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재정 건전성 캠페인, 경기 활성화 청사진 제시해야 성공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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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미래 세대를 위해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주창한 발언이다. 나는 그의 발언을 환영한다. 그리고 동의한다.
그러나 국내 경제 상황으로 보아 윤대통령의 뜻이 실현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민생이 어렵다.
국내은행 연체율은 2023년 3월 말 현재 0.33%로 2020년 6월 말 이후 최고치이다. 저축은행 연체율도 5.1%로 2017년 이래 최고치이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2022년 6월 말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부동산 PF의 잠재적 위험성이 추가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해외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2023~2024년에 집중되어 있고, 해외 상업용 부동산의 침체로 펀드 환매 중단이나 만기 연장의 가능성이 높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잠재적 부실기업의 비중도 점점 높아져 2022년 말 35.1%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008년, 30.9%)보다 높다.
자영업자들의 대출 잔액도 2023년 3월 말 현재 1,033조 7,000억원이다. 2019년 말의 684조원 대비 50.9%나 증가했다. 이들중 다중 채무 자영업자의 부채는 104조원 수준이고 이들의 연체위험률은 2023년 말까지 1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영업자가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때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대위변제 제도가 있다. 이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신용보증재단이다. 전국에 17개의 신용보증재단이 있다. 이들의 대위변제율은 지역에 따라 2023년 3월 기준 1.8%~4.9%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22년 대비 최소 3배 이상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대 GDP 비율은 2023년 1분기 기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GDP의 102.2%였다. 가계부채가 GDP 보다 높은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가 GDP의 80%를 넘으면 국내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본다. 2023년 1분기 가계대출 총액은 1,739조 5,000억원이다.
기업부채의 대 GDP 비율도 세계 4위다. 2023년 1분기 비금융기업의 대 GDP 비율은 118.4%로 약 2,600 조 수준이었다. IMF는 지난 5월 이 중 22% 정도는 채무 불이행(Default)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쉽게 꺼낼 수 있는 대응 정책 수단이 재정지출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우려하듯 지난번 정부처럼 재정지출을 방만하게 하면 국제신인도가 위협받을 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로써 재정의 역할이 지속되기 어렵다. 여기에 정책 선택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2023년 1분기 재정적자는 54조 원으로 정부가 전망한 연간 적자 규모의 90%를 넘는 수준이다. 국가가 궁극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공공부문 부채비율은 2022년 말 현재 1,427조 원으로 GDP 대비 69% 수준이다. 급속한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이미 위험 수준에 와 있다.
1997년 외환위기의 극복은 재정 건전성의 뒷받침으로 가능했다. 재정은 민간 부문이 도미노처럼 쓰러져 갈 때 경제를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해야한다. 그런데 재정이 불건전하면 그 방파제마저 무너질 수 있다.
금년 경제 성장율이 1.3% 수준으로 전망되고, 2024년 이후에도 2%대의 완만한 성장 회복세가 예측되고 있다. 민생이 현재도 가까운 미래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제의 흐름 속에서 2024년 4월에 총선이라는 정치 행사가 치러지게 되어있다. 당장 어려움에 처해있는 서민들의 표를 의식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과감한 재정지출 증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재정 파탄으로 한국 경제가 나락에 떨어지더라도 우선 내년 총선에 이기고 보자는 정치 전략으로 느껴진다.
이 시점에 윤 대통령의 재정 건전성 강조는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인의 입장에서 매우 용기있는 정책 선택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 한국 경제의 마지막 보루는 잘 지키고 있어야 한다는 의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 선택이 국민적 지지를 받아 탄력을 받으려면 한 걸음 더 나가야 한다.
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가계, 기업이 모두 부채부담으로 어려운 상황에서재정 긴축이 경제회복에 주는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다. 때문에 재정 긴축을 하면서 경기를 어떻게 회복시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할지에 관한 구체적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 청사진으로 미래 희망을 찾을 수 있어야 국민이 재정 건전성의 진의(眞意)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선 당장에 달콤한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재정은 국가 경제의 마지막 보루이다. 한국은 기축 통화국인 미국도 아니고, 국내 저축이 넘쳐흐르는 일본도 아니다. 포플리스트 정치인들이 망쳐놓은 아르헨티나. 그리스, 포르투갈, 이태리 스페인의 전철을 밟지않기 위해 윤 대통령의 재정 건전성 캠페인이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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