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19기 6중 전회와 역내 정세 변화 가능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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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공산당 19기 6중 전회: '역사결의'
2021년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이하 19기 6중 전회)가 베이징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포함한 공산당 중앙위원 197명, 중앙후보위원 151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었다. 금번 회의에서는 시진핑 주석은 공산당 총서기 신분으로 참석하여 중앙 정치국 업무 보고와 함께 중국 공산당이 지난 100년간 이룩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내용을 직접 설명하였다. 이후 <중공 중앙의 당 백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경험에 관한 결의(中共中央關於黨的百年奮鬥重大成就和曆史經驗的決議)>와 <당의 제20차 전국대표대회 개최에 관한 결의(關於召開黨的第二十次全國代表大會的決議)>를 최종적으로 통과시켰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 있어 3번째가 되는 역사결의를 통해 시진핑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과 덩샤오핑(鄧小平)주석에 이은 3대 지도자로서 위상을 자리매김하였다. 즉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으로 3대 최고 지도자로서 자신의 공산당 내부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하였으며 이를 통해 20차 당 대회 개최 공식화 이후 장기 집권 명분과 이를 뒷받침할 당적 이론이 '역사결의'에 반영되어 공표되었다. 특히 이번 역사결의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내 업적은 기정사실화되었으며 내년 20차 당 대회를 통해 3연임이 가능 할 수 있도록 당적, 역사적 토대를 마련하였다는데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크다. 역사결의 이후 당의 기층조직부터 시작하여 각계각층에서 벌어지고 있는 19기 6중 전회 주요 내용 학습 분위기, 당의 영도 핵심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전 방위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중이다.
■ '역사결의' 시대적 함의
사실 중국 공산당 100년 역사에 있어 2차례 역사 결의가 있었는바 먼저 1945년 중국 공산당 6기 7중 전회에서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당 창당부터 항일전쟁까지 경험)"이었으며 1981년 중국 공산당 11기 6중 전회에서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관한 결의(關於建國以來黨的諾幹曆史問題的決議)"를 채택하였다. 먼저 1945년 6기 7중 전회에서 채택된 역사결의는 중국 공산당 성립에 이어 사회주의 혁명을 주도한 마오쩌둥 주석의 당적 지도력 확립이 갖는 의미를 인정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마오쩌둥 사상에 당적 지도사상의 지위를 부여하고 마오쩌둥 이전 당 내 지도자들의 주요 과오를 총 결산하면서 사실상 마오쩌둥 1인 시대가 열렸다. 이어 1981년 11기 6중 전회에서 채택된 역사 결의는 덩샤오핑 개혁개방 노선을 본격화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면서 마오쩌둥 시대의 주요 업적과 못지않게 최대실정으로 언급되는 문화대혁명에 대해 "당과 국가, 인민이 건국 이래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겪게 되었다"고 평가하며 이데올로기적 노선투쟁을 총결산하고 사실상 덩샤오핑 시대가 개막되었다.
결국 이번 3번째 역사결의에서는 중국 공산당 100년 분투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중국 공산당 역사를 1단계 마오쩌둥 시대, 2단계 덩샤오핑 시대(장쩌민-후진타오시대 포함), 3단계 시진핑 시대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중심으로 당과 정부, 인민이 다함께 힘을 합쳐 2049년까지 중국의 꿈(中國夢)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을 강조하였다. 즉 마오쩌둥, 덩샤오핑에 이은 새로운 시진핑 1인 중심 시대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패러다임적 전환 중요한 이정표로 볼 수 있겠다.
더욱이 시진핑 주석은 금년 7월 1일 공산당 100주년 기조연설을 통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으로 표현되는 자신의 국정철학을 강조하면서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을 실현한다는 두 개의 백년(兩個一百年) 국가전략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이 국가와 인민을 이끌어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건설하고 2049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強國)을 실현한다는 구상이다. 궁극적으로 중국 중심의 새로운 역내 질서를 구축하여 샤오캉 사회를 넘어 대동(大同)사회와 인류운명공동체(人類命運共同體)를 실현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이번 통과된 역사 결의는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라는 새로운 전략목표에 대한 청사진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과거 중국 공산당이 이룩한 주요 성과들인 사회주의 혁명과 국가 건설 성과, 개혁 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 등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이 핵심 역할을 맡아 거대한 중국을 이끌어 나가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특히 이번 역사결의는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주요 성과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정치의식(政治意識), 대국의식(大局意識), 핵심의식(核心意識), 일치의식(看齊意識) 등 4개 의식(四個意識) 증강, 경로자신(道路自信), 이론자신(理論自信), 제도자신(制度自信), 문화자신(文化自信) 등 4개 자신(四個自信) 강력 견지, 당 중앙의 핵심과 전당의 핵심, 당중앙 권위와 집중통일영도 수호 등 2개 수호(兩個維護)을 크게 강조하고 있다.
