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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초한 고용 대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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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16일 17시30분
  • 최종수정 2018년04월16일 20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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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고용동향은 단적으로 ‘고용 대란’이라고 지칭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선 취업자 증가 수(전년동월비)가 11만 명에 그쳐 3월 기준으로 8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실업자 수 126만명은 3월 기준으로 2000년이래 최고치이며, 실업률 4.5%는 작년동월대비 0.4%포인트가 상승했으며, 3월 기준으로 2001년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더구나 체감실업률은 12.2%로 작년동월대비 무려 0.8%포인트 상승했다(<표 1> 참조). 이 정도면 ‘고용 대란’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고용대란의 원인인가?

  고용 사정의 악화도 문제이지만, 주목되는 점은 그 원인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 정책의 간판정책인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직 최저임금제 인상의 여파를 판단하기에는 시간의 경과가 부족하지만, 그 결과를 예단할만한 양상들은 여러 가지로 드러나고 있다. 

 

1) 취업자 증가 수가 2월에 이어 3월에도 10만명대 초에 그치고 있는 것은 작년 2월과 3월 취업자 증가 수(<표 2> 참조)가 2014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하는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로 인한 ‘기저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2월과 3월 취업자 증가 수가 크게 낮아졌다는 사실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고용의 구조가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우선 취업자 증가에서 60대의 비중이 작년 3월 58%에서 금년 3월에는 전체 취업자 수의 1.4배에 달했다. 한편 작년 3월과 대비하여 임금근로자 증가규모가 36만명에서 20만명으로 낮아졌으며, 특히 비임금근로자는 8만4천명이 줄어 들었다. 

  문제는 어떤 이유로 임금근로자의 증가 폭이 크게 낮아지고 비임금근로자의 수가 감소하였는가 하는 점이다. 그 원인으로 경기가 위축되었기 때문이거나 또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과 같은 제도적 변화의 충격 때문일 수 있다. 경기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2월 100.5에서 금년 2월 99.9로 낮아졌다. 즉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로 보면 경기가 작년 동월보다 악화되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GDP 성장률로 본다면 작년 상반기 2.8%에서 금년 상반기 3.0%로 오히려 작년 상반기보다 금년 상반기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취업자 증가규모는 작년 상반기 36만명에서 금년 상반기 21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전망에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어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으나 최소한 고용 사정 악화가 경기 위축에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1> 주요 고용지표

 

 

‘17. 3()

‘18. 3()

-

(%p)

비고

15세이상 고용률

60.3

60.2

0.1

 

취업자 증가(만명)

466

112

344

3월기준 8년만에 최저

취업자 증가 중 60세이상 비중(%)

58.4

197

138.6

 

임금근로자 증감(만명)

35.7

19.6

16.1

 

비임금근로자 증감(만명)

11.0

8.4

19.4

 

실업자(만명)

113.7

125.7

+12

(+10.6%)

3월 기준, 2000년이래 최고

실업률(%)

4.1

4.5

+0.4

3월 기준, 2001년이래 최고

청년실업률

24.0

24.0

0.0

 

체감실업률

11.4

12.2

+0.8

 

청년층 체감실업률

24.0

24.0

0.0

 

 

 

2) 그렇다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고용대란의 원인이라고 할 만한 증거가 있는가? 2017년과 2018년 1~3월간 산업별 취업자 증감을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작년 1~3월간 건설업 취업자는 크게 증가하였으며, 수출 호전으로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세는 크게 완화되어 고용 증대에 기여하였다. 반면에 금년 1~3월간에는 기저효과로 건설업의 취업자 증가가 대폭 감소하고, 작년 6월부터 증가세로 전환

 

<2> 1~3월별 주요 산업별 취업자 증감: 2017년과 2018년 비교

(단위: 천명)

 

 

1

2

3

전체

2017

243

371

466

2018

334

104

112

제조업

2017

160

92

83

2018

106

14

15

건설업

2017

85

145

164

2018

134

64

44

·소매업

2017

31

68

116

2018

32

92

96

음식·숙박업

2017

74

58

40

2018

31

22

20

부동산

2017

23

42

70

2018

4

8

30

사업시설관리

2017

25

6

66

2018

12

31

0

교육서비스

2017

69

66

97

2018

67

54

77

보건복지서비스

2017

53

75

101

2018

40

25

88

 


