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의 1년 후

함께 행복하기 위한 소통의 심리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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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4월24일 06시59분
  • 최종수정 2013년04월24일 06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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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소통을 통해서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까?
 
소통의 핵심은 ‘의미를 공유’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정부가 대학입시를 간소화해서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고 해도, 학생과 학부모는 입시제도가 또 바뀌어서 힘들어지겠구나 하고 생각한다면, 여기서 공유된 내용은 입시제도가 바뀐다는 것뿐이다. 부담에 관한 부분은 정부와 학생 측이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소통 후에는 반드시 ‘상대가 과연 나와 무엇을 공유하게 되었을까’를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의미공유 중에서 특히, 마음으로 느끼는 부분을 ‘공감’이라고 부른다.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뇌 속에 거울처럼 서로를 비춰주는 ‘거울뉴런’이란 신경세포조직이 있기 때문이다. 누구를 도와주면서 상대가 행복한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이 반사돼 본인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 특히 자기 이야기를 할 때 뇌에서 작동하는 부분이 음식이나 돈과 같은 보상을 받았을 때 활성화되는 부위와 같다고 한다. 자기 이야기만 하고 싶은 욕구를 누르고 상대 이야기를 잘 들으면서 공유되는 부분 찾아야 공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의견이 같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하게 느낀다. 인지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는 착시와 오해가 개입되기 쉽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합의착각, 다른 사람들은 아직 나의 앞서가는 생각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다원적 무지는 본인의 생각을 과신하는 오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더 크게 나타난다.
 
집단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소통의 착시현상을 살펴보면, 아주 응집력이 높고 만장일치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동질적인 집단 안에서는 ‘집단사고’, 즉 Groupthink라는 비합리적 의사결정이 나오기 쉽다. 미국에서 케네디 대통령 집권 초기에 자신감에 찬 나머지, 외부의 객관적인 의견들을 들어보지 않은 채 각료회의에서 쿠바의 카스트로 정권을 제재하기 위한 피그만 침공을 결정한 적이 있다. 이것은 역사상 가장 잘못된 의사결정의 하나로, 1400명 이상이 침투해서 무려 1200명 가까이 항복하고 특공대 100명 이상이 전사한 대참극으로 끝났다. 당시 각료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은 만장일치의 분위기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찬성하고 있다고 착각한 나머지, 반대 의견을 제시하지 못했던 것이다.
 
집단사고를 예방하려면 리더가 먼저 자기 의견을 이야기하기보다 첫 단계에서 의견과 사람을 분리해 모든 가능한 대안들을 검토하는 ‘무비판적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 집단 구성원들이 비판에 대한 염려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아울러 외부 의견까지 종합해서 결정을 한다면 최대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언론에서 집단 간 갈등을 강조해서 보도하면, 실제 두 집단 사이의 의견 차이보다 더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지각되기 때문에 합의에 도달하기 더 어려워진다. 또한, 찬반 의견을 고루 접할 수 있도록 미디어를 균형적으로 이용하지 않으면, 본인이 많이 이용하는 미디어가 바로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함께 행복한 소통을 위해서는 첫째로, 오해와 착시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즉,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넘겨짚어 섣불리 단정하지 말고, 겸손한 마음으로 끝까지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로, 집단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편의 동질적인 이야기에만 둘러싸여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외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로, 의견 양극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의견이든 집단의 시각에 비추어 과장 해석하지 말고, 자기 집단과 상대 집단의 의견을 둘 다 객관적으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끝으로, 우리가 미디어를 이용할 때, 본인이 많이 이용하는 미디어의 내용을 현실과 동일시하지 말고, 의도적으로 반대 의견을 담고 있는 미디어를 함께 이용해서 균형 있는 관점을 견지하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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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3년04월24일 06시59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19일 18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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