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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뮐러(Mueller) 특검과 운명을 건 대결의 벼랑에 서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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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3월05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18년03월06일 10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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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P “트럼프 측 ‘러시아 게이트’ 수사 폄훼하는 ‘비밀 문서’ 공개로 대결 가열”

- CNN “뮐러(Mueller) 특검, 이미 트럼프 측근들의 ‘유죄 자백(guilty plea)’ 확보”

- NYT “『트럼프, 사법 집행부(law enforcement)와의 대결에서 결국 패배할 것” 

- Watergate 기자들 “트럼프, 지옥에 떨어졌던 닉슨(Nixon)의 길을 걷는 듯”

 

 

美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유별난 사생활 문제로부터 과격한 이민 정책에 이르기까지 숱한 화제를 뿌리면서 지난한 도전과 우여곡절 끝에 제 45 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러나, 대망의 권좌에 오른 지 이제 겨우 1년 남짓 지난 지금, 그는 아직도 어쩌면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겪은 혹독한 시련보다도 더욱 험난한 ‘질곡(桎梏)’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무엇보다도 대외적으로 북한의 핵 미사일 위기 대응이 극도로 엄중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NAFTA, 중국 등과의 무역 갈등, TPP 再참여 문제 등 이슈들이 난제 중의 난제로 등장해 있다. 그럼에도, 어쩌면 이런 대외적인 문제들보다도 훨씬 심각한 상황이 지금 바로 트럼프 자신을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즉,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러시아 게이트’ 및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의혹 수사가, 경우에 따라서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안위(安危)마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결착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하원에서 양 진영이 ‘러시아 게이트’ 관련 ‘비밀 메모’를 공개하면서, 일촉즉발의 정면 대결 양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상황의 결착에 대한 예단은 불허하나, 어쩌면 그 ‘결판의 순간’이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다가올 듯한 긴박함도 느껴진다. 

 

■ 트럼프 취임과 함께 ‘러시아 게이트’ 의혹이 불거져 고난 시작 

트럼프가 작년 2월 대통령에 취임하자 마자 당면했던 일이 바로 자신의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방해할 목적으로 러시아 측과 공모(collusion)했다는 혐의인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담당할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임명이었다. 

 

당시,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은 FBI 국장을 역임했던 강골(强骨) 변호사로 알려진 뮐러(Robert Mueller III)씨를 특별검사로 전격 선임하고, 그것도 발표 직전에서야 백악관에 통보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당혹하게 했다. 트럼프를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특별검사 임명권자인 자신이 임명한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이 자신도 혐의를 받고 있다며 스스로 ‘업무 배제’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런 우여곡절을 거쳐 어렵사리 임명된 뮐러(Mueller) 특별검사 수사팀이 그 간 진행해 온 역사적인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 활동은 이제 종착역을 향해 막바지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징조로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은 이미 작년 말 무렵부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심문(審問) 방침을 세우고 지금 백악관 측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진행해 온 ‘러시아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은 이미 수 십 명이 넘는 혐의 대상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이와 관련하여 70여 건이 넘게 기소했다. 그 과정에서 2016년 트럼프 대선 본부 주요 책임을 맡았던 인사들 중 4명으로부터는 이미 ‘유죄 자백(guilty plea)’을 받아냈고, 이들은 합의에 따라 특검 수사팀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공화 · 민주 양 당은 『비밀 메모』 공개 둘러싸고 공방전 가열 

한편, 美 하원 정보위원회의 공화 · 민주 양당 의원들은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한 의회 차원의 논의 과정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비밀 메모’를 공개하면서 여 · 야 간의 정치 공방으로 비화되어 격렬한 대치 양상을 전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 초, ‘러시아 게이트’ 수사의 정당성을 폄훼하는 하원 정보위원회 위원장 공화당 뉴니스(Nunes) 의원의 4쪽 자리 ‘비밀 메모’를 공개하도록 비밀 해제 했다. 이 문서는 FBI · 법무부 관리들이 ‘해외정보감시법원(FISC)’에 제출한 트럼프 선거본부 고문이었던 페이지(Carter Page)씨에 대한 영장 신청서에 첨부한 증거 문서에 前 영국 스파이 스틸(Steele)씨가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 측 자금을 받아 작성한 자료를 사용했고, 이런 배경을 알고도 숨겨왔다는 내용이다. 

