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태광의 바이오 산책 <35> 뇌와 뇌지도(Brain and Brain Map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9월20일 17시00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메타정보

  • 2

본문

인간 유전체가 완성된 후 가장 먼저 시도한 일은 유전체로 표현된 단백질이 인체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고 연구하여 단백체(Proteomics)라는 학문 분야가 대두하rh,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수많은 결과가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1개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수많은 아미노산 중 1개가 다른 아미노산으로 치환되어도 심각한 질병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아미노산은 3개의 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미노산이 바뀐다는 이야기는 구성하고 있는 염기 중 1개만 바뀌어도 전혀 다른 아미노산으로 치환되어서 결국은 인체의 기능장애(Dysfunction)가 발생하여 질병이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뇌도 유전체에 근거하여 만들어지지만, 뇌는 외관부터 부드러운 주름 잡힌 기관으로 특히, 우리 몸의 모든 신체 활동을 관장하는 중심 조절 타워(Central Control Tower)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다른 장기와는 다르게 위치에 다른 생체 기능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우리가 전혀 모르는 곳을 찾아갈 때 지도를 보고 찾듯이 뇌도 생체 기능을 조절하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뇌지도(Brain Map) 이고, 뇌지도를 완성하고 난 후, 외부에서 뇌로 특정 위치에 신호를 보내어 신체 활동을 조절하거나 뇌 및 신체에 장애가 있는 부위를 활성 및 비활성화시키는 뇌공학(Braining Engineering) 기술이 등장하게 된다. 

 

결국 뇌지도는 생체 기능을 하기 위해서 일어나는 활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뇌 기능 지도이다. 뇌지도에 대한 표현은 2차원적인 평면으로 표시하다가 전자현미경, MRI와 같은 정밀 영상장치의 발달로 더불어 슈퍼컴퓨터의 도움으로 구조적 뇌지도는 많은 진척이 있고, 기능적인 뇌지도는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 뇌에 신호를 측정하는 나노 크기의 탐침으로 뇌 기능에 대한 지도를 만들고 있다. 뇌의 구성과 알려진 기능을 조사한 후 뇌지도에 대한 현재 기술과 미래를 전망하고자 한다.

 

<뇌> 

 

 인간의 뇌의 무게는 약 1.5 Kg 정도인데, 전체 몸무게의 1/50을 차지하지만, 인간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의 20%를 사용하기 위해서 심장에서 나오는 혈액의 20%를 공급받고 있다. 체중에 대한 뇌의 무게 비율이 지능이 있는 고래는 1/2,000, 지능이 높은 침팬지는 1/100인데, 비하여 인간은 1/50로 뇌의 비중이 아주 높아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뇌는 약 1천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Neuron)로 구성되어 끊임없는 정보를 교환하면서 인체의 모든 기관의 기능을 조절할 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기억하고 상상하는 등 복잡한 정신활동도 관장하고 있다. 뇌는 단단한 두개골과 세 층의 뇌막(Menings)에 싸여있고 뇌막 안에 있는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이라는 액체에 둥둥 떠 있는 상태로 외부 충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다. 뇌 중에 75%를 차지하는 대뇌(Cerebrum), 10%를 차지하는 소뇌(Cerebellum)와 나머지는 뇌간(Brain stem, 뇌줄기)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뇌는 감각, 지각, 운동, 기술, 상상력, 추리력, 언어, 통찰력, 자율신경 조절, 호르몬 조절, 항상성 유지 등을 담당하고 있다. 소뇌는 대뇌피질(Cerebral cortex)에서 내려진 운동 지시를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게 몸에 근육을 결정하고 움직이는 정도를 결정하고 몸의 평형을 유지한다. 수많은 신경섬유로 구성된 뇌간은 중간뇌(Midbrain), 교뇌(Pons, 다리뇌), 연수(Medulla oblongata,숨뇌)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뇌는 몸 균형 유지와 안구운동, 홍채(Iris)조절을 통해 시각과 청각반사에 관여한다. 교뇌는 대뇌와 소뇌 사이에 정보전달을 돕고 얼굴과 눈의 움직임을 관장한다. 연수는 호흡과 순환을 조절하고 침 분비, 하품, 재채기 같은 무의식적 활동으로 생체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뇌지도>

 

