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인들 ‘그대로 멈춰라!’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매학기 첫 수업시간에 나는 항상 학생들에게 “대학에는 다양한 전공이 있는데 이런 다양한 학문이 추구하는 공통된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했었다. 각기 서로 다른 분야의 전공을 공부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모든 학문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한명 한명이 모두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매우 소중하고 유일한 존재임을 상기시키면서 자존감을 갖도록 당부했다.
여기에 더해 ‘한 가지를 보면 열 가지를 안다’는 격언처럼 매 순간의 세포가 바로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인생세포 DNA이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 각자가 취하는 행위나 생각이 바로 그 자신의 인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갑자기 모든 게 멈춰 학생들을 만날 수가 없게 되었다. 마치 어릴 때 즐겁게 하던 ‘그대로 멈춰라!’ 게임처럼 말이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움직이는 사람은 벌칙을 받게 되는 게임이다.
요즘 총성 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이 게임을 하고 있다. 이 게임은 매우 단순해서 오래하면 재미가 없다. 이제 이 단순 게임을 끝내고 싶은데 언제쯤 완전히 끝낼 수 있을지에 대해 AI도 그 어떤 현자(賢者)도 예언할 수 없는 게임을 우리는 지루하게 계속하고 있는 현 상황이다.
그래서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이번 학기에 다행히 주어진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하고 싶다 : ‘경제와 인간의 생명 중 어느 쪽을 먼저 살려야 할까?’를 단도직입적으로 ‘병에 걸려 죽는 거랑 굶어 죽는 거랑 어느 쪽이 더 나은가?’라고 묻고 싶다.
‘어느 쪽으로 든 죽고 싶지 않다’라는 게 우문현답(愚問賢答)일 것이다.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의 확산으로 세계는 이제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지구촌인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전염병확산을 차단하고 경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거나, 아니면 최소화 했어야 했는데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이 우리 일상생활에서 어렵고 위험한 일을 맡아서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전염병을 미리 찾아내서 이를 차단하는 일까지를 담당할 정도로 스마트하기를 기대하기는 시기상조이다.
그렇다면 공상 소설 속의 상황이 현실화 된 듯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전 지구촌의 멈춤 사태는 처음부터 차단할 수 없었던 갑자기 나타난 블랙스완인가? 경제적 측면에서는 코로나 사태를 블랙스완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사태는 갑자기 나타난 위기가 아니라고 본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을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는 멈추게 할 수 없는 대재앙(大災殃)의 수준으로 몰고 온 것은 결국 인간들의 이기심과 욕심, 그리고 본질에 충실하지 못한 것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총체적인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의 합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국제보건기구(WHO)가 본분을 다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싶다.
WHO의 목적은 지구촌인들의 건강을 돌보는 일이다. 처음 우한(武漢)에서 한 의사가 새로운 바이러스의 발생을 보고했을 때 재빨리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취했더라면 지금의 대재앙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인데 기회를 놓친 셈이다.
왜 지구촌인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질병을 차단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국제기구의 수장을 정치인이 맡아서 하게 되었는지 한심할 뿐이다.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인재를 배치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망각한 결과로 오늘날 지구촌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대재앙으로 올 스톱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지구촌인들이 모두가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고, 각자의 본분과 본질에 충실하면 그나마 고통을 좀 더 빨리 멈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