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의회외교의 현황과 과제: 한일의원연맹을 중심으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4월25일 13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4월24일 17시59분

메타정보

  • 2

본문

 [핵심 요약]

► (의회외교의 개념) 의회외교(parliamentary diplomacy)는 외국의회, 정부, 기관과의 협력증진 및 교류 확대, 국내외 현안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 확보 등을 목적으로 의회가 집단 또는 개별(의원) 차원에서 행하는 외교활동

► (의회외교의 중요성과 역할) 오늘날 의회외교는 전통적인 정부외교와 더불어 국가외교의 한 축을 이루는 공식적 외교활동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각국 의회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의회외교의 중요성은 점차 커져가고 있으며, △외교사안과 외교행위자가 고도화·다변화되는 상황에서 의회외교는 다각적 외교 접점 확대와 협력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외교채널로 기능

► (의회외교의 범주와 활동주체) 우리나라에서는 「국회의원의 외교활동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여 의회외교의 범주를 △방문외교, △초청외교, △국제회의 참석으로 정하고 있으며, 활동주체는 ①의장단(국회의장, 부의장), ②의원외교단체(한·중 의회 간 정기교류 체제, 의회외교포럼(12개), 의원친선협회(115개)), ③외교활동 목적 국회소관 단체 및 법인, ④특정현안 대표단, ⑤국제회의 대표단이 있음.

► (의회외교의 지원조직) 의회외교 활동 수행을 위한 지원조직은 △국회사무처 국제국,△국회미래연구원, △국회입법조사처,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가 있으며, 각 조직의 규모, 인원, 역할이 제한적이므로 의회외교의 내실화를 위해 지원부서의 확충 필요

► (한일 의회외교의 중요성과 한일의원연맹의 역할) 한일관계와 같이 갈등사안이 많고,각각의 사안들이 정부 간 관계만을 통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들인 경우, 의회외교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큼. ‘한일의원연맹’은 1972년 결성된 이래 한일관계의 주요행위자로서 각 시기별 △비공식 행위자, △현안문제 해결자, △협력의제 창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최근 한일관계의 악화는 한일의원연맹의 기능 약화, 나아가 기능부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음.

 

Ⅰ. 문제 제기

 

► 오늘날 의회외교는 전통적인 정부외교와 더불어 국가외교의 한 축을 이루는 공식적 외교활동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의회민주주의가 발전하면서 각국 의회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의회외교의 중요성은 점차 커져가고 있으며, △외교사안과 외교행위자가 고도화·다변화되는 상황에서 의회외교는 다각적 외교 접점 확대와 협력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외교채널로 기능

 

► 의회외교는 외교채널 접촉범위가 넓고, 특히 동일한 직업군이 교섭을 벌일 경우 가변적인 외교관계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분야, 공식적으로 처리하기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탄력적이고 유연한 접근이 가능한 장점이 있음.

- 의원외교단체 등을 통하여 다양한 인맥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다원적인 외교 활동과 초당적・연속적 외교활동 가능

- 선진국, 중진국 및 개발도상국까지 폭넓은 외교 활동을 실시하여 특정현안뿐만 아니라 미래 현안에 대한 다각적인 접촉 가능

- △상대국의 정권 교체 시 정책방향과 전반적인 분위기 탐색, △ 정상외교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사전 분위기 조성, △국제사회를 통하여 민감한 의제에 대한 해결을 촉구하고 측면지원 등의 역할 가능

 

► 의회외교의 양적 성장과 의회외교가 지닌 순기능과 필요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 정책적 파급력이라는 측면에서 양국 국익에 부합하는 실제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 함의 도출과 성과 축적은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국회의원의 외교 활동을 ‘외유’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함.

 

► 한일의원연맹은 우리나라 의회외교사에서 가장 선구적인 사례로서 1972년 결성된 이래 ‘일한의원연맹’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일 간 △불신과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소통 기능, △돌출한 갈등과 위기를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갈등중재 기능을 수행했으며, 각 시기별 △비공식 행위자, △현안문제 해결자, △협력의제 창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음. 최근 한일관계의 악화는 한일의원연맹의 기능 약화, 나아가 기능부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음.