 

이 문서는 이러한 불법 · 부당한 영장 신청에 관여한 인사들로 트럼프가 해임한 코미(Comey) 전 FBI 국장, 민주당 편향이라는 비판을 받아 최근 사임한 맥케이브(McCabe) 부국장, ‘러시아 게이트’ 및 ‘사법 방해’ 수사를 담당하는 뮐러(Mueller) 특별검사를 임명한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 등을 지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 ‘비밀 메모’ 공개를 통해 FBI, 법무부 및 뮐러(Mueller) 특별검사 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트럼프에 ‘적대적으로 편향(偏向)된’ 입장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쉬프(Schiff) 의원이 작성한 메모를 공개했다. 이 메모는 공화당 측 주장과 달리 FBI 및 법무부의 영장 신청 과정을 대체로 방어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뮐러(Mueller) 특검 수사에 대한 신뢰를 폄훼하려는 공화당 측 노력은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 “트럼프 ‘비밀 메모’ 공개 결정으로 섣부른 정치적 대결을 촉발”

그러나, 막상 공화당 측이 공개한 비밀 메모에 대한 일반의 평가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 동기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뮐러(Mueller) 특검 수사의 정당성에 타격을 줄 만한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결정적으로, FBI 등이 페이지(Page)씨가 러시아 측과 접촉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한 것은 FISC에 페이지(Page)씨에 대한 감시 영장을 신청한 시점보다 훨씬 앞선 2013년의 일이다. 

 

한편, 이 ‘비밀 메모’ 공개에 대해 공화당 내 · 외에서 거센 비판이 나온다. 특히, 국가안보 관리들을 경악하게 만드는 동시에, 민주당 측을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민주당 측은 공화당 의원들이 부정확하고 일부 내용이 누락된 대단히 민감한 정부 문서를 가지고 ‘허위 주장(misrepresent)’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소속 쉬프(Adam Schiff) 의원은 “심각한 잘못이다” 고 비난하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 중진인 맥케인(McCain) 상원의원도 “FBI와 법무부에 대한 공격은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이라며 “사법 집행 절차를 정치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행위를 그만두어야 할 것” 이라고 비난했다.

 

美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사설에서 공화당 측이 ‘비밀 메모’를 공개한 것은 오히려 ‘러시아 게이트’ 수사는 ‘적법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legitimate and vitally necessary)’ 이라는 점을 증명한다고 논평하고 있다. 동 사설은 “중요한 것은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편향적 동기에서 시작되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실제로 이런 절차들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고 강조한다. 또한 “플린(Flynn) 전 국가 안보보좌관을 포함한 일부 혐의자들이 이미 ‘유죄 자백(guilty plea)’을 했고, 전 선거 본부장 등이 기소됐다. 이는 뮐러(Mueller) 특검 수사가 정당한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고 지적한다. 

 

■ 트럼프는 자신의 정부 사법 집행부와 『前代 未聞의 전쟁』 중 

당초, 하원 정보위원회의 논의 대상인 FBI의 레이(Wray) 국장이 문건을 공개하지 말도록 강력히 촉구했음에도 트럼프는 이를 묵살하고 공개를 결정해서 양 측의 대결이 촉발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그간 자신이 임명한 법무장관을 “포위된 사람” 이라고 모욕을 주는가 하면, ‘FBI의 명성은 누더기가 됐다’고 폄하하는 등, 사법부를 공격해 오고 있어 안으로 끓어오던 것이 이제 드러난 것일 뿐이다. 

 

FBI 레이(Wray) 국장은 지금 범죄에 관해 정치와 무관하게 처사해야 한다는 헌법적 규준을 지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즉, 그는 대통령을 향해 FBI 업무에 정치적 개입을 하지 말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도록 보장하라고 궐기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이번 대결의 결과에 따라서는 자리를 잃는 ‘결정적 순간’을 맞을 수도 있어 일반인들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美 연방 범죄 수사를 총괄하는 FBI 국장은 정치적으로 격리되게 하기 위해 10년 임기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따라서, FBI 국장은 구조적으로 대통령을 위해 일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지금 벌어지는 것처럼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맞서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레이(Wray) 국장은, 만일, FBI가 정치적 압력에 처하게 되면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은 사임도 불사할 것임을 일찌감치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코미(Comey) 전 FBI 국장이 자신에게 높은 충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임하기도 했고, 열성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에게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특히, 세션스(Sessions) 장관이 스스로 ‘업무 배제(recusal)’를 결정한 뒤, ‘러시아 게이트’ 의혹을 수사하는 뮐러(Mueller) 특별검사를 임명했고, 현재 관련 수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을 해임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해지기도 했다. 