 ​한 제조업 취업자 증가세는 금년 1~3월간 대폭 감소하였다. 한편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부동산, 교육서비스 업종은 공히 전년동월비 작년 1~3월 취업자 증가에서 금년 1~3월 취업자 감소로 전환하였다. 3월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상기 4개 업종은 작년 323천명의 취업이 증가하였으나 금년 3월에는 223천명이 감소하였다. 즉 3월에 이 4개 업종에서 취업자 증가 변동 폭이 546천명 발생했으며, 이것은 전체 취업자 변동폭 354천명의 1.5배 달하는 규모로 금년 3월 취업대란이 발생한 이유를 상당부분 설명해 준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4개 업종은 대표적으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또한 상기 4개 업종은 고용노동부가 영새사업장들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도입한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비율이 높은 업종이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일자리 안정자금 신청은 3월말 현재 43만 3천개 사업장, 노동자 수 150만 9천명으로 금년 지원대상의 64%에 해당하며, 이중 10인 미만 영세기업의 신청률이 71%에 달한다고 한다. 이 업종들은 주로 도·소매업, 제조업, 음식·숙박업,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서비스 등이다. 

  그렇다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충격이 클 것으로 우려되었던 상기 업종들이 ‘일자리 안정자금’을 대거 신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 업종들에서 취업자 감소가 발생했는가는 의문이 제기된다. ‘일자리 안정자금’정책이 효과를 미치지 못한 부분은 어디인가? <표 3>과 <표 4>는 이 의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표 3>에서 상기 4개 업종의 1~4인 사업장 종사자 수가 2016년 339만 명이며, <표 4> 상기 4개 업종 종사자 중 상용 근로자를 제외한 근로자의 수가 384만명에 달하는 것을 보여 준다. 특히 4인 이하 사업장에 도소매업의 경우  162만명, 음식숙박업의 경우 130만명의 근로자가 취업해 있다. 

  이 근로자의 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들 대부분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영세 사업체에서 일하거나 또는 근로 상황으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3> 2016년 산업별 종사자 규모별 종사자 수

(단위: 천명, %)

 

 

1~4

5~99

100~299

300인이상

제조업

558

(13.8)

2,213

(54.7)

564

(13.9)

714

(17.6)

4,049

(100.0)

건설업

158

(11.5)

772

(56.1)

190

(13.8)

256

(18.6)

1,376

(100.0)

도소매업

1,624

(51.5)

1,277

(39.6)

164

(5.2)

88

(2.8)

3,152

(100.0)

음식숙박업

1,305

(60.1)

817

(37.6)

27

(1.2)

20

(0.9)

2,169

(100.0)

부동산임대

225

(39.7)

285

(50.3)

28

(4.9)

29

(5.1)

567

(100.0)

교육서비스

236

(15.2)

935

(60.2)

147

(9.5)

235

(15.1)

1,553

(100.0)

 

자료: 통계청, 2016년 기준 전국사업체 조사, 2017. 9. 8.

 

<4> 2016년 산업별 종사상 지위별 종사지 수

(단위: 천명, %)

 

 

자영업자 무급가족 종사자

상용근로자

임시 및 일용근로자

기타종사자

제조업

400

(9.9)

3,389

(83.7)

236

(5.8)

24

(0.6)

4,049

(100.0)

건설업

89

(6.5)

653

(47.4)

599

(43.5)

36

(2.6)

1,376

(100.0)

도소매업

1,064

(33.8)

1,574

(49.9)

336

(10.6)

179

(5.7)

3,152

(100.0)

숙박·음식업

980

(45.2)

607

(28.0)

554

(25.5)

29

(1.3)

2,170

(100.0)

부동산임대업

127

(22.4)

360

(63.6)

40

(7.1)

39

(6.9)

567

(100.0)

교육서비스

155

(10.0)

1,060

(68.3)

224

(14.4)

114

(7.3)

1,553

(100.0)

 

 

              

  정부는 사업체가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 받기 위해서는 종사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가입을 요구함으로써 종사자가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고용관계의 양성화를 조건으로 했다. 한편 정부는 10인 이하 사업장에서 190만 원 미만의 급여를 받는 노동자의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가입을 촉진하기 위하여 노동자와 사업주에게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를 최대 90%까지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을 시행하여 3월 22일 기준으로 15만7천개 사업장과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 수는 6만6천233명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 지원으로 국민연금과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 수 66천명은 노동법의 보호를 받기 어려운 노동자 수 최소 339천명 또는 최대 384천명에 비하여 턱없는 소수에 불과하다. 

