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광의 바이오 산책 <49> 소중한 인간기억 강탈자; 알츠하이머병(A Plunderer of human memories; Alzheimer’s disesae)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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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추구하고 있는 삶의 질 향상과 풍요로운 삶은 획기적인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적절한 예방 및 치료 의학이 갖춰졌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지구 인구도 어느 정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의식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눈부신 의학 발전은 1950년 세계 인간 기대수명이 49세였는데, 55년이 지난 2015년에 71세로 늘어나는데, 중심 역할을 하였다. 우리나라 100세 이상 인구가 6,574명(2022, 통계청)이어서 간절히 원했던 100세 수명 시대가 멀지 않고, 이제 과감히 120세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지만, 노년에 알츠하이머병 (Alzheimer’disease, AD)에 걸려서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심지어 자신이 누군지 조차 잊어버리고 일생을 마감하는 것을 보면서 허무하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도대체 인간 정체성이 무엇이고, 무엇이 만물의 영장인지 살아온 인간 생애조차 회의를 느낀다.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의 인구의 10%, 85세 이상 인구의 50%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나이와는 필연적인 관계가 있다. 실제, 2022년 현재 우리나라 총인구는 5,163만 명이고 이 중에 65~85세 인구가 1,026만 명으로 나타나서 이중, 10%인 102만 명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일 확률이 있고, 85세 이상 인구 94만 명인데, 이 중 50%인 47만 명이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추정하면, 2022년 현재 총 149만 명 정도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앞으로 2040년이 되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63명으로 추정(통계청)하고 중위 나이(전체인구의 중간나이)가 2021년 44.3세에서 2040년 54.6 새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서 65세 이상 인구가 많아져서 2040년 알츠하이머 환자가 200만 명이 돌파할 것으로 예측한다.
같은 추세로 전 세계는 2050년까지 1억 6,000만 명의 알츠하이머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여 빠른 예방과 치료 방법 개발이 절실하게 필요한게 현실이다. 알츠하이머 환자가 엄청난 속도도 늘어나는 반면 계속 기대수명이 늘어나면, 생애 중 병에 걸려서 사는 유병 기간이 늘어나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에 사용되는 예산이 커져서 총체적 국가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기대수명이 길어짐에 따라서 알츠하이머 환자 수가 늘어나면 여러 가지 국가 사회적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원인, 병 진행 및 예방/치료에 대한 현재와 미래에 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알츠하이머병>
노년에 자신이 누군가도 모르는 채 세상을 떠나는 치매(癡呆)는 누구도 원치 않는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병중 하나이다. 후천적으로 기억력이 감퇴되면서, 언어능력 장애, 시공간 파악 능력 감소, 성격 및 감정 변화 등 뇌 신경 인지(認知)기능이 떨어져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임상 증후군을 치매라고 한다. 다른 병과는 다르게 사전에 뚜렷한 징후가 없어서 본인은 물론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전혀 예기치 못하게 서서히 발병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가까운 2~3일 전 기억부터 시작하여 급기야 자기 자신까지 까맣게 잊어버리는 기억 심연(深淵)에 빠지는 치매는 노년을 정말로 암울하게 만든다. 특히, 현재로는 아예 신뢰할 수 있는 예방/치료 방법도 없어서 노년에 접어드는 많은 사람을 아주 불안하게 한다.
치매에는 노인성 치매의 50~6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가 주원인이고, 뇌혈관 순환장애를 만드는 혈관성 치매(Vascular dementia)가 20~30% 차지하고 있고, 그 외 전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루이소체 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등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이 두려운 첫 번째 이유는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아직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증상을 완화하는 약은 물론이고 알츠하이머병이 초기에 진단하는 주관적 인지장애(Subjective Cognitive Impairment, SCI)나 경도 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로 전조 증상을 안다고 할지라도 의학적으로는 전혀 손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두려운 점은 단순한 불치의 병이 아니지만, 불치병으로 죽는 것보다도 더 심한 고통을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 함께 겪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가족은 물론 자신의 과거, 현재 심지어는 현재 자신마저 망각하고 밝혀지지 않은 심연(深淵) 속에 빠져서 결국은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야 한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노년에 든 사람들은 알츠하이머로 자신조차도 망각하고 가족을 고생시키고 세상을 떠나지 않기를 기원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현재 예방도, 치료도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바이오 기술은 개인 유전체 해독으로 현재까지 불치병으로 여기는 많은 질병이 해결되고 있고 뇌 신경인지 공학 등 뇌 질환 관련 의료기술이 획기적으로 진전하고 있어서 빠른 시간 내에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
<알츠하이머병 치료>
알츠하이머병은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박사가 알츠하이머로 사망한 환자를 부검하여 신경반(Neuritic plaque)인 아밀로이드 플러그(amyloid plaque)와 길게 얽혀 있는 신경섬유 다발(neurofibrillary tangle)인 타우(tau)단백질을 이상 부위로 최초 보고하였다. 현재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된다는 뇌속 아밀로이드 플러그는 PET검사로 초기진단이 가능하고, 그리고 뇌 MRI를 통해서 뇌 측두엽과 해마의 위축상태로 뇌의 손상 정도를 파악되는데 그림 1.에 보는 바와 같이 MRI 상에서는 공간이 검게 나타난다.
