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제평위’를 통한 횡포 책임져야 할 시간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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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야후코리아가 최초로 포털사이트를 시작한 이후로 뉴스는 줄곧 포털사이트 메인에 자리잡으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이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2년 언론수용자조사에 의하면 현재 뉴스 이용자의 75.1%가 포털을 이용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고 특히나 MZ세대들에 한해서는 90.9%의 이용자가 인터넷포털 뉴스를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 포털 자체를 언론으로 인식하는 비율은 71.5%로 매우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었다. 전체 연령대에서도 60.5%의 비율로 포털 사이트들을 언론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뉴스를 독점한 포털사이트를 통해 대중들은 기사들을 접하는 현상이 일상화 면서 포털사이트의 정치적 편향성 및 중립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어왔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가 연합해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 라는 것을 설립하게 된다. 이 위원회는 언론계, 학계 등 각계의 전문가 30인을 위원으로 삼아 제평위의 “뉴스제휴 및 제제 심사 규정”에 따른 심사를 실시하여 네이버 뉴스, 다음 뉴스 등 포털사이트의 뉴스에 노출시킬 수 있도록 권고할 수 있다. 즉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와 제휴를 맺으려는 언론사들을 평가하게 되며 부정행위가 확인되는 언론사들의 제제 및 퇴출까지도 의결할 수 있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위에서도 설명하였듯 전 세대의 75%가 인터넷포털 뉴스를 이용하고 있는 와중에 만약 위원회의 제제를 받아 뉴스를 노출시킬 수 없게 된다면 언론사 입장에서도 너무나 큰 타격이 아닐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문제점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독립기구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독립적이지 않는 하나의 위원회로 인해 언론의 독립성이 위협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사이트들은 해당 기관을 독립기구라고 말하며 본인들은 관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해당 독립성 자체에도 의문점이 생기게 된다.
현 위원회의 구성상 이미 CP사(콘텐츠공급사)에 선정된 매체에 소속된 기자 7명이 포함되어 있고 출신 위원 또한 3명이 포함되어 있다. CP사 입장에서는 더 이상 CP사가 추가되는 것을 꺼리고 있고 아무리 독립된 위원회라지만 본사의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다른 구성원들을 보더라도 신문협회, 온라인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등 필연적으로 각 포털사이트들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는 단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기술적으로 이러한 구성들이 불가피 하겠지만 기업의 사익 추구와 공공성 책임을 제3의 기관을 통해 의탁하면서 동시에 제3기관 구성원의 인사권을 쥐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공적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구심은 의사록 및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증폭된다. 특히나 평가 방식이 정량평가 20 : 정성평가 80으로 구성되어 위원회 구성원들의 힘이 셀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사실상 정량평가보다 위원회의 의견이 주가 될 수 밖에 없는 정성평가 비율이 너무도 높다는 점에서 자칫 언론사 파워에 의해, 그리고 포털사이트의 입맛에 맞게 자의적 판단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더해 의사록과 회의록이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음 설립 취지와는 매우 다른 불투명한 의사결정으로 인해 오히려 공정성을 훼손하고 있다. 하지만 방법이 없어보이지는 않는다.
첫 번째로 정말로 독립적인 구성위원회를 만들 필요가 있다. 포털사이트만이 아닌 정부부처 등 다양한 곳에서 마련된 재원을 바탕으로 위원회의 근본을 재구성하고 단순 언론인들로만 구성된 위원회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발탁된 위원들을 섭외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의사결정과정의 투명화이다. 발족 직후 지속적으로 문제점으로 지적받아 온 것은 의사결정의 불투명성이다. 정성평가 80에서 비롯된 위원회 및 포털사이트의 안하무인적인 의사결정은 최소한 그 과정을 공개해야 더욱 신뢰받을 수 있는 위원회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로 포털은 실제로 뉴스에 대한 편성권과 유통권을 가지면서도 언론의 권리만 누리고 있지만 책임과 의무에는 소홀하다. 문제가 생기면 제평휴에 그 책임을 돌리기 급급하다. 포털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가짜뉴스의 무분별한 살포,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중소기업에 대한 갑길, 과도한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해 이제는 포털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19세기 최고의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였던 존 에머리치 달버그 엑튼은 “Power corrupts. Absolute power corrupts absolutely(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라고 말하며 권력의 중앙화와 부패함을 경계했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다. 최소한 썩기 전에 새로운 물이 들어오지 않더라도 자가 정화라고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지기를 소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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