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채권시장 현황과 향후 리스크 점검 <1>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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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최근 물가상승세 둔화로 급격한 긴축 우려가 다소 낮아지면서 국고채 시장금리가 안정화되고국고채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음. ► 이는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향후 경기둔화 우려가 장기금리에 반영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추가 금리인상 기대가 낮아질 경우 향후 국고채권에 대한 수요는 견조해 질 것으로 판단됨. ► 크레딧물 시장에서는 강원도 레고랜드 ABCP 지급보증 미이행 선언으로 한동안 자금흐름이 크게 위축되었는데, 당국의 유동성 공급안정대책이후 유동성경 색이 다소 해소 되었지만 비우량채권을 중심으로 투자심리는 아직까지 위축되어 있는 상황으로 판단됨. ► 기업의 단기자금 조달수단인 CP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며,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임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나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 정부의 시장안정화대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우량물 중심으로 크레딧시장의자금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지만 연말 수급불안 및 환매이슈, 향후 단기자금시장의 추가 유동성 경색 가능성, 부동산 PF 불안 등 여러 가지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음. ► 정책당국은 면밀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유사시를 대비한 컨틴전시플랜의 마련과 실행 점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임. |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잔액기준 발행규모가 이미 2,670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로 성장하면서 주식 시장과 함께 국내 자본시장을 이끌고 있다. 국채 발행규모가 1,020조원 가량(국고채 938조원)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금융채(558조원), 특수채(408조원), 회사채(423조원) 등도 꾸준히 동반성 장하면서, 국가, 공기업, 금융기관 및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주요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
2000년대 이후 지난 20여년간 전반적인 금리하락기 동안 국내 채권시장은 국내 기관투자자의 성장과 저변확대, 외국인 투자자의 장기투자 수요 증가 등 수요확대로 인해 큰 부작용 없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하였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금리상승기를 맞아 특수채 발행 수요 증가 등 일부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면서 지난 달 채권금리와 스프레드가 동반 상승하는 등 일부 불안한 모습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본고에서는 최근 국내 채권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고, 올 연말과 내년 초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전망과 정책대응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국고채시장
올 들어 전반적으로 국고채금리는 꾸준히 상승하는 양상을 나타내었다. 미국 연준이 ’22.2월 0% 였던 정책금리(하한기준)를 4차례의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포함해 6차례나 인상하여 현재 (12.12일 기준) 3.75%까지 도달하였다. 한국은행도 대내외적인 여건을 감안하여 기준금리를 인상 하였는데,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22년초 1%에서 시작하여 2차례의 0.5%p 인상을 포함한 7차례 인상을 거치며 ’22.11월 3.25%까지 도달하였다. 이런 상황을 일부 선반영하여 국내 국채금리는 전반적으로 상승하였는데, 지난 9월 28일 강원도의 채무불이행 선언 이후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여, 국고채(3년물) 금리는 10월 21일 4.46%까지 상승하였다.
사실 국내 채권시장에서 무위험 준거금리로 작용하는 국고채 금리 상승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 은 다양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대외적으로 미 연준 금리 인상 등 대외여건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대내적으로 국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급격한 긴축 우려가 낮아지면서 국내 국고채 시장금리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는데, 이는 10월 물가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물가정점 도달에 대한 기대감과 통화긴축 정책 완화 가능성이 시장에 반영된 까닭이다.2)
미국의 경우 연준은 11월 FOMC 의사록에서 향후 금리인상 속도 둔화 의견을 내었고, 11월말 파 월의장은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조절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였다. 국내의 경우도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bp 금리인상을 결정하고 한국은행 총재가 최종 기준금리를 3.5%내외 수준3)으로 언급 하면서 국고채 시장금리는 반락하였다. 10월 국고채 금리는 3년 금리 4.368%, 10년 금리 4.657% (22.10.21일 기준) 수준까지 상승하였으나, 12월9일 기준 3년 금리 3.649%, 10년 금리 3.480%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는 국고채 시장에서 국내 기준금리가 내년 1분기 이후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결과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단기금리 대비 장기금리의 하락폭이 심화되며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국고채 3년 금리와 10년 금리의 역전 폭은 +20.5bp (22.10.24일 기준)에서 현재 -16.9bp(22.12.9일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금리는 만기가 길수록 상환 불확실성 등에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등을 반영하여 수익률 곡선은 우상향하는 형태를 보인다. 그러나 향후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가 많아질 경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미래의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안전자산인 국고채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올해 9월에도 국고 10-3년 스프레드가 일시적으로 -21.3bp(22.9.26일 기준)까지 역전되는 상황 이 발생하였다. 다만, 이는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시점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현재와 차이가 있다. 당시 미국은 9월 FOMC 때 3번째 자이언트 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추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을 시사하였으며, 그 영향으로 국내 국채시장도 단기금리 위주로 급등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 났던 상황이다. 반면 현재의 경우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이 형성된 가운데 채권강세 속에서 장단기금리 역전이 심화되는 것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전 세계 정책당국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금리를 올린 부작용으로 인해 향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의 기대가 낮아진다고 하면, 향후 국고 채권에 대한 수요는 전반적으로 더욱 견조해 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며 신흥국 중에서 안정적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아직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고 채권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로 부각될 수 있다.
