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탄소가격제 도입 현황과 시사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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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탄소가격제란 기업이 기후 관련 비즈니스 위험을 관리하고 저탄소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자신의 탄소배출량에 대해 내부적으로 책정한 가격을 적용하여 투자나 사업 프로젝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제도임. 전 세계적으로 2022년 현재 1,203개 기업이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1,500개 이상의 기업이 향후 2년 내에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할 예정임. 내부 탄소가격제는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기회와 위험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동 제도의 도입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기업의 상황에 맞는 내부 탄소가격제를 선택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함
■ 내부 탄소가격제(Internal Carbon Pricing)란 기업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탄소배출량에 대해 내부적으로 책정한 가격을 적용하여 투자나 사업 프로젝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제도임.
- 이는 기업으로 하여금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재무적 이익뿐만 아니라 환경측면에서의 편익도 동시에 고려하게끔 유도하는 의사결정 방식임.
- TCFD*도 은행들이 투자 포트폴리오 결정을 내릴 때 내부 탄소가격제를 적용하도록 권고1)함.
*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의 협의체인 금융안정위원회(FSB)가 기업들의 기후 관련 정보공개를 목적으로 2015년에 설립한 협의체
■ 세계은행 발표2)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CDP에 기후정보를 공개한 기업들 중에서 1,203개 기업이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1,500개 이상의 기업이 향후 2년 내에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함.
- 마이크로 소프트가 2012년에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한 이후,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한 기업수는 2014년 150개에서 2017년에는 607개, 2020년에는 853개로 크게 증가함. (CDP* 공개기업 기준).
*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기후정보를 공개하도록 지원하는 비영리 국제기관으로, 2023년 현재 전세계 23,293개 기업이 CDP에 기후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11개 기업이 CDP에 공개하고 있고 이중 금융회사는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KB금융그룹, 기업은행 등 27개임.
- 글로벌 기업 중에는 ExxonMobil, Shell, BP 등 기업들이 내부 탄소가격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TCFD 권고에 따라 JPMorgan Chase, BNP Paribas, Citi, Bank of America, HSBC 등 금융회사들도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함.
- 특히 JPMorgan Chase는 2020년부터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여 대출과 투자 포트폴리오의 탄소관련 위험을 평가하는 데 적극 사용3)중에 있음.
-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부터 KT&G,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제조업 분야의 대기업들이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함.
■ 이들 기업은 기후 관련 비즈니스 위험을 관리하고 저탄소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음.
- 그림자 탄소 가격(Shadow Carbon Price) : 탄소배출 1단위 당 가격을 명시적으로 설정하여 시설투자, R&D 등 자본적 지출이 필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 탄소 배출의 재정적 영향을 평가하는 방식
* 그림자 탄소 가격은 금전적인 비용을 실제로 부과하지는 않지만, 여러 탄소가격 시나리오하에서 프로젝트와 투자의 성과를 비교하는 데 도움을 줌.
- 내부 탄소 수수료(Internal Carbon Fees) : 기업 내에서 사업이나 부서 단위별로 탄소배출량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실제로 부과하는 방식으로, 기업은 모금된 수수료로 별도의 기금을 조성하거나 기업 내 다른 사업이나 부서에 재분배하여 기업이 추구하는 다양한 지속가능성 프로젝트에 투자함.
*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CFO가 내부 탄소가격을 설정하면, 각 사업부서는 배출량에 따라 Carbon Fee를 납부하고, 이를 통해 조성된 기금은 탄소배출 저감 투자, 에너지효율 증진사업, 탄소상쇄 프로젝트 등에 대한 투자재원으로 쓰임.
- 암묵적 탄소 가격(Implicit Carbon Price) : 이미 집행된 탄소 감축조치들을 통해 산출된 한계 감축비용 또는 기업이나 정부의 탄소감축목표에 부합하는 이론적인 탄소가격을 이용하여 기업의 탄소 리스크를 대략적으로 평가하는 방식
- 오프셋 구매(Offset Purchasing): 탄소 오프셋*을 구입하여 탄소배출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정량적으로 내부화하는 방식
* 기업이 사업장 내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완전히 없앨 수 없을 때 외부의 환경 프로젝트를 통해 감축한 배출량으로 자신의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식임.
- 내부 탄소 거래(Internal Carbon Trading) : 기업 내부에 탄소 거래시장을 개설하여 탄소배출한도를 초과한 부서가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다른 부서로부터 탄소 크레딧을 구입하는 방식
- 한편 CDP4) 발표에 따르면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한 기업 중 절반(50.8%)은 그림자 탄소가격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내부 탄소가격제 유형별 비중 : 그림자 탄소 가격 50.8%, 암묵적 탄소 가격 19.3%, 내부 탄소 수수료 15.0%, 오프셋 구매 8.6%, 내부 탄소 거래 2.0% 기타 6.8%
■ 점차 많은 기업들이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이들 기업들이 적용하고 있는 탄소가격은 국제기구가 제안하고 있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2017년에 Joseph Stiglitz와 Nicholas Stern은 High-Level Commission on Carbon Prices 보고서에서 지구 온도 상승폭을 2°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탄소가격은 2017년 실질가치 기준으로 2020년에는 최소 USD 40에서 USD 80에 도달해야 하며, 2030년까지는 USD 50~100수준에는 있어야 한다고 권고함.
- 녹색금융을 위한 중앙은행 · 감독기구 간 글로벌 협의체(NGFS)*도 2°C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가격이 2023년 실질가치 기준으로 2030년까지 USD 69는 되어야 하며, 2050년까지는 USD 276는 되어야 한다고 제안함(’22.9월).
* 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s는 기후 · 환경 관련 금융리스크 관리, 지속가능한 경제로의 이행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현재는 70여개 국가의 중앙은행 · 금융감독기관과 BIS, OECD IMF 등 14개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에 한국은행이, 2021년에 금융위와 금감원이 가입함.
- 그러나 세계은행에 따르면 내부 탄소가격제도를 도입한 기업중 절반 이상의 기업이 세계은행권고 최저가격인 USD 40에도 미치는 탄소가격을 적용하고 있음
■ 내부 탄소가격제는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기회와 위험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동 제도의 도입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기업의 상황에 맞는 내부 탄소가격 방식을 선택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함.
- 기업이 내부 탄소가격제를 도입하게 되면 고탄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서 저탄소부문으로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자연스럽게 유도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탄소가격이 점차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규제 환경의 변화에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 또한 내부 탄소가격제는 탄소배출량 감축을 비즈니스 운영의 주요 고려사항으로 만들어 투자자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에 대응할 수 있으며, 기업 내부적으로도 기후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됨.
- 다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기업들은 탄소집약적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내부 탄소 수수료, 오프셋 구매, 내부 탄소 거래와 같은 방식을 채택할 경우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될 우려가 있음.
- 따라서 그림자 탄소 가격제도를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탄소가격도 낮은 수준에서 시작하여 점차 높여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됨.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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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FCD (2018), “Carbon Pricing and the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
2) World Bank (2023), “State and Trends of Carbon Pricing 2023”
3) J.P. Morgan Asset Management (2022), “Inaugural Report on 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4) CDP (2021), “Putting A Price On Carbon - The state of internal carbon pricing by corporates globally”
<ifsPOST>
※ 이 글은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3권 06호](2024.3.29.) ‘금융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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