  근본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이나 ‘두루누리 사업’의 지원을 받고자 하는 사업장은 향후 예상되는 최저임금의 대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지속할 의사가 분명하며, 그럴 만큼 사업이 상당한 상태에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낮은 수익성이나 규모의 영세성으로 인하여 고용관계를 양성화하여 최저임금의 지속적인 대폭 인상을 수용하면서 사업체를 지속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자의 경우는 채용을 줄이거나 자영업자의 경우 사업을 중단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인상 후 채용을 줄인 경우는 54%인 반면 최저임금 인상이 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업장의 비중은 38%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취업자 감소라는 충격을 초래한 부분은 바로 4인 이하의 영세 사업장 또는 비상용 근로자들이다.  

 

  정부가 ‘고용대란’을 자초했다고 지적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즉 정부는 종사자 4인 이하 사업장과 같은 영세기업이나 최저임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저생산성 기업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으로 직면하게 되는 문제를 주목하지 않았거나 또는 외면했다. 추측컨대 정부가 이 문제를 몰랐다기 보다는 4인이하 사업장의 적용 문제를 주목하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정책의 시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시행하기 위해 외면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 결과로 이 영세사업장과 저생산성 사업체의 상당 수는 채용을 더 줄이거나 사업장을 정리하는 것으로 대응했으며, 그 결과로 ‘고용대란’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시행하기 위해 고용 대란의 가능성을 외면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경으로 고용대란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정부는 2008~2017년간 ‘청년 일자리 대책’을 21번 발표하고 10조원이 넘는 재정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조선일보, 2018년 3월 15일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15~29세)은 2007년 7.1%에서 2017년 9.9%로 높아졌다. 추경 예산이 부족해서 인가? 작년 문재인 정부는 ‘11조원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고 총 11만개(직접 86천개, 간접 24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의 분석에 따르면(추경호 의원실 입수 기재부 자료), 직접 일자리 창출 효과는 67천개로 나타났으며, 그 절반은 노년층의 단기 일자리(산림 병해충 방재, 지하철 택배 등)이며, 청년층 일자리 창출은 4,40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추경 규모는 3.9조원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에 2.9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들의 소득·주거·자산 증식에 1조7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중소기업 취업시 년 1천 35만원씩 3년간 지원)이다. 이번 추경을 국회에 요구하기 위해서 정부는 먼저 작년 11조원의 추경을 투입하고도 지금과 같은 ‘고용 대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부터 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고용 대란’이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충격이 아니라면, 어떤 원인의 작용인지 설명해야 마땅하다. 작년 11조원의 추경 효과도 간곳이 없는데 금년에는 3.9조원으로 대응해 보겠다고 한다. 굳이 부정적인 예상효과를 거론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고용대란은 얼마나 더 계속될 것인가?


  현재의 고용대란이 얼마나 갈 것인가를 전망하는 데는 경기 흐름과 같은 근본적인 요인 이외에도 두 가지 중요한 요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응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인이하 영세사업장과 저생산성 사업장의 조정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 있다. 둘째, 7월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 문제가 사업장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7월부터 시행은 근로자 3백인 이상 민간사업장에 적용되며 단기적으로는 인력 수요를 증대시키는 작용을 할 것이므로 고용시장에 채용을 늘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취업자 증가 추세가 3월 46만 명을 정점으로 하여 8월 21만 명으로 감소하였으므로 기저효과를 통해 전년동월비 취업자 증가는 최악의 상황을 곧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실업률 등 다른 고용지표는 낙관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통령 취임 1년 일자리 성적표는 초라할 것으로 예상 

 

   5월이면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을 맞는다. 유감스럽게도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대통령이 취임 초 가장 강조했던 일자리 만들기의 성적표는 현재의 ‘고용대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취임 1년 시점에는 정부의 당초 계획을 크게 벗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용대란’에 대하여 국민들이 수긍할만한 설명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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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16일 17시30분
  • 최종수정 2018년04월16일 20시46분
  • 검색어 태그 #고용대란 #실업률 #최저임금 인상#추경#일자리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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