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등장은 서프라이스 효과 노린 것, 의문은 남아 있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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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20 간에 걸친 잠적 끝에 북한 국영 방송 화면에 깜짝 등장했다. 아직 해명되지 않는 의문들이 남아 있기는 해도 동 보도에 등장한 배경은 북한 중서부 평안남도 순천(順川)에 소재한 인산(燐酸) 비료 공장이다. 이러한 보도의 배경은 지난 수 주일 간에 걸쳐 ‘건강 이상’說 등이 홍수를 이루어 왔던 것을 의식해서 김 위원장의 건재를 내외에 최대한 어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국영 중앙통신(KCNA)이 비료 공장 준공식 상황을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의 모습과 발언 내용을 전하는 동시에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자 1면 톱 기사에 첨부한 사진 백 보드에 ‘2020년 5월 1일’ 이라는 공장 완공식 날짜가 들어가 있다. 이는 게재한 사진이 ‘진짜’ 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해외 주요 미디어들은 이 비료 공장 준공식에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黨 및 軍 간부들, 건설 노동자 등이 다수 참석했다고 보도하며 대체로 김 위원장의 건재(健在)를 과시하는 ‘재등장’을 신빙성 있는 사실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미디어들은 아직 주로 김 위원장의 ‘건강 불안’ 과 관련한 몇 가지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 내용을 정리한다.
■ 로이터 “북한 미디어, ‘건강 이상’ 루머 속에 김 위원장 건재 보도”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잠적 이후 김 위원장의 동정 의혹에 대해 몇 차례 보도한 적이 있는 로이터 통신은 북한 국영 중앙통신(KCNA) 보도를 인용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4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타난 것으로, 지난 토요일에 평양 북쪽에 위치한 순천(順川) 인산(燐酸)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자체적으로 이 보도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사진 속에서 김 위원장은 웃기도 하고, 측근들과 대화하며 테이프를 끊고, 공장 내부를 시찰했다고 전하면서도, 사진들의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美 정부 정보 소식통에 의하면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이 살아 있는 것으로 강력히 믿고 있으나, 사진들이 실제로 금요일에 촬영한 것인지 확인하거나 또한 그가 왜 몇 주일 동안이나 보이지 않았는지를 설명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미국 싱크 탱크 국가이익센터(CNI)의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반도 연구부장은 “김 위원장이 모습을 감춘 것은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을 실제적 위협으로 선언한 시기라는 점에서, 가장 그럴듯한 것은 그가 건강을 위해 조치를 취한 것이거나, 바이러스에 의해 개인적으로 모종의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 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료 공장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그가 국민들의 경제 및 식량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핵 문제 분석가들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석했다. 동 통신은 美 몬테레이(Monterey) 소재 제임스 마틴 비확산 연구센터(James Martin 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천(順川) 비료 공장은 비료 생산 외에도 우라늄 추출도 가능하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보도했다.
동시에, 로이터 통신은 前 美 외교 관리(Daniel Russel)의 말을 인용, 김 위원장의 잠적 기간 중 행적을 알아낼 퍼즐을 맞추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번에 김 위원장이 등장한 것은 북한 지도자의 안위나 행방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는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고, 루머들은 상당한 의심을 가지고 보아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루머들은 북한의 사교적 독재(Cult-like dictatorship) 체제에서의 최고 권력 승계 문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했던 결과를 낳았다고 전했다.
■ 日經 『비료공장을 선택한 것은 대내외 서프라이즈 효과 노린 것』
일본 Nikkei紙는 지난 2일 자 보도에서 북한 중앙통신 등이 김정은 위원장이 순천(順川) 비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서 발언한 내용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軍 • 民의 일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성과” 라고 평가하면서 ”우리 나라의 화학 공업을 한 단계 비약(飛躍)시키는 데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 이라고 강조하여 식량 증산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Nikkei는 북한 ‘노동신문’은 2일 1면에서 3면에 걸쳐 동 공장 준공식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테이프 컷팅하는 장면, 공장 내부를 시찰하는 모습, 黨 간부들과 담소하는 모습 등을 담은 모두 9장의 사진을 게재했다고 전했다. 이날 순천 인산(燐酸) 비료 공장 준공식 장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뒷 배경에 세워진 백 보드에는 ‘2020년 5월 1일’ 이라는 날짜가 크게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Nikkei 미네기시(嶺岸 博) 편집위원은 일부에서 중태설이 나돌던 김 위원장이 등장한 것으로 보도된 것과 관련, 아직 풀리지 않은 많은 의혹은 남아 있으나, 등장 무대를 순천(順川) 비료 공장으로 잡은 배경에는 김 위원장의 재등장(再登場)을 내외에 최대한 어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관측했다. 김 위원장이 軍 부대 시찰 대신 비료 공장을 선택한 것은 몇 가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국제적인 제재에 대항하여 정면 돌파의 원년으로 정의하고, 농업 부문을 주전장(主戰場)으로 위치 정립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한다. 북한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한 사람도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으나, 對 중국 국경을 봉쇄한 결과, 경제 흐름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대외적으로도, 김 위원장의 깜짝 재등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을 자신에게로 향하도록 하는 ‘서프라이스’ 연출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에는 장기화하고 있는 국제 경제 제재에 더해 코로나 위협까지 겹쳐서, 주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경제 건설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세를 강력하게 어필하려는 것도 대내외를 겸해서 김 위원장의 의지를 표방하려는 메시지로 보인다는 관측이다.