 

■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조여오자 초조함에 악수(惡手)를 두는 것”

이러한 제반 사정들을 감안해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자신의 2016년 대통령 선거 당시 자신을 보좌했던 측근 참모들 및 가족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고, 심지어 자신에 대한 직접 심문도 계획되고 있는 현 상황 하에서 상당한 초조함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6월, 비록 내부 측근들의 반발로 실행되지는 않았으나,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에게 뮐러(Mueller) 특별검사를 해임하도록 지시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따라서, 이번에 일부 공화당 의원들 주도로 ‘비밀 문서’를 공개한 것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는 뮐러(Mueller) 특별검사를 임명한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에게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Washington Post는 FISC와 업무 경험이 있는 전직 관리의 말을 인용하여 이번 ‘비밀 메모’ 공개는 “분명히 정치적이고 아마추어 같은 시도” 라는 비판적 견해를 전한다. 그는 ‘비밀 메모’가 페이지(Page)씨에 대한 FBI의 영장 신청이 불법 행위였다는 아무런 의혹도 제기하지 못하고, 오히려 FISC가 이 증거들을 받아들여 영장을 계속 발부했다는 점에서 증거 능력을 보강해 주는 셈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NYT는 “트럼프가 지금 벌이고 있는 국가 사법 집행부와의 전쟁은 현대 역사 상 일찍이 들어보지 못한 일이다. 그는 ‘러시아 게이트’ 및 ‘사법 방해’ 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에 전임 대통령 누구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대응, 범죄에 대한 ‘국가 사법 집행의 근간을 ‘초토화’ 하려는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고 전하고 있다. 

 

■ 공화당 의원들 딜레마에 빠져, 일부 ‘트럼프와 거리 두기’ 시작 

Washington Post紙는 공화당 측이 사법 당국이 ‘감시(surveillance)’ 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하는 메모를 공개한 데 이어, 민주당 측도 반박 문서를 공개한 것을 두고 드디어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법무부 등 사법부의 역할을 두고 공화 · 민주 양 진영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고 전한다. 

 

한편, 동 紙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당파적 ‘메모 전쟁’에서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측과 일정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전하고 있다. 민주당 및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비밀 메모’ 공개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뮐러(Mueller) 특별검사 및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을 해임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두고, 4명의 하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의원들은 FBI가 감시 영장 신청 과정에서 취한 일부 행동들이 특별검사의 수사를 약화시킨다는 비난에 등을 돌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수사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심지어, ‘비밀 메모’ 작성에 관여했던 하원감시위원회(House Oversight Committee) 위원장인 공화당 가우디(Trey Gowdy) 의원은 ‘비밀 메모’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상관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을 해임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같은 공화당 스튜어트(Chris Stewart) 의원도 “두 사안은 전혀 별개” 라며, 뮐러(Mueller) 특검이 업무를 완수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美國에서는 오는 11월 중간 선거가 치러진다. 상원의 경우와 달리, 하원의 경우에는 민주당이 우세한 많은 지역 선거구에서 현 공화당 의석을 두고 겨루는 형식으로 치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치러진 몇 가지 특별선거에서는 종전에 트럼프 지지가 우세했던 지역에서 민주당이 세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내부에서는 오는 11월 치러질 중간 선거에서 하원의 ‘다수 의석’ 지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고조되어 가는 실정이다. 

 

■ 백악관 내부는 ‘사퇴’, ‘비난’, ‘암투’로 혼돈(chaos)에 빠져 들어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겨우 1년 여가 지났으나, 이 짧은 기간 동안에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일하다 백악관으로 옮겨 온 참모들 중 벌써 18명이 해임되거나 스스로 사임하여 퇴진한 것이다. 정권 출범 초기부터 플린(Robert Flynn) 전 안보보좌관을 필두로, 프리버스(Priebuse) 전 비서실장, 배넌(Bannon) 전 수석 전략관 등 주요 측근 인사들이 줄줄이 트럼프 주변을 떠났다. 

 

한편, 트럼프의 대통령 직위가 달려 있을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현안인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한 관할 책임을 가진 법무부의 세션스(Sessions) 장관은 비록 현직에 남아있기는 하나, 일찌감치 반목이 시작되어 트럼프는 자신이 임명한 각료에 대해 저열한 언사를 동원하며 인격 모독에 가까운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물론,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막아 주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의 표현이다. 

