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Normal 유감(遺憾)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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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도 광화문 네거리에서 청와대 뒷산 북악산이 안 보인다. 세종대왕 동상마저 희미하게 윤곽을 그려낸다. 날씨가 좀 풀린다 싶으면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밀려들어온다. 앞이 안보이니 숨마저 막힐 지경이다.
이런 판국에 일단의 젊은이들이 위인(偉人)맞이 행사를 하자고 광화문 광장에 모여 있다. 김정은 위인의 서울방문을 기필코 올해 이루어내자고 외치고 있다.
대한민국 New Normal의 한 장면이다.
“때려잡자 김일성, 쳐부수자 공산당”
이런 구호가 적혀있는 담벼락을 보며 군대생활을 했던 세대에게는 생각할 수 없었던 New Normal이다. 국방백서에서 이제 북한이 주적이라는 말은 아예 삭제되었다고 한다.
New Normal은 2007-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우리에게도 널리 소개된 새로운 경제용어이다. 금융위기이후 다시 말해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이면서도 높은 실업률을 보이는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경제 현상을 표현한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New Normal은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세먼지는 이제 일상이 되었고 정부 대책은 나오지 않는 게 또 New Normal이 되었다.
미세먼지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하는 일이란 고작 주의보 발령하는 것이다. 그런 것은 일기예보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미세먼지가 심하면 노후차량 운행을 제한한다고 하는데 얼마나 미세먼지가 저감될까 의심스럽다. 미세먼지 문제는 이제 각자 알아서 마스크를 쓰던 실외 활동을 자제하던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 되었다.
중국발(中國發) 미세먼지가 우리에게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이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가 중국과 무엇을 얘기하는지 국민들이 알 수 없는 상황도 New Normal이 돼버렸다.
한 여당(與黨)인사가 에너지 확보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석탄발전소를 줄이고 탈원전정책(脫原電政策)을 재고해보자고 말하자 여당 안에서 되래 쓸 데 없는 소리라고 반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자기들이 정한 결정과 원칙은 지고지선이고 자기들이 하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잔소리 말라는 것이다.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없는 것이 자연스런 New Normal이 된 것이다.
경제는 어떤가.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세계경제의 평균 성장률을 밑도는 것이 이제 우리 경제의 New Normal이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국가전체 수출은 잘된다고 하는데 제조업은 소리 없이 무너지고 있고 노동자 시위는 늘어나고 있는 게 New Normal이다.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자영업자는 죽겠다하고 청년실업은 늘어나고 있다. 경제활동의 중심축인 40대가 직장을 잃고 있는 현상이 늘고 있는데 50-60대는 허드레 일이라도 좋다며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것이 또 New Normal이다.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실패했다고 여러 경제학자들이 말하고 있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 받는 기업은 정부가 보조해주고 있어서 문제가 없고 2-3년 지나면 확실한 성과가 있을 거라고 집권자들은 장담하고 있다. 결국 세금을 거두어 복지예산으로 정부 돈을 풀어주는 것이 New Normal이 되었다.
이런 모든 New Normal의 문제는 제일 먼저 국민을 대표해서 정치권이 앞서서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바람직한 New Normal은 정착시키고 그렇지 않은 것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은 무조건 자기 패거리 이권 챙기기 그리고 권력유지와 획득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이를 위해 적 아니면 아군으로 편을 가르고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다. 이상한 New Normal이 정치권에도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한민국의 New Normal,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비정상(非正常)이 정상(正常)인 것처럼 돼가는 현상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제대로 된 국가로 나가기 위한 Normal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그곳으로 가는 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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