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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확대로 공직자 늘리는 건 위험”-청년일자리 정책 문제 있다(중)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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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2월03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02월02일 21시48분

작성자

  • 신용한
  • 서원대학교 교수, 前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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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일자리 문제 해결 통해 성장과 복지의 동시 달성을 추구

 

 최근 김현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대한상의 신남방정책 강연에서 한 말 실수는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을 다시 도마에 올려놓았다. 특히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고 하지 말고 아세안을 가보면 '해피 조선'", "50~60대들은 할 일이 없다고 산에 가고 소셜미디어(SNS)에 험악한 댓글을 다는데, 그러지 말고 아세안이나 인도로 가야 한다."고 말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문제 인식의 ‘번지수’를 나타내주는 동시에 정부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청년층에게 기름을 붓는 격이 되었다.

 문재인 정부 초기 청년일자리 정책은 ‘집중적인 재정지출을 통한 공공일자리 확충’으로 집약할 수 있다. ‘백약이 무효’인 상태에 빠진 일자리문제에 대해 ‘물꼬 틔우기’ 전략의 일환이었겠지만 그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도처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드높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일자리 주요 정책은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저하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단기적으로는 마중물 형태로 정부와 공공주도형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기조 하에 구성되어 있다.

 정부 일자리 정책의 기초 접근법은 ‘일자리가 성장이고, 일자리가 복지’라는 철학 하에서 좋은 일자리 확보와 일자리의 양적 확충에 집중하는 ‘일자리 정부’가 되겠다고 표방하면서 시작되었다. 즉, 단기적으로는 정부와 공공주도형으로 과감한 재정지출을 통한 일자리창출을 내세우고 있고, 기존 진보진영에서 정형화되었던 전통적 성장과 복지의 이분법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국민적 관심사인 일자리 문제에서 성장과 복지의 해답을 동시에 찾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마중물 효과’는 거의 없고 성장과 복지의 해답을 찾기는커녕 ‘공공지출의 블랙홀’로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우선 청년 일자리 정책을 크게 두 갈래로 나눠보면, 직접적인 재정 지출을 통한 직접 일자리 창출 정책과 제도 개선 및 민관협력을 통한 일자리 지원 정책으로 나눠볼 수 있다.

 우선 직접적인 재정 지출을 통한 직접 일자리 창출 정책으로는 소방, 경찰 등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및 청년고용촉진 수당을 통한 일자리 안정화 정책, 그리고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4차산업혁명 신성장 산업 육성 및 창업 분야에 대한 직접 지원을 통한 일자리 동력확보 정책 등을 들 수 있다.

 

 제도 개선 및 민관협력을 통한 일자리 지원 정책으로는 법정 노동시간 준수로 민간부문 일자리 50만개 창출, 청년고용할당제 강화와 민간기업 확대 실시, 공정임금제를 통한 중소기업 취업 확대 정책, ‘블라인드 채용’ 전면 도입을 통한 기회의 균등 및 스펙초월 인재채용 정책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은 예산과 비용의 한계로 경제전반에 주름살 ‘우려’

 

우선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정책은 “공공부문 일자리 비율을 3% 올려 OECD 평균의 반만 돼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제하고, 정부와 지자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한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방공무원 1만7,000명 증원, 의무경찰 폐지 후 1만6,700명 증원, 사회복지공무원 25만 명 증원 등이 그 핵심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일자리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단기적인 돌파구를 여는 차원과 현실적 절박성에는 동감하지만 청년일자리 확충만의 문제로 국한할 수 없고, 국가 재정 전반의 문제와 맞물려 있는 사안이다. 일자리 양극화로 질 좋은 일자리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공공 일자리를 현재 일자리 문제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위험하다. 이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예산과 비용의 한계가 자명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청년구직촉진수당 정책을 살펴보자. 3단계 취업 알선 과정에서도 청년의 구직활동에 따른 비용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구직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직접 지원하는 제도이다. 즉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3개월 동안 월 30만 원씩 지급하는 제도로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참여자를 대상으로 수당을 지급한다. 다만, 고등학교 3학년은 매월 20만원씩 최대 3개월 간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과연 “물고기를 줄 것인가?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줄 것인가?” 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지원금액에 대한 사용처를 제한할 것인가? 또는 무제한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가?” 등 직접적인 구직으로 연결되는 실효성을 담보할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할 것이다.

 

신성장산업 육성으로 일자리 동력 확보 정책은 4차산업혁명시대 새로운 산업과 기술 육성 및 창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IT산업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자동차, 신재생에너지, 인공지능, 3D프린팅,  빅데이터, 산업로봇 등 핵심기술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게 핵심이다.

