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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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장마철이 되면 생각나는 것이 있습니다. 어릴 적 우리나라의 산은 거의 붉은 황토를 드러낸 모습이었습니다. 요즘처럼 이상기후로 인한 극한호우가 아니어도 비만 오면 시뻘건 흙탕물이 쉴 새 없이 산 아래로 넘쳐났었습니다. 장마철이나 태풍이 오면 여지없이 하천은 범람하고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피해가 매년 되풀이되었습니다. 6~70년대까지는 자연의 위력 앞에 맥없이 무너지는 삶을 살아야 했지만 1962년에 사방사업법, 1963국토녹화촉진에 관한 임시조치법이 제정, 공포됨으로써, 1960년대 이후에는 사방사업이 범국민운동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치산 치수를 이룩한 거경궁리 (居敬窮理)의 결과​

 

 

특히 1973년에는 제1차 치산녹화10개년계획이 수립, 시행되면서 급진적인 변화가 생겨났고 1976년에는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내마을 붉은땅 없애기운동(19761977)’이 전개되면서 전 국토가 푸른 나무의 생명력으로 치산, 치수의 염원을 이뤄내는 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지금은 산엔 나무가 무성한 숲이 있다는 것을 당연시될 정도로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전국토의 변화를 만들어낸 선배님들의 위대함을 생각하며 만든 작품이 사의사색 w-24입니다. 모티브가 되는 대상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위치한 사방기념공원입니다. 이 곳은 우리가 전통적으로 공부한 거경궁리 (居敬窮理)의 결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수해가 끊이지 않는 헐벗은 산을 사방 공사로 안정화 작업을 하자는 것이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화강암 부식토 지역이라 나무를 심기도 어렵고 심어놔도 자라지 않으며 장마가 오면 심은 모든 나무가 흘러 내려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돌산에 나무를 심어 푸른 숲을 만들었습니다. 5년만에 오도리 바위산 일대는 1975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로 연인원 360만 명이 총면적 4500ha를 녹화하여 전세게에 유래가 없는 사방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룩한 대표적 지역으로 알져진 곳입니다. 2400만 그루의 나무가 조림되었고 산사태나 홍수는 물론 그 어떤 자연 피해도 없도록 조성된 이곳은 인간과 자연이 융복합된 특수지역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산림 녹화사업의 모델이 된 엄청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문제를 엄숙하게 바라보는 경()의 습관이 있었다고 봅니다.

 

 

 

 

작품 설명

자연과 융복합되어 상생의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낸 사방사업을 모티브로 제작되었다. 전 국토의 대부분이 붉은 땅을 드러냈던 50여년전의 모습에서 전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원시림과 유사한 자연을 가진 나라로 발전한 대한민국의 발전된 모습을 표현하였다. 위쪽에 자리한 산이 붉은 것은 과거의 황폐한 산을 나타내는 것이고 아래쪽으로 오면서 푸르름이 극에 달하게 구성하였다. 전체적인 시각적 형상은 동양화의 사의적 표현을 하였으며 중간 중간에 현대적 건물을 넣어 첨단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전체적인 구성은 우리의 전통적인 거경궁리의 정신과 현대기술이 융복합되어 하나의 유토피아가 건설되었다는 것을 영일만에서 바라보는 느낌으로 제작하였다.

 

 

전완식 작품. 사의사색 w-24​ / 216x216cm​ / 거울 위에 아크릴페인팅과 혼합재료​ / 2023년

 

 

전편에서 설명한 융복합주의와 사의사색화의 기본 설명은 아래 링크로 대신합니다.

융복합주의(Convergeism) https://url.kr/ke4u1s

사의사색화(寫意思索畵) https://zrr.kr/usAb 

전편에서 설명한 융복합주의와 사의사색화의 기본 설명은 아래 링크로 대신합니다.

융복합주의(Convergeism) https://url.kr/ke4u1s

사의사색화(寫意思索畵) https://zrr.kr/usAb

 


사의사색 w-02 170 X105cm 거울 위에 아크릴페인팅과 혼합재료2022

 

작품 배경 설명 : 한국에서 미국을 관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중에서도 뉴욕의 맨해튼을 담고 있는데 뉴욕은 잠들지 않는 도시로 유명하고 한때 미국의 수도이기도 했지만 세계의 수도로 불리고 있다. 이는 정치, 경제, 문화가 뉴욕을 중심으로 움직여지고 있음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는 141년의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그중에서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로는 장기적인 강력한 정치, 경제, 군사적 동맹을 형성하고 있다. 기밀한 유대관계만큼 유학생이 가장 많고 미국의 선진문물을 배워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들의 귀국 후 활약으로 자연스럽게 우리의 문화 속에는 미국적 문화가 많이 형성되어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정치적 대화와 협력, 문화 교류 확대, 학술 및 교육 교류 강화, 경제 및 무역 협력 확대, 안보 협력 강화가 이뤄져야함을 생각하며 제작된 작품이다.

 

사의사색 w-02(부분)

사의사색 w-02(부분)

 

작품 표현 설명 : 근경에 위치한 산은 한국을 나타내는 것이고 원경으로 보이는 건물들을 미국의 상징인 맨해튼이다. 파랑색 계열의 산과 빌딩 중 One World Trade Center를 파란색으로 표현한 것은 서로 각 나라의 문화, 정치, 경제의 정체성은 다르지만 서로 융합하며 강하게 연결되어있고 교류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한류가 미국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그 흐름이 연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파동의 형태로 나타내었다. 하늘을 석양빛으로 나타낸 것은 잠들지 않는 도시가 뉴욕과 서울이 닮은 꼴이라고 생각되어 표현하였다. 한국의 산에서 3개의 기념비적인 빛 기둥이 솟아 오르는 것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성장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이다.

 


 


전완식 작품. 사의사색 w-01 / 100 X200cm / 거울 위에 아크릴페인팅과 혼합재료​ / 2022년 

 

융복합주의(Convergeism)는 필자가 오랜 시간 대한민국의 장점을 연구하다가 만들게 된 장르이다. 4차산업시대의 대표적인 시대정신이기도 한 융복합주의는 현시대의 예술이 가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되어 창안하게 되었다. 처음 연구를 시작할 무렵에는 인류사에 유례없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고 대한민국의 발전 원인과 동력을 알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을 설명할 마땅한 내용이 없음이 동기가 되었다. 이를 위해 한국인의 정신과 한국의 문명사를 연구하다가 한국이 동양정신문화(성리학)의 정수를 가지고 있으며 서양의 문화를 스펀지처럼 수용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를 미술작품화하여 대한민국 성장 과정의 원동력인 융복합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본 시리즈 작품의 전체에 흐르는 표현 방식은 동양화의 정신에 입각한 산수화와 서양의 시각에 입각한 풍경화를 결합하여 새로운 산수화를 창안하였다. 명칭은 사의사색화이며, 이미지들이 융합하여 나타나는 결과는 동양의 사의적 표현과 서양의 사색적 표현을 융복합한 것이다. 표현의 기법과 재료는 서양적인 것으로 하며 표현의 대체적인 시각화 형상은 동양적인 것으로 한다.

 

재료는 거울필름(바탕 재질), 아크릴 물감, 디지털 프린팅을 사용하였다.

 

거울필름은 청동기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금속은 문명을 발달시키는 핵심 재료가 되고 있다. 금속의 물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크롬이며 크롬의 특성이 잘 표현되는 일반적인 물질이 거울이다. 거울 필름을 사용한 것은 문명의 발달을 상징하며 거울이 빛을 반사하는 것처럼 작품은 중간중간 빈 공간으로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문명의 발전이 빛나고 있음을 나타낸다.

 

아크릴 물감은 동양화의 번지기효과를 가장 비슷하게 표현할 수 있는 서양화의 재료이다. 수용성이며 덧칠할 수 있어 동, 서양의 기법을 모두 나타낼 수 있는 재료이다.

 

디지털 프린팅은 작품의 최상층에 위치한 선(토기, 웨이브 선)을 표현하는 재료이다. 수작업으로 완성한 작품 위에 동,서양문명의 융복합을 이루는 상징적 체계를 표현한다.

 


전완식 작품. 사의사색 w-01​(부분)

 

작품 설명 : 프랑스와 정식 외교를 한 것은 137년이지만 민간 외교까지하면 188년이 되었다. 프랑스는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맺어왔던 서유럽의 국가 중 사실상 최초로 한국과 외교 접촉을 하였다. 1835년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의 프랑스인 모방 나 베드로 신부가 처음 조선 땅을 밟은 것을 계기로 이후로 앵베르 범 라우렌시오 주교 등 파리 외방전교회 소속의 프랑스인 사제들이 잇따라 방한하였다. 그러나 척양정책으로 일관했던 흥선대원군의 군대는 1839년 기해박해, 1866년 병인박해때 프랑스 사제들을 죽였고 흥선대원군이 청나라로 끌려가게 되면서 마침내 188664일 조불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될 때까지 관계는 좋지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 최초 유학자였던 홍종우는 대한제국이 지향해야 할 이상국가 모델을 나폴레옹 3세 시기의 프랑스로 보았다. 대한제국 이후 일제강점기 시절 단절되었던 교류는 1949215일에 대한민국과 정식으로 수교했다. 프랑스와 대한민국은 매우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프랑스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였고 최근에는 우리의 문화가 전파되고 있다. 프랑스는 문화 대국이기 때문에 프랑스를 매개로 한 한류는 유럽 내에 확산을 주도한다. 20181019일에 파리에서는 2만석 규모의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있었는데, 프랑스는 물론 이탈리아와 독일, 포르투갈, 벨기에 등지에서 모인 팬들은 이어지는 노래의 가사 모두를 외워 따라 불렀고 이들 중에는 심지어 실신한 팬들까지 있었다.