 복잡한 뇌 활동을 주관하는 대뇌, 소뇌, 뇌줄기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화시키는 뇌지도는 정확한 지도정보를 가진 네비게이터(Navigator)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갈 수 있듯이 뇌를 연구하고 기능을 조절하는데, 매우 필요한 자료이다. 뇌지도의 초기 제작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이 초파리와 마우스의 뇌지도를 3차원(3D)으로 정밀하게 그려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다른 방법보다 훨씬 빨리 뇌 전체의 신경세포(뉴런) 연결을 파악할 수 있다(Science(2019)). 유례없이 높은 해상도와 속도로 뇌를 이미지화하는 새로운 방법은 개별 신경세포를 찾는 것은 물론, 이들 사이의 연결을 추적하고 대량의 뇌 조직의 세포를 시각화할 수 있었다. 

 

초파리의 뇌는 10만 개의 다른 세포와 수백 개의 신경세포로 이루어져서 수면, 기억, 냄새 기타 생물학적 과정을 조절할 수 있어서 인간 뇌와 비슷한 형태로 복잡한 network를 구성하여 인간 뇌를 지도화하는데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쥐에서 추출된 신경세포나 인간 유래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이용해 인공 뇌를 구현, 뇌 발달 과정을 연구하거나 뇌 질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인공 뇌에 관한 연구는 주로 2차원의 평면적 형태로 제작되어 연구되었는데, 우리나라 KIST에서 입체적 인공 뇌가 개발(2017)하였지만, 3차원의 입체적 뇌 분석이 어려웠는데, 인공 뇌에 탐침(63개)을 꽂아서 뇌 신경망 회로 내부를 동시에 측정하여 인공 뇌 기반 입체 뇌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고 KIST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추남선 박사가 브레인 칩(Brain chip)<그림 1>을 개발하여 연구 결과를 발표(Advanced science(2021))하였다. 

 

4fd83e929b33cd8f48e4bc8ab42348dd_1662444
 

뇌지도는 초기 골상학에서 시작하여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3D 전자현미경까지 발전해 왔다. 결과적으로 뇌 신호의 전파속도가 다름을 밝혀서 뇌지도를 작성하는데 전자현미경을 통해 제작하는 구조적 뇌지도만 아니라 3차원 기능적 뇌지도(Nature communication(2021)) 개발을 가능하게 하였다. 

 

4fd83e929b33cd8f48e4bc8ab42348dd_1662444
 

뇌지도 작성에는 전자현미경, 자기공명영상(MRI) 등 발달 된 뇌 이미지 장비로 지도를 작성하는 것을 구조 뇌지도라고 하고, 현재 진행은 미국에서는 전체 신경세포의 연결망을 그리는 휴먼 커넥톰(Human Connectome)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유럽연합은 1㎛ 두께로 뇌를 7,000조각으로 자르고, 이를 각 이미지 당 10GB 이상 고해상도로 스캔해 뇌 구조 지도를 만들고 있다. 

 

전체 뇌 조각의 이미지 정보가 2페타(Peta,1015)바이트를 넘어 지금보다 더 강력한 슈퍼컴 개발도 병행하여야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다. 기능 뇌지도를 작성하면 살아 움직이는 동물의 뇌 활동을 관찰하면서 뇌 어느 부위 작동하는지 또는 해당 뇌세포가 무슨 일을 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기쁠 때, 화날 때 등 특정 정신상태에서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는 신진대사(포도당), fMRI(functional Magnetic Resonance Imaging)는 혈액 내 산소의 소모를 포착해 촬영한다. 

​실시간으로 뇌에서 방출되는 뇌파와 뇌 자장을 측정·분석하는 EEG(Electroencephalogram, 뇌 내의 전위변화를 기록한 파형), MEG(Magnetoencephalography, 뇌 안 전기현상으로 생긴 미세자장 측정법)도 동영상 뇌지도 작성의 대표 기술로 꼽힌다.

 

 하지만 이렇게 측정한다고 하더라도 읽어낸 신호를 해석하는 후반 작업이 너무 어려워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는데 슈퍼컴도 함께 개발되어야만 한다. 또, 탐침(전극)을 꽂아 뇌 신호를 포착하는 침습적 BMI(Brain Machine Interface) 기술 역시 뇌에 도청기를 설치하는 일에 비유된다. 즉, 뇌 안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중간에 가로채 무슨 명령이 오가는지 알아내는 작업이다. 최근 부드러운 유연 전극이 나와 포착 범위가 넓어지고 수술 후유증은 줄었다. 분자 뇌지도로 뉴런을 구성하는 단백질, 그리고 그 제조명령서인 유전자의 종류와 상호 관계 지도까지 그리려는 시도다. 