한편 이번 19기 6중 전회와 역사결의에 맞추어 시진핑 지도부는 공동부유(共同富裕), 대동사회(大同社會), 인민 민주주의(人民民主主義)를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향후 시진핑 지도부가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의 주요 경제, 사회, 정치 목표를 분명히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을 위해 공동부유(共同富裕, 강력한 부의 재분배를 통해 다함께 잘살자)를 강조하며 샤오캉(小康)사회을 뛰어넘어 대동사회 선언, 쌍순환 경제발전정책(내수중심의경제성장), 민영 대기업 강력한 규제와 반독점법 강화, 사교육 업체 폐쇄, 사회주의 사상교육 강조 등 사회주의 기본노선과 이념 강화 등을 본격화하는 중이다. 결국 중국식 사회주의 제도, 질서, 가치, 이념 등을 강조하고 있어 기존 서구식 제도 및 질서와는 다른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노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시진핑 1인 중심시대 개막: 21세기 마르크스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중국화
이번 19기 6중 전회를 통해 채택된 역사결의 이후 중국 공산당은 시진핑 총서기를 중심으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 와 '21세기 마르크스주의'을 연일 강조하는 중이다. 당의 역사결의를 담은 공보(公報)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은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21세기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중국문화와 중국 정신의 시대적 정수로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새로운 역사적 발판과 도약을 이루어 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어 11월15일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도 2012년 시진핑 총서기 집권 이후 지금까지 총 28차례 연설을 통해 강조한 사회주의와 마르크스주의에 발언을 모두 요약 정리하여 '시진핑 총서기: 마르크스주의와 중국화의 혁신이론으로 공산당을 무장하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결국 역사결의에 맞춰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마르크주의 중국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되며 당대 중국 마르크스주의 및 21세기 마르크스주의를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을 강조하며 21세기 마르크스주의가 바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며 마르크스주의 중국화의 필요성과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10월 열린 전인대(全人大)기조연설에서 시진핑 주석은 민주는 일부 서구 국가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선거를 통한 서구식 민주주의만이 민주가 아니며 실체 민주주의와 결과 민주주의, 간접 민주주의, 인민 민주주의를 통한 중국식 사회주의 인민 민주주의도 가장 유용하고 적합한 민주주의라고 분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19기 6중 전회에서 통과된 역사결의 이후 시진핑 지도부는 단순히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부강한 사회주의 중국에 대한 자긍심 고취를 넘어 중장기적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새로운 미중전략 경쟁에 본격 대비하기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 사상적으로 절대 흔들리지 않고 중국 공산당이 주도해 나가는 강력한 사회주의 중국을 통해 미국과의 글로벌 헤게모니 싸움에서 절대 밀리지 않고 새로운 역내 질서 변화를 모색해 나간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본격화와 역내 정세 변화 가능성
이번 역사결의를 통해 시진핑 1인 중심체제가 공고화된 이상 시진핑 지도부는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100년만의 대격변(百年大變局) 시대에 맞춰 미국 중심의 기존 글로벌 거버넌스를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참여자(參與者)에서 벗어나 주도자(策劃者)로 전환하려 할 것이다. 특히 새로운 미중전략경쟁 출현에 따라 미중 관계도 더 이상 과거의 피동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주동적인 자세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평적인 관계로 전환을 추진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이미 시진핑 지도부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신형국제관계(新型國際關系), 인류운명공동체(人類命運共同體) 등과 같은 서구와는 다른 새로운 담론과 모델을 제시하며 중국 주도의 새로운 질서 개편을 본격화해 나가는 중이다. 이와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서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하였으며 새로운 글로벌 거버넌스를 포함하여 역내 질서, 이념, 제도 구축을 놓고 미중간 치열한 경쟁과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도 향후 대중정책에 대해 “미국은 경쟁을 해야 할 때는 할 것이며, 협력을 필요로 한다면 협력할 것이나 적대적일 때는 반드시 적대적으로 대응 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다. 이어 오스틴 국방장관도 새로운 중국의 안보 위협을 억제하는 차원에서 동맹국들과 연계한 군사-비군사적인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개념을 도입하여 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 대화인 쿼드와 미국-영국-호주 3자 군사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를 구축하여 본격적인 대중 포위와 압박 전선 구축을 시작하였다.
이처럼 새로운 미중전략경쟁시대를 맞이하면서 중국 공산당은 19기 6중 전회와 역사결의를 통해 새로운 시진핑 1인 시대를 대내외에 알렸다. 향후 시진핑 주석은 내부적으로 공고해진 1인 권력을 통해 2049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추진 차원에서 러시아, 북한, 이란, 파키스탄 등 사회주의 및 우방국가들과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특히 새로운 미중전략경쟁 시대 도래와 2049년 중국 특색 사회주의 강대국 실현을 위해 동쪽으로 러시아,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 강화, 서쪽으로 이란, 파키스탄, 탈레반과의 일대일로 확대 등을 모색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한중일 3국 협력과 한중관계 강화도 함께 추진하면서 핵심이익(대만해협, 남중국해, 신장/시짱 등)수호와 미국과의 역내 세력균형을 유지하고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 역시 중국의 거대한 시대적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새로운 미중간 전략경쟁 향방을 관찰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균형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는 정책적 노력이 요망된다.
<끝>
※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1-12월호-제45호](2021.12.1.)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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