 

► 본 고는 우리 의회외교의 일반적 현황과 한일의원연맹의 활동을 중심으로 한일간 의회외교를 살펴봄으로써 우리 의회외교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이를 통해 시사점과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함.

 

Ⅱ. 한국의 의회외교 현황1)


1. 의회외교의 개념

 

o 우리나라에서 의회외교가 제도적으로 구체화된 것은 「국회의원의 외교활동 등에 관한규정」이 제정(1981.12.17.)된 이후

- 동 규정은 2018.12, 2019.5, 2022.11 개정

o 의회외교는 외국의회, 정부, 기관과의 협력증진 및 교류 확대, 국내외 현안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 확보 등을 목적으로 의회가 집단 또는 개별(의원) 차원에서 행하는 외교활동

o ‘의회외교’와 더불어 ‘의원외교’라는 용어도 사용되고 있는데, 엄밀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국회, 국회사무처에서도 공식적으로 두 용어를 모두 사용하고 있음.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국회의원의 외교활동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하여 의회외교의 범주를 △방문외교, △초청외교, △국제회의 참석으로 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하여 의원외교는 의원 간 비공식적·수시 교류까지도 포괄하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음.

 

2. 의회외교의 활동 주체


1) 의장단 : 국회의장, 부의장

2) 의원외교 단체

※ 21대 국회 의원외교단체 현황

① 한·중 의회 간 정기교류 체제: 2006년 중국과의 우호 협력관계의 유지·발전을 위해 양국 의회 간 정기적 교류를 목적으로 「한·중 의회 간의 협력의정서」를 통해 결성된 외교단체

② 의회외교포럼(12개): 한·미, 한·중, 한·일, 한·러, 한·EU, 한·아프리카, 한·중남미, 한·아세안, 한·중동, 한·남아시아, 한·중앙아시아, 한·오세아니아

*현재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의회외교 단체는 ‘한미의회외교포럼’(2019년 출범)이 유일.2) 우리 외교에서 대미외교가 갖는 비중과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한미의원연맹’의 출범은 조속한 과제

③ 의원친선협회(115개): 아·태주(21), 중동주(13), 미주(22), 아프리카주(17), 유럽주(42)

3) 외교활동 목적 국회소관 단체 및 법인(의원연맹)

f18cf8bdc806cadaac1fa55818ca3af7_1682306
4) 특정현안 대표단

5) 국제회의 대표단


3. 의회외교 활동 현황

o 국회사무처는 홈페이지에 제18대 국회(2008.5.30.~)부터 현재까지의 의회외교 활동을 활동 종류(초청·방문·국제회의), 활동 주체로 구분하여 총 1,143건 소개3)

f18cf8bdc806cadaac1fa55818ca3af7_1682306 

o 미국,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한 최근 5년간의 의회외교 활동 실적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며, 더욱이 2019~2022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더욱 저조. 미국은 지난 5년간 초청외교가 전무한 상황이며, 미국·일본 모두 초청외교보다 방문외교 횟수가 훨씬 더 많음.

- 외교 활동 자체가 대면 접촉을 통한 직접적 만남과 대화가 매우 중요하나, 팬데믹,자연재해, 전쟁 등 대면 접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 발생 시에도 외교활동은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는 외교의 역할이 더욱 요청됨. 따라서 초청, 방문, 국제회의 참석과 같은 대면 외교의 틀에 외교활동의 범주를 제한하는의회외교활동 관련 규정의 재검토 필요


4. 의회외교 지원 조직


► 의회외교 활동 수행을 위한 지원조직은 △국회사무처 국제국, △국회미래연구원,△국회입법조사처,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


1) 국회사무처 국제국4)


o 「국회사무처법」에서는 제2조(직무) 제6항에 ‘국회의 의원외교활동지원’ 명시

o 부서 : △의회외교 총괄과, △국제회의과, △아시아태평양과, △유럽아프리카과

o 업무 : △의전, △의회외교정책의 기획 및 총괄, △외국의원 및 외빈의 초청·영접, △통역·번역 등 외국어, △의원의 방문외교활동, △의회관계 의원연맹, △국외주재관의 업무지원, △의회관계 국제회의, △국제기구와의 업무협조, △의원외교활동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국회 소관 법인의 감독 등에 관한 사항 업무를 총괄·지원

