10일 17시54분
  • 최종수정 2017년10월12일 09시40분
  • 검색어 태그 #독일 총선# 메르켈 총리 4기 연임#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 EU통합과 혁신# 프랑스·독일의 협력체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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