 

최근에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백악관 문턱에 당도하면서, 해병 대장 출신 켈리(Kelly) 비서실장 및 강골의 현역 육군 중장 맥메스터(McMaster) 안보보좌관 진영과 ‘러시아 게이트’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트럼프의 사위 쿠쉬너(Jared Kushner) 선임고문 진영 간의 권력 암투가 격화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권부 핵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자방카(Jared + Ivanka) vs 켈메스터(Kelly + McMaster)” 대결은 어느 한 쪽이 패하지 않고는 끝날 수가 없는 한 판의 ‘결투(決鬪)’에 다름이 아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자신의 개인적인 친족을 택하느냐, 공적으로 인연을 맺어 온 동료를 택하느냐, 를 결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NYT,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지금 백악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러한 ‘혼돈(chaos)’ 상황은 트럼프 스스로 불러온 참상이라고 보고 있다. 트럼프가 상호 경쟁을 통해 적자생존을 실현하는 ‘경영’ 스타일에 집착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정작 자신의 부하들은 서로 책임 회피와 내부 분쟁에 휩싸이게 되었다고 분석하는 것이다. 

 

■ 뮐러 특검, 러시아人 13명을 기소, ‘결정적인 『里程標』’ 마련 

한편,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 중인 뮐러(Mueller) 특검은 2016년 美 대선 과정에 SNS 등을 통해 개입했다는 혐의로 러시아인 13명, 3개 기업을 연방 대배심(大陪審)에 기소했다. 현실적으로 러시아인 혐의자들을 미국 법정에 세워 재판하는 것은 어려우나, 이번 기소를 통해 노리는 것은 다른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러시아 게이트’ 자체를 ‘완전히 날조된 거짓(hoax)’이며 ‘마녀 사냥’이라고 비난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꼼작하지 못할 쐐기를 박아 러시아와의 ‘공모(共謀)’를 추적하는 발판을 굳힘과 동시에, 의혹의 실체에 접근하는 ‘이정표’로 삼으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즉, 러시아 측의 트럼프에 대한 지원을 밝혀 개입 사실을 폭로한 다음, 트럼프 진영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해명한다는 두 단계 구상이다. 

 

따라서, 이번 기소장에는 “러시아가 미국 정치 시스템에 불화(不和)의 씨앗을 심으려는 전략적인 목적을 가지고 2016년 2월 내부 지시에서 ‘모든 수단을 통해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 등을 비판할 것’ (단, 우리가 지지하는 샌더스(Sanders; 민주당) 및 트럼프씨는 제외하고)” 이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고 밝혀지고 있다. 

 

뮐러(Mueller) 특검 수사팀은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플린(Flynn) 전 안보보좌관으로부터 FBI에 거짓 진술을 했고,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 측과 접촉했다는 ‘유죄 자백(guilty plea)’을 받아 냈다. 전 외교 고문 파파도퓰러스(Papadopoulos)로부터도 같은 취지의 ‘유죄 자백’을 받았다. 선거본부 副책임자였던 게이츠(Gates)씨도 자금 세탁, 금융 범죄 등과 관련하여 ‘유죄 자백’과 함께 뮐러(Mueller) 특검 수사에 협조한다는 확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 수사에 협력하지 않고 있으나, 일찌감치 뮐러(Mueller) 특검에 의해 기소된 전 선거본부장 매너포트(Manafort)씨는 각종 금융 범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 “트럼프, 뮐러(Mueller) 특검과 대결에서 결국 패배할 것“ NYT 

백악관 관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하원 정보위원회 공화당 측 ‘비밀 메모’가 공개되면 자신에 대한 뮐러(Mueller) 특검의 수사를 막는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뮐러(Mueller) 특검 수사를 총괄하는 로젠스타인(Rosenstein) 법무차관 등 법무부 고위 인사들을 물러나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지극히 이례적인 상황은 결국, 국가 최고사령관인 대통령과 최고 ‘사법 집행(law enforcement)’ 기구들과 투쟁하는 상황으로 되어가고 있다. 익명으로 개인적 견해를 밝힌 인사들은 FBI 관리들은 동 문서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일반 대중의 반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한다. 따라서, 이번 ‘비밀 메모’ 공개는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 고위 관료들 간의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에게는 사법 집행 계통의 관료들만큼 통제할 수도 없고, 괴롭히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트럼프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법무부” 안에 있는 “내 사람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과, 특히,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충성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번 ‘비밀 메모’ 공개 이후, 이를 근거로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담당하는 모든 사람들을 해임하려고 시도할지도 모르나, 설령, 그들을 모두 해임한다고 해도 ‘러시아 게이트’ 전쟁을 이길 수는 없을 것” 이라고 강조한다. 동 紙는 “트럼프는 지난 몇 달 동안, 어떻게 하면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목을 자를 수 있을까, 하고 고심해 왔을 터이나,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는 바로 ‘헌법(憲法)’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다시 한 번 패배를 맛보게 될 뿐” 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Watergate 기자들 “트럼프, ‘닉슨(Nixon)의 길’을 걷고 있는 듯“ 