- 「국회사무처 직제」(2012.1.28. 시행)에 따라 국장 1인, 의회외교정책심의관 1인

- 의회외교총괄과 직원은 23명. 담당업무는 주로 의전과 통·번역 등에 치중되어 있고 ‘의회외교 기획·정책’ 담당은 3명에 불과

 

2) 국회입법조사처5)

 

o 부서

△정치행정조사실-정치의회팀, 법제사법팀, 외교안보팀, 행정안전팀

△경제산업조사실-금융공정거래팀, 재정경제팀, 산업자원농수산팀, 국토해양팀

△사회문화조사실-환경노동팀, 교육문화팀, 과학방송통신팀, 보건복지여성팀

o 의회외교 지원은 정치행정조사실의 외교안보팀에서 가능

- 단, 국회입법조사처의 설립근거 및 목적은 “입법 및 정책과 관련된 사항을 조사·연구하여 국회의 위원회와 국회의원에게 제공함으로써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국회법」 제22조의3 및 「국회입법조사처법」)하는 것으로 주요업무는 △입법조사회답, △입법 및 정책개발활동 지원, △공동세미나 개최 지원으로 의회외교 활동 지원은 제한적이며, 더욱이 연구원(입법조사관) 중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전공자 각 1명

*국회사무처 국제국의 의회외교 지원활동 시 필요한 경우, 참가 의원의 조사회답 요구 형식을 빌어 국회입법조사처에서 관련 자료 제공

 

3) 국회미래연구원6)

 

o 부서 : ①혁신성장그룹, ②삷의질 그룹-삶의질 데이터센터, ③거버넌스 그룹-국제전략연구센터

o 의회외교 지원은 거버넌스 그룹 내 국제전략연구센터가 담당 조직도를 통해 볼 때 국제전략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단 1명

 

4)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

 

o 국회가 의회외교활동 심사를 위해 최초로 설치한 외부전문가 자문기구로 의회외교활동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과 내실있는 외교활동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2019.1.10.국회의장 직속 위원회로 발족

o 구성

- 위원장 1명을 포함하여 9명 이내로 구성하며, 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국회의장이 지명

- 위원은 외교 분야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관계 전문가, 언론인 및 시민단체소속 인사 중에서 국회의장이 위촉

- 간사는 국회사무처 국제국장

o 역할

- 운영협의회의 심의사항에 대한 사전 자문

- 의회외교 기본 정책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자문

- △특정한 외교 현안과 관련하여 국제국 예산 지원으로 국회의원이 해외출장을 하고자 하는 경우, △국회 소속 법인(의원연맹)이 「국회활동지원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관한 규정」에 따라 제출한 연간 사업계획서에 대한 사전 검토

- 국회 예산이 지원되는 모든 해외출장 사업에 대해 반기별 사후 평가

→ 국회의원·의원연맹의 해외출장에 대한 외유성 여부 사전 심사와 사후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자문위원회의 특성상 의회외교 지원은 제한적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가 의원들의 해외출장 심사를 까다롭게 진행하면서, 국회 안팎에서는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자문위의 ‘압박 면접’이 화제. 해외출장 계획안에는 ‘하루 2차례 이상 공식일정’을 기재하도록 했고, 서신이나 전자우편 등 확정된 일정을 뒷받침할 증빙서류도 반드시 첨부하도록 함

면접에서는 사전 일정 조율(30점), 출장의 합목적성(30점), 절차적 사항(40점) 등을 항목으로 나눠 평가. 면접에서는 ‘출장 외에 국내 자료조사, 영상회의 등 다른 방법은 없는 사안 인지’ ‘본회의 등에 참석하지 않아도 될 만큼 중요한 사안인지’ 등 질문.7)

 

Ⅲ. 한일관계에서 의회외교 : 한일의원연맹을 중심으로


1. 한일의원연맹의 조직과 활동

 

f18cf8bdc806cadaac1fa55818ca3af7_1682306 

 2) 조직


o 한일의원연맹(이하 ‘한일의련’으로 줄임)은 상임위원회로 △운영위원회, △안보외교위원회, △경제과학기술위회, △사회문화위원회, △미래위원회, △여성위원회가 있고, 특별위원회로 △재일교포법적지위향상위원회, △조선통신사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그 외 자문위원회가 있음.