 

전완식 작품. 사의사색 w-01​(부분)

좌측 두 개와 우측의 세로로 길게 뻗은 거울은 모뉴멘트적인 문화 교류 발전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이다


전완식 작품. 사의사색 w-01​(부분)

산의 풍경은 동양화의 기법을 최대한 살려서 표현하였는데 이는 동양의 표현기법과 공기원근법의 서양 표현 방식의 조화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본 작품은 이런 한불관계와 최초의 서양 문화 유입이라는 의미를 담아 동서양의 융복합을 표현한 작품이다. 좌우의 산은 동양(대한민국)을 의미하고 중앙의 에펠탑은 프랑스를 의미한다. 좌우 산의 가운데는 대지이며 바다의 형상인데 이 표현을 거칠고 무겁게 표현한 것은 초기 교류가 산고의 고통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완식 작품. 사의사색 w-01​(부분)

색상은 검정색 위에 노랑과 파랑을 여러번 겹쳐 칠한 것은 채도와 명도 대비의 극단을 보여주어 서로 융합하기 어려운 요소가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 결합하는 현상을 표현하였다전체 화면을 뒤덮고 있는 물결은 문화가 서로 연결되고 확산되며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서양의 투시 및 공기원근법을 화면 전반에 걸쳐 나타내어 현대의 감각적 시각 분석 체계를 유지하였고 묘사를 하는 방법은 동양화의 기법을 살려 융복합 된 결과를 만들어 내었다.

 

“26장의 대통령상”. 이것은 1년간 정부에서 각 전통예술 경연대회에게 주어지는 대통령 상장의 수이다. 다시 말해서 1년에 전통예술 부문 대통령상을 받는 국악인이 26명이란 이야기이다. 또 다시 말하자면 전국의 명인·명창이 한 해에 26명씩 나온다는 말이며, 2년이면 52명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이다. 그것은 무려 3년이면 78. 4년이면 104명이다.

 


대통령상장 마크

 

 

이러한 현실을 기쁘게 생각해야 하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야 하나. 알지 모를 아이러니에 빠지고. 우선 필자의 고민은 후자에 두고 그러한 이유의 일장일단을 이 글을 읽는 이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지난해 2021년 정부시상 지원 경연대회의 상장을 살펴보면 무용 분야는 총 15개 대회 중 대통령상이 있는 곳은 2, 음악 분야는 총 12개 대회 중 대통령상이 있는 곳은 2, 연극 분야는 총 8개 대회 중 대통령상이 있는 곳이 총 1. 전통예술 분야는 총 86개 대회 중 국립국악원 온나라국악경연대회까지 포함 총 26개의 대통령상을 보유하고 있다.

 

전통예술의 진흥과 인재 등용을 위해선 꼭 정부가 수여하는 상장이 필요하다. 이는 정부의 공신력 필요를 뜻하며 명예에 걸맞은 공정성과 운영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므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시군에서는 여러 전통예술 경연대회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을 파악하고, 진흥하며 공정성과 더불어 각 특색있는 지역의 명분을 만들어 경연대회를 장려하고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그러한 역사적 좋은 의도의 깊은 뜻을 간직하고 생겨난 각종 경연대회는 전통예술의 진흥과 우수한 국악 인재 등용에 힘써야 하는데 그러한 모습은 후자로 퇴색되고 운영단체나 개인의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황금만능주의 악순환으로 순수성이 사라진 안타까운 과거를 본 적이 있다. 이제 그러한 과거의 아픈 기억은 잊어버리고 소중한 우리 전통예술의 등용문인 전통예술 경연대회를 올곧은 신념과 공정, 가치로 무장하고 감사함과 더불어 소중히 이어나가야 한다.

 


2021 전주대사습놀이 포스터


       2022 온나라국악경연대회 포스터

 

우리나라 최고 정부시상인 대통령상의 수가 무용이나 음악, 연극보다 전통예술 부문에 더 많은 이유는 그 최고의 상이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유일한 대한민국의 소중한 가치이며 지켜야 할 우리 선조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특히 호남에서는 전통예술 분야 정부시상 경연대회 총 86개 대회 중 37개의 경연대회가 매년 치러지고 있다. 그것은 43%란 엄청난 전통예술계의 영향력이며 그만큼 전통예술에서의 호남이라는 거점을 중요한 의미로 나타내고 있다.

 

이제 호남을 비롯하여 전국각지의 경연대회에서 등용되어 매년 나오는 26명의 대통령상 수상자들도 존재가치를 더욱 드높여 그러한 숫자의 자존감을 나타내고 우린 민족의 예술성을 높여 정부시상의 취지와 존재가치에 합당한 의미 부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 또한, 상장 수여와 더불어 관리·감독을 면밀히 추진하여 상의 훈격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노력과 믿음을 이으며 지켜가야 하겠으며 전통문화의 초석인 전통예술이 지나치는 문화의 환류가 되지 않게 관심과 배려로 그 존재감을 높여야 하겠다.

 

 

 

전통문화 칼럼니스트 소개

 

김용호 / 한국학 박사(Ph.D)

사범대학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하던 중 판소리에 심취되어 전주로 내려가 이날치의 손녀 이일주 명창에게 춘향가를 배웠다. 박종선 기악 명인에게 아쟁을 배워 1999년 춘향제 전국국악대전 기악부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이며 서울시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이수자이다.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및 표현활동지원 대상자전통음악부문에 선정되었으며 2010년 독자적인 '아쟁' 주제 논문으로 한국 최초 아쟁전공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부터 수년간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에서 한국 전통음악 Master Class와 연주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하여 주러시아 한국대사관과 차이콥스키음악원 간 MOU를 성사시켰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체계적인 국악교육과 연주회를 시행했다. 경북도립국악단 악장, 국립부산국악원 초대 악장, 국립남도국악원 악장, 대구시교육청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음악감독,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을 역임했으며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주대사습청 운영위원, 전북일보 문화칼럼니스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심사위원, 예술경영지원센터 정부시상지원 현장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논문 / "전통예술공연 예술단체 활성화의 도정과 모색"(국회), "지역문화 균형발전을 위한 국립충청국악원의 역할"(세계음악학회), "거문고 명인 강동일"(완주문화재단) 외 다수

# 저서 / "박종선류 아쟁산조"(은하출판사), "산조아쟁의 이론과 연주"(부산문화재단), "박대성류 아쟁산조 연구"(부산문화재단), "아쟁교본"(전북도립국악원) 외 다수

 

관광산업에 대한 재인식 필요성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최고의 갯벌을 가지고 있다. 실로 엄청난 가치의 갯벌을 가지고 있으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은 거의 미미하다.

독일의 와덴해의 갯벌은 교육과 문화, 환경보전 등의 다양한 전문영역을 다루며 유럽의 해양과학환경보존의 메카로 인정 받고 있다. 이곳은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특별관리하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관광프로그램이 작동되고 있다. 지면상 길게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단순히 독일 니더작센주의 몇 개 수치만 비교하면 연간 관광객은 25백만명이 오고 수입은 약 2조원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는 최고 최대의 갯벌이 있지만 관광 수입이나 관광 결과 수치를 논할 만한 것 자체가 없다. 보령의 머드 축제가 있으나 이도 갯벌 자체를 관광자원화 한 것이 아니라 갯벌의 흙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축제이므로 진정한 갯벌 관광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태안 중심으로 갯벌체험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도 갯벌에 들어가 조개잡고 낙지 잡는 정도의 수준이다. 문화와 관광은 어떻게 가공하고 제시하느냐가 중요하다. 국가미래연구원20220514일에 게재했던 전완식의 문화예술정책 고도화 추진 필요성에서 다뤘던 벽화의 경우도 필라델피아는 연간 11조 규모의 경제효과 창출하고 있으나 우리는 환경미화 수준으로 멈추고 있는 안타까움을 지적하였다.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보고 즐기는 관광을 중심으로 한다. 이는 세계2차대전 이후 세계 각지에 퍼져있는 미군 주둔지 주변의 유흥 중심의 관광지의 형식과 유사하다. 이는 관광상품중 아주 특수한 경우고 보편적으로 관광은 인간의 이상향 추구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이 중심이 되어야한다. 우리는 변형된 관광 인식의 굴레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폐해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의 휴양지 관광 인식으로 관광사업이 전개되므로 우리는 주로 계절관광이나 축제를 중심으로 하며 부가적으로 유적지와 특수 지형지물을 활용한 관광 등이 주된 관광 자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한시적인 관광상품이므로 말 그대로 한 철 장사이다. 365일중에서 길게는 60여일, 짧게는 15일 정도만 관광 상품이 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이런 관광생태계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 짧은 기간에 최대의 수익을 창출하지 않으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휴가철 바가지 요금에 대한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 한 철 바가지 요금의 횡포나 수익을 얻는 기업 또한 결과적으로는 그 시점이 지나면 찾는 이가 없어서 적자에 허덕이는 구조이며 해가 지날수록 관광지에서 폐업하는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관광은 이상향을 찾는 판타지의 과정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대체적으로 공급자의 사고에서 진행되는 것이 많다. 특히 특산품 관광은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관광을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공급자가 중심이 아니라 수요자가 중심이 된다. 수요자 즉, 관광객은 그의 이상향을 찾는 과정에서 여행지를 스스로 선정하고 여행지에서 자신이 원하던 삶의 체험을 하기 위해 관광을 떠나게 된다. 젊은이들이 잠깐 놀러가는 홍대앞도 젊은이들의 유토피아적 판타지와 호기심을 확인하기 위한 경우로 볼 수 있다. 이점을 주목하며 관광산업을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

 

관광객의 이상향을 찾는 여정은 4가지의 시점으로 분류가 가능하다.

