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17> 장기표, 당신은 왜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습니까 ④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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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 |
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운동권 출신들이 가장 내세우는 게 민주화운동 경력인데 콤플렉스라니요?”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제대로 투쟁한 사람들은 민주화운동에 대한 콤플렉스가 없지요. 하지만 변방인들(민주화운동 핵심에서 활동하지 않은 사람들을 지칭하는 듯하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굉장한 민주화 운동가로 보이고 싶은 게 사람 마음 아닌가요. 그래서 상대는 과도하게 독재 세력으로 몰고, 자신은 투사로 포장하는 거지요. 사실 징역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고문 받고 두들겨 맞는 게 힘들지. 포대 자루에 씌워져 맞아본 적 있습니까?”
나= “그냥 맞는 것과 다릅니까?”
장기표 원장= “보고 때리면 고문자들도 사람이라 엉덩이나 가슴 같은 데를 때리게 됩니다. 그런데 포대 안에 집어넣으면 어디가 어딘지 모르잖아요. 이빨을 부러뜨렸는지, 눈이 터졌는지… 더 잔혹해지는 거죠.”
이런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서 남미나 아프리카의 이상한 대통령과 장군, 그리고 북에 계신 뚱뚱한 지도자 동상이 떠올랐다. 동상은 당사자가 죽은 뒤에 사람들이 추모의 마음으로 세워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자기 동상을, 그것도 자기가 세우면 어떻게 보일까. 딱 ‘이렇게 훌륭하신 분 봤어?’라고 자화자찬하는 꼴 아닌가. 자신들이 혜택 받는 법(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을 자신들이 만들면서 ‘이 법을 통해 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를 널리 알려 민주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히는 건 보는 사람의 손발이 오그라들 행동이 아닌가 싶다.
조금 딴 얘기지만 그는 참 특이한 사람이다. 1967년 입대한 그는 그해 여름 월남전에 차출됐다고 한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당시 돈으로 3만 원 정도만 뇌물을 쓰면 파병에서 빠질 수 있었고, 당연히 주변에서는 ‘개죽음’이라며 엄청나게 말렸다고 한다. 군대도 돈과 ‘빽’으로 안 갈 수 있던 시절이니 실제로 이런 방법으로 파병에서 빠진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입대 전 월남전 파병 반대 데모까지 한 사람이니…. 그런데 그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했다.
이해가 안 가 “빠질 생각을 안 했느냐, 월남전 파병 반대 데모를 한 사람이 파병을 가자니 앞뒤가 안 맞지 않느냐”라고 물었더니, 그는 “내가 좀 별난 구석이 있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파병에 반대했지만, 국가정책으로 결정된 것은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건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이 6, 7살 때 6·25 전쟁을 겪었는데 당시 주변에서 군대 안 가려고 숨고, ‘빽’ 쓰는 걸 하도 봐서 자신은 크면 저러지 않겠다고 결심한 게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하…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상식과 거리가 먼 그의 행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1978년 8월 파병에서 돌아온 그는 강원도 화천에서 복무했는데, 온몸이 가려운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당시는 고엽제 후유증이 질환으로 보고되지 않던 시절. 그래서 옻이 오른 줄만 알고 군 병원에서 받은 빨간약과 민간요법으로 버텼다는 것이다. 나중에 피해자가 속출하고 사회문제가 돼서야 고엽제 후유증인 것을 알게 됐지만 그는 피해 보상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했다. 딸아이 보기가 미안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고엽제인지 모르고 옻이 오른 줄 알았어요. 나중에야 알았는데… 유전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때 중학생인 아이가 저처럼 가려움증이 있었는데 (보상을 받아서) 고엽제 때문이라는 걸 알면 너무 힘들어할 것 같았습니다. 지난 총선(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딸이 지원 유세를 했는데… 듣다 보니 아비로서 해준 게 없는데 많이 미안하더군요.” <⑤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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