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oraha Smith의 “HUMAN ACTS”, 한강의 “소년이 온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관련링크
본문
5.18 시민군에 휩쓸린 동호라는 어린 소년의 죽음을 회상한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작에 포함되기 이전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되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의 길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k-문학이 세계로 뻗어나기 위해서는 우수한 원작이라는 조건에서 또 하나의 탄탄한 번역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소년이 온다』는 한국 민주화의 전환점을 불러온 5.18민주화라는 “역사적 사건의 공간 속에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가디언)로 평가되었다. 교련복 차림의 허수룩한 동호라는 어린 소년이 시민군에 뛰어들어 이름없이 맞이한 죽음을 호녕한 그의 어머니의 대사가 광주방언으로 리얼하게 쏟아낸다. 너의 죽음만 상처가 아니라 그의 일가족이 헤어날 수 없는 오래묵은 상처를 작가 한강이 그려내고 있다. 광주라는 지역적 배경과 1997년 한국 현대사에서 일어나서는 아니 될 내전에 가까운 전투로 인한 숱한 생명을 앗아간 “상처의 구조에 대한 투시와 천착의 서사“로 제6장 “꽃 핀 쪽으로”는 당시 중학생이었던 동호의 죽음을 20여년이 지나서 동호를 가장 사랑하던 어머니가 지난 과거를 회상을 하고 있다. 자연히 대사와 지문이 구분없이 광주방언이 깨알처럼 박혀 있다.
“그 머시매를 따라갔다. 머시매 걸음은 빠르고 나는 늙었는디, 아무리 걸어도 따라잡을 수 있어야제. 조금만 옆으로 고개를 돌려주먼 옆얼굴이 보일 것인디, 아무 데도 안 둘러보고 앞으로, 앞으로만 가야. 요새 어느 중학생이 그리 짧게 머리를 깎겄냐이. 동그스름한 네 두상을 내가 아는디, 분명히 너였다이. 느이 작은형이 물려준 교복 이 너한테는 너무 컸다가 3 학년 올라감스로야 겨우 몸에 맞았제. 아침에 네가 책가방 들고 대문을 나서먼, 한없이 뒷모습을 보고 섰 고잪게 옷 태가 났제. 그란디 그 머시매는 책가방은 어디다 놓고 빈손으로 훌훌 걸어가더라이. 하얀 하복 반소매 아래 호리호리한 팔뚝이 영락없이 너였단게”
작중 인물은 한글을 조끔 읽을 수 있는 가난하고 무지한 광주의 소시민인 동호의 어머니다. 그의 언어는. 그의 이미지는 오래 묵은 한국의 어머니의 전형이 아닐까? 자연 그의 언어는 토착의 사투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나의 관심은 바로 이러한 광주 방언이 번역문에 어떻게 반영이 되어 있으며 지역의 토착적 분위기가 동호의 죽음과 가족사에 그늘진 모습을 어떻게 투사하고 있는지를 밝히기 위해 GRANTA 영어판을 살펴보았다.
“I followed you as soon as I spotted you, Dong - ho. You had a good head of steam on, whereas I'm a bit doddery these days. Would I ever catch you up? If you'd turned your head just a little to the side I'd have been able to see your profile, but you just kept going, for all the world as though there was something driving you on. Middle - school boys all had their hair cut short back then, didn't they, but it seems to have gone out of fashion now. That's how I knew it had to be you - I'd know that round little chestnut of a head anywhere. It was you, no mistake. Your brother's hand - me - down school uniform was like a sack on you, wasn't it? It took you till the third year to finally grow into it.
In the mornings when you slipped out through the main gate with your book bag, and your clothes so neat and clean, ah, I could have gazed on that sight all day. This kid didn't have any book bag with him ; the hands swinging by his sides were empty. Well, he must have put it down somewhere. There was no mistaking those toothpick arms, poking out of your short shirtsleves. It was your narrow shoulders, your own special way of walking, loping like a little fawn with your head thrust slightly forward. ”
필자는 번역전문가가 아니지만 문학작품 번역에서 방언을 어떻게 투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오래 해 왔다. 1885년 미국의 마크트웨인이 쓴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형식상으로는 “톰소여의 모험”(1876)의 속편으로 발표되었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 흑인과 백인의 언어는 사회적 방언으로 차이를 보여주고 있어 흑인의 방언을 글로 씌여진 방언 곧 가시방언(Eye DIalects)라고 하여 번역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들이 이어졌다.
이젠 우리나라 문학이 세계의 문턱을 넘어 세계적인 독자를 만나야 할 순간이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번역한 Deborah Smith는 한강을 뛰어넘는 제2의 한강이라고 그녀의 번역에 대한 호평이 자자했지만 꼭 그렇지만 않는 것 같다. 지나친 의역으로 문학 작품이 품고 있는 토착적 향기가 모두 증발해 버렸다. 토착 방언에 대한 문학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국제적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미세하고 다양한 인류 언어의 공통적 자산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AI기계번역이 도달하지 못하는 미궁이기도 한 문맥에 따른 이미지의 다양성, 상징과 비유 그리고 방언의 번역이라는 보다 순도가 높은 언어 소통의 기술력을 우리가 주도하려는 관심과 노력 그리고 투자를 해야 한다.
<ifsPOS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