1단계 관찰자 시점 : 방문객

2단계 체험자 시점 : 단기 체류자

3단계 누적 경험자 시점 : 장기 체류자

4단계 생활인 시점 : 귀화 또는 이주자

 

4단계의 시점별 관광 상품은 한곳의 장소에서 나타날 수도 있고 각기 다른 장소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 수요자의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1단계의 시점으로 끝날 수도 있고 4단계까지 갈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대체적인 관광지는 1단계 상태에서 그치지만 동남아시아나 유럽의 지중해 지역에 있는 관광지는 1-3단계 까지의 상태가 주로 나타나고 4단계의 상태까지 가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4단계의 상태가 되었다는 것은 이미 정주성이 매우 높은 수준의 단계임을 알 수 있다.

 

시점별 상품성 특성

1단계 관찰자 시점 : 방문객

1단계 시점의 관광은 패키지 관광과 같이 단시간 동안 체류하는 상품이 주를 이뤄야 하고 단품으로써 자극성이 있고 독창적인 구성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관광상품은 주로 이 시점의 관광상품이 풍성하므로 서비스의 질만 향상시키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 숙박하지 않으므로 요식업, 숙박업, 쇼핑, 렌트 등등 주변 상품의 확장성이 약하다. 특징은 독립된 관광 상품의 수준만 높으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2단계 체험자 시점 : 단기 체류자

2단계 시점의 관광상품부터는 최소 1주일에서 2주 정도의 체류가 생기므로 관광 수입이 크게 확대된다. 따라서 관광상품의 질적 수준 향상에 역점을 둬야하는데 관광지의 정체성, 독립성, 전문성이 요구된다. 또한 체류 기간의 생활서비스 수준이 높아야 한다. 숙박을 하는 체류기간이 생기면서 타 관광상품으로 확장성이 형성되고 수익이 크게 증대 된다. 관광상품의 확장성이 형성되는 것만큼 상호 연관된 상품의 질적 수준도 균등해야 가치를 발현할 수 있다. 단기 체류 관광상품부터는 지자체나 정부의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3단계 누적 경험자 시점 : 장기 체류자

3단계 시점의 관광 상품은 이전 단계의 수준보다 높은 수준일수도 있으나 성향의 변화가 나타난다. 변화의 첫 번째 요소는 지리적인 위치 변화이다. 단기체류자는 관광지 내에서 체류를 원하지만 장기체류자부터는 관광지 내부가 아니라 근거리 지역에 체류를 원하고 생활편리성과 안전성, 아르바이트 등등 우리가 일반적인 생활을 할 때 고려하는 것과 유사한 관점이 될 수 있다. 직업인으로 장기 파견된 경우나 순수 여행객의 경우도 고려 사항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이 시점부터는 문화의 우수성과 차별성이 상품성의 핵심이 된다.

 

4단계 생활인 시점 : 귀화 또는 이주자

4단계의 생활인 시점이 되면 우리가 생활하는 것과 동일한 가치관으로 판단하고 우리의 생활문화 안에 귀속된다. 이 상품성이 강하게 나타나려면 문화적 차별성이 강하고 유토피아로 인식되는 점이 있어야한다. 이 상품은 생활문화 자체가 가장 강력한 상품성이므로 특별히 다룰 내용은 없다. , 필리핀의 은퇴 이민의 경우처럼 특별 지역을 두거나 세제혜택을 주는 방식은 있을 수 있다. 이 단계의 관광상품은 국제적인 홍보가 강화되어야 성공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관광상품의 효율을 극대화하면 지역소멸을 막을 수 있다.

관광상품을 단순 즐길거리 볼거리로 생각하면 계절 관광상품처럼 일시적 사업 후 장기간의 휴업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관광상품을 기획할 때 수요자의 관점에서 다각도의 관광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정주성이 강한 관광 지역을 만든다는 목표로 사업을 기획하여야 하며 도심과 근접한 경우는 1단계와 2단계의 관광상품을 전문화하고 지역에 고립된 형태로 구성되어있는 경우는 3단계와 4단계를 강화되는 것이 필요하다.

 

3단계와 4단계는 기존의 지역민과 융합되는 구조로 하여야 하며 문화적 우월성이 높아야 한다. 쉽게 얘기하면 문화적 차이로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가 있어야 한다. 매력적인 요소는 단번에 이해하고 체험할 수 없는 것이므로 중장기의 체류나 영구 이주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유적지나 특수 환경 관광은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장기간 체류할 거리는 될 수가 없다. 장기 체류를 유도하는 가장 좋은 경우는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것이다. 실버타운이나 은퇴자 타운 등은 삶의 질을 일정 수준 이상 보장해 주는 데에 매력이 있다. 이런 형식에 문화관광의 매력을 더하여 즐기면서 삶의 질이 보장되는 구성을 추구하면 관광상품으로의 가치 부여가 충분해 진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진행되고 있는 귀농, 귀촌, 귀임 등의 프로그램은 지역소멸의 문제를 염두한 정책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상향을 가지고 있고 이상향에 대한 동경은 결국 이주를 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취업을 위해 이주를 하거나 교육을 위해 이주를 하거나 의료 및 삶의 질 향상을 원하여 이주를 하는 등의 다양한 행동 패턴은 나타날 수 있지만 정리하면 불완전함과 불균형이다. 즉 최근에 대두되는 세대갈등, 지역갈등, 남녀 갈등 또한 같은 맥락에서 문제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지역소멸의 원인이 불완전함에서 형성되므로 대다수 사람들은 도시로 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두 도시로 가려하지 않고 반대로 귀향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이들을 포함한 관광정책이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귀촌인과 결합한 정주성 강한 관광타운

관광산업은 외부인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으므로 이들을 정주하게 하는 방법을 모색하면 지역소멸도 해결될 수 있다. 내국인 외국인에 대한 세밀하고 미시적인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하지만 총체적 방향성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귀촌인과 외지인의 결합이 필요한 이유는 정주성이 강한 관광인프라에는 의료와 교육, 직장 등의 일반적인 생활 환경과 동일한 인프라를 갖춰야한다. 소규모일지라도 구성 요소는 모두 갖춰야 생활이 된다. 이점이 취약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장기체류나 귀화 또는 이주의 관광객이 적다. 귀화나 이주의 경우는 도심 또는 직장이 마련되어지는 지역으로 가는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이들을 관광객으로 보기는 어렵다.

 

각 지자체에서 관광타운을 만들기 위한 시도들이 있었으나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지 못한 이유는 생활에서 불편함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하여 운영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병원도 개원하고 마트도 운영하고 기타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를 성하게 되어야하는데 관광타운의 소규모 인원을 보고 그런 다양한 인프라를 형성시킨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따라서 관광객과 귀촌인들이 결합되었을 때 정주성 향상을 위한 사회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

 

관광상품의 경우도 단기간의 계절 관광이나 자연경관 관광으로는 상품성의 지속성을 확립할수 없다. 문화가 결합된 관광상품이 되어야 하므로 한국어, 한류문화, 지역의 특화된 문화 등등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체계화시킬 필요가 있다.

