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UN COP26, ‘기후선언’ 채택, “기대와 경고가 함께 있는 합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11월18일 19시03분

작성자

메타정보

  • 0

본문

지난 10월 31일부터 2 주일 간 영국 글라스고(Glasgow)에서 열린 제26차 UN기후변화대응협약가맹국회의(‘COP26’)가, 회기를 하루 연장해 협상을 벌인 끝에, 『글라스고 기후선언(GCP: Glasgow Climate Pact)』을 채택하고 13일 폐막됐다. 동 ‘기후선언’은 인류 최초로 합의된 지구 온난화 대응을 위한 ‘파리 협약(Paris Agreement)’의 실행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금후 10년 동안에 기후 변화에 대응해서 국제적 공동 행동을 가속하기로 합의한 행동 기준(‘Paris Rulebook’)을 설정한 것이다. 

 

이로써, 국제 사회가 ‘파리 협정’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정하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기 위한 6년 간에 걸친 논의를 일단 종결한 것이다. 이번 ‘글라스고 기후변화 선언’은 인류가 이미 기후 변화에 따른 ‘재앙과 손실(loss and damage)’을 입고 있는 현실을 절실하게 인식한 것이고, 이에 대응해서, 각국은 기념비적 ‘파리 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각자 정한 목표 달성을 투명하게 추진할 것을 약속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서 1.50C 이하로 억제할 것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유지하는데 합의, 둘째, 이번 회의 기간 중 최대의 논쟁 대상이 됐던 ‘석탄 화력 발전(發電)’ 감축에 대해, 당초 합의문 초안의 표현을 상당히 후퇴시켜서 결착했고, 셋째, ‘파리 협약’에서 약속했던 선진국들의 개도국들에 대한 재정 지원도 조속히 이행하기로 재확인했다. 아래에, 글라스고(Glasgow) ‘COP26’ 합의 결과를 해외 미디어들의 관련 보도 내용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 참고; UN은 1992년 브라질 리오 데 자네이로(Rio de Janeiro)에서 개최됐던 ‘지구 정상회담’을 계기로, UN 차원의 정부 간 채널인 UNFCCC를 결성했다. 여기서, 각국은 기후 시스템에 인간 활동이 미치는 위험한 간섭 행위들을 방지하기 위해 대기 중에 온실 가스가 축적되는 것을 안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UNFCCC가 모체가 되어 1997년에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가 채택됐고, 2015년에는 역사적인 기후 변화 대응 국제 협정인 ‘파리 협약’이 체결된 것이다. 현재 이 협약에는 197개국이 서명, 참여하고 있다. 이 UNFCCC 기후 협약은 1994년에 발효됐고, 이에 따라, UN은 매년 전세계 거의 모든 나라들이 참가하는 ‘지구기후정상회담(COPs; Conference of the Parties)’을 개최한다. (UN News) 

 

■ 중국 · 인도 등의 요구로 석탄 사용, 단계적 ‘철폐’ → ‘감축’ 변경


이번 UN 기후변화대응조약가맹국 제26차 국제회의(‘COP26’)는 10월 31일부터 11월 12일까지 2 주일 일정으로 영국 글라스고(Glasgow)에서 개최됐으나, 석탄 화력을 이용한 발전(發電) 감축 계획에 대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해, 일정을 하루 연장해가며 협상을 이어갔다. 마침내, 의장국 영국이 각국 대표들과 막바지 담판을 벌인 끝에, 13일 아침에 새로운 합의안을 회람하고 이를 기초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는, 영국이 의장국을 맡은 뒤 200여 참가국들을 대상으로 보다 강력한 의욕과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2년에 걸친 집중적인 외교 캠페인을 벌인 결과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영국이 이탈리아와 협력해 COP26 의장국을 맡을 당시에는 세계 각국에서 겨우 30%만 ‘탄소 제로 목표(net zero target)’ 설정에 동참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90%에 이르는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기간 동안에 154개국이 자신들의 새로운 목표를 제출하고 있고, 이는 전세계 환경 오염 가스 배출량의 약 80%를 커버하는 것이다. 이는 의장국 영국이 ‘탈(脫) 석탄’을 적극 촉구하고, 많은 나라들이 석탄 사용을 벗어나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이번 회의에서, 의장국인 영국은 석탄 화력에 의존한 발전(發電)을 단계적으로 폐지하자고 강력하게 추진했으나, 중국과 인도 등의 반발이 거세, 초안에 있던 ‘단계적으로 폐지(phase out)’ 대신에, 표현을 상당히 후퇴시킨 ‘단계적으로 삭감(phase down)’으로 수정됐다. 회의 마지막 순간에 인도 대표가 회의 현장에서, 논쟁 여지가 있는 문구의 변경을 요구하자, 이 요구를 받아들여 표현을 수정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 스위스를 비롯해, 석탄을 사용한 화력 발전(發電)을 단계적인 방법으로 완전히 폐지할 것을 주장해 오던 및 다른 국가들을 대표하는 관계 각료 등은, 석탄 발전 감축에 대한 표현을 변경(완화)하는 것에 크게 실망감을 표명했으나, 결국에는 표현을 후퇴시킨 합의문을 채택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았다. 