CNN은 얼마 전, 45년 전에 ‘Watergate’ 사건을 특종 보도하여 일약 유명해진 당시 Washington Post紙 번스타인(Carl Bernstein) 및 우드워드(Bob Woodward) 두 전직 기자들이 오래 전에 일어났던 정치 사건을 회고하는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1973년 10월 20일, 닉슨(Nixon) 대통령은 리처드슨(Richardson) 법무장관에게 당시 ‘Watergate’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콕스(Cox) 특별검사를 해임하라고 지시하나, 동 장관은 이를 거부한다. 다시 법무차관에게 지시했으나 그도 역시 거부한다. 겨우 법무장관보(補)를 임시 장관으로 임명하여 특별검사를 해임한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인해 닉슨(Nixon)은 ‘사법 방해’ 혐의로 의회의 탄핵 절차에 회부됐고 결국 표결 직전에 사임했다. 이것이 바로 ‘토요일 밤의 大학살(Saturday Night Massacre)’이다.

 

번스타인(Bernstein) 및 우드워드(Woodward) 두 ‘Watergate 기자’는 지금 백악관에서 돌아가고 있는 정황들을 닉슨(Nixon) 시절의 정치 스캔들과 비교한다. 번스타인(Bernstein)씨는 “닉슨(Nixon) 대통령이 저지른 잘못은 미국 선거 제도를 쇠퇴 시켰던 것” 이라고 말한다. 우드워드(Woodward)씨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닉슨(Nixon) 시절에 트위터가 있었다면 그가 했을 법한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뮐러(Mueller) 특별검사는 최근 트럼프의 측근이던 세션스(Sessions) 법무장관을 금년 초 심문했다. 지금은 트럼프와 거리를 두고 있는 세션스(Sessions) 장관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종료하도록 강요했다는 ‘사법 방해(Obstruction of Justice)’ 진술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었다. 현행 美 법률로는 대통령의 ‘사법 방해’ 행위는 의회에서의 탄핵(彈劾) 사유에 해당된다.

 

New York Times도 최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전임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고 비유한다. 한 사람은 1970년대 초반에 재임한 닉슨(Nixon) 대통령이고, 다른 한 사람은 잘 알려진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닉슨(Nixon)보다 더 편집증(偏執症)적이고, 클린턴(Clinton)보다 더 허위적(虛僞的)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두 명의 전임 대통령들이 ‘지옥으로 떨어졌던 바로 그 ‘(사법 집행 기구와 맞서는) 내리막 길’을 따라 걷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 드디어 ‘분노의 정치’까지 돌출, ‘결정적 시기’에 앞선 전조(前兆)?

최근 심리학자 및 정신의학 의사 27명이 트럼프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다. 美 NBC 방송은 최근 트럼프가 ‘관세 폭탄’ 및 ‘무역 전쟁 불사’를 불쑥 발표한 것도, 최근 ‘러시아 게이트’ 및 ‘백악관 내부 갈등’ 노출 등 일련의 사안들이 잘 풀리지 않자 격분해서, 사전에 정치, 경제, 법률 등 해당 각료나 보좌진들과 상의도 없이 즉흥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런 ‘관세 부과’ 및 ‘무역 전쟁 불사’ 라는 즉흥적인 발언으로 백악관은 말 그대로 충격과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백악관 국가경제자문회의(NEC) 콘(Gary Cohn) 의장은 이런 즉흥적인 무역 제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자신은 사임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도 일제히 나서서 트럼프의 ‘무역 전쟁 불사’ 발언은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 어리석은 발상이라며 질타하고 있다. 

 

다른 한편, 불과 몇 달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를 대비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지금의 흉중은 대단히 복잡할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과 핵 위기에 대응하는 트럼프 전략의 불가측한 행보도 불안하다. 여기에, 돌연 수입 상품에 대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하여 전 세계로부터 엄청난 경악과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Javanka (Jared + Ivanka)’ 등 친족 정치에 대한 불만, 이들의 이권 사업에 대한 의혹도 날이 갈수록 부풀어 오르고 있다. 이렇게 정말로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공화당 측은 뮐러(Mueller) 특검의 ‘러시아 게이트’ 수사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아마도 내심으로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까지 ‘정상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를 저울질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수 십년 간을 두고 미국이 압도적인 패권을 장악하며 글로벌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이 시대에, 한 마디로, 지구촌 어느 나라라고 미국의 정치 동향에 영향을 받지 않을 나라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워싱턴 정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 사법 집행부와의 이 엄청난 한 판 대결의 향후 전개 방향에 국제 사회의 가장 큰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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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3월05일 17시11분
  • 최종수정 2018년03월06일 10시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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