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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완식의 생동하는 문화예술 <29> 왜? 문화강국이 되어야 하는가? 1편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4월06일 18시48분
  • 최종수정 2025년04월07일 11시25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 국가미래연구원 부원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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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리스에서 얻은 깨달음

필자가 20여년 전 그리스를 방문하여 현지 교민들과 대화하는 도중 복지 시스템에 충격을 받았다. 현시점에서 보면 우리의 복지가 더 좋을 수도 있지만 당시로는 상상을 초월하는 혜택이었다. 이런 혜택을 받게 되는 원인이 궁금할 수밖에 없어서 여러 가지를 캐묻게 되었는데 결론은 문화유산에 의한 관광자원 수입이었다. 당시 그리스의 GDP에서 17.5%가 관광 수입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수치는 그리스 전체에 해당하는 것이었고 고대로 도시국가 형태의 지역 특색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는 도시별로 유적과 관광자원이 상이하여 관광자원이 풍부한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는 관광 수입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도시의 경우, 시 GDP70%에 육박하는 경이로움을 발견하였다. 필자는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석유 한 방울 안 나오고 특별한 지하자원 하나 없어서 유일한 자원은 사람이다. 교육을 통해 인재 육성 만이 살 길이다.’ 이런 말을 수없이 들었기에 그 외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

 

문화 자원이 지하자원보다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만들어진 문화 자원은 소멸되는 지하자원에 비해 영속성이 강하며 수 많은 사람들을 방문하게 하거나 소비력을 강화하게 만든다.

 

문화강국은 무엇인가?

이전의 칼럼에서 문화에 대한 언급을 여러번 했지만 간략하게 말하면 문화는 인간의 삶 속에 녹아있는 생존 활동과 여가 활동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영역이며 특히 여가에 해당하는 부분을 주로 말한다. 이 영역은 심리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소유욕구와 이미 지니고 있는 것이 좋다는 판단하에 유지하려는 유지욕구가 주로 나타난다. 그러나 비율로 따지면 없는 것을 얻기 위한 소유욕이 70%이상을 차지한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문화는 부러운 것들이 유입된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주변의 우수한 문화는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간 많은 역사가 있다.

 

정리하면 문화강국이란 타국인의 관점에서 볼 때 부러운 수준의 문화가 다양하게 갖춰진 나라라고 정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 동안 후진국. 개발도상국 등의 명칭으로 불리다가 최근에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선진국이라는 명칭이 단지 경제대국이라는 것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수준도 포함되어있다.

 

문화강국은 문화의 깊이와 폭 모두 깊고 넓어야 한다. 문화 강국이 되려면 남이 부러운 수준이 되어야 하므로 매우 높은 완성도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유럽의 고전적 건축물들(왕궁, 성당)100년 이상 지은 건물이 많다. 그들이 우리처럼 빨리빨리 문화가 없어서도 이유가 되지만 최고의 걸작을 남기겠다는 목적 의식이 강해서라고 생각된다. 천정 한 조각, 기둥 한 개 그냥 놔두지 않는다. 온갖 정성을 들여 명화를 그리고 조각물을 끼워 넣는다. 관람자는 그 예술품에 탄식하며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전통이 이어져 현대의 건축물도 예술의 경지에 오른 건축물이 많다. 우리도 이제 예전 같지 않아서 날림의 건축물은 많이 사라지고 예술적 경지에 오른 건축물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관광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관광자원

우리나라의 경우 관광지는 있으나 관광자원이라고 말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자연경관은 사람 살기에 적당하지만 세계인이 부러워할 만한 특별한 수준이 아니며 기후도 사계절이 뚜렷하여 계절 관광은 두, 세 달한 후 10개월 가까이 파리를 날려야 한다. 우리가 승부를 걸어야하는 관광자원은 사람이 만든 문명에 바탕을 둬야 한다. 그리고 이 수준은 고도의 발전된 상태를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고도로 발전된 전통문화도 있고 현대문화도 있다. 이를 세계인이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 신라, 백제, 고구려, 고려의 문화는 세계적이다. 특히 신라와 백제의 문화는 동시대의 타국과 비교했을 때 앞선 문화였다. 세계적인 고대 황금금관은 모두 12점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90%가 한국에서 발굴된 것이다. 발굴 분포를 보면 7점은 신라 금관, 그리고 2점은 가야금관이 발굴되었다. 나머지 3점만 외국 금관이고 유목민족의 금관이다. 신라와 가야금관을 제외하면 세계 금관은 거의 없는 것과 같다. 백제의 건축문화는 일본의 사찰과 궁궐에서 아직도 숨 쉬고 있다. 고려의 불화나 청자는 예술성이 경지에 올라가 있는데 우리가 보고 있는 대다수의 예술품은 조선 말기의 작품들이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문화를 조선말의 상태로 박제하는 수구적 관점의 정책을 많이 만들었다. 이로 인해 이전과 이후가 없는 상태로 정지되고 있다. 전통이라는 말이 들어간 유무형의 문화재는 모두 조선말의 상태로 정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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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부터 - 서봉총금관, 황남대총금관, 천마총금관

 

대표적으로 예를 들면 한복이 있다. 의복은 생활상에 맞게 변천을 거듭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한복은 조선말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조선초나 고려, 신라, 백제의 한복도 우리의 것인데 그 누구도 우리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없고 만들지도 않는다. 한때 패션디자이너 앙드레김이 궁중문양과 전통 한복을 발전시킨 의상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런 디자이너도 없다.

 

전통적인 것을 만들거나 복원한다면 우리도 자부심이 생기고 세계인이 감탄할 만한 것을 만들고 복원해야 한다.

(2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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