■ 블룸버그 “20일 잠적 미스테리를 엿볼 수 있는 5 가지 단서들”
한편, 美 블룸버그 통신은, 북한 국영 미디어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3 주일 간의 잠적 끝에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 등장했다고 보도하는 몇 장의 사진들을 게재하자, 많은 분석가들로 하여금 김 위원장의 미스테리에 싸였던 잠적의 ‘단서(clues)’를 찾으려고 골몰하게 만들었다고 전하며, 이들 5 가지 단서들을 지적했다.
1. 김정은의 재등장(Kim’s Appearances); 2011년 집권한 36세인 김 위원장은 그 간 체중 감량 등 건강 관리에 분명한 조짐을 보이지 않았고, 4월 15일 故 김일성 주석 생일 경축 행사에 불참한 것은 美 정부 관리들의 추측을 불러왔다. 美 Middlebury 국제연구소 東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루이스(Jeffery Lewis) 국장은 “그는 건강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고 말했다.
2.측근 수행원들(His Entourage); 순천 비료 공장 준공식 사진에서 가장 측근 자리에 참석한 인물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30세)이다. 북한에서는 이런 자리 배석은 지도자의 신뢰를 나타내는 것으로, 김 위원장 후계자로서의 김여정의 위상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김여정의 외모에도 변화가 있어 이를 미루어 보면 그녀의 새로운 권력 상승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짐
3.안면 마스크(Face Mask); 김 위원장의 수행원 중 적어도 한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 북한에는 아직도 코로나 바이러스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중앙일보는 김 위원장의 경호원 중 한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되어 김 위원장이 자가 격리 중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다.
4.골프 전동차(Golf Cart); 김 위원장의 뒷 편에 있던 골프 전동차도 분석가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는 2014년 10월에 6 주일 간 잠적한 뒤 지팡이를 집고 나타날 때와 유사한 광경이다. 그러나, 비료 공장 부지가 넒어서 누구라도 공장을 둘러볼 때에는 이러한 전동차가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작년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것과 유사한 전동차를 제공한 적이 있다.
5. 하얀 지팡이(White Stick); 같은 사진에는 간부 한 사람이 하얀색 막대기를 가지고 서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일부 관측자들은 이것을 김 위원장의 지팡이라고 해석했으나 다른 사진에서는 이 막대기를 공장 순찰 시 지시봉으로 사용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에 준공된 공장은 무기용 우라늄 생산에 지원하는 역할도 가능해 지난 수 년 간 위성 감시의 대상이 되어 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은 과거에 전문가들이 정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위치를 파악해 내거나 최근 군사 무기 개발 단서를 찾아내는 대상이 될 것을 감안하여 군사적으로 연관된 사진을 변조하거나 핵심 내용을 흐리는 등 조치를 취해 온 전력이 있다고 전했다.
■ CNN “아직 북한 미디어들 보도 내용을 자체적으로 확인 불가”
한편, 최근의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중태설 혹은 사망설을 처음으로 보도해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왔던 CNN 방송은 북한 국영 중앙통신(KCNA) 보도를 인용해서 김 위원장이 잠적 후 처음으로 ‘May Day’ 행사 및 비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웃음을 보이며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CNN방송은 이날 북한 미디어들이 김 위원장의 모습이라고 전하는 행사장에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의 영상들에 대해, 김 위원장이 걸어서 이동하지 않을 때에는 골프 전동차에 의료용 마스크도 쓰지 않은 정부 관료들에 바싹 붙어 앉아서 이동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해서 전했다.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경호원들은 검정색 마스크를 쓴 채로 그의 뒤를 따라서 걷고 있었다고도 전했다.
한편, CNN 방송은 북한 중앙통신(KCNA)이나 중앙방송(KCTV) 등이 보도한 사진 혹은 비디오 혹은 그런 장면들이 쵤영된 날짜 등, 방송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cannot independently verify KCNA’s or KCTV’s reports, the authenticity of the photograph or video or the date it was shot)고도 전했다.
CNN 방송은 美 정부는 지난 주에 김정은 위원장이 수술을 받은 후 심각한 중태에 빠졌다고 시사하는 정보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확인했던 사실을 다시 강조해 보도했다. CNN은 오브라이언(Robert O’Brien) 국가안보보좌관(National Security Advisor)이 지난 4월 21일 Fox News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에 관한 정보에 대해 “북한은 대단히 폐쇄된 사회여서 긴밀하게 주시하는 중(keeping a close eye)” 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며 다시 한번 상기해 보도했다.
CNN 방송은 지난 일요일 김정은 위원장이 ‘삼지연(三池淵) 시범 지역’ 건설 사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방송 내용의 진위 여부에 대해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의 5월 1일 깜짝 등장에 관한 질문에 대해 “지금 당장은 코멘트하지 않을 것. 차후 적절한 시기에 말할 기회가 있을 것” 이라고만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김 위원장의 깜짝 등장으로 그 간의 많은 억측들은 일단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리 길지 않은 집권 기간 동안에 몇 차례나 반복되는 김 위원장의 비밀에 싸인 행적은 조금만 이상한 동향을 보여도 온갖 추측과 예단을 불러오곤 했다. 이러한 괴이한 잠적과 재등장의 반복은 결과적으로 개인 이미지는 물론 한 나라 지도자로써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기행으로 밖에 보이지 않아, 아무런 득은 얻을 수 없이 엄청난 대가만 치러야 할 것임이 분명하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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