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19 위기대응 100일 (8) 의료진 안전과 격려가 장기전 필수 정책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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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병 초기,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에 원천적으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보다 우리 의료진들의 전문성과 헌신 덕분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내걸고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전념한 결과 하루에 90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가운데에서도 의료붕괴상황이 최소화된 것은 워낙 뛰어난 대한민국의 의료진들의 실력에 메르스 이후 더해진 훈련과 준비도 빛을 발하였습니다.
가장 최근 의료진 코로나19 감염상황에 대해서는 4월 5일 발표되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한달 전 발표 이후 의료진 관련 자료는 없으므로 그 발표자료를 인용합니다. 4월 3일 0시 기준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인력은 총 241명으로 그 당시 전체 확진자(1만62명)의 2.4%이고 의료인 감염경로를 보면, '선별진료 중 감염노출' 3명, '확진 전 환자진료로 감염 추정' 66명, '의료기관 내 집단발생 노출' 32명, '지역사회 감염' 101명, '감염경로 불명 등' 26명, '조사 중' 13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직종별로 보면, 의사 25명, 간호인력 190명, 기타 26명입니다.
4월3일에는 경북 경산의 내과 의사 선생님이 환자 진료 중에 감염되어 중환자실에서 투병 중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막을 수 있던 희생인지라 더욱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입니다. 깊은 애도의 마음으로 명복을 빕니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감염원 유입을 막지 않은 패착에도 불구하고 의료진들의 헌신적 봉사와 1977년부터 꾸준히 진화해 온 건강보험제도, 5년전 메르스 사태의 극복 경험 위에 구축한 방역체계와 민관합동의 감염재난 대응능력의 축적, 그리고 지혜로운 우리 국민들의 배려심과 적극적인 동참이 유럽 및 미국과 달리 우리가 극한적 상황을 면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의료붕괴상황에서도 의료진의 헌신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 그 혼란상황에서도 깊은 사회적공감으로 이어졌으나 우리 정부는 초기 잘못에 대해 한 번도 진정한 사과나 그로 인해 탈진상태에 이른 의료진들 헌신에 대한 진실된 감사의 표시 없이, 기회만 있으면 자화자찬으로 일관하였고 최근에야 한참 뒤늦게 의료진 감사 캠페인을 했습니다. 이는 의료진이나 국민들에 대한 책임있는 정부의 자세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긴장을 잠시도 늦출 수 없는 의료현장에서는 아직도 산발적인 환자 발생으로 대구지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의료진의 피로도가 극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울러 의료진 보호구(장비) 부족은 한 때 위험수위를 넘어섰었고 언제나 또 올 수 있는 상황으로 의료진 감염의 위험수위는 일선현장에서가 가장 높습니다.
의료진이 감염되면 환자들을 돌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의료체계의 붕괴와 의료서비스 공백 사태로 이어집니다. 병원이 문을 닫게 되면 코로나19 환자는 물론, 모든 응급환자와 질환자들에게도 큰 재앙이라 할 수 있는 의료공백 사태를 초래합니다.
의료인들은 감염병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내걸고 우리들의 생명을 지키는 최일선의 투사들입니다.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 우리를 구하려고 진력하며 과로가 누적되어 탈진하는 의료진을 이제부터는 우리 국민들이 지키고 보호하며 격려해야 합니다. 이분들은 진정 ‘우리 시대의 영웅’들입니다.
가장 일선의 전사들인 이분들의 희생을 막기 위하여 세 가지를 제안합니다.
1. 코로나19 사태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확진자 증가속도를 최대한 늦춰서 의료진과 의료현장의 과부하를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환자의 중증도 분류(Triage)에 따라 신속하게 배치하여 적정치료를 받도록 함으로써 사망자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합니다.
초기의 난맥상과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환자 수용문제가 우리나라에서 재현되어선 안됩니다. 의료진들에 대한 보호장치 및 환자들을 위한 필수적인 의료시설과 장비들을 좀 더 치밀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지난 3개월간 정부가 준비했어야 할 당연한 조치들이지만, 미흡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전국의 지역별, 병원별 음압병실, 중환자실, 인공호흡기(ventilator) 규모를 파악하고, 필요시 타 생산체제를 변환하여서라도 (잠정)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조치들을 즉각 취해야 합니다. 의료진들을 위한 보호구의 공급체계 또한 면밀하게 챙겨야 이들의 희생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참고: 인공호흡기 보유(OECD통계 참조): 한국 (9,795개, 2019년 기준). 미국 (72,000개), 독일 (25,000개), 영국 (7,000개), 이태리 (3,000개) 이 숫자는 이번 코로나19상태로 미국과 유럽은 이미 배를 넘어선 상황입니다.]
2. 이와 관련하여 장기전에 대비한 의료인력 수급계획도 필요합니다.
탈진상태의 의료인력의 장기적 수급계획은 물론, 가용 인공호흡기, 음압중환자실 등 의료자원의 가용 규모 파악 뿐 아니라, 운용인력도 사전에 파악하고 준비태세를 갖춰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지역에서 인공호흡기 수요가 발생하면 확진 중환자 몇 명을 며칠 간이나 수용이 가능한지, 그리고 대형병원별 환자 수용 역량 등을 정부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중환자 한 명에게 장착한 인공호흡기는 평균 2~3주 혹은 더 긴 기간 점유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가 대규모 발생 시 바로 포화상태가 될 우려가 있습니다.
수차례 강조했듯이 중환자 발생 가능성 등을 예측하는 ‘과학적인 시뮬레이션’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 의료진 배려의 필요성: 격려와 보상은 커녕 영남대 병원 사건(폐렴사망 고교생에 대해 영남대 병원의 유전자검사 전체를 부정하는 모욕적인 행태)이나 집단감염 발생 병원과 의료진을 고발하고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등의 징계적 발상의 문제점]
3. 최전선에서 무기 없이 싸우는 군인을 상상할 수 없듯이 방어무기인 방호복과 의료용 마스크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철모와 군장이며 인공호흡기와 필요한 장비들은 필수적으로 활용할 무기입니다.
의료진용 마스크 공급이 급선무이고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여전한 폭풍전야와 같은 현 상황에서 의료진을 위한 필수장비의 비축은 기본적인 대비책입니다. 안타깝지만 비축은 커녕, 일선 의료진들의 보호장비 부족이 이미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들의 생명을 구하려고 희생하고 있는 의료진들의 안전을 우리가 챙겨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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