크레딧채권 및 단기물 시장
강원도의 레고랜드 ABCP 지급보증 미이행 선언으로 인하여 투자자들이 그동안 무위험이라고 평 가했던 지방채권의 신용도를 재평가하면서, 한동안 국내 크레딧 채권시장은 전반적으로 자금흐름이 크게 위축되었다. 그러나 이후 당국의 50조+α 규모의 유동성 공급 안정 대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크레딧 채권시장의 경색은 다소 해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신용도가 높은 우량 채권을 중 심으로 회복되기 시작하였으며 물가 고점 인식 및 긴축 속도조절 등의 대외적 요인도 크레딧 채권시장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은행채, 공사채 등의 우량 채권은 단기구간 강세가 전체 만기로 확대되었다. 또한 상위 등급 회사채의 경우에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4)되는 등 긍정적인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도 12월 들어서면서 채안펀드 가동 및 연기금, 투신기관 매입 참여로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캐피탈채 등 여전채의 경우 민평 금리보다 높은 금리에서 거래되며 투자심리가 아직까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아직까지 시장의 온기가 우량채에 머물러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매년 연말 기관투자자 및 법인들이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자금 확보 차원에서 환매를 늘리는 이슈는 국내 채권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이다. 투신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 크레딧 채권을 보유하면서 이자수익으로 운용하는 곳이 많은데, 환매요청이 나올 경우 크레딧 시장이 재차 경색국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연말정산 세제혜택을 위한 연말 퇴직연금에 대한 수요는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금리정점(terminal rate)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금리 인상 사이클 이 어느 정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금리 상품에 대한 가입수요가 늘어나면 크 레딧 시장의 유동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단기금융시장은 위축이 지속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나아지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RP매입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금융회사들의 자금 조달 시장인 RP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기업들의 자금조달시장인 CP시장은 정부의 회사채/CP 매입프로그램으로도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한 채 아직까지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PF-ABCP와 PF-STB 등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부동산 PF에 대한 차환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특히, 향후 주거용 부 동산을 전망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졌던 둔촌동 주공재개발 사업의 분양성적이 시장의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전반적인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보통 부동산 PF-ABCP 만기는 3개월로 현재 2023년 2월까지 만기도래하는 물량5)이 약 29조원으로 대부분인데, 최종 분양성적에 대한 우려로 차환되지 않거나 상환능력이 없다면 내년 초반 크레딧 시장 전반의 위기로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
전반적인 채권시장 전망과 정책대응
최근 전반적인 채권시장 상황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정부의 시장안정화 대책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우량물을 중심으로 크레딧 시장의 자금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다만, 여전히 비우량채에서는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시기적으로 연말까지 금융기관의 북클로징으로 인한 수급 불안 및 환매이슈, 향후 단기자금시장의 추가적인 경색 가능성, 부동산 PF 불안 등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으므로 추가적인 대응방안 마련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정책당국의 기본적인 대응방안은 원칙적일 수 밖에 없다. 크레딧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을 바탕으로 유사시 지원할 선별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자금지원시 어떠한 방식으로 유동성을 지원 할 것인지에 대한 방식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우량채권 쪽에는 훈풍이 불고 있지만, 내년 초까지 이어질 만기의 집중 현상과 부동산과 관련된 비우량채 신용위험 증가로 인해 아직 완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다만,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흐르면서 완전한 자금경색의 우려는 상당히 완화되었다. 조만간 우량채권시장의 온기가 비우량채권으로까지 전달되기를 기대한 다.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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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포맥스 12.12일기준
2) 최근 11월 미국 생산자 물가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이 재차 높아지고 있다.
3) 금통위원 6명 중 3.25% 1명, 3.50% 3명, 3.75% 2명)
4) 회사채AAA 1Y-국고 1Y 기준 166.3bp(22.11.29) → 149.5bp(22.12.09)
5) 부동산 PF 만기 물량: 22.12월 9.03조, 23.1월 11.96조, 23.2월 8.25조 단위 : 억원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하는 [금융브리프 특별호(27호)] (2022.12.16.)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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