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디플레이션 초기에 들어섰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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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대 경제성장률 전망과 2분기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의 의미
최근 8월 소비자물가동향과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가 나오면서 경기 후퇴기를 넘어서 경기 침체기와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필자는 이미 지난 7월14일자 News Insight (제목 : 일본의 수출규제로 2019년 경제성장률은 1.7%로 하락 가능하다.
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2446)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저효과로만 1.89%, 추경 집행을 포함하면 1.98% 정도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까지 감안해서 기저효과로만 예측해보면 1분기 1.67%, 2분기 2.04%, 3분기 2.5% 내외, 4분기 1.5%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연간 성장률은 약 1.92%가 된다. 1%대 경제성장률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게다가 재고 등을 감안하여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는 4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훨씬 낮아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한은이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 잠정치를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전기가스 및 수도사업 13.29%,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9.01% 등 재정이 투입되는 곳에서 성장률이 상당히 높았다. 또한 정부소비가 전년 동기대비 7.0%로 증가하여 민간소비 2.0%에 3.5배에 달한다. 거의 현재의 경제성장률은 정부의 재정살포로 비대화된 정부부문이 이끌어 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돈을 계속 푸는 확장 재정정책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공공부문 부채를 포함하는 채무비율인 D3(국가부채)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돈을 푸는 정책에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8월의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0.038%로, 1965년 소비자물가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사상처음으로 하락(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실제 물가와 상당히 다를 것이다. 품목성질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상품은 전년동월대비 –1.3%, 서비스는 1.0% 상승하였고,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한 이른바 근원물가도 0.9% 상승에 그쳤다.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말 제시한 올해 물가안정목표 2% 기준을 이미 벗어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2018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8월에 1.4%, 9월 2.1%, 10월 2.0%, 11월 2.0%, 12월 1.3%였기 때문에 올해 9월~11월도 물가상승률은 마이너스로 나올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지금 상황에서 보면 12월의 물가상승률도 0% 근처일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되면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매우 낮고, 내년 경제성장률은 1%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이번 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이미 디플레이션 초기에 들어섰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이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성장률의 하강 압력과 마이너스 물가상승률, 마이너스 금리가 오게 되면 이러한 ‘장기불황’의 지속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장기불황 막으려면 재정․금융정책의 재조정과 과감한 규제개혁 절실
대안으로 단기적인 재정정책, 금융정책, 규제개혁을 들 수 있다.
재정정책은 이미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상황에 있고, 내년예산은 올해보다 44조 원 정도 늘어난 514조 원의 슈퍼예산을 편성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돈을 퍼붓다’시피 하는 이런 확장적 재정정책은 언제까지 지속시킬 수 있을까. 효율성이 낮은 재정자금 지출확대로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것은 가장 답답한 정책 가운데 하나다. 확장적 재정정책은 자칫 초고령 사회에서 세금부담의 주체를 다음 세대로 전가시키는 세대 간 갈등 문제로 바뀔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보편적 복지는 이 정도에서 멈추고, 복지 사각지대를 보다 더 살펴보는 선택적 복지로 바뀌어야 한다.
재정정책은 문재인정부가 초기에 내세웠던 슬로건인“사람에 대한 투자”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또한,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을 성장시키고, 교육, R&D 등에 예산을 늘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은퇴하는 40~50대에 대해 예산을 늘려 포화상태인 소상공인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업종이나 다른 업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육 등을 늘려 인적자본을 극대화해야 한다.
금융정책은 금리를 내려 생기는 부문별 통화정책 파급경로를 잘 살피고, 금리를 내려서 이익이 생기는 부분과 손실이 생기는 부분을 잘 따져 보고,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역대정부가 강조해온 규제개혁의 과감한 실행이 절실하다. 국민 건강이나 안전 분야 등 규제가 꼭 필요한 부분은 반드시 있어야 하겠지만, 안전 등이 보장되면 과감하게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 기업들이 마음 놓고 창조적 역량을 발휘할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노동시장 개혁과 교육정책의 변화를 통해 인적자본을 성장시켜야 한다.
이것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장기불황을 예방하는 지름길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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