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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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나의 관상동맥 시술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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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14일 13시30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14일 13시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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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모종합병원에서 관상동맥시술을 받은 일이 있었다. 지난해만 해도 친구들과 산행을 열심히 하여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자마자 이석증으로 앰블런스에 실려가는 일이 있었고 또 폐렴을 앓아 고생을 하였다. 병원에서 항생제 처방으로 겨우 폐렴이 낫고 난뒤 이제는 조금 걸으면 숨이 차고 가슴이 쪼여들어 자주 쉬어야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그래서 인근 일차병원에 가서 혈압이니 심전도니 X-ray등 검사를 하니 담당의사가 심장효소가 기준치보다 훨씬 오버되어 급사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니 빨리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재검을 하라고 한다. 당일로 집사람을 데리고 종합병원 응급실로가서 7시간에 걸쳐 재검을 하고 조형CT​를 촬영하였다. 응급실의 담당의사는 CT판독결과 관상동맥이 좁아져 있으나 시술할 필요는 없고 약물치료를 하면 될 것같다고 하면서 심장내과 전문의사를 예약해준다. 

 

며칠 지나 예약된 담당심장내과 전문의를 만나보니 ct촬영에 관상동맥이 심각하다고 하면서 입원시술을 해야 할 것같다고 한다. 그래서 혹시 스텐트를 박아야 되느냐고 물으니까 그럴지도 모른다고 한다. 같은 병원 응급실의 의사와는 결이 다른 진단을 내렸다. 그 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요즘 의술이 발달되어 관상동맥시술이 성공확률이 높아 90%성공확률이라고 하여도 운이 없어 10%의 실패확률에 내가 걸려들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또 먼저 시술경험이 있는 친구가 혈맥이 막혀있는 관상동맥이 모니터로 접근하기 어려운데 있으면 가슴을 열고 허벅지에 있는 핏줄을 잘라 바이패스수술을 해야될지도 모른다고 겁을 준다. 

 

2박 3일의 입원 날짜가 정해지고 한 달여를 기다려 입원하였다. 간호원들은 비교적 친절하였고 시설도 괜찮았다. 첫날 검사를 다시 하고 다음날 첫 시술환자로 잡혔다. 입원실과 수술실이 다른 층에 따로 떨어져 있어 간호사가 나를 베드에 누인체로 엘리베이터로 운반한다. 수술실에 누워 있으려니 별의별 생각이 떠오른다. 시술을 고통없이 성공적으로 해주십사하고 주님께 빌었다. 이윽고 담당의사가 들어오는 인기척이 나고 수술대 전등불이 켜지고 간호원들이 부산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팬티까지 다 벗기고 허벅지 안쪽(정확히는 오른쪽 사타구니)에 있는 대동맥을 뚫고 관을 집어넣는다. 부분 마취를 했기 때문에 실제 통증은 거의 없으나 의식이 또렷하여 이물질이 허벅지 안쪽을 통하여 심장까지 들어오고 있어 기분은 별로 좋지 않았다. 누운체로 모니터를 환자가 비스듬이  볼 수 있어 심장과 동맥이 뛰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담당 의사분이 수술하다가 나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관상동맥 3개 중 하나가 많이 좁아져 있어 풍선을 집어넣어 혈관을 확장시키고 다른 두개는 약물치료만 해도 되겠다고 한다. 나는 그러라고 고개로 동의를 표했다. 조금 있으니 모니터에 막혀있는 혈관이 갑자기 뚫리는 것 같더니 가슴속 한복판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온다.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었다. 그러고도 뒷 처리를 하는지 한참 시간이 흐른 후 관상동맥안에 집어넣었던 관인지 호스를 빼는 것 같더니 허벅지 안쪽이 갑자기 통증이 온다. 무의식적으로 아프다는 소리가 나왔다. 대동맥을 지혈하기 위해 압박하느라 통증이 온 것이다. 

 

약 한 시간에 걸친 시술은 끝이 났는데 옆방으로 옮겨 지혈을 한다. 남자 간호사가 허벅지 동맥부분을 손으로 압박하여 지혈을 하는데 환자는 똑바로 누운체 3시간을 움직이지를 말아야 한다고 한다. 그것이 본 시술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막상 시술을 마치고 지혈도 끝나고 다시 입원실에 누워서 왔다. 몇 시간 간격으로 혈압, 체온, 심전도 검사를 한다. 시술 전에 183까지 올라갔던 혈압이 115까지 떨어졌다. 시술 다음날 퇴원 후에 조심해야 할 것과 약처방을 받은 후 집사람과 함께 차로 퇴원을 하였다. 약은 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혈액용해제라고 한다. 시술비용은 자가부담이 도합 42만9천원이 나왔다. 생각보다 많이 나오지 않았다. 

 

퇴원 한 달 후 시술경과 체크를 위해 의사와 면담 약속이 되었다. 약을 열심히 먹는데 혈압은 계속 140~150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그리고 약 부작용인지 무력증과 피로감이 계속된다. 담당의사에게 그 사실을 얘기하니 고혈압 약을 더 첨가한다.

 

지금 시술 후 한 달 반이 지났는데 보는 사람들은 내가 혈색이 좋아졌다고 한다. 시술 전 가슴이 쪼여 드는 현상은 없어진 것 같은데 다른 것은 잘 모르겠다. 피로감은 약 부작용인지 계속되는 것 같다. 지난 일이니까 하는 생각인지 몰라도 응급실의 의사는 약물치료만 해도 된다고 했는데 심장내과 의사는 심각하여 시술해야 한다고 했다. 각종 유튜브에서는 혈압 160정도로는 고혈압이 아닐 수도 있다고 하고 시술도 꼭 해야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 의사도 있다. 

 

그러나 환자는 담당의사를 믿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를 시술해 준 의사는 그 병원서 제일 환자가 많고 잘 보는 의사로 명성이 있다. 종합병원도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본래의 소임이지만 한편 일종의 비지니스기관이기도 하다. 시술 여부와 약 처방하는데 있어서 비지니스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시술해야 할 경우와 약물치료로 가능한 경우가 반반일 때는 시술해야 하는 쪽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이럴 때 환자는 시술하지 않고 지나가기를 더 바랄 수도 있다. 그러나 일단 병원을 선택했으면 의사를 믿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어도 최선의 길이란 것은 다년간의 경험으로 학습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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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3년11월14일 13시30분
  • 최종수정 2023년11월14일 13시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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