 지극히 당연한 정책과제다. 다만 청년일자리 정책의 수단으로서는 산업적 흐름에 대한 이해의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4차산업혁명을 선도할 청년층의 선호나 사고체계의 변화 등 큰 틀의 패러다임 변화까지 함께 이해하고, 접근해야 훨씬 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거꾸로 4차산업혁명이 몰고 올 일자리 감소 문제 등에 대한 대책까지 세부적으로 마련해서 제시해야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정책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법정 근로시간 강제하면 근무시간 줄지만, 업무량은 그대로여서 업무 강도만 높아질 것

 

 민간부문 일자리 50만개 창출 정책은 그 수단과 방법에 따라 성과를 달리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현행법상의 일자리 관련 제도만 잘 지키도록 유도해도 민간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관련제도를 준수하도록 유도하고 강제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다. 주당52시간 법정 노동시간 준수를 통해 최소 11만2,000개, 특례 업종까지 포함해 최대 20만4,000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연차휴가에 대한 현금보상을 없애 100% 휴가를 가도록 강제하여 30만개 추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도 함정이 많다. 법정 근로시간 준수는 강제할 경우 근무시간은 줄고 업무의 양은 그대로이며 업무의 강도만 높아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연차휴가를 강제하여 생길 수 있는 일자리를 모두 질 좋은 일자리로 전환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청년고용할당제는 정부 공기업, 공공기관부터 청년고용을 할당하고, 이후 민간기업으로 확대하여 청년취업의 양을 확대하려는 정책이다. 30인 이상의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매년 정원의 3% 이상씩 15~34세 이하 청년 미취업자를 채용하도록 하는 제도이다.한국형 로제타플랜으로 볼 수 있는 정책으로 지난 2009년 개정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근거해 청년의무고용비율을 확대하는 대신 이런 기관에는 정원과 예산을 늘려줄 예정이다.

 청년들이 공무원시험으로 몰리는 현실에 대한 대책으로 공무원 등 공공부문의 청년 고용규모를 늘려 경쟁률을 낮추는 한편, 일반 기업에서도 청년 고용에 더욱 적극성을 갖고 임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은 맞지만 로제타플랜 등 해외 사례에 비추어보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치고 투자대비 효과성이 떨어지는 정책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볼 필요가 있다.

 

공정임금제 시행은 중소기업 취업 확대 정책의 일환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대졸과 고졸간의 지나친 임금격차를 줄여서 공정한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해 공정임금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노동자 임금을 대기업 노동자의 80% 수준으로 상향하고, 대기업이 하청업체에게 정당한 납품단가와 적정이윤을 보장하며 중소기업 노동자를 지원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물론 정책의도대로 이뤄진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정임금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인 '대기업 때리기'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공적인 지원을 언급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지원방안이나 재원마련에 대한 사항은 자세한 언급이 없어 어떤 수단과 방법으로 이를 실행에 옮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청년일자리 정책의 선택과 집중은 바람직, 재원마련과 실행방안 미흡은 보완 필수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청년일자리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보면 정책의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주요 정책에 집중적으로 재원투자를 계획한 것은 한정된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고 장점이다. 그러나 공적인 재원투자와 관련된 정책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안이 부족하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그 실효성에 의문이 들고 공염불에 그쳤던 기존의 정책들과의 차별성을 찾기 어려운 단점도 있다.

 또한 기존에 추진되던 정책에 이름만 바꾸거나 세부내용만 살짝 변경하여 추진하는 업무도 있어 다소 진부하거나 현장감과 디테일이 부족한 느낌이 있다. 또 각 요인별로 정확한 원인분석을 거쳐 일관된 원칙하에 나온 결과물이라는 느낌보다는 발생된 사안별로 대처하는 개별 정책 같은 구성으로 다소 산만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즉, 문제의 진단부터 처방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부의 일관된 가치철학이 녹아 들어있는 느낌이 부족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추가적으로 예산대책이나 공무원 증원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고려 부족, 사회적 일자리 의 구체적 의미와 세부내용이 유기적인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점 등을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특히, 상시, 지속적 업무의 정규직 고용 법제화 등은 이미 2015년에 고용부에서 발표한 사항과 유사하고, 블라인드 채용은 이미 공기업에서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도입 이후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제도의 현장집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느낌이고 정책으로서의 신선함은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현장의 목소리로는 수도권과 지방의 정보와 일자리 불균형 해소, 정책 홍보 부족 및 청년 목소리 경청 부족 등의 의견이 많은데 이런 목소리를 세세하게 챙기지 못하고는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크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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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2월03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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