 

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우리의 자원은 무궁무진하다.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인들과 정책입안자들에게 영감을 주길 글이 되길 바라는 바이며 다음편으로 이어 구체적인 사례와 방법을 소개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순수예술을 보고 들으며 삶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을 찾는다. 또한, 가까운 곳에 두고 향유하고 싶어 하며 자신의 힘들고 찌든 삶에 활력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고통을 덜어내는 촉매로, 어떤 때에는 생명을 살리는 소중한 도구로 우리 삶을 지켜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삶의 치유제이며 활력소인 순수예술을 반기며 업으로 즉 삶의 직업으로 만들려 하지 않는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독일 뮌헨 악기박물관 사진 자료

 

예술가는 무릇 노력과 더불어 타고난 재주가 있어야 끼를 발산하여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다 보니 아무리 소리를 지르고 손가락이 부서져라 악기를 연습해도 타고난 재주, 즉 끼를 타고난 사람에게는 예술성을 따라갈 수 없다. 그것은 참으로 불공평한 세상의 법칙 같지만, 조물주가 만들어놓은 천륜의 법칙이라 원망하기도 모호한 신묘한 세상의 이치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유일하게 천재를 이기는 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교육과 노력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순수예술 전문가 교육을 하는 과정의 학생 정원은 나날이 줄고 있으며 졸업자 또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물론 코로나19의 펜데믹 시대에 순수예술만이 그렇겠냐마는 더욱 억울한 사정은 펜데믹 시대 이전부터 순수예술을 위한 배움터와 졸업자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세간의 뉴스엔 항상 순수예술 관련 소식이 보도된다. "재벌가의 누구가 귀한 미술품 수백, 수천 점을 내놓았네. 누구누구가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했네. 한국의 전통예술이 다른 나라에서 이슈가 됐네." 자랑스럽고 귀한 소식들로 가득 차 있지만 정작 그들을 위한 교육과 정책은 바르게 가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대학 시절, 부모님의 반대와 지인들의 만류에도 다니던 사범대를 자퇴하고 판소리가 좋아 국악으로 인생행로를 바꾼 과거가 있다. 그렇게 순수예술에 대한 많은 조언과 편견에도 묵묵히 그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한 가지. 나에게 다가온 전통예술의 절실함 때문이었다. 그 절실함은 무엇이었을까? 절실함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전주대사습놀이 출신 명창들


2021 전주대사습뎐 포스터

 

JTBC 손석희 사장의 일화다. 손석희는 나이 마흔을 훨씬 넘겨 남의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겠다고 결정했고 마흔셋의 나이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남들처럼 어느 재단으로부터 연수비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었고 직장생활을 하며 마련해 둔 돈으로 떠나는 막무가내식 자비 연수였다. 미네소타 대학의 퀴퀴하고 어두컴컴한 연구실 구석에서 낮엔 식은 도시락으로 저녁에는 햄버거로 생활을 유지했다. 그는 유학 시절 첫 학기 첫 시험 때 시간이 모자라 답안을 완성하지 못하고 연구실 구석으로 돌아와 억울함에 흘린 눈물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시간이 절실했으며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가치였다고 믿었다. 그렇게 절실함은 오늘의 손석희를 만들었고 대중의 중심에 서 있다. 물론 그분의 졸업장 한 장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자신과의 싸움. 즉 스스로 결정한 삶의 절실함은 운명도 바꾼다는 이치를 알리고 싶어서다.

이 세상엔 절실함보다 더한 희망은 없다. 절실하다고 후회할 필요도 없다. 순수예술을 공부하거나 업으로 생활을 하는 모든 이여! 현실은 힘들고 어렵지만, 우리에겐 스스로의 절실함이 있다. 그것은 백만금을 갖은 재벌가도, 세상의 모든 권력을 가진 자도 부럽지 않은 순수예술가만의 존재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은 순수예술의 가치에 의해 밝고 맑게 변화된다는 것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자. 이제 국가는 그러한 순수예술을 품고 삶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예술가를 위해 어떠한 방향과 추진으로 함께 할 것인가를 더욱 고민하고 피력해야 할 것이다.

 

<김용호 한국학 박사(Ph.D) 칼럼니스트 소개>

이날치의 손녀 이일주 명창에게 춘향가 사사박종선 기악 명인에게 아쟁을 배워 1999년 춘향제 전국국악대전 기악부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서울시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이수자.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및 표현활동지원 대상자’ 전통음악부문에 선정. 2010년 독자적인 '아쟁주제 논문으로 한국 최초 아쟁전공 박사. 2012년부터 수년간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에서 한국 전통음악 Master Class와 연주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하여 주러시아 한국대사관과 차이콥스키음악원 간 MOU를 성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체계적인 국악교육과 연주회를 시행경북도립국악단 악장국립부산국악원 초대 악장국립남도국악원 악장대구시교육청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음악감독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을 역임했으며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전주대사습청 운영위원전북일보 문화칼럼니스트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심사위원예술경영지원센터 정부시상지원 현장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문화영토를 무한 확장하는 꿈.

한국어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인에게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 터키, 태국, 인도 등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정하는 국가는 약 41개국에 이르고 있고 베트남이 전 세계 최초로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했다. 한국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한국어의 표현법인 한글의 우수성이 매우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한글은 세종대왕님이 밝힌 바와 같이 똑똑한 사람은 반나절에도 익힐 만큼 쉽고 합리적이다. 특히 컴퓨터와 모바일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한글의 우수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자기네 나라말로는 도저히 키보드 자판을 구성할 수 없는 문제가 있으나 한글의 경우는 어떤 디바이스건 간에 쉽게 적용되고 활용된다. 국격의 상승과 한류문화의 확산이 강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의 보물인 한글과 한국어의 수출을 진지하게 생각해본다.

 


 

2외국어로 선정하는 국가는 약 41개국

전 세계 나라 수는 국제표준화기구에 의거한 경우 249개국 그리고 UN에 등록 승인된 국가는 196개국이다. 우리나라의 세계무역 순위는 10~8위 수준이다. 거대 무역국인 만큼 교역을 하는 나라는 거의 전 세계적이다. 그러나 그 비중을 보면 전체 교역 내용의 3/4은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대만, 인도, 싱가포르, 독일, 말레이시아가 주요 수출국이고 중국, 미국, 일본, 독일, 베트남, 호주, 대만,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말레이시아가 주요 수입국이다. 중복된 나라를 묶으면 13개 국가로 압축이 된다.

전 세계 나라를 약 200개라고 보고 우리의 주요 교역국이 13개 나라라면 187개국에는 더 많은 교역의 기회가 있다는 단순 계산이 나온다. 물론 교역이라는 것이 국가나 해당 국민의 필요에 의해 성립되므로 무턱대고 접근해서는 안 될 일이므로 국익에 우선한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어 수출 방법

우선 한국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수출할 곳이 분명해야 한다. 한국인이 거점을 만든 세계적인 네트워크 중에 태권도가 있다. 태권도는 212개국에서 15천만 명이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무술이며 1만 여개 이상의 도장이 있다. 다른 형태의 네트워크는 750만의 재외동포로 구성된 한상네트워크다. ‘세계한상대회180여개 국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으로 활발히 기업을 운영하며 대회에 참가하는 기업수가 5000여개에 달한다. 여기에 국가가 취업준비생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지원금을 결합하면 효과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

해외취업준비생에게 국가의 해외정착지원금이 선진국은 400만원, 우대국가에는 8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있다. 이를 보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이미 태권도 교육은 어느나라를 막론하고 한국어로 교육을 한다. 여기에 사범이 수련 시간 외에 한국어 교육을 하는 코스를 만든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한국어 교육 자격증을 주고 대한민국이 공인하는 교육시설이라는 인증을 하며 지원금과 관리 제도를 만들면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더불어 해외취업준비생의 인턴쉽을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 우리나라 국민의 일자리 창출도 되고 해당 국가의 국민도 한국에 들어와 취업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고구려의 유민으로 알려져 있는 라후족과 묘족 등 한국어와 유사도가 높으며 어순이 거의 비슷한 종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일이다. 그 외에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상호교류 및 인력 수급을 위해 진행하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기술연수생의 교육에는 한국어 자격 취득 시험이 있는데 이를 더욱 확대한다면 효과적일 수 있다.

 

한국어 수출의 이점

위와 같은 방법들로 한국어를 수출하면 생기는 이점은 당연히 국격이 높아지고 문화영토의 확장으로 기존의 교역내용과는 확연히 다른 교역량과 수준이 높아지게 될 수 있다. 그 이점은 굳이 거론할 필요 없이 많이 알고 있으므로 효과적으로 실천하면 된다고 본다.

 

효과적인 실천이 필요한 것을 조금 더 서술하겠다.

 

위에서 거론한 코트라의 경우 전세계 84개국에 10개 지역본부, 129개 무역관을 운영중인 한국 경제의 대외 경쟁력 진흥기관이다. 코트라 해외무역관의 고유 업무는 수출상품의 홍보와 현지 정보수집 및 활용 등 국내 기업과 상품, 서비스의 현지 진출 지원이 중심이지만 해외 취업을 위한 업무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업무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요구되고 있으나 취업 효과는 크지 않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현지 기업인과 한국인과의 소통문제이다. 물론 해외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현지어를 능숙하게 익혀서 진출하지만 현지 기업인의 인식은 다를 수 있다. 그가 만약 한국문화와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한국인과 한국 상품에 대한 가치 측정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정책이라도 종합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국어와 한류문화보급이 직접적으로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재구성하는 필요성이 있다.

 

대한민국의 문화영토를 무한 확장하는 꿈을 꿔야 한다.

