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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부실기업의 영향과 대책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5월25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5월25일 10시20분

작성자

  • 이지언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 2

본문

 <요약>

▶ 2019~2023년 기업대출은 명목GDP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였고, 만성부실기업 (3년연속 이자보상비율<100%, 부채비율>200% )의 부채비중도 높은 수준이어서 기업 부채위험이 증가 할 우려가 있음.
▶ 만성부실기업이 장기간 생존하는 것은 과거 저금리 기조 및 부동산담보 금융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들 기업 부채가 증가하면 정상기업의 투자증가율 · 고용증가율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남.
▶ 만성부실기업 문제에 대해 부실기업 구조조정 및 부실대출 축소 측면에서 논의하면, 첫째,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에서 C, D 등급을 받은 기업이 특별한 후속조치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감독당국은 보다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신용위험 평가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음.
▶ 둘째, 고금리 시기에는 금융비용 상승으로 기업 부실이 증가할 우려가 있으므로 특히 만성부실기업은 부동산 등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축소가 필요하며, 금융기관은 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임.

▶ 셋째, 2020년 4월부터 시행된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로 인해 잠재부실 우려가 제기되지만, 만기연장 · 원금유예의 경우 이자는 납부하며, 이자유예 규모도 1조원에 불과해 잠재부실이 악화되지는 않을 전망임.​


2010년대까지 비교적 안정적으로 증가하던 기업부채는 2020년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8~2019년 명목GDP는 평균 4.8%, 기업대출은 평균 5.1%의 비슷한 속도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2019~2023년에는 명목GDP성장률이 평균 3.8%에 그친 반면 기업대출증가율은 11.6%에 달해 경제성장 속도보다 3배 이상 빠르다. 또한 기업부채의 질적 측면에서도 만성부실기업1)
의 부채가 총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2021년 8.8%에서 2022년 10.4%로 크게 증가했다가 2023년에는 9.9%로 다소 감소하였다.2) 이처럼 기업부채가 경제성장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만성부실부채 비중도 높아 기업 부채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본고에서는 만성부실기업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원인과 경제적 영향에 대한 기존 가설을 소개하고 우리나라 데이터로 검증하는 한편 만성부실기업 문제에 대해 부실기업 구조조정 및 부실대출 축소 측면에서 논의하기로 한다.3)

만성부실기업의 장기생존 원인

Banerjee & Hofmann (2022)4)에 따르면 만성부실기업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주로 저금리 기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는 금융기관은 부실자산을 정리할 압박이 적기 때문에 원금 상환없는 이자 납부만을 계속 허용하게 된다(evergreen the zombie loans). 따라서 특히 차입의존도가 높은(시중자금 사정에 민감한) 업종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해 부실기업의 부채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기관은 건전성이 낮을 경우 부실기업 대출을 대손상각(write-off)하지 않고 만기를 연장(roll-over)해 나갈 유인이 있다. 이에 따라 부실기업은 정리되지 않고 계속 생존할 수 있다.

위의 가설 중 금리의 경우를 우리나라 데이터로 분석해 보았는데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5)
 금리가 상승하면 이자보상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만성부실비중은 증가한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보상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만성부실비중은 감소한다(+ main effect). 그러나 금리ㆍ부채의존도 교차항계수는 음(-)이다. 즉 부채의존도가 높을수록 금리가 만성부실비중에 미치는 양(+)의 효과는 약해진다(- interaction effect). 다시 말해 고금리 시기에 부채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만성부실비중이 감소한다. 왜냐하면 부채의존도가 높은 업종은 자금압박에 민감하기 때문이다(고금리 시기 자금압박↑ 부실기업부채↓ 만성부실비중↓). 반대로 저금리 시기에 부채의존도가 높은 업종에서는 만성부실비중이 증가한다(저금리 시기 자금압박↓ 부실기업부채↑ 만성부실비중↑). 따라서 만성부실기업이 상당기간 생존할 수 있는 것은 저금리 기조에 기인한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만성부실기업이 정상기업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