많은 과학자는 뇌의 아밀로이드 플러그가 알츠하이머 병발에 중요하다고 여겨서 지난 수십 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세계 최고의 뇌 신경 과학자들이 다국적 제약회사의 연구지원으로 100개 이상의 신약후보물질로 아밀로이드 플러그를 제거하는 데 집중하여 임상시험을 했지만, 거의 약 99.6%가 실패하였고 FDA에 승인을 받은 0.4%도 완벽한 치료제가 되지는 못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Nature”(2006년)지에 발표되어 가장 많은 인용(2,270건 이상)이 된 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기본 되는 미네소타대 연구논문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역할이 과장되었다고 제기되어 최근, 국제학술지 “Science”에서 6개월간 공식 분석한 결과 문제(한국경제TV 2022.8.4.)가 있다고 발표하였다.
미국 국립보건원이 운영하는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www.clinicaltrials.gov) 자료는 2022년 1월 현재 143개 신약후보물질로 172개의 알츠하이머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고, 이중 임상 3상에 진입한 물질이 31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킷으로 하는 연구에 성공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여 실제, 아밀로이드 베타를 목표로 임상 3상 연구를 하는 회사들의 주가가 큰 타격을 받았다. 심지어, 국제 알츠하이머 학회는 “알츠하이머를 치료하거나 막을 수 있는 치료제는 아직 없다”라고 공식 발표를 하기까지 하였다.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2021년 6월 FDA에서 승인된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isai)의 “에두헬름(Aduhelm)”도 임상 3상에서 충분히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하여 임상 4상을 진행하는 조건부 허가를 받았지만, 2022년 4월 20일 바이오젠에서 유럽 의학품청(EMA) 승인을 자진 철회한 실정이다. 최근 연구에서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게 되면, 환자의 뇌 속의 신경세포는 이미 퇴행하여 다시 되돌리기 어려운 상태여서 즉, 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질이 이미 변성되어서 약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새 신경세포를 만드는 재생의학을 시도하면 새롭게 생성된 신경에 의해서 기존 퇴행 신경의 진행을 막아준다는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 기업 지뉴브(Genuv)는 기존 FDA 승인 항암제인 “트라메티닙(Trametinib)”이 새로운 신경세포가 분화되어 신경망을 회복하여 인지기능이 개선되고 아울러 문제시되던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단백질 뇌 축적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키스톤 심포지움(Keystone symposia, 2022.6.5.)에서 발표하였다. 대부분의 연구가 집중된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 타깃 약물뿐 아니라 신경세포 재생(Neurogenesis) 혹은 새롭게 시도되고 있는 유전자 치료법(Gene therapy) 등과 같은 새로운 기전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적극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알츠하이머 분야의 전문가 알란 레 비(Allan Levey)가 강조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
인간이 처음 지구에 등장한 750만 년 전에는 침팬지나 유인원처럼 나무에 살고 있어서 침팬지나 유인원과는 유전자 변이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추정한다. 지방결합 단백질 군인 348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ApoE(Apolipoprotein E, ApoE Ꜫ4) 유전자는 주로 뇌의 성상세포에서 신경전달을 하는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역할을 하였다. 영장류에서 인간으로 분할되면서, 인간에게는 ApoE에서 61번째 아미노산인 트레오닌(Threonine)이 아르지닌(Arginine)으로 변이(Thr 61 Arg)가 된 ApoE4가 변이하여 발생하였다. 하지만 ApoE4 유전자는 가지게 된 사람은 여전히 50세 이상이 되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았다.
다행스럽게도 22만 년 전 ApoE4 유전자의 112번째 아미노산인 시스테인(Cysteine)이 아르지닌(Arginine)으로 변이(Cys 112 Arg)한 ApoE3 유전자가 나타났고, 그 후 8만 년 전에 ApoE3의 158번 아미노산인 아르지닌(Arginine)이 시스테인(Cystein)으로 또다시 변이(Arg 158 Cys)된 ApoE2 유전자가 발생하였다. 알츠하이머가 걸릴 확률은 ApoE4>ApoE3>ApoE2로 나타나서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모두 ApoE4를 물려받은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이 걸릴 확률이 아주 높고, 모두 ApoE2 를 물려받으면 걸릴 확률이 아주 낮아진다.