f18cf8bdc806cadaac1fa55818ca3af7_1682306
► 한일·일한의원연맹 정기 교류

o 한일의련은 일한의원연맹과 함께 창립하여 한일간 카운터파트로서 한일관계의 주요 행위자로 기능

- 한일·일한의원연맹은 1972년 ‘한일·일한의원간친회’부터 연 1회 양국 교대로 합동총회를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1976년부터는 매년 1회 합동간사회 개최 정례화

- 1976년, 1980년, 1995년, 2000년, 2008년, 2009년, 2012년은 정치적 이유로, 2020년,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합동총회 미개최

o 한일의련을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직책은 회장과 간사장

- 회장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여당의 중진의원이 맡는 것이 관례

o 한일의원연맹의 사업은 실질적으로 합동간사회를 통해 시행하며, 합동간사회를 진두지휘하는 간사장의 역할 중요

- 합동총회가 정치적 이유로 인해 개최되지 않더라도 합동간사회가 개최되어 한일의원연맹의 연속성 보장

 

► 회장

o 한일의원연맹의 역대 회장은 국무총리, 국회의장 혹은 적어도 집권여당의 대표를 역임한 중진의원이 맡아왔음.

- 일한의원연맹 또한 내각총리대신, 중의원의장 등을 역임한 중진의원이 회장을 맡아왔으며, 금년 3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가 회장에 취임함으로써 모리 요시로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 총리 출신 회장

 

► 회원

o 21대 국회에서 한일의련 회원은 2023년 현재 163명으로 전체 의원의 54.3%

-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71명, 국민의힘 74명, 정의당 3명, 시대전환 1명, 무소속 4명

o 한일의련은 선거 후 당락에 따라 구성원이 교체되기 때문에 구성원의 잦은 교체가 활동의 제약으로 작용

- 21대 국회 한일의련 회원을 당선횟수별로 보면 6선 1명, 5선 9명, 4선 12명, 3선 24명, 2선 41명, 초선 76명으로 초선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21대 국회에서 초선의원은 156명

 

f18cf8bdc806cadaac1fa55818ca3af7_1682306
f18cf8bdc806cadaac1fa55818ca3af7_1682306 

2. 한일의원연맹의 시기별 역할8)


o 한일관계는 1965년 국교 정상화 단계부터 쉽지 않았고,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 한일관계와 같이 갈등사안이 많고, 각각의 사안들이 정부 간 관계만을 통해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들인 경우, 의회외교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큼.

o 한일의련은 가장 선구적인 의원외교의 사례로 1972년 결성된 이래 한일관계의 주요행위자로서 한일 간 △불신과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사소통 기능, △돌출한 갈등과 위기를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갈등 중재 기능을 수행해왔음.

o 최근 한일관계의 악화는 한일의원연맹의 기능 약화, 나아가 기능부전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음.

* 한일·일한 의원연맹 좁은 파이프 독도 대립 격화의 원인(遠因)

- 이전에는 거물 정치인이 현안 해결9)

⋅한일 양국의 정권교체를 계기로 한일의원연맹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고, 이것이 독도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대립 격화의 원인(遠因)​

 

⋅한일·일한 의원연맹 간의 파이프만 제대로 작동했어도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막을 수 있었거나, 독도 방문 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도록 방치하지는 않았을 것

⋅한일관계의 교량으로써 고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해왔던 의원연맹의 창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음으로써 한일관계가 대립으로 치닫게 되는 원인(遠因)이 되고 있음.