 

<작가 노트>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네가 태어나기 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것은 항상 아이로 남아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역사를 알아야 성인成人이 될 수 있다.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과거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이루는 과거들을 성찰함으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사색의 기회를 준다. 그런면에서 역사이야기가 켜켜이 쌓인 문화유적은 좋은 소재가 된다. 인간의 지성과 감성은 과거에 먹은 지적 양식과 가슴이 과거에 먹은 감성의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찍이 읽고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낀 모든 것, 자문자답한 모든 것이 그 사람의 가장 본질적인 현존재를 구성한다. 문화유적 기행 중의 이 모든 것을 겪은 후의 그 사람은 이전과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제목 : 모전석탑

촬영 장소 : 충청북도 제천시 장락동

촬영날짜 : 2020.10.7

모전석탑이란 돌을 벽돌모양으로 깎아 쌓은 탑으로, 흙벽돌을 쌓아 올린 전탑을 모방하였다 하여 모전탑(模塼塔)이라고도 한다.




제목 : 과거와 현재의 대조

촬영 장소 : 충청북도 제천시 장락동

촬영날짜 : 2020.10.7

넓은 들판에 우뚝 솟은 검은색의 탑은 제천시내의 아파트들과 묘한 대조를 이루며 숲속과 고즈넉한 폐사지에 있는 여느 탑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탑을 받치는 한 겹의 바닥돌 위에 벽돌처럼 깎은 회흑색의 점판암으로 7층의 몸돌을 올렸는데, 1층의 네 모서리에는 점판암 대신 화강암 기둥을 세워 그 모습이 특이하다.

 


제목 : 랜드마크

촬영 장소 : 충청북도 제천시 장락동

촬영날짜 : 2020.10.7

온통 평지뿐이 곳에 우뚝솟은 9미터의 탑. 눈을 감고 상상해 본다. 지역의 랜드마크요, 이정표의 역할을 했을 이 탑이 세워졌던 그 시대를...

탑 전체 표면에 석회를 칠한 흔적이 있으며, 남쪽과 북쪽 면에 감실을 설치하여 문을 달았다. 탑을 만든 형식이나 돌을 다듬어 쌓아올린 수법 등으로 보아 통일 신라 말이나 고려 초인 10세기 작품으로 추정된다.

 


제목 : 과거와 이어지는 현재

촬영 장소 : 충청북도 제천시 장락동

촬영날짜 : 2020.10.7.

6·25 전쟁 때 포탄에 맞아 피해를 입었는데, 1967~1968년에 석탑을 해체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만들었다.

탑이 서있던 절터는 논,밭으로 변하였다. 수많은 역사의 흐름속에 절은 사라졌지만 탑은 지난한 역사의 풍파를 겪으며 드넓은 들판에 홀로남아 지금까지 이어온 과거를 보여주는 창의 역할을 한다.

 

 

<작가 소개>

이유진 작가는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이 세상의 역사유적들을 자기성찰과 성장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문화유산의 가치를 사색하는 작가이다.


 

 

 

 

지난 스승의 날인 5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국악 관련 저명한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 교육자, 학자, 전문연주가, 학생, 애호가 등 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특별한 집회가 있었다. 국악교육의 미래를 위한 "전 국악인 문화제"란 주제로 국악교육의 위기를 피력하고 교육의 정상화를 요구했다. 이렇게 국악에 관련된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향후 이루어질 국악교육 정책에 대한 이견과 미래 전통문화예술 교육에 관한 소통 때문이었다.

 

 

지난 15일 청계광장 <전 국악인 문화재> 모습

 

현시대 우리 대한민국은 전통문화를 삶의 가치로 삼아 배우고 창작과 융합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많은 사업과 정책으로 우리의 생활 수준을 높이고 있다.

 

온라인 콘텐츠로 대한민국 게임 산업을 세계에 알린 기업 넥슨은 지난 511, 12일 이틀간 제1보더리스 공연 : PLAY'이란 주제의 본 공연과 갈라 공연을 개최했다. 과거 넥슨의 비영리 재단은 공모전을 통해 게임과 전통예술의 만남이란 주제로 현대연희 prototype21’ ‘플레이 오케스트라(Play Orchestra)’ ‘보쏘(BOSS5)’ 등 세 팀을 뽑았고 양일간 넥슨의 대표 IP에 씻김굿, 마당놀이, 국악관현악 등 전통예술과 접목한 공연 콘텐츠를 선보이며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한류 게임 문화 콘텐츠 가치를 대내외로 알렸다.

 


넥슨재단 홍보동영상 / 넥슨재단 제공

 

또 다른 기업의 사업을 살펴보자. SK텔리콤은 국립극장과 협력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각종 문화 행사가 가능한 '놀러와 국립극장'를 만들어 전통예술에 기반한 콘텐츠와 함께 디지털화 및 확산, 선도한다는 사업을 추진하였고 지난 429일 개관식을 통해 랜드 오픈식을 성대히 치륐다. 기업의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는 전통예술을 새로운 가치의 세계로 확산시켰고 민족의 정체성과 함께 경제적 창출을 포용한다는 성과를 이뤄냈다.

 


SK텔리콤 홍보사진 / SK텔리콤 제공

 

이러한 전통예술의 가치를 새롭게 융합 창출하고자 하는 민간사업이 있는 반면 국악인들을 거리로 나오게끔 유도한 안타까운 국가 교육정책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올해 말 확정·고시 예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국악' 전면 배제>라는 문건이다. 지난 421일 전국국악교육자협의회는 가장 먼저 졸속 개정 작업을 즉각 중단하라라는 규탄 성명을 발표했고 한국국악협회 등 130여개 관련 단체가 이어 함께 소신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지난 15일 국악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집회로 이어져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교육부가 공개한 문제의 ‘2022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 시안을 살펴보면 성취 기준항목에 국악 관련 내용이 하나도 없다. 여기서 '성취 기준'이란 교육 목표를 의미하며 향후 변경되는 학교 수업과 평가, 교과서 편찬의 가이드라인에는 국악이란 단어가 배제되어 있다. 이러한 논란에 교육부는 "서양음악, 국악 등 장르를 구분하기보단 실생활 위주의 교육을 위한 개정 과정에서 국악이란 표현이 빠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각 나라에는 특수한 음악 요소와 개념이 내포된 자국의 음악이 존재함인데 그러한 독창성과 별개로 포괄적 수용으로 만들어진 음악교육의 정책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물이 되어 국악인과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예견컨데 교육 현장에서 우리 선조의 국악 더늠, 시김새, 간지, 성음 등 전통의 기교를 어떠한 서양음악 방식으로 표현하고 가르칠 것인가? 우리 전통음악의 독창적인 명칭과 표현 방법은 절대적이며 포괄적일 수 없다.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 아쟁교육 사진 자료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 단소교육 사진 자료

 

대한민국 미래 원동력인 전통문화는 무한한 잠재력과 창의력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한 사유로 민간기업과 정부는 애정을 갖고 다양한 전통예술 사업과 정책을 통해 특별한 대한민국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토록 서로의 방향성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드러내어 창출하고자 하는 의도와 포용하여 준용하고자 하는 의미는 다르다. 문제의 핵심은 어떻게 수용하고 지혜롭게 끌어내며 담아 가느냐가 관건이다. 전통은 불온한 혁신과 수용 속에 본질을 잃을 수도 있고 섣부른 융합과 무관심 속엔 사라질 수도 있는 정서적 매개체임을 잊지 말자. 그러므로 우리는 깊은 애정과 관심을 두고 올곧은 전승과 교육으로 전통예술을 소중히 지키고 이어가야 하겠으며 새로운 정부는 다양한 국민 여론 수렴과 함께 존중과 배려로 정책을 만들고 수립해야 하겠다.

 

<김용호 / 한국학 박사(Ph.D) 칼럼니스트 소개>

이날치의 손녀 이일주 명창에게 춘향가 사사. 박종선 기악 명인에게 아쟁을 배워 1999년 춘향제 전국국악대전 기악부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 이수자. 서울시무형문화재 제39호 아쟁산조 이수자. 2009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및 표현활동지원 대상자전통음악부문에 선정. 2010년 독자적인 '아쟁' 주제 논문으로 한국 최초 아쟁전공 박사. 2012년부터 수년간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음악원에서 한국 전통음악 Master Class와 연주회를 주도적으로 개최하여 주러시아 한국대사관과 차이콥스키음악원 간 MOU를 성사.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체계적인 국악교육과 연주회를 시행. 경북도립국악단 악장, 국립부산국악원 초대 악장, 국립남도국악원 악장, 대구시교육청 대구예술영재교육원 음악감독,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을 역임했으며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주대사습청 운영위원, 전북일보 문화칼럼니스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심의위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심사위원, 예술경영지원센터 정부시상지원 현장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사색을 그리다.

 

연필과 붓을 잡은 시간이 40년 정도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추구하는 것도 달라지나 보다. 당시에는 몰랐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최고가 되고 싶었고, 청년기에는 낭만이 좋았고, 좀 더 어른이 되어서는 사랑이 필요했고, 지금은 삶의 가치를 바라본다.

 

사색의 시간 -전완식-
 

가치를 찾는 사색의 시간에는 나의 내면을 바라보게 되고 내면으로 들어가면 시간은 동결되고 기억의 파편들이 흩어지고 모이며 나는 타자의 시선으로 내면의 조각에 생긴 흠집의 기억을 줍는다.

 

흡집은 나에게서 파생된 것도 있고 남에게서 파생된 것도 있다. 흠집은 각각 사건들의 기록이며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과거에 있지만, 해법은 현재에 있다. 이성적 사유는 객관적인 나를 평가하여 자연의 원리에 입각한 지혜를 생산한다.