 

■ 각국, 2022년에 ‘2030년까지 달성할 목표치(NDC)’ 재설정에 합의


그러나, 참가국들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파리 협정” 목표는, 현재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온난화 배출 가스 삭감 계획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행동을 가속하기로 합의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2022년 말까지 각국이 2030년에 달성할 이행 목표(NDCs;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를 재검토하고 수정할 것도 명기했다. 아울러, 이런 작업은 각국의 추진 상황을 점검할 연례 정치적 원탁회의 및 2023년 정상회담 등을 통해 점검해 나갈 것도 합의했다. (* 주; ‘파리 협정’ 기후변화 대응 목표는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서 2.0o C 미만으로 억제하되, 될 수 있으면 1.5o C 이내로 억제할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UN 기후 변화 대응 정부간 패널인 ‘IPCC’에 따르면, 지구 온도 상승을 1.5o C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30년 시점에서 2010년 대비 온난화 가스 배출을 45% 삭감할 것이 필요하나, 기후변화대응조약 사무국의 추산으로는, 각국이 제출한 감축 계획으로는 오히려 13.7%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번 합의문에서는 온난화 피해가 그래도 많을 것으로 보이는 ‘2.0o C 미만’ 보다 ‘1.5o C 이내’ 로 억제하는 것을 중시해서, 배출 가스 삭감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에 합의했다. 

 

한편,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기후 변화 재난 관련 재정 지원 조로, 당초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를 갹출할 것을 약속했으나, 이 약속을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번 COP26 합의는 선진국들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히 실현할 것을 재확인했다. 다음 회의가 될 2022년 ‘COP27’은 이집트에서, 그리고 2023년 ‘COP28’은 아랍에미리트연방(UAE)에서 개최할 것도 의결했다. 

 

■ NGO들 “목표 설정에만 합의, 실제 행동은 불충분” 거세게 비판  

 

이번에 ‘COP26’ 회의가 채택한 ‘글라스고 기후선언(GCP)’은 참가국들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의지를 보다 강하게 가지고 행동을 가속할 것에 합의했으나, NGO들은 ‘충분치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잇따라 높이고 있다. 다만, 이들 NGO들도 석탄 화력 발전(發電)을 삭감할 것을 논의한 것에는 일정한 평가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NGO 환경보호단체인 국제 그린피스(Greenpeace Int’l)의 모건(Jennifer Morgan) 사무국장은 “각국이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수준으로부터 1.5o C 이내로 억제한다는 것은 단지 문서에만 남겨져 있을 뿐이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소극적이고 불충분하다” 고 지적했다. 다만, “앞으로 석탄(石炭)의 시대는 종료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웨덴 환경 활동가 툰베리(Greta Thunberg)씨는 트위터 글을 통해 “COP26은 끝났다. 결과를 간단히 요약하면, 모두 내용 없는 말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진정한 일들은 회의장 밖에서 계속된다. 결코 체념하지 않을 것이다” 고 말했다. 

 

국제 빈민 구호 및 환경 보호를 위한 협력 단체인 옥스팜 인터내셔널(Oxfam Int’l) 부쉐(Gabriela Bucher) 사무국장은 “일부 지도자들은, 자신들은 다른 인간들과 같은 지구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유하면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국가 대표들을 비난했다. 그는 “가장 빈곤한 사람들은 기후변화 원인들을 거의 만들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부담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이라면서, 주요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 국가들 및 부유국들을 향해 ‘1.5OC 이내 억제’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한편, UN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사무총장은 이번에 COP26에서 합의된 ‘글라스고 기후선언’에 대해 “중요한 단계로 올라섰고 힘든 타협으로 협상이 종료됐으나, 충분한 것이 못된다” 고 평가했다. 그는 유엔 공식 웹사이트 ‘UN News’를 통해, “이번 합의는 (각 참가국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반영한 것이고, 모순을 노정했고, 전세계가 처해 있는 현재의 정치적 의지 상태를 나타낸 것” 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COP26’ 폐막식에 보낸 비디오 메시지에서 “우리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o C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를 살리기 위해 행동을 더욱 가속해야 할 것” 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제 비상 모드로 들어갈 시점이라며, 화석 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원 중단, 석탄 사용 단계적 철폐, 탄소 배출에 부담 부과, 취약 지역에 대한 보호 및 개도국들을 위한 1,000억 달러 기후 자금의 조속한 이행 등을 역설했다. 


