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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의 나무 사랑 꽃 이야기(8)'오동'이란 이름의 세 종류 나무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6월12일 17시13분

작성자

  • 김도훈
  • 서강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전 산업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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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무의 이름으로서 오동은 옛날부터 우리 정서에 매우 익숙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을 우리 가요 속에서 찾습니다. 작고한 허스키 가수 최헌이 부른 ‘오동잎’이란 노래는 적어도 첫 소절만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정도로 유행한 노래이고, 봉황을 보려고 심었다는 김도향이 부른 ‘벽오동 심은 뜻은’이란 노래도 매우 익숙한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잘 언급되지 않는 개오동나무까지 모으면 오동나무 이름을 가진 나무들은 세 가지나 되고 저는 이들 나무들을 제법 종종 만나고 있습니다. 

 

나무의 이름으로서 오동은 옛날부터 우리 정서에 매우 익숙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것을 우리 가요 속에서 찾습니다. 작고한 허스키 가수 최헌이 부른 ‘오동잎’이란 노래는 적어도 첫 소절만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쉽게 오르내릴 정도로 유행한 노래이고, 봉황을 보려고 심었다는 김도향이 부른 ‘벽오동 심은 뜻은’이란 노래도 매우 익숙한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잘 언급되지 않는 개오동나무까지 모으면 오동나무 이름을 가진 나무들은 세 가지나 되고 저는 이들 나무들을 제법 종종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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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분당 아파트단지 내의 오동나무 잎에 필자의 손을 얹고 찍은 사진 

 

나무의 수형을 보면 상대적으로 개오동이 비교적 키가 작은 편인 데 비해 오동과 벽오동은 키가 제법 큰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오동나무 등걸이 밝은 편의 갈색을 띠는 데 비해 벽오동 등걸은 약간 푸른 빛을 띠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碧梧桐인가 봅니다. 

 

오동나무는 비교적 빨리 자라고 나무재질이 가볍고 균일하여 장농이나 우리 국악 악기들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빨리 그리고 크게 자라고 목재가 가벼우면서도 튼튼하므로 장농을 짜기에 적합했기 때문이었겠지요. 그렇다면 오동나무는 과거 거의 집집마다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지금은 만나기가 만만치 않아졌습니다. 우리 생활양식이 아파트 위주로 바뀌다보니 너무 크게 자라는 데 비해 아기자기한 맛이 없는 이 나무를 심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SNS에 오동나무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더니 국악을 전공한 대학 동아리 한 후배는 “가야금 거문고 등 우리 악기도 오동나무로 만드는데 좋은 오동나무가 이제 별로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악기 값이 몇 년 사이 많이 올랐는지 얼마 전 가야금 하나 사려다 깜짝 놀랐네요. 예전에 국악원에 있을때 가격으로는 가야금 줄도 못 산다 하더라구요. 그것도 모르고 국립국악원에 있는 선배한테 부탁했더니 악기사에 가서 그냥 하나 뺏어왔다 하더라구요.”라는 댓글을 단 바 있습니다. 다른 후배는 “어릴때 야구방망이를 만들어 썼는데 가볍고 탄력이 있어서 돌을 쳐내도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어요.”라는 댓글을 단 것을 보면 얼마 전까지 우리 생활 속에 매우 가까웠었는데 이제 우리 생활과 상당히 멀어진 셈입니다. 

 

그런데 오동나무는 의외로 자연에서는 아직도 번식력이 왕성한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나무를 차를 타고 가다가 고속도로변에서 자주 목격하고 있습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광주원주고속화도로, 세종시 진입도로 등에서 말입니다. 멋진 꽃이나 열매들을 달고 있어서 사진을 찍고 싶은 경우가 많은데 이런 곳에서는 아쉽게도 사진 찍을 기회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동나무는 봄이 무르익은 5월 경에 보라색 꽃을 피웁니다. 그런데 이 나무의 잎이 워낙 크다보니까 잘 눈치 채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꽃이 있던 자리에 열매 대궁이를 달고 있지요. 대체로 오동나무 열매는 1년이 지나도 껍질이 까맣게 변한 채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2년 사이의 열매를 한꺼번에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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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분당 영장산 기슭 오동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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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 광주시 열미리 산 개울가 오동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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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6일 분당 아파트단지 오동나무 

 

주변에서 벽오동나무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아마도 김도향의 노랫말로만 나무이름을 들은 기억밖에 없는 분들도 많으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만큼 나무가 큰 특색을 보여주지 않아 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실 조금만 나무에 관심을 가지시면 그 특유의 푸른 빛 줄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한자로 梧桐이라 하면 원래는 벽오동을 가리켰다고 나무백과라는 세 권의 책을 쓰신 임경빈 선생님은 말씀하시고, 특히 梧자가 바로 벽오동이고, 桐자가 오동이라고 하시네요. 임경빈 선생님은 또한 벽오동나무가 “깨끗하고 귀족적이며 우아한 선비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고 하고 그래서 봉황새가 이 나무에만 앉는다고 알려져 있다고 하셨는데, 그래서 아마도 위에 언급한 노래가 나왔나 봅니다. 

 

벽오동나무는 오동나무보다 더 눈에 잘 띄지 않는 꽃을 6월 하순에 피우기 시작합니다. 남부 지방은 일주일 정도 일찍이지만. 그 개화 시기를 놓치면 갈색의 잎 모양 열매가 다발로 달린 모습을 보게 되는데 저는 서강대학교 캠퍼스에서 계속 그 열매 다발만 보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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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22일 경주 양동마을 벽오동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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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19일 서강대 교정 벽오동나무 꽃봉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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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4일 서강대 교정 벽오동나무 

 

마지막으로 개오동나무는 수형도 우아하고 제법 볼만한 꽃을 피울 뿐만 아니라 꽃이 진 자리에 매우 가늘고 긴 깍지를 내리고 열매를 매다는데 그 깍지들이 1년 이상 남아 있는 모습이 제법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므로 공원이나 학교 캠퍼스에 잘 심어지는 것 같습니다. 지난 5월 마지막 날 여의도공원을 둘러볼 때 공원 내에 의외로 이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개오동나무도 벽오동나무와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고 비슷한 시기에 열매를 매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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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30일 하동 청학동 개오동나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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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일 여의도공원 개오동나무 

 

우리나라에서 이들 세 나무가 그다지 높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데 비해 제가 여행한 다른 나라에서는 곳곳에서 이들 세 가지 나무들을 발견했습니다. 중국 북경, 일본 동경, 대만 타이베이 등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에서도 그랬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이 나무들을 종종 발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작년 7월 한 달 동안 프랑스 파리에 저희 집사람과 함께 가서 파리 구석구석을 돌아보던 때에 발견했던 세 나무들의 모습을 담아 보겠습니다. 이 나무들 모두 에펠탑 주변 공원, 베르사이유 궁전의 공원, 노트르담 성당이 있는 시테섬의 거리 등 어느 곳에서나 쉽게 발견할 수 있었으니 우리나라에서보다는 훨씬 더 대우받는 나무들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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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30일 파리 노트르담이 있는 시테섬 거리에 심어진 개오동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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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8일 프랑스 루앙시 루앙대 캠퍼스의 개오동나무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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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12일 파리 시내 중심 레알 근처 성당벽의 벽오동나무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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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0일 파리 에펠탑 근처 공원 오동나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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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8일 파리 에펠탑 공원 벽오동나무, 줄기의 푸른 색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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