많은 사람의 사유 동기는 사람의 신변, 자연의 변화 등의 특이점을 발견하면서부터인데 나에 대한 지성적 인식 활동의 동인은 사람의 신변 그중에서도 보편적이지 않은 성취욕이라고 본다. ‘성취욕이 있다라는 인식, ‘성취욕이 문제라는 인식, ‘성취욕도 나의 일부라는 인식의 변화 속에 성취욕으로 파생된 다양한 인간의 희로애락과 도덕률과 모순을 대면한다.

 

 

 (좌)주변이 투영되지 않은 원형, (우) 주변이 거울에 비춰진 현상 /전완식(Kai Jun)-Time of origin.2103-100X100cm-Oil on Mirror-2021

 

내가 대면하는 비명제적인 지각, 기억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나는 알고 있는 명제적 지식을 모두 동원하여 문제 원인의 이치를 따지고 풀며, 재조립하여 내면의 갈등 요인을 탐구하며 완성을 시도한다.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거의 필연적으로 대립하는 모순의 명제를 직면하게 되고 모순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모순이 아님을 깨우치게 되는 순간은 지난한 시간이 흘러야 겨우 알아채게 된다. 이런 과정의 연속 선상의 사유는 자연스럽게 산책으로 이끈다. 산책은 사유를 하기 가장 좋은 상황이다. 꼭 장소가 강이나, 산이나, 들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될 수 있고 자연과 조우 되는 환경이 더욱 깊은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환경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좌)주변이 투영되지 않은 원형, (우) 주변이 거울에 비춰진 현상/전완식(Kai Jun)-Time of origin.2115-116.8X91cm-Oil on Mirror-2021

 


(좌)주변이 투영되지 않은 원형, (우) 주변이 거울에 비춰진 현상/전완식(Kai Jun)-Time of origin.2110-116.8X91cm-Oil on Mirror-2021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사색의 시간을 시각화한 작품들로 구성되어있고 전시는 2022413일부터 19일까지 인사동에 위치한 토포하우스에서 진행한다.

 

코로나 사태의 거리두기 실천으로 인하여 본 행사는 9월1일에 예정하였으나 정부 지침에 의거 보름간 연기하였으나 여전히 경각심을 가져야하는 시기이므로 대상 수상자만 모시고 최소한의 행사를 진행했음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미술의 전래에 있어 용어적 오류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현대미술은 우리의 사고를 발전시킬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해가 안되는 문제로 인하여 기피 현상이 생기는 것 이 문제입니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실천입니다.

- 대한상상창의 공모전 조직위원장 Kai Jun​

 

수상자 명단


대상 : 
김용석     우수상민경진, 박용진, 양승규

 

대상 수상자 감상문


相濡以沫

김용석

 

상유이말(相濡以沫). 곤경 속에서도 작은 힘을 보태어 서로 돕는다.” 물고기들이 샘물이 마르자 자신들의 거품으로 서로의 몸을 적셔주었다는 내용의 사자성어이다. 물고기가 현재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이 세상에 자신만의 이익을 찾는 사람이 가득하다면 세상은 결국 공사(共死)의 길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말이다. 게다가 이번 코로나 사태로 세상은 더욱 아비규환이 되었다. 하지만 공생(共生)을 향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속한 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뒤엉켜서 싸운다. 그러다 함께 타들어 가고 만다.

 

최근 개인의 이기심, 집단의 이기심으로 인해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발생했다. 집회의 자유, 종교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국민에게 주어진 권리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자신의 자유만을 위해 행동하여 코로나 사태를 악화시키는 것은 지나친 이기심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지나친 이기심으로 인하여 속한 집단이 사회의 악으로 낙인찍혀버린 것은 스스로 발등을 찍는 일이 아닐까 싶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타들어 가기보다 함께 힘을 합쳐 공생(共生)의 길을 추구할 때이다.

 

작품 속 부둥켜안고 있는 두 사람으로부터 우리는 그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안긴다는 것은 자신의 몸을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것이다. 의지는 상호 간의 믿음과 존중이 있을 때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지러운 세상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의지하는 모습이 남아 있다면 우리는 공생(共生)의 길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의료인력의 부족함을 느끼고 공공 의대 신설 등 의료인력 보충에 대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의료인들과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충돌이 계속되고 있고 의사들은 파업을 선언한 상태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누구에게 가는 것인지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구를 위한 정책이고, 누구를 위하여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였는가.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만 요구하기보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공생(共生)을 위한 행동을 한다면 모두가 작품 속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닐 날이 오지 않을까.

 

수상자 소감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youtu.be/nIiAHNfUqhw



김명곤 /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 72.7× 60.6cm / Acrylic on Canvas / 2020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는 김명곤 작가는 1995년 첫 전시부터 현재까지 희망이라는 무형의 대상과 자동차를 결합한 시리즈물을 연작하고 있다. 희망을 표현함에 있어 이 되기도 하고 선물상자’, ‘풍선이 되기도 한다. 이 시리즈물들에서 나타나는 자동차의 형태, 희망의 대상, 배경의 어우러짐은 각각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중앙에 압도적으로 거대하게 배치되는 희망을 실은 자동차이다. 이 구도의 설정은 보는 이를 당혹하게 할 정도로 크게 나타나는데 이는 꿈, 희망이라는 주제를 바라보는 작가의 마음이 벅차 오른 것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벅찬 감정들이 작가에게 발현된 이유가 궁금해진다

 

김명곤 /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 112 × 112cm​ / Acrylic on Canvas / 2020


김명곤 /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 117 × 80cm​ / Acrylic on Canvas / 2020

 

작가 노트를 보면 그는 겨울에 앙상한 가지가 봄에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 맺는 과정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의 관심과 심리적 표현 속에 나타나는 조각들을 퍼즐처럼 맞추면 생명 존중’ ‘삶의 환희라는 내용이 보인다.
 

 

김명곤 /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 117× 91.0cm / Acrylic on Canvas / 2020

 


김명곤 / 비밀의 정원 / 131 × 131cm  / Acrylic on canvas / 2020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

그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때이다. 

전시는 '갤러리 작'에서 9월24일까지 열린다. http://galleryjhak.com

 

 

 

 

김명곤 / Kim, Myeong - Gon

 

학력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전공(석사)

전시경력

<주요개인전> (1995 ~ 2017)

2020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갤러리 작. 서울)

2017 즐겁지 아니한가! (갤러리 H. 서울)

2016 상상은 현실이 된다 (윤 갤러리. 서울)

2015 꿈을 싣고 오는 자동차 (갤러리 작. 서울)

꿈꾸는 자의 행복이야기 (롯데갤러리. 서울) 20여 회

<주요단체전> (1993 ~2017)

Art 30ists(sia gallery. 뉴욕. 미국) / Red Gate(호감 갤러리. 서울) / SMART EYE : 대중의 새로운 시선 7(슈페리어 갤러리. 서울) 200여회

아트페어 (2007~2017)

ART CENTRAL HK (홍콩), 대만아트페어(대만), CONTEXT Art Miami 2015(마이애미. 미국), Asia contemporary art show (홍콩), 부산 아트쇼 (벡스코. 부산), KIAF (코엑스. 서울), 마이애미 아트페어(마이애미. 미국), LA 아트페어 (로스엔젤리스. 미국), 휴스턴 아트페어(휴스턴. 미국), 찰즈부르크 아트페어 (찰즈부르크, 오스트리아)

 

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대명리조트, )방태, )메드비젼, 산업은행, 하나은행, 연세 대학교 기념관, 경향신문, 순여성병원, 그람피하우스, 로이코 외 개인 소장 

4차산업혁명에서 창의력은 매우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창의력은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새롭게 창안해 내는 정신적이고 사회적인 과정입니다. 창의력은 창조성이라고도 말하며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인 통찰에 힘입어 발휘됩니다. 이 의식과 무의식의 통찰이 가장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는 훈련이 현대미술감상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1873년 일본의 만국박람회 출품 당시 독일어 쿤스트게베르베(Kunstgewerbe 공예미술), 빌던데 쿤스트(Bildende Kunst조형미술)등의 용어가 모두 미술이라는 하나의 용어로 번역되어 사용되면서 미술이라는 개념의 정확한 접근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혼선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진행되면서 미술은 어려운 것이다라는 관념이 생겨났고 이해가 안 되는 난해함 속에서 현재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스스로 한문 뜻으로 해석하여 美術(아름다운 재주) 특히 예쁘고 보기 좋은 것으로 국한시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양의 미술은 사실주의(realism)와 이상주의(idealism)의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대다수의 현대미술은 의식, 무의식의 결합을 통해 만들어지는 이상주의적 관점에서 제작됩니다. 사실주의와 다르게 이상주의는 작가의 관념적 이상의 표현이 주된 것이어서 이런 류의 작품은 오감을 넘어 육감으로 다가가는 깊은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예쁘고 보기 좋은 표현도 좋지만 폭넓은 현대미술을 감상하여 상상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4차산업혁명으로 가는 길목에서 국민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높이고 싶은 전완식 드림 

 

 

공모전 주제 작품


 




대상 시상품


 

 

전통을 현대적 재료와 기법으로 재해석한다.