영국 경제 전문 매거진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이번 ‘COP26’ 회의에서 ‘글라스고 기후선언’에 합의한 것은 중요한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첫째; 각국이 탈(脫)탄소화 플랜을 가속할 것, 특히, 2030년까지 달성할 배기 가스 감축 목표를 2025년에서 앞당겨 내년까지 한층 강화할 것을 약속한 것, 둘째; 2015년 이후 논란이 됐던 개도국들을 위한 재정 지원을 2025년까지 두 배로 늘릴 것에 합의한 것, 셋째; 글로벌 탄소 시장의 기본 구도를 승인한 것, 넷째; 각국이 2030년까지 온실 가스 배출 45% 감축의 중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 등을 들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번 COP26 회의는 ‘승리도 파탄도 아닌(Not the stuff of triumph: but not a train wreck, either)’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각국은 진전을 이루겠다는 컨센서스를 이루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수용한 것이라고 회의 막판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이미 기후 변화에 의한 심각한 재난(loss and damage)을 겪는 취약 국가들에 대한 보상과 관련해서는 더 논의하기로 할 뿐, 구체적 합의를 보지 못한 데 대한 개도국들의 절박한 불만도 전했다. 

 

미 타임(‘TIME’)도, 이번 ‘COP26’ 회의가 ‘누구에게도 실제로 기쁠 것이 없이 끝났다(With Nobody Really Happy)’는 표현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이번에 COP26 회의가 ‘글라스고 기후선언’에 합의하고 총회를 종료한 뒤의 분위기는, 6년 전 파리 교외의 대규모 회의장에 모였던 수천명의 협상 대표들이 ‘파리 협정’ 합의에 환호하며 낙관과 열광의 박수를 보냈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비록, 이번에 이룩한 많은 새로운 합의들이 국제적 논의에 커다란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분명하나, 회의장에서 어느 대표 한 사람도 겉으로 기뻐하는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각 대표들은 이번 합의가 그다지 괄목할 만한 진전을 보이지 못했고, 단지 ‘타협 정신(spirit of compromise)’으로 수용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 대표인 쇼(James Shaw) 환경장관은 이날 채택된 ‘글라스고 기후 선언’의 문구들은 “최악(least-worst)을 최소화한 결과물” 이라며 별 의미를 두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타임은 지난 2년 동안 이번 글라스고(Glasgow) 총회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결정적 회의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던 것과 달리, 불행하게도, COP26 종료 뒤에도 그간의 노력들이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지적한다. 전세계적으로 Covid-19 대책에 무려 16조 달러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 결과, 크린 에너지 프로젝트 규모는 고작 2%에 불과하다. 미국에도, 기후 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 대신 확고한 의지를 가진 (바이든) 대통령이 들어섰으나, 기후 아젠다는 정치 이슈들에 묻혀 버렸다고 지적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COP26의 결론도 혼재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모든 국가들이 장래에는 화석 연료는 답이 아니라는 데에는 이구동성으로 동의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에 필수적인 에너지원(源)을 어떻게 재생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배출 가스를 감축할 기술적인 측면과 그런 노력들이 인간 및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 UN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 달성을 향한 맥박(脈搏)은 약하다”


앞서 소개한 뉴질랜드 대표인 쇼(Shaw) 환경장관은 “이번 합의가 지구 온난화를 1.50 C에 멈추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솔직히 그럴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고 고백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을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UN FCCC 에스피노사(Patricia Espinosa) 사무총장도 UN 공식 웹사이트 ‘UN News’에 실린 보도문에서 ‘이번 COP26 결과는 다양성 있는 합의의 산물’ 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COP26 총회의 의장을 맡았던 샤마(Alok Sharma)씨도 회의 막판에 석탄 사용 감축 관련 문구가 수정된 것에 대해, 특히, 개도국 대표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각국 협상 대표들이 신뢰를 가지고 1.50 C 목표를 유지한 것을 평가했다.