 

► 한일의원연맹은 각 시기별 △비공식 행위자, △현안문제 해결자, △협력의제 창출자로서의 역할 수행

 

1) 권위주의 시기

o 비공식 행위자 : 한일의원연맹의 설립은 한일 간 갈등을 관리하는 비공식 행위자의 제도화

o 현안문제 해결자 : 사례-1982년 일본 교과서 문제

- 1982년 일본 교과서 왜곡 문제가 발생하자 한일의원연맹은 <교과서문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9.17 합동총회에서 일본 교과서의 사실 왜곡 부분을 지적하고 구체적인 자료까지 제시하며 수정 요구

- 일한의원연맹도 이에 맞춰 <교과서 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신속 대응 8.26 「역사교과서에 관한 미야자와 기이치(宮沢喜一) 관방장관 담화」 발표 11.24 교과서 검정기준에 이른바 ‘근린제국조항’ 신설

*1982년 일본 문부성이 교과서 검정과정에서 3.1운동을 데모와 폭동으로, 대한제국과 중국에 대한 침략을 진출로 수정하도록 한 일이 드러나 한국과 중국이 거세게 항의하자 교과서 검정 기준에 “인근 아시아 여러 나라와의 관계에 관한 근현대의 역사적 사실에는 국제이해와 국제 협조의 견지에서 필요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규정한 이른바 ‘근린제국조항’ 도입

o 협력의제 창출자

- 한일·일한의련은 권위주의 시기 한일 간 안보문제를 공론화하기 어려운 분위기에서 1981년 제8차 합동총회에서 <안보외교위원회>를 설치하고 한일간 안보협력문제에 대한 논의 시작

- 재일동포 법적지위 문제, 사할린 동포 귀환 문제, 재일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법적지위위원회>를 설치하여 문제 해결 추진

- 한일·일한의련의 합의에 따라 <한일문화교류기금>(1982), <일한문화교류기금>(1983) 설립

- 88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재일동포의 한국에 대한 기부금에 대한 면세조치를 이끌어냄.

 

2) 민주주의 시기

o 한국 내 지일파, 일본 내 친한파 국회의원 그룹이 은퇴하고 새로운 정치세대가 등장하면서 한일·일한의련의 갈등 조절 기능 및 이면 교섭 능력 약화

o 비공식 행위자 : 권위주의 시기 만들어진 한일 비공식 외교라인에 대한 불신 때문에 투명성을 기초로 새로운 유형의 외교 방식을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 전개. 외교부의 정식 루트를 통한 현안 해결이 주류가 되면서 한일의련 핵심인사의 비공식 행위자 역할은 사실상 없어짐.

o 현안문제 해결자 :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현안에 대한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의 전문성 부족, △외교부의 기능 강화 등으로 한일의련은 현안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보다는 정부 간 교섭을 측면 지원하는 역할로 축소

- 역사문제, 영토문제와 같은 한일 간 현안에서 선거에서 유권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한일의련은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여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키는 경향

- 1995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2001년 ‘새역모’(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에 의한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2005년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 제정,2012년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 등으로 한일관계 악화시 한일의련은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예정되었던 합동총회, 합동간사회도 개최하지 못하면서 현안 해결을 위한 토대마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함.

o 협력의제 창출자 : 문화재 반환, 재일한국인의 지방참정권 문제, 2002 월드컵 공동개최, 한일 비자면제, 2017년 조선통신사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 등 국민여론에서 일정 정도 자유로운 분야에서 협력의제 창출자로서 역할

 

3. 한일의원연맹의 역할 축소와 변화의 요인

 

► 한일의원연맹의 역할 축소와 변화는 △한일관계의 대칭화로 인한 한일 간 구조와성격 변화, △한국의 민주화로 인한 정치인의 세대 교체, 시민감시활동 증대 등 외부 환경 변화에 기인하는 측면이 많으며, 이는 한편으로 한일의련 내 언어와 문화의 탈식민지화를 통한 한일 의원외교의 정상화라고도 평가할 수 있음.

o 한일관계의 변화

- 탈냉전과 함께 한일을 묶어 온 이데올로기적 구심력이 약화되었고, 양국은 자국의 이익을 전면에 내세운 외교정책 추구

- 한국의 민주화와 경제성장으로 한일관계가 비대칭에서 대칭으로 변화하면서 한국이 일제강점기 역사문제에 대해 일본에 강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일본사회의 보수우경화로 한일 양국 모두 역사문제에 대해 강경한 분위기 형성

o 한국의 민주화로 인한 한국 내의 변화

- 정치인들의 세대교체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한일의련 내에 이른바 ‘일본통’이 사라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한일 양국 의원들 간의 사적인 네트워크가 사실상 붕괴. 한편 젊은 정치인들은 한일의련을 ‘냉전형 교류단체’로 인식하는 경향

