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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의 선방과 재정정책의 정상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3년07월06일 16시30분
  • 최종수정 2023년07월06일 11시25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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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연율 2.7%, 대기업 체감경기 7기만에 호전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에서도 일본경제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금년 1분기의 실질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2.7%를 기록해 일본의 잠재성장률인 0.5~1% 수준을 크게 능가했다. GDP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1.2%p, 기업 설비투자가 0.9%p를 기록했다. 순수출은 -1.4%p에 그쳤으나 내수의 확대로 성장을 지탱하는 구조를 보였다. 

소비의 경우 지난 5월 8일에 코로나19의 규제가 감염증 2분류에서 5분류로 완화되고 마스크 착용의 강제성이 없어지면서 각 분야에서의 소비지출이 한층 회복되고 소비 금액 자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능가하기 시작하고 있다. 닛케이의 취재 조사(消費, コロナ前水準に5類移行1カ月, 娯楽・百貨店は上回る日本經濟新聞, 2023.6.20.)에 따르면 5월의 저녁식사 시간대(오후 5시~오전0시)의 평균 예약 인원수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약 90% 수준으로 회복, 그동안 각종 행동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80%를 넘기 어려웠던 벽을 극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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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체감경기도 개선되고 있다. 일본은행의 단기경제관측조사(단칸 조사)의 경우 6월 조사에서 대기업 제조업의 경기판단을 나타내는 지수가 플러스 5포인트가 되어 3월 조사를 4포인트 상회하며 7기만에 개선하였다. 예를 들면 반도체 등 부품 공급 부족이 서서히 해소되어 자동차 생산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가격 인상 추세에 따라 기업의 수익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것이 임금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대기업의 비제조업 지수는 플러스 23포인트로 전회를 3포인트 상회하여 5기 연속의 개선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 등으로 숙박이나 음식 서비스업이 크게 회복했다. 

 

단칸조사에서 나타난 일본기업의 2023년 설비투자계획은 전규모 전산업 기준으로 전년도 대비 11.8% 증가했다. 기업이 코로나19로 보류했던 설비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여 민간 예측의 중앙값(9.3% 증가)도 웃돌았다. 특히 대기업 제조업의 2023년도 설비투자 계획은 19.3%의 증가율을 보여 2022년도의 실적(6.5% 증가)을 크게 상회했다.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익환경이 개선된 일본기업이 디지털 혁신 투자와 함께 에너지 절약 및 탈탄소 관련 투자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 경제의 선순환 구조 강화와 비상시 재정의 수정


일본경제는 설비투자 확대 - 고용 및 임금 개선 - 소비확대의 선순환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본정부도 이러한 선순환의 강화에 주력하려는 입장이다. 특히 현재 일본 제조업도 디지털 혁신(DX)과 그린 이노베이션(GX)에 주력하면서 새로운 투자와 기술혁신으로 새로운 공법, 새로운 제품, 새로운 공급망 및 인프라, 인력부족 대응 자동화 시스템 등의 개발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지난 7월 4일에 전기차(EV)용 신생산 기술인 ‘기가 캐스트’를 2026년에 출시할 EV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서 벨트컨베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자율주행 하는 운반기기를 활용하는 방식을 일부 채용하게 된다. 신기술을 도입해서 생산 공정 및 공장 투자비용을 2분의 1로 감축할 방침이다. 도요타로서는 EV 시장에서 미국의 테슬라나 중국 BYD 등에 비해 저조한 EV 판매 실적이나 낙후된 경쟁력의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기가 캐스트는 자동차 뒷부분의 88개 판금 부품을 33개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었던 것을 한 개의 부품, 한 개의 공정으로 집약해 비용 절감에 기여하게 된다. 테슬라의 원가 절감형 생산 방식과 유사한 측면이 있으나 도요타가 가진 현장 주도의 개선 역량을 활용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본기업의 투자가 회복되는 가운데 일본정부는 일본경제의 선순환 추세를 보다 확실하게 하기 위해 주력할 것으로 보이며, 지난 6월 16일에 ‘호네부토(骨太 : 벼가 긁은 경제대책) 방침’이라고 불리는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 2023’(内閣府, 経済財政運営と改革の基本方針 2023, 2023.6.16.)를 각의결정 했다. 여기서는 구조적인 임금인상, 저출산 대책에 주력하는 한편 DX, GX를 촉진하고 지방경제 및 중소기업을 활성화하여 중간층을 확충하겠다는 방향이 제시되었다. 아베노믹스가 낙수 효과를 추구했던 것과 달리 기시다 내각에서는 중산층에 대한 지원을 통해 경제전체의 선순환을 추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재정정책 방향에서는 중장기적인 경제재정 정책의 방향을 검토하기로 하는 한편 재정건전화 목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재정지출을 크게 확대했던 비상조치를 해제하고 재정의 정상화가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추경예산을 대규모로 추진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평상시의 재정체제로 복귀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 상공인 등에게 실시되었던 42조엔 정도의 무이자, 무담보 정책 융자, 소위 ‘제로제로 융자’도 단계적으로 상환하게 된다. 

 

경제 불안 및 위기 때에는 재정을 확장하고 경제가 안정되면 팽창한 재정을 방치하지 않고 재정의 규율을 회복하는 소위 ‘경기변동 억제적 재정정책(Countercyclical Fiscal Policy)’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재정적인 규율은 다음의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을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며, 신용도를 높일 수 있다. 국채 투자가로서는 해당 국가가 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착실하게 부채를 줄이려고 노력해야 보다 높은 신용도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정부의 재정정책 방향에서는 ‘중요한 정책의 선택지를 줄여서는 안 된다’라는 문장이 들어가고 있다. 단년도가 아닌 다년도에 걸친 시각에서 전략적으로 확충해야 할 중요 사업 등에 관해서는 계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아마, 일본정부가 강조하는 디지털혁신(DX), 그린 이노베이션(GX) 관련 정부투자는 경기상황에 따라서 변동시키기보다 중장기적 안목에서 꾸준히 확대하여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최근 일본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으로 반도체 산업 등의 투자 유치 및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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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07월06일 16시30분
  • 최종수정 2023년07월06일 11시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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