 

그럼에도, 에스피노사(Espinosa) 사무총장은 “(그런 합의의) 맥박(脈搏)은 약하다”는 표현으로 각국의 탄소 배출 감축 행동 의지가 박약한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각국이 오직 약속을 실행하고, ‘기후선언’에서 설정된 2030년 이후의 목표 달성 의욕을 키운다는 기대에 맞게 신속한 행동으로 옮겨, 지금 남아있는 입장 차이를 좁혀 나가야만,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는 살아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UN 보도문에는, 이번 총회의 가장 큰 이슈였던 석탄 사용 감축 문제와 관련해서, 다분히 정치적인 협상 결과로 실망스러운 타협을 보인 것과는 별도로, 다른 몇 가지 분야에서 주목할 합의를 이룬 것도 소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온라인 혹은 대면으로 모인 50,0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 해법들을 서로 공유하거나, 문화 이벤트에 참가하면서 파트너십과 동맹 의식을 높이기도 했다.

 

가장 규모가 큰 모임으로는 전세계 삼림(森林)의 90%를 차지하는 120여개국 지도자들이 모여, ‘지속가능한 삼림 개발 목표(SDG)’ 달성 연도인 2030년까지 삼림 파괴를 중단 혹은 복원할 것을 약속했다. 이 ‘SDG’ 플랜은 인류의 빈곤을 방지하고 지구의 장래의 보장을 달성하려는 공동 목표인 것이다. 또한, 미국 및 유럽연합(EU) 주도로 메탄 가스 배출 감축 약속도 있었다. 여기에는 100여개 국가들이 동참하여 2030년까지 이런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을 감축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민간 부문에서도, 약 500여개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전세계 금융자산의 약 40%에 달하는 130조 달러를, 지구 온도 1.50 C 이하로 억제한다는 ‘파리 협정’ 목표와 연계해서 운용할 것을 결의했다. 또한, 다소 놀라운 일은 미국과 중국이 향후 10년 동안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해서 협조할 것을 약속한 점이다. 미 · 중 양국은 공동 선언에서 메탄 가스 배출 감축, 크린 에너지 전환 및 탈(脫)탄소 등을 포함한 광범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동시에, 1.50 C 이하 억제라는 ‘파리 협정’ 목표를 살려 나갈 것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CNN 방송은, 중국은 약속과 달리, 정작 자신들의 기후 변화 대응 목표는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 “글라스고 기후선언(GCP)’은 기대와 실망이 혼재한 절반의 성공”


이번 COP26 총회에서, 비록 가장 중요한 목표 및 이슈들에 대해 ‘만족할 만한 완전한’ 합의에는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이처럼, 크고 작은 국가 그룹들이 협의를 통해 인상적인 합의를 이뤄낸 점을 감안하면, ‘기후 변화 비상 사태’에 대응해서 지난 수십년 간 노력해 온 것들 중 가장 중요하고 가장 최신의 진척을 거둔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병존하다. CNN 방송은, 이번 COP26 총회 성과에 대해, 성공이라는 평가도 있고, 실패라는 평가도 있어, 다양한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우선 긍정적 평가로는, 전례가 없이 화석 연료가 기후 위기에 미치는 영향을 거론함으로써 국제 사회에 커다란 경종을 울린 것이다. 이것은 역사적인 최초의 국제 협약인 ‘파리 협정’ 당시에도 없었던 일이다. 즉, ‘글라스고 기후선언(GCP)’에서 처음으로, 각국에서 계속되는 비효율적인 화석 연료에 대한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감축(down)’하기로 합의했다. 원안은 더욱 강한 표현이었으나, 인도 등이 강력히 반발해, 합의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서 수정을 거듭한 끝에 다소 완화된 결과다. 

 

그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2022년에 이집트에서 열릴 ‘COP27’에서 각국이 온실 가스 배출 감축 플랜을 수정할 것에 합의한 것이다. 당초 ‘파리 협정’에서는 2025년까지 실행하도록 합의했던 것을 앞당겨 재설정하도록 합의한 것이다. 그만큼, 참가국들이 탄소 중립(Net Zero)을 조속히 달성하기 위해, 배기 가스 감축 목표를 자주 높여갈 것을 인식한 것이다. 영국의 기후 싱크탱크 E3G의 매비(Nick Mabey) 사무총장은 “이번에 비상 플랜에 합의한 것은, 각국이 현재 진행되는 기후 재난에 대응해서, ‘1.5도C’ 목표를 가시권 내에 들게 한 것” 이라고 환영했다. 

