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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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모든 국민에게 25만원 씩 나누어 주겠다.”
민주당, “22대 개원 즉시 <1인 25만원> 민생특별조치법 발의 처리하겠다”
총선에서 크게 이긴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그가 제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민주당의 움직임이다, 이 정책의 집행에 소요되는 예산은 13조 원 수준이다.
이들은 양곡관리법의 국회 단독 통과도 공언하고 있다. 이 법이 집행되면 정부는 매년 3조 원 이상을 지출해야 한다. 이 법은 다량의 잉여 양곡을 보관 창고에 매년 차곡차곡 쌓아 올려놓게 할 것이다. 그 양곡은 미래 소비에 대응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그냥 무기한 보관될 뿐이다.
총선이 민주당의 대승으로 끝나자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이 이제 만개(滿開)하려한다.
국힘당이 총선에서 크게 패배한 이유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구도, 연대, 이슈, 인물, 국정 운영 스타일, 민생 등. 민생은 이런 정치 전략적 요인들 중 하나이지 모든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심판론 득세, 윤 대통령의 충성파 중심 패권정치, 큰 그림 없는 토막 난 설익은 정책들, 기득권 보호 극우 정책과 기득권 인물 중심의 대통령실과 내각 구성 등이 다른 패인이기도 하다. 국민은 항상 변화를 요구하는데 윤 정부는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 않은가.
그런데 민주당이 총선에서 이긴 것이 마치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 덕분인 것으로 민주당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경험을 벌써 모두 잊었단 말인가? 문 정부 5년 동안 400조 원의 국가부채가 증가했다. 포퓰리즘에 기초한 정책들이 그 주요 원인이었다. 그래서 민생이 좋아졌던가? 소득, 자산의 양극화가 완화되었던가? 그렇게 풀린 돈이 결국 부자들의 호주머니에 들어가지 않았던가?
문 정부 시기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부동산 가격을 시장원리에 의해서 조정하지 않고 포퓰리즘에 바탕을 둔 정치적 판단에 의한 시장 개입을 시도한 결과였지 않은가? 100억대 아파트가 일부 부유층 사이에서 훈장처럼 거래되고 있는 것은 문 정부의 포퓰리즘에 그 뿌리가 있다.
이러한 포퓰리즘 정치의 국민 후생 악화와 계층간 국민 분열 초래로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했다. 국민은 결코 오늘만을 위해서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데 민주당이 다시 포퓰리즘의 열기로 뜨겁다?
국가미래연구원이 노무현 정부를 기점으로 매분기 별로 발표하는 민생지수 지표 추이를 보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민생지수는 하락했다. 2003년 1월을 100으로 놓고 볼 때, 문정부 초기인 2017년 2분기에 민생지수는 94 수준이었다. 그러나 문 정부의 마지막 분기인 2022년 1분기엔 민생지수가 89수준으로 악화되었다. 400조 원의 국가부채 증가를 감수하고 추진했던 다양한 포퓰리즘 정책들이 민생의 개선에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더 나아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부동산 보유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었음도 부정할 수 없는 팩트이다.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매우 짧은 시야로 국민 후생을 본다. 보조금이나 지원금이 줄 당장의 눈앞에 놓인 혜택만 강조한다. 그 비용과 부작용은 모르거나 알지만 당장의 인기를 위해서 숨긴다. 아르헨티나의 페론, 베네수엘라의 챠베스가 국민들의 인기를 얻은 방법이 바로 이런 속임수였다. 그 결과 그들에게 속은 다수 국민의 후손들이 그 비용을 지금 부담하고 있지 않은가.사진
문재인 정부의 한 사례를 살펴보자. 2020년 5월부터 전 국민에게 지급된 재난지원금은 14조 3000억 원이었다. 그 결과 신용 체크카드에 의한 매출이 4조 원 정도 증가했다. 지원금으로 지급된 돈의 28% 정도만 실제 소비에 사용된 것이다. 그런데 그 지출 대상이 주로 백화점, 전문소매점( 예; 안경점), 피부성형 서비스 등 일부 업태였다. 더 나아가 이 소비지출 효과도 일시적일 뿐이었다. 그 승수 효과가 적어 민간 소비 증가나 경제성장 효과가 일시적으로 매우 미미하게 나타났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물가가 자극 받았다. 2020년 0.5%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22년엔 5.1%로 10배나 높아졌다. 이렇게 높은 물가상승은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킨다. 2022년의 소득, 자산, 부동산 양극화 수준은 2020년보다 크게 심화되었다. 그 이유는 물가상승이 주식과 부동산 가격, 이자율을 높이고 실질 임금은 낮추게 되기 때문이다. 포퓰리스트 정치인이 손에 쥐어 준 재난지원금 또는 민생지원금이 일시적으로는 생계에 도움이 되는 보약인 듯 보였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난한 서민들에겐 독약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경제는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단기주의(Shortermism)때문에 혼란을 겪으면서 악영향을 받는다. 시장원리는 경쟁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칼 마르크스도 시장원리가 인류의 물직적 풍요의 원천임을 인정했다.