사람 대부분은 한 쌍의 ApoE3 가지고 있어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은 9%이지만, 한 쌍의 ApoE 유전자 중 1개라도 ApoE4 유전자를 가지면 알츠하이머의 걸릴 확률이 30%로 높아지는데, 미국인은 25%가 ApoE4를 한 개 가진 인구가 현재 7,500명에 달한다. 마지막 ApoE4가 2개인 경우는 병에 걸릴 확률이 50%에 달한다. 더욱더 어려운 사항은 ApoE4가 한 쌍인 사람은 40대 말~50대 초에 알츠하이머가 시작되고, ApoE4가 1개인 사람은 50대 말~60대에 병이 시작되고, ApoE3 만 있는 경우는 60대 말~70대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수 있다.
의학저널 “The lancet public health(2022))”에 따르면 치매에 걸릴 확률은 65세 이후 매 5년 마다 두 배씩 늘어나고, 알츠하이머 관련 유전자인 ApoE4가 2개 가진 사람은 55세부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발병확률도 ApoE4 유전자가 없는 사람에 17.4배 높고, 1개 가진 사람은 60세부터 병발 될 수 있고 발병확률도 2.7배 높다고 한다. 유전체 검사를 하여 자신이 모두 ApoE4 유전자를 가졌다 하더라도 속수무책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진행되는 연구 결과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2020년 미국 MIT 공대는 ApoE4가 뇌의 성상세포의 이불흡수(Endocytosis)과정을 방해하여 에너지를 얻지 못하면 신경 간 신호전달, BBB(Brain-Blood-Barrier)유지에 문제가 생겨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된다고 발표(Cell Reports(2020))하였다. 효모로 ApoE4, ApoE3 유전자를 조작하면 ApoE4를 줄일 수 있고, Yap 1802p라는 단백질이 이물 흡수결함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효모의 Yap 1802p는 인간의 특정 유전자코드인 PICALM과 같아 ApoE4를 가진 성상세포도 PICALM 유전자발현이 높으면 이물 흡수 기능이 회복되어 알츠하이머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Gladstone Institutes는 알츠하이머를 발병하는 ApoE4를 ApoE3로 바꾸는 저분자 물질 PH002를 발견하고 실제로 쥐에서 ApoE4 병리 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알츠하이머 병리 증상이 회복되는 것을 확인(Nature medicine(2018))하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 ApoE4를 타킷으로 하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시도가 늘어나고 있고, 미국 워싱턴대학에서는 뇌의 ApoE4만 특이적 항체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현상을 발표하여 뇌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회사에 라이센싱하고 있다. 아직은 시도는 되지 않지만 정밀한 유전자 편집이 가능한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 기술로 ApoE4 유전자의 112번째 아미노산인 시스테인(Cystein)을 아르지닌(Arginine)으로 바꾸어 ApoE3 유전자로 유전자 치료하는 방안에 대한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맺 는 말>
알츠하이머병은 정말로 노년을 절망하게 만드는 최악의 병이다. 가족 중 단 한 번이라도 치매에 걸린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면 얼마나 어려운 병인지 그리고 얼마나 비인간적인 병인지를 알 수 있다. 특히, 완전한 치료는 물론, 현재로는 아예 신뢰할 수 있는 예방 방법도 없고 치료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여 노년에 접어드는 많은 사람은 아주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ApoE4 유전자와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성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유전체 검사 후 한 쌍의 유전자가 모두 ApoE4라고 하더라도 뾰족하게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새롭게 개발되는 많은 치료제도 실용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알츠하이머를 치료하면서 쌓인 여러 가지 지식을 활용하여 발병을 지연시키는 방법이 지금은 최선으로 판단한다.
알츠하이머 환자가 공통으로 일어나는 신진대사를 분석한 결과 감염이나 식단(食單)으로 인한 염증이 중요 원인이고, 아울러 뇌에 필요한 산소, 영양(포도당 등)이나 호르몬이 부족할 때와 독성물질이 유입되었을 경우(D.E. Bredesen(2017) “The end of Alzheimer’s”)를 원인으로 밝히고 있어서 생활방식이나 먹는 음식만 잘 조절하여도 매우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데 관심을 가져 보았다.
또한 최근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Microbiome 연구에서 잘못된 식이나 흡연, 음주, 독성물질이 장에 유입되면 장 누수(腸漏水)가 생겨서 파킨슨이나 알츠하이머와 같은 뇌 염증 질환이 걸리기 쉽다는 이야기와 뇌혈관 장벽(Brain Blood Barrier)을 통과할 수 있는 적절한 영양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 나쁘게 된 신체를 약으로 고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빠지지 않게 몸을 관리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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