 

미시 지도보다 더 정밀한 나노(Nano) 지도라 할 수 있다. 신경세포의 단백질체·유전체 분석은 뇌 과학의 최전선으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빛 자극으로 표적 단백질체만 형광으로 발광시키는 광유전학(Optogenetics)도 최신 기술로 부상 중이다. 여전히 개발해야 할 분야가 많지만, 최근 미국의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공격적으로 “Neuralink”를 창업하여 뇌와 직접적으로 접속이 가능한 차세대 광대역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s)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1,024개의 전극을 연결하여 데이터를 얻었고 실제로 돼지 실험에서는 BCI를 이식하는데 1시간 정도 걸렸고 돼지가 냄새를 맡고 뇌로 후각 신호를 보내는 것을 뉴럴링커가 디지털 신호로 압축해 보내는 것을 시연(2020)하였다. 

 

또한 원숭이 시험에서 원숭이가 뇌파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전극을 뇌에 심기 위해서 로봇을 개발하여 혈관과 신경 손상 없이 자동으로 이식할 뿐만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는 레이저로 라식수술을 하는 만큼 간단하게 시술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예상한다. 뇌에 부착되는 초소형 칩은 아주 작은 전력으로 작동되고 뇌의 아날로그 신호를 200배 디지털 신호로 압축하는데 900 나노초(약 1/106​초)라는 극히 짧은 시간에 가능하게 하였다. 

 

하지만, 원숭이 실험 중 23마리 중 15마리가 죽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동물 학대 논란과 원숭이 뇌파 시험도 이미 2014년 Nature methods에 게재된 내용이라는 반론이 일고 있다. 결국 이런 결과는 구조, 기능 및 분자 뇌지도의 완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뉴럴링커가 디지털로 압축이 극초 시간에 실시간으로 작동할 수 있는 초소형 칩 개발 성공하고, 두개골을 열지 않고 레이저 장착 로봇으로 자동으로 탐침을 심는 방법 만든 것을 비롯한 돼지의 경우 아주 짧은 시술로 작동을 성공한 결과는 완벽한 뇌지도를 만드는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맺는말> 

 

  뇌에 전극을 연결한 사진은 오래전에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뇌파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원숭이 시연과 돼지를 이용한 후각 신호를 극히 짧은 시간에 디지털로 압축하는 기술은 아주 놀라운 결과이었다. 실제 쥐를 이용한 뇌파로 운동을 결정하는 시험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많이 시연되고 있지만, 단지 몇 개의 탐침을 사용하여 행한 시험인데, 1,000개가 넘는 탐침이 장착된 브레인 칩을 사용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컴퓨팅 능력은 놀라운 일이다. 

 

 사실,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비침습 두개골 외부에서 특정 파장을 조사하는 제품이나 특허가 상품화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2020년 7월경에 FDA 임상 시험 허가가 난 것으로 보이며,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링크하는 모듈이 소형화되어 칩과 합쳐져 동전 하나 크기로 줄었으며 귀에 걸던 방식이 칩에 합쳐지는 방식으로 바뀌어 겉으로만 보면 뉴럴링크 시술을 받았는지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인간 뇌지도로 침습이든 비침습이든 인체 임상 시험은 부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이보그 인간에서 뇌 이외는 모두 기계화가 가능하다는데, 이제 뇌까지 외부에서 조절하여 척수 환자, 뇌 질환 환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장애를 극복하는 데는 큰 의미가 있지만, 뇌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노력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은 완벽한 뇌지도 작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수많은 탐침을 두개골을 뚫고서 심지 않으면서 다른 혁신적인 방법으로 뇌지도를 완성하기를 기대하여 본다. 

 

또한 현재 연구하고 있는 뇌의 조직의 크기가 겨우 1mm3​ 크기의 뇌 구조 이미지인데, 이것만으로도 페타바이트(약 105만GB) 수준의 데이터가 만들어지는데 실제 인간 뇌는 이것보다 100만 배 이상 크기 때문에, 전체 뇌지도를 그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전문분야가 혁신적으로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최소 10년 이상 지속해서 연구해야 하는 아주 거대한 과제이다.

 

 

 

2
  • 기사입력 2022년09월20일 17시00분
  • 검색어 태그 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