Banerjee & Hofmann (2022)의 과밀효과(congestion effect) 가설에 따르면 만성부실기업은 생산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자원을 점유함으로써 보다 생산성이 높은 정상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거나 구축(crowd out)할 수 있다. 즉 만성부실기업은 업종내 제품가격에 하방압력을 발생시키고, 인건비ㆍ금융비에는 상승압력을 유발한다. 이처럼 만성부실기업은 업종내 과잉투자를 유발해 정상기업의 투자ㆍ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데이터로 분석한 경우에도 만성부실비중이 증가하면 정상기업의 투자증가율 및 고용증가율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6)

만성부실기업 부채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

시장경쟁의 성패로 인해 기업 생태계에서 어느 정도의 부실기업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실기업이 만성화되고, 그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자원배분의 효율성과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통한 경제활력 및 성장동력을 저해한다. 따라서 만성부실기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 · 감독당국의 모니터링 및 적정한 구조조정과 함께 해당기업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

아래에서는 만성부실기업 문제에 대해 부실기업 구조조정 및 부실대출 축소 측면에서 논의하기로한다.

첫째, 「채권은행의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 운영협약」에 따른 신용위험 상시평가에서 C, D 등급을 받은 기업7)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워크아웃 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른 회생절차에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해당기업이 이러한 통보를 받고도 특별한 조치가 없는 경우가 적지않기 때문에8) 감독당국은 보다 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해 신용위험 평가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둘째, 과거 수년간의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2022년 이후 고금리 시기에 접어 들었다. 고금리 시기에는 금융비용 상승으로 기업부문 전반적으로 부실이 증가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부실기업에게는 더 큰 시련이 된다. 이러한 기업들은 증자 · 자산 매각 등을 통한 부채 축소 등 자구노력이 필요하며, 채권금융기관은 스트레스테스트 강화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금융권은 2020년 4월부터 「대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제도」를 시행해 코로나로 일시적 유동성 부족을 겪는 중소기업 · 소상공인을 지원해 왔다. 이러한 유동성 지원이 잠재부실(부실의 만성화)을 악화시킨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만기연장 · 원금상환유예의 경우 이자는 정상납부하고 있고, 이자상환유예의 경우에도 규모가 1조원에 불과해 만성부실기업 문제는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유동성 지원으로 인한 부실기업의 증가 또는 만성화를 막기 위해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에서 평가 기준을 강화(2022.5)한 바도 있다.

 다만 만기연장이 사실상 종료되는 2025년 9월 이후에는 연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내은행의 경우 자기자본이 충분하기 때문에 시스템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저축은행의 경우에는 자본확충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높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4월 금융감독원도 건전성관리 차원에서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자본확충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러한 자본확충을 통해 만기연장 종료를 만성부실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구조조정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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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본고는 3년연속 이자보상비율 <100%, 부채비율> 200%인 기업을 만성부실기업으로 정의한다.
2) 2023년말 기업 총부채는 2,546조원이고, 만성부실부채는 253조원으로 나타났다.
3) 분석 대상은 코스피ㆍ코스닥ㆍ코넥스 상장법인을 포함한 외부감사법인 중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35,974개 기업(2023년 기준)이고, 표본 기간은 2019~2023년이다. 기업재무 데이터는 NICE평가정보(주)가 제공하는 DB인 Kisvalue에서 다운로드하였다.
4) Ryan Banerjee and Boris Hofmann (2022), Corporate zombies: Anatomy and life cycle, Economic Policy 37-11.
5) 저금리로 인한 부실의 만성화(패널회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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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만성부실이 투자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패널회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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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48조2항4호에 따라 외부로부터의 자금지원 또는 별도의 차입이 없이는 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의 상환이 어렵다고 인정한 기업(부실징후기업)
8) 금융감독원은 정기적으로 부실징후기업 판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그 이후 워크아웃 또는 회생절차에 관한 통계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ifsPOST>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3-11](2024.5.25) '논단'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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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5월25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4년05월25일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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