 

다른 하나의 실질적인 성공은, 선진국들이 10여년 전에 개도국들의 저(低)탄소 경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1,000억 달러를 갹출하기로 한 약속을 이번에는 지원 금액을 2배로 증액해서 이행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 약속은 이미 2020년에 이행 시한을 넘겼으나, 이번 ‘글라스고 기후선언(GCP)’에서 2025년까지 지원 규모를 최소한 두 배로 늘린다는 것에 합의한 것이다. GCP에서는 개도국 지원 약속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매년 이행 실적을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반면, 이번 GCP 합의에 대해서도, 환경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반대와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가장 격렬하게 비판하는 것은 이번 합의에서, 홍수 등 기후 변화로 극심한 재앙(loss and damage)을 당하고 있는 개도국 및 기후 변화 취약국들의 고난을 인식하기는 해도, 재난을 당한 나라들에 기술 지원을 한다는 데 그치고, 정작 ‘재난 지원 기금’ 설치에는 단지 향후 대화를 계속한다는 데 그치고 있다고 반발한다. 미국의 케리(John Kerry) 기후변화 특사는, 지금으로서는 이런 형태의 ‘재난 기금’ 설치에는 반대한다고 피력했다. 마찬가지로, 유럽연합(EU), 호주 등도 이미 이런 기금 설치 방안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단기에는 ‘신용 리스크’ 압력 크지 않아, 기후 변화 관련 기회도”


그럼에도, ‘파리 협정’ 성립 6년만에 드디어 목표 달성을 향한 행동 절차에 대체적인 합의를 이룬 것은 획기적이라고 할 만하다. 그간 협상 과정에서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마침내 ‘Article 6’로 불리는 ‘탄소 시장’ 구축을 위한 룰(rules)에 합의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총체적으로, 무려 200여개국들이 참여한 이번 COP26 총회에서 그만한 합의를 도출한 것은 글로벌 사회를 위해 다행한 일이고, 그만큼 현재 진행되는 기후 변화 재앙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영국 Financial Times도 COP26 합의를 실패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는 반면, 현 시점에서 합의할 수 있는 내용으로는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고 전했다. FT는 아울러, 시장 및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소개했다. 대체로, 주목을 끄는 공약들이 많이 발표됐으나, 실제적인 행동 플랜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소개했다. 특히, 개도국들에 대한 지원이 충분치 않은 것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기후 변화 대응과 관련해서 수익성이 높은 민간 투자 기회를 많이 창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무디스(Moody’s Investment Service) 신용평가社는 관련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탈(脫) 탄소 움직임이 급격해지면 궁극적으로 온난화 가스 배출량이 많은 산업에 대한 ‘신용 리스크’ 하향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탈(脫) 탄소 행동을 급격히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에 대한 ‘신용 리스크’ 하향 압력은 그리 크지 않고, 단기적으로는 “완만하고, 대응 가능한 것”이 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S&P Global 그룹은 ‘지구 온난화 가스 배출 한도(Carbon Credit)’ 거래와 관련된 국제 시장 룰(rules)에 합의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COP26 합의에 따라, 국가 간 ‘탄소 배출 한도 거래 시장(carbon offset market)’이 성공하기 위한 신뢰도를 향상시킬 것이라고 낙관했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인 Morgan Stanley社는 관련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 목표를 1.5OC 이내로 달성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면서, 투자자들은 기후 변화가 농업, 인프라 및 기업들의 생산 능력 등에 미치는 ‘물리적 리스크’에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제, ​전 인류는 ​기후 변화의 파멸적 재앙이 목전에 현실로 다가오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고, 이에 대응하는 국제 사회의 공동 노력의 결과는 결국, 각국이 쏟아내는 무성한 말이나 문서로 하는 약속보다는 스스로 얼마나 진실된 자세로 실제 행동에 옮기느냐, 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종전에, 글로벌 사회는 말로 하는 공소한 약속에는 쉽게 합의하고, 정작 실제 행동은 등한시했던 선례를 수없이 겪어 왔던 바이다. 지금이야 말로, 산업화 사회를 선행해서 이룩하는 과정에서 기후 변화에 책임이 큰 선진국들이, 솔선해서 소아(小我)적 이기심을 버리고 인류 공동의 대의(大義)를 향해 담대하고 전향적인 행동을 보일 것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0
  • 기사입력 2021년11월18일 19시03분
  • 검색어 태그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