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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미사일 대응체계 검증 필요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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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7월23일 18시20분
  • 최종수정 2017년07월23일 19시45분

작성자

  • 장영근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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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 우리 군은 북한 핵미사일의 대응체계로서 킬 체인(Kill-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및 대량응집보복(KMPR) 등의 3축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새 정부에서도 국방공약에 킬 체인 및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를 조기구축하겠다고 천명해 놓은 상태이다. 한편 이들 체계의 조기구축을 통해 전시작전권을 임기 내 환수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그렇다면 과연 신정부에서 공언하는 킬 체인과 KAMD의 조기구축이 기술적 측면에서 가능할까. 킬 체인은 북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이용한 핵미사일 발사징후를 탐지, 추적 및 식별하여 발사 전에 선제타격을 통해 무력화하는 개념이다. KAMD는 킬 체인 선제타격을 피해 북한의 핵미사일이 발사되는 경우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다.

 

  킬 체인의 성공적 운용을 위해서는 북한 내에 TEL이 이동할 수 있는 모든 지역에 대해 실시간에 가까운 지속적인 감시정찰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발사징후를 탐지하고 추적 및 식별을 통해 핵미사일 발사에 대한 명확한 징후를 포착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종심지역(무인기나 유인항공기로 감시정찰이 불가능한 북한의 북쪽 지역)에 국한해서도 TEL의 도발징후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에도 200여기의 위성이 필요하다. 일정한 기간 내에 이들 위성을 개발하여 우주에 배치한다는 것은 기술적 한계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을 요구하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우리 군에서는 5기의 군 정찰위성을 통해 킬 체인 작전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북한이 이동식미사일의 발사준비에 2시간이 소요된다는 가정 하에 평균 2시간의 재방문주기를 맞출 수는 있다. 하지만 킬 체인 운용을 위해서는 초기 탐지 후에 TEL에 대한 추적이 필요한데 5기의 위성으로는 추적이 불가능하다. 초기 탐지 대신 신호정보, 통신정보 또는 인간정보 등이 가용하더라도 5기의 정찰위성으로는 발사징후 식별이 거의 불가능하다.

 

  킬 체인은 1990년대 초 걸프전에서 미국이 이라크의 이동식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피하기 위해 고안한 작전이었지만 역시 기술적 어려움으로 포기한 바 있다. 설사 감시정찰체계를 구축한다 하더라도 핵미사일을 탑재한 길이 15m 안팎의 TEL을 성공적으로 파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선 탄도미사일의 타격 정밀도(CEP)를 10m 수준으로 올리는데 한계가 있다. 한편 순항미사일을 사용 시에 정밀도는 2~3m에 이르지만 로켓이 아닌 제트엔진을 이용하기 때문에 속도가 너무 느리다. 북한 종심지역에 위치한 TEL을 공격하는데 20분 이상 소요되어 발사 직전의 TEL을 선제타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설사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한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이 핵탄두 미사일인지 재래식탄두 미사일인지 구분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재방문주기를 단축할 수 있는 영상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을 사용한다고 하면 레이더영상을 판독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표적식별장치(ATR; Automatic Target Recognition)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세계적으로 위성용 레이더영상에 대한 자동표적식별 체계를 구축한 사례도 없다. 결국 킬 체인 작전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한다는 개념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한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효용성이 거의 없는 개념이다. 미국은 킬 체인의 한계를 이미 인지하여 발사 전 선제타격 개념으로 도입한 개념이 바로 “발사의 왼편(Left of Launch)”이다.

 

  우리 군이 종심이 짧은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 기술수준, 재정적 부담 및 주변 국가와의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계획을 입안한 것이 2006년이었다. KAMD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 추적 및 식별하는 조기경보체계, 이들 정보를 요격체계에 전달하는 지휘통제체계, 그리고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요격체계로 구성된다. 조기경보체계로는 그린파인 레이더 및 이지스함 레이더를 사용하며, 작전통제소(AMD-Cell)에서 이들 식별정보를 수신하여 분석 후 명령을 전달한다. 요격체계로는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 철매 II) 및 PAC-3, PAC-2로 구성되며, 종말단계의 중충 및 저층방어체계 구조로 이루어진다.

  불행히도 KAMD가 요격통합체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종심이 짧은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 때문에 KAMD 체계의 대응시간 확보를 위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초기에 탐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예를 들어, 단거리미사일 스커드는 300초 안팎의 비행시간을 가진다. 지상 조기경보레이더의 미사일 탐지시간은 지상 레이더 특성상 미사일이 최소 35~50km 이상의 고도에서 탐지가 가능하며 이는 최소 90초 안팎의 지연시간을 요구한다. 

 

  한편 철매 II 다기능레이더와 패트리엇용 지역방공레이더의 고장확률이 높아 자주 보수가 필요하고, 예열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이를 고려한 준비시간, 탄도미사일 교전에 필요한 비행시간 등을 고려한 총 대응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격에 대한 지상 조기경보레이더의 탐지 능력에는 더욱 한계가 있다. 한편 우리 군의 작전통제소는 통합체계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어 미군의 TMO-Cell로부터 조기경보를 받아 이를 한국의 탐지 및 요격체계에 단순히 통보해 주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 요격용인 철매 II 지대공미사일을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조한 철매 II PIP는 추진체를 일부 설계 변경하여 최대속도 마하 4.5 정도까지 얻을 수 있다. 북한의 스커드 및 노동미사일의 최대속도가 마하 7~9 수준임을 고려하면 철매 II PIP 미사일로 측면이나 후면에서 요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비행전면에서만 요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이다. 우리 군은 얼마 전 철매 II 요격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지상 조기경보레이더의 탐지, 추적 및 식별과 작전통제소에서의 정보 분석이나 대응방안 구축, 그리고 연동성능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요격미사일의 요격 성능만 검증하여 아직 완전한 요격미사일체계 성능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장거리지대공미사일은 탐색개발 단계에 있으며 따라서 KAMD를 구성하는 각 요격체계를 통합한 통합시스템 수준에서 통합시험 및 성능 검증이 수행된 적도 없다. 결국 북한의 다양한 탄도미사일 운용능력(회피기동, 복합발사, 동시발사 등)을 보유하고 있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압도하는 KAMD 구축은 최소 10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독자적인 KAMD 구축을 위해서는 북한의 다양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교전 시나리오’를 정립하고 각 시나리오 별로 정밀한 타임라인 분석과 이에 따른 명중성능 분석도 필요하다. 그리고 그린파인과 같은 지상 조기경보레이더는 전쟁 초기에 바로 공격대상이 되기 때문에 생존성에 한계가 있어 조기경보위성도 필요하다.

 

  한·미간의 요격체계 전력과 정보 및 작전능력의 격차가 현저한 상황에서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Missile Defense)의 지원 없이 한국이 독자적으로 KAMD 능력을 구축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나마도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환수해야만 이러한 능력을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킬 체인과 KAMD의 각종 체계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며 이러한 국방비를 투자한다고 해서 조기구축이 되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운용개념을 고려하더라도 킬 체인의 기술적 한계는 분명하며 KAMD의 운용에는 하드웨어의 획득뿐만 아니라 운용개념을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하는 능력도 보유해야 한다. 우리 군의 전시작전권이 미군에 주어진 상황에서 아직 작전계획도 독자적으로 구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작전운용을 우리 독자적으로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작권의 환수를 위해 먼저 킬 체인과 KAMD를 구축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작권을 먼저 환수해야만 이들 북 핵미사일에 대한 독자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아이러니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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