그런데 시장에서의 거래행위와 그 결과는 조정(Adjustment)이라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시현(示顯)되는 경우가 많고, 효율성이 거래와 그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 중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이나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 경우가 발생한다.
상대적 박탈감에 괴롭거나 생존권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에겐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시장의 조정 메카니즘에 바탕을 둔 정책보다는 당장에 손에 뭔가를 쥐어주는 포퓰리즘 정책이 더 매력적이다. 이런 투표권자들이 다수일 때. 이들의 표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의 기본 행태이다. 때문에 이들은 시장원리를 훼손하더라도 당장에 표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그 대부분은 세금으로 거두어 들인 돈을 뿌려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은 포퓰리스트들이 선전한 정책 효과와는 다르게 어려운 입장에 있는 서민들에게 더 큰 고통을 주고, 더 나아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음을 한국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들의 역사적 경험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국가 간의 경제 관계가 세계적 차원에서 서로 밀접히 연결되어 있고, 기술발전이 급속하게 이루어져서 국가 간의 산업 분업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경제 질서하에서는 시장원리를 무시한 국가의 경제는 경쟁력을 잃어 쇠락(衰落)의 길을 걷게 된다. 경쟁과 효율을 바탕으로 경쟁하는 국제경제 질서는 선진국들이 정해 놓은 것으로 한국과 같은 소형 개방경제국은 이 질서에 순응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경쟁력을 잃어 일거리가 줄어들면 세원과 일자리가 감소한다. 경제는 이런 악순환의 사이클 속으로 빠져들어 베네수엘라의 오늘과 같은 비극적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재명 대표 주장대로 내수를 진작하고 어려운 서민을 도와주려는 목적으로 민생지원금을 지급하려면 그 목적에 적합하게 그 범위를 조정할 수 있다. 국민 세금을 지출하는 행위인 만큼 낭비성 마구잡이식이 아닌 그 목적에 적합하게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예컨대 문 정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하면 국민의 28%에게만 지급하면 된다. 이 분들은 지원이 절실히 필요했고 그 지원금을 소비 지출에 활용했다. 다른 72%의 국민은 지원금의 필요성이 별로 없었고 그 돈으로 소비활동을 하지 않아 내수 진작에 사용하지도 않았다. 명품 백, 골프 그린피까지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모든 재정지출에는 기회비용이 있다. 이 대표가 정치적 목적이 아닌 민생의 지속적 수준 상승에 관심이 있다면 13조 원 중 나머지 9조는 공교육 정상화나 공적 보육시설의 증대에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가 배려하는(?) 생활이 궁핍한 국민의 자손들을 위하고, 사회 통합과 인적자본 형성을 위해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전력 생산능력 확충에 투자하는 다른 선택도 있다. 미래의 산업경쟁력을 결정하는 AI의 실용화에 따라 전력 수요가 폭증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 주요국들은 전력 확보에 진력(盡力)하고 있다.
동시에 이 대표는 국가 총부채의 적정수준에 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국가 총부채(정부+기업+가계)는 6,000조를 넘어섰다. 부채 공화국 수준이고 국제금융계가 예의 주시하는 높은 수준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년 전에 이미 “Warning” 단계에서 “Alert” 단계로 한국의 부채가 매우 위험한 수위에 올라왔음을 알렸다. 현재의 이 순간에도 국가 총부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결국은 터진다. 이 대표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현재의 정치적 인기에만 탐닉(耽溺)하지 말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도 함께 고민해주었으면 한다. 이번 총선에서 패한 국힘당이나 일부 보수 정치인들도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지는 것보다는 포용 경제의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복지와 좋은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국가 운영 비전을 차분히 마련해주길 바란다. 아르헨티나의 페론,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아니라 영국의 대처, 미국의 레이건, 프랑스의 마크롱.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 한국민을 위한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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