-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활동이 늘어나면서 의원들의 ‘외유’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작용

- 의원들이 국민여론의 향방을 민감하게 의식하게 되면서 한일 갈등 발생 시 갈등 해결보다는 국민들의 분노를 전달하기 위해 일본 측을 항의방문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전시효과가 높은 활동 전개

 

► 이상과 같은 이유로 한일관계가 냉각되면서 양국이 대화단절 상태에 빠지자 자연스럽게 의원외교도 단절되었고, 양국 간의 대화 단절 상황을 개선할 수단을 가진 것이 한일·일한의련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능 부전상태에 빠짐.

 

Ⅳ. 평가 및 과제


1. 의회외교의 활성화에 대한 평가와 과제

 

o 의회외교는 국회사무처 국제국이 총괄하고 있으나, 국가별·분야별 전담조직이 제도화되지 않은 채 초청외교, 방문외교, 국제회의 참석 등에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바, 의회외교의 내실화를 위해 지원부서의 확충 필요

- 산발적이고 단발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의회외교 활동이 거시적인 국가 비전에 부합하고 방문 국가와 공유할 수 있는 상생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를 갖기 위해서는 시의성 있는 정책 의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구체화된 정책 실행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정책 기획이 뒷받침되어야 함.

o 의회외교 채널의 공식화·정례화를 위해 주요국·주요의제의 경우에는 한일의원연맹,한중의원연맹과 같이 별도 사무국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외교활동 목적의 국회 소관 단체 및 법인 설립 필요

- 특히 한미 의회외교를 담당하는 의원단체는 ‘한미 의회외교포럼’이 유일할 정도로 대미 의회외교는 빈약한 상황. 우리 외교에서 대미외교가 갖는 비중과 중요성을 고려한다면 ‘한미의원연맹’의 출범은 조속한 과제

o 미국,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한 최근 5년간의 의회외교 활동 실적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며, 더욱이 2019~2022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더욱 저조했음. 외교활동 자체가 대면 접촉을 통한 직접적 만남과 대화가 매우 중요하나, 팬데믹, 자연재해, 전쟁 등 대면 접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 발생 시에도 외교 활동은 이루어져야 할 뿐 아니라, 비상 상황에서는 외교의 역할이 더욱 요청되는 바, 초청·방문·국제회의 참석이라는 대면 외교의 틀에 외교활동의 범주를 제한하는 의회외교활동 관련 규정의 재검토 필요

- 의회외교활동이 초청·방문·국제회의 참석의 틀에 갇히게 되고 이마저도 ‘의회외교활동 자문위원회’의 엄격한 사전심사를 받게 된 이유는 국회의원의 외유성 출장으로 인한 측면이 큼. 의회외교활동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반성과 노력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며, 의회외교의 필요성과 기능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동의 확보를 위해 의회외교의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홍보할 필요

o 국회의원들의 외교 문제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정보의 부족, 빈번한 상임위 이동, 의회외교 활동은 득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의회외교 활동에 소극적인 의원들의 태도 등으로 의회외교의 실질적 성과 도출 미흡

- 의회외교의 성과가 축적되고 입법화되고 정책에 반영되는 제도적 기반 필요

o 각국 의원친선협회 등에 대한 일률적·임의적 배정으로 의원들의 관심도가 낮고 해당국가 의원과의 관계 형성이 부족하여 실질적 의회외교보다는 형식적 우호 중심의 활동에 그칠 우려

- 의원외교단체를 대상국가별로만 구성하기보다 이에 더해 아동, 여성, 인구, 인권, 환경 등 주제별로 구성하는 것도 개선 방안


2. 한일 의회외교에서 한일의원연맹의 역할에 대한 평가와 과제


o 한일의련은 △한일관계의 대칭화로 인한 한일 간 구조와 성격 변화, △한국의 민주화로 인한 정치인의 세대 교체, 시민감시활동 증대 등 외부 환경의 변화로 인해 한일관계에서 과거와 같은 중요성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임.