‘21세기 정신을 전통의 산수화에 담기프로젝트 NO.1

 

Kai Jun  등용문01  150호M 227.3cm X 145.5cm  Acrylic on Canvas  2020년

 

프로젝트를 왜 시작하였는가?

현대미술은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장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현대미술에 대한 인식은 어려운 것이다.’ 또는 나는 문외한이다.’라는 식으로 기피하려한다. 전시장에서 보이는 감상의 상태도 매우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깊이 있는 사색의 시간이 적음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관념 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를 안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 사회는 대체적인 나라가 자본주의의 사회 구조 안에서 살고 있다. 자본주의는 근본적인 정의로 볼 때 사유재산을 인정한 상태에서 이윤획득을 위해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는 경제체제이다. 따라서 생산과 소비의 원활한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감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공감과 소통은 남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생활환경에서는 자기의 경험과 관습적인 사고의 고착화로 남의 생각을 받아들이는데 거북함이 많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는 좋은 장르가 현대미술이다. 자신의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남의 생각을 받아들이기 좋은 환경 제공 말이다.

 

미국은 자본주의와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국가이다. 현대미술이 미국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대미술의 꽃을 피운 작가의 대부분은 미국 출신이거나 미국 거주인들 이다.

 

Kai Jun  등용문12  100호F 162.2cm X 130.3cm  Acrylic on Canvas  2020년

 

현대미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충격적인 것이다.

1863년 에두아르 마네는 풀밭위의 점심이라는 작품을 발표하며 봉건주의적, 관습적 표현에서 탈피하여 모더니즘을 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후 인상주의, 큐비즘,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등등 다양한 이즘들이 나타나며 작가들은 당시의 사회에 필요한 정신적 요소를 작품에 녹여 넣는 실험적 경향을 띠게 된다. 수많은 작가들은 스스로 전위예술가(아방가르드avant garde)를 자처하며 시대정신과 문명의 방향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제시하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모더니즘에서 나타난 두 가지의 흐름은 조형적 순수 예술사회적 담론으로써의 예술로 정리할 수 있는데 두 흐름 모두 신, , 귀족 등의 봉건적 사고에서 탈피하여 자기 본연의 가치관을 갖게 하려는 목적이다. 그 누구도 누군가에게 귀속 될 수 없고 스스로 완전하며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스스로의 모색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일깨우려는 태도의 산물이다.

19세기까지 사회전반에 깊이 물들어 있는 봉건주의적 사고의 혁명 또는 혁신을 위하여 기존 이념을 개선하기 위한 시도가 매우 많았다. 당시 유럽에서 활동이 많고 잘 알려진 화가들의 대부분은 기존의 사회질서를 개선하기 위하여 사회주의, 공산주의의 이념적 배경을 두고 작품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참여도가 낮은 피카소의 경우도 프랑스 공산당의 당원이었다. 당시 유럽의 대체적인 철학, 문학, 미술, 과학 등등의 창작자들은 이념적 활동을 하였다. 그러던 활동의 변화가 세계2차 대전이 끝나고 나서 승전국인 미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수많은 창작자들과 자본주의 결합이 사회적 이념이 아닌 개인의 사고에 초점이 맞춰지며 자유로운 사고의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추상표현주의 잭슨폴록, 팝아트의 앤디워홀, 색면추상의 마크로스코, 미니멀리즘의 프랭크 스텔라 등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나타난다. 이 작가들의 출현은 감상자 대상이 다수의 대중을 타겟으로 하는 경향을 띤다. 이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한동안 지속되다가 1989-1991년 인터넷 보급, 천안문 사태, 소련붕괴 등의 대규모 사건과 냉전이라는 이슈의 소멸로 인하여 작가들은 더욱 소규모의 개인으로 타겟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 , 작가는 개인의 가치관과 삶을 지탱하고 있는 기본 요소들을 일깨우기 위한 충격의 마지막 지점까지 밀어붙이는 실험을 단행하게 된다. 이러한 압박적 충격의 시대가 현재의 미술이라고 볼 수 있다.

 

서양미술은 위에서 거론한 방향으로 작가와 대중이 함께 호흡하며 발전하고 흘러왔으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미술은 그렇지 못하다.

서양미술, 동양미술, 한국미술이라는 지역적인 성향을 말하거나 가치의 차별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효용성을 말하려한다.

 

현재 우리의 삶은 어디까지가 한국적이고 어디까지가 서양적이라고 규정하기 어렵다. 정신적인 관념은 지극히 한국적인 것이 많이 나타나지만 삶을 지탱하는 경제 활동은 자본주의 체제안에 있으니 미술의 문화적 활용에서도 취사선택이 되어야하는데 현대미술은 어려운 것이라는 편견으로 접근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큰 문제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학습 수준이 뛰어난 우리는 왜? 현대미술이 어렵다고 하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높은 아이큐와 학습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웬만한 나라 사람들은 다 즐기는 현대미술을 어렵다고 한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몇 가지의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정보의 단절이라고 본다. 봉건주의를 자체적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제강점기가 시작되었고 이는 왜곡된 정보와 일부 사람을 중심으로한 정보 공유의 비대칭이 이뤄지기 시작하였다. 또한 광복 후 나라는 공산, 민주 양대 진영으로 나누어지고 사상적 자유는 억압되거나 박탈되었다. 당시 유럽에서 발전하고 있는 모더니즘(현대미술)은 사상을 바탕으로 발전하였기에 우리나라에 유입되는 미술의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며 사상의 바탕을 배제한 작품의 표현적 결과물만 알게 되었다. 더불어 6.25 전쟁 후 극빈국이라는 가난한 시절에 당장 배워서 생계를 이어갈 기술을 익히고 배우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에 정보의 차단은 별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다.

 

사상적 가치를 판단 할 겨를이 없던 당시에는 부각되지 않던 문제들이 유신체제에서는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었으나 반공법이라는 벽에 막혀 미술의 사회적 기능은 배울 수가 없었다. 


196969일 경향신문 기사

 

당시 초중고 미술교과서에도 현대미술은 탄생배경이나 이념적 내용은 모두 제거되고 대표작가와 표현법을 소개하는 정도로 교육하였다.

이런 왜곡된 교육의 시간이 꾀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는 문제가 있다. 이 정보의 왜곡과 단절은 2000년대 들어오면서 서서히 회복되는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문제는 대중의 전통에 기댄 나름의 해석이다. 우리나라는 한문 문화권으로 시서화(詩書畵)는 동일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래서 양반은 누구나 시서화를 하였고 특히 그림은 자기를 정화하고 단련하는 방법으로 활용하여 그림 속에 의미를 담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독화(讀畫)의 방법인데 그림 속에 스토리를 정해 놓고 그 스토리를 상징하는 사물을 배치하여 그림이 하나의 이야기 책이 되도록 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일로연과(一路連科), 한 걸음에 향시와 전시 두 번의 과거에 연속 등과하다.

 

독화의 역사는 오래되어서 서양미술의 가치와 의미가 전달되지 않은 빈 공간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인 해석법으로 그림을 이해하려 애를 썼다.

, 서양화를 감상 할 때 서양화의 본질적 가치를 모르니 동양화의 독화로 해석하려는 경향이 현재까지도 나타난다.

 

수없이 많은 전시를 하며 감상자에게 무엇을 느꼈냐고 물으면 대체적으로 독화의 기법으로 대답을 한다. 형상이 어떻고, 색상이 어떻고, 배치가 어떻고, 뜻하는 바가 뭐고... , 그림을 해석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형상이나 색상이 분명하지 않은 그림은 해석이 안 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효용성 있는 미술의 감상법은?

서두에 언급하바와 같이 현대미술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어렵고 쉬울 수가 없다. 동일한 대중문화인 영화를 보면 사건의 크기에 따라 감동의 충격이 차이가 난다. 종결에서 해피엔딩이던 아니던 간에 사건의 크기와 전개의 기발함이 감상자에게 충격을 주기도하고 아니기도 한다. 현대미술도 똑같은 구조 안에 있다.

영화에서 사건과 주인공 그리고 감상자는 동일시되는 현상이 있다.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전달하려는 주제의식이 감상자의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

현대미술은 작가가 감상자의 삶을 근간이 되는 의식을 흔들어 놓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 많다. 데미안 허스트로 잘 알려진 영국의 YBA그룹의 작가들은 대체적으로 끔찍한 소재를 이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경향이 있다. 끔찍한 소재로 만들어지고 그려진 작품들이 현대미술 작품가격에서 탑을 경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독화의 방식으로 이 현상을 해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대미술의 가치는 내가 가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젖어 든 어떤 관습이나 편견을 깨고 새로운 나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의 정신을 혁신하는 기회를 많이 제공한 작가의 작품이 우수한 작품이다. 따라서 작품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에 따라 내가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마치 멜로영화를 보고 과거에 하지 못했던 사랑을 하겠다고 맘먹거나 액션 영화를 보고 힘을 키워야겠다 거나 나쁜 짓을 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현대미술을 보고 삶을 돌아보거나 미래를 상상해보는 계기를 만들면 된다.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고 싶으면 내가 가진 철학적 개념과 작가의 철학을 비교 하며 좀 더 따져보면 충분하다.