o 한일 양국에서 여당 주도의 의련 운영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반발과 야당의 독자 행보도 추진되고 있어 한일·일한의련에 의해 독점적으로 이어져온 한일 의회외교가 다변화할 가능성

*외교부가 1.12 ‘강제동원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를 한일의원연맹과 공동 개최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연맹 소속 야당 의원과는 논의하지 않음. 연맹 소속 야당 의원들은 긴급 회의를 열고 토론회 무효 주장. 토론회는 연맹 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정부의 공동 주최 형식으로 변경10)

o 일본에서는 자민당 주도, 구세대 정치인 주도의 일한의원연맹을 비판하며 독자적 한일 의원외교를 추진하려는 움직임 등장

- 2003년 6월 민주당(1998.4.27.-2016.3.27) 의원들이 한국 의원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일한의원연맹과 별도로 「민주당일한의원교류위원회」 설립

-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금년 3.22 「일한우호의원연맹」 설립11)

o 한일의련은 시대 변화에 따라 그 기능과 역할이 변화해온 바, 비공식 행위자로서의  할이 사실상 끝난 이제는 협력의제 창출자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면서 현안문제해결에 적극적 조언을 할 수 있는 역할에 치중하는 것이 바람직

- 한일의련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 간 갈등이 표면화·첨예화하고 이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여야, 보수·진보 사이에서도 상충하는 상황에서 초당적 의회외교단체라는 장점을 살려 한일 외교의 대안과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국회가 한일 외교의 공론장이 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대일본 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해야 함.

- 한일의련은 한일간 의회외교의 공식조직으로서 한일 국회의 상호 교류와 이를 통한 한일관계의 장기비전과 협력과제의 실천방안에 대한 상호 의견 교환, 한일관계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인식의 공유 및 일본 내 지한파 의원 네트워크의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 함.

<끝>

---------------------------------------------------------------

1) 국회사무처. 『2022 의정활동지원안내서』 2022.3. 참조하여 요약

2) 김도희·김예경·박명희. 「21대 국회 의회외교 현황과 한미 의회외교 활성화 방안」. 국회입법

조사처 『이슈와 논점』 제2068호. 2023.3.6.

3) 국회사무처 국제국-정보마당-의회외교활동

(https://nas.na.go.kr/nas/info/diplomacy_active01.do)

4) 국회사무처 국제국 의회외교총괄과

(https://nas.na.go.kr/nas/organization/organizationList.do?deptName=%EA%B5%AD%EC%A0%9

C%EA%B5%AD&deptCd=9710117&subDeptName=%EC%9D%98%ED%9A%8C%EC%99%B8%EA%B5%

90%EC%B4%9D%EA%B4%84%EA%B3%BC&subDeptCd=9710213)

5) 국회입법조사처(https://www.nars.go.kr/intro/organization.do)

6) 국회미래연구원(https://www.nafi.re.kr/new/people.do#)

7) ““의원님, 이 해외출장 왜 가야 하죠?”… 깐깐해진 ‘의원외교 심사’” 한겨레. 2019.5.20.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94601.html)

8) Ⅲ장 2절, 3절은 이원덕·정미애·최희식. 2013. 『한일관계에서 ‘의원외교’의 중요성: 한일의

원연맹의 역할을 중심으로』. 한국의회발전연구회. pp.29-72를 기초로 요약 및 수정·보완

9) 「日韓議連細るパイプ 竹島対立激化の遠因-かつては大物が懸案解決」 《日本経済新聞》

2012.9.9. (https://www.nikkei.com/article/DGXDZO45917900Y2A900C1NN9000/)

10) “외교부-한일의원연맹 강제동원 토론회 공동주최 무산” 한겨레. 2023.1.9.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1075025.html)

11) “日 제1야당 ‘일한우호의원연맹’ 설립…독자 의원외교 추진” 연합뉴스. 2023.3.22.

(https://www.yna.co.kr/view/AKR20230322073800073 


 ※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세종정책브리프 23-5](2023. 4. 18)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2
  • 기사입력 2023년04월25일 13시00분
  • 최종수정 2023년04월24일 17시59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