 

이런 사고의 전환이 있다면 현대미술을 어려워하는 현상은 사라지고 나를 완성해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장에 가서 발가락으로 그려도 이것보다는 잘 그렸겠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좋은 현상이다. 그렇다면 발가락으로 그린 것 같은 그림은 무엇을 나에게 질문하기 위함인지를 따져보고 스스로 자기의 과거를 또는 미래를 생각해보면 된다.

또 전시장에 가서 아주 혐오스러운 소재로 그려지거나 만들어진 작품을 보고 무엇을 나에게 질문하기 위함인지를 따져보고 스스로 자기의 과거를 또는 미래를 생각해보면 된다.

 

작가는 아주 예민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만들어 내는 사회현상의 재해석을 통해 이 사회를 살아가는 현명함의 힌트를 많이 받아야한다.

 

‘21세기 정신을 전통의 산수화에 담기프로젝트 NO.1은 왜 하는가?

위에서 거론한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우수한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미술에 있어 매우 위축된 현상을 보인다. 나는 이런 현상이 일단 유감이고 두 번째는 전 세계의 트랜드를 예측하는 힘을 얻는데 중요한 현대미술을 기피한다는 것은 국력이 새 나간다는 것과 동일하다는 견해 때문이다. , 한발 앞선 기업의 탄생이 더뎌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이다. 전 세계의 우수 기업들은 혁신을 하기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혁신은 사고의 전환에서 나타나는데 고정관념에 얽매여있는 사람이 혁신을 주도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현대미술은 고정관념을 혁파하는 훈련의 최상위 도구라고 본다.

 

나는 이런 신념을 가지고 오랜 기간 작업을 해왔다. 개인적인 성과는 많았지만 본래 가지고 있던 대중에게 혁신의 기회를 주는 큰 효과를 얻지는 못했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수년간 고민을 하다가 나름의 체계를 잡은 것이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사고의 혁신 수준을 접근이 용이한 것부터 진행해야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프로젝트 NO.1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독화의 해석법에서부터 벗어나는 단계를 느끼게 하기 위함이고 프로젝트 NO.2는 현대미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기법을 알게 하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프로젝트 NO.1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열정을 전통의 산수화를 도구 삼아 표현한 작품들이다. 코로나사태로 처진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좋겠다. 또한 작가의 의도가 자신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 느껴보면 좋겠다.

 

작품은 624일부터 30일까지 안국역에 있는 고도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시 중에서 황찬수 교수의 흥미로운 전시를 소개한다.

 

‘Space and Memory’라는 타이틀로 전시되는 이번 작품들은 가장 많이 읽혀진 서양미술사의 저자인 곰브리치의 유명한 말 미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라는 말을 곱씹어 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이 말이 떠오르게 된 이유는 작가의 의식 흐름이 곧 작품인데 이 작품들을 감상하다보면 작가에게 더 집중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동기 부여가 된다. 

 

Space and Memory-2005, acrylic on canvas, 130.3x193.9cm, 2020

 

화면에는 특별한 시각 정보가 담겨있지 않다. 기호도 상징도 없다. 그저 붓의 터치를 일률적으로 남긴 흔적들이 색의 율동으로 하나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단지 색이라는 조형요소와 시각 정보로 작품을 이끌어 가는 작가의 힘은 깊은 사색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작품을 감상하다가 다시 전시 타이틀을 떠올려본다. ‘공간과 기억작가가 이 세상에 외치려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Space and Memory-1809, acrylic on canvas, 162x130cm, 2018

  

Space and Memory-2003, acrylic on canvas, 130x130cm, 2020

 

Space and Memory-1905, acrylic on canvas, 45.5x53cm, 2019

 

황찬수작가의 작가 노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있다. ‘감동과 영감은 도처에서 온다. 자연에서, 여행길에서, 일상에서 이들은 때론 강하게 때론 확실하진 않으나 잔잔한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들은 간략한 에스키스나 글귀, 사진으로 저장되어 처음의 감동이 잊혀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가 된다. 나는 이들을 억지로 조합하거나 쥐어짜내려 하지 않고 내 몸 안에서 걸러져 자연스레 표출될 때까지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무척 짧기도 하고 무척 길기도 하다. 나는 작업 중의 자유를 즐기기에 치밀하게 계획된 에스키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는 한 가지 주제에 매여 작업하기 보다는 이렇듯 도처에서 다가오는 자극과 감동, 영감, 새로운 경험을 자유로이 다룸으로써 내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다.’ 이 글에서 보듯이 그의 글 속에는 자연과 환경, 상황을 자신의 감성으로 재해석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그의 작품을 평론했던 전 대구미술관장 최승훈의 글에도 그에겐 그림의 대상이 구체적인 사물이나 사건이 아니다. 단지 그림의 동기가 되는 조형충동이 일어나는 우연적 만남 즉, 작가가 만난 어느 시점에서의 정황이 출발점이 된다. 이 또한 직접 현장에서의 작업이 아닌 스케치나 사진 등의 기록에 의한 스튜디오작업을 하므로 순전히 기억에 의한 반추적 사유작업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즉흥적이고 격정적일 수 있는 현장에서의 일차적 심리상태는 시간을 여과하며 성찰의 과정을 거쳐 보다 정제되어 나타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의 그림은 만남의 정황에 대한 자신의 심적 반응을 담아내는 것이다. 순수한 감성적 반응이며 타고난 음악적 감흥에 의한 연주를 이루는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Space and Memory-2006, acrylic on canvas, 100x100cm, 2020

윗글은 작가가 '본다'는 1차적인 시각정보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자유인의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또한 자유인으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진전한 재해석의 깊이를 피력하고 있다. 그것은 자유인이 가진 순순한 사랑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장소나 상황에서 느낀 감동을 깊이 새겨 숙성된 자기만의 기억으로 풀어내는 것은 우리가 어릴 때 느꼈던 순수한 짝사랑의 메커니즘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느끼고 생각하고 기억하여 만들어진 어떤 형상은 더 이상 아름다울 수가 없다는 느낌으로 다가 올 수 밖에 없다. 황찬수는 이런 순수미의 매커니즘을 자신의 몸과 마음에 시간이라는 숙성 도구를 이용하여 풀어내는 것으로 보인다.

 

 

Sunshine-1901, acrylic on canvas, 130x130cm, 2019

 

순수한 마음과 시간으로 숙성된 결과물의 향연인 이번 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작가의 생각을 작품을 통해 소통해보는 귀한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전시는 630일까지 서초구에 있는 Gallery Mark에서 진행된다.

 

 

황 찬 수 (b.1956)

 

 

학력

1985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197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교수

 

수상

1999 Asian Artist Award / Vermont Studio Center, USA

Residency

1999 Vermont Studio Center, VT, USA

1997 Vermont Studio Center, VT, USA

 

개인전

2020 갤러리마크, 서울

2018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17 리서울갤러리, 서울

2017 Space 139 Gallery, 서울

2016 Cinematheque Gallery, 서울

2015 갤러리 두인, 서울

2015 Sedec Art Gallery, 서울

2014 이브갤러리, 서울

2014 인사갤러리, 서울

2012 청아아트센터, 서울

2011 하나대투 청담금융센터 갤러리, 서울

2008 가일미술관, 경기 가평

2007 Infusion Gallery, Los Angeles, USA

2006 갤러리 아트사이드, 서울

2006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5 Gallery Gora, Montreal, Canada

1999 인데코 갤러리, 서울

1999 Red Mill Gallery, VT. USA

1996 갤러리 사각, 서울

1992 신세계미술관, 서울

1989 3갤러리, 서울

1987 3미술관, 서울

 

외 다수의 단체전 참가
 

 

 


 

 

 

칼럼리스트 Kai Jun(전완식) 소개

30여 년간 인물화를 중심으로 회화 작업에 열중하였다인물화에 많은 관심을 둔 것은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이었다또한 인물을 그리기 위해 대상의 정신세계를 그림 안에 투영하려 노력하였다인물화를 넘어 진정한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간의 감정과 감성을 다룬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하게 되었다.

 

주요 미술경력은 국내외 개인전 27회 단체전 80여회

-레오나르도 다빈치 모나리자의 위치에 따른 형상 변화 신비를 510년 만에 재현 -대한민국 7번째 대통령 인물화 작가(박정희 전 대통령 박정희대통령기념관 소장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청와대 소장) -Redwood Media Group 글로벌 매거진(뉴욕 발행) ‘아트비즈니스뉴스표지 작가 및 뉴트랜드 작가 15인 선정 -미국 행정/정책학 대학원 석,박사 과정 강의 자료로 작품 선정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운영위원기획위원 -대한민국 미술인의 날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한성대학교 예술대학원장 -광복70주년 국가 행사 대표작가(서대문형무소역사관 및 서울도서관 전시)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전시행사 대표작가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학력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및 산업대학원 졸업하였다.

현재 한성대학교 ICT디자인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이사설치미디어아트분과 부위원장국가미래연구원 문화예술체육 연구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