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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양병무의 행복한 지혜 산책 “싫어하는 것과 대접받고 싶은 것”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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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12월18일 16시30분

작성자

  • 양병무
  • 인천재능대학교 회계경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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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재앙이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어린이들이 마스크 쓰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다. 대면 수업이 어려워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학생들 모습도 안타깝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 가정마다 코로나 시대 적응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아이가 있는 가정이든 노인이 있는 가정이든 조심스럽기는 매 한 가지다. 결혼식과 장례식에서 사람 수를 제한하는 일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 삶의 곳곳이 코로나로 인해 불안하고 불편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지난 11월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여 일상의 회복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과감하게 선포했었다. 하지만 확진자 수가 수천 명을 넘어서자 위드 코로나는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일단 멈춤’으로 돌아섰다.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 갈 줄 정말 몰랐어요.”

가까운 시일 내에 코로나가 종식되리라는 희망은 점점 줄어드는 분위기다. 다시 코로나 모드로 전환됨에 따라 코로나 시대 장기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가 일상에 몰고 온 중요한 변화는 무엇일까?”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지루함’이라고 말한다. 최 교수는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데 매일 5000명의 행복지수를 조사·분석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의 분석결과를 보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 행복지수가 떨어졌다고 한다.

“사람을 만날 수 없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그로 인해 생긴 것이 지루함입니다.” 

그가 관찰한 현상이다. 그동안 사람을 마음껏 만나며 바쁘게 살아왔는데,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어지자 지루함이라는 손님이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코로나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많은 사람들이 미뤄 두었던 취미를 개발하고, 책이나 유튜브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일상이 되었다. 어떤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까. 사람의 마음을 다루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리라. 인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고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기에 소중하다. 우리 사회에 인문학 열풍이 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인문학 열풍을 몰고 오는데 기여한 사람으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들 수 있다.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 왔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와 오후를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 전부를 걸겠다.”

스티브 잡스가 한 유명한 말이다. 잡스의 이 말이 기업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의 마음은 인간관계로 귀결된다. 인간관계는 마음의 문제인 까닭이다. 오래된 고전이 아직도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람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명의 발달로 삶이 편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으나 마음의 본바탕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동양에서 인문학 중의 인문학 책은 무엇일까? 공자의 어록을 담은 《논어》를 꼽을 수 있다. 논어는 마음 관리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공자의 제자 중 경제인으로 성공한 자공이 있었다. 자공이 스승에게 “평생 살아가면서 실천할 만한 한마디 말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대답했다. 

 

“기소불욕(己所不欲) 물시어인(勿施於人), 내가 하기 싫은 것은 남에게 하지 말라.”

 

공자가 일생을 사는 동안 지켜야 할 지침으로 제시한 말이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무엇일까? 남에게 간섭받고 잔소리 듣는 일, 싫어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인간관계가 좋아질 수밖에 없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다. 

 

같은 이야기가 《성경》에도 나온다. 성경은 서양 인문학 중의 인문학, 고전 중의 고전이다. 예수는 성경의 핵심을 ‘산상수훈’에서 역설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내가 칭찬받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남을 칭찬하는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는가. 존중받고 싶으면 남을 존중하면 된다. 대접받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 그 마음대로 남을 대접하면 자신도 같은 대접을 받게 된다. 

 

예수의 이 말을 서양에서는 황금률(golden rule)이라고 부른다. 황금처럼 변하지 않는 귀중한 말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인간관계의 핵심이 되었다. 데일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을 집필할 때 황금률을 기초로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인간관계의 바이블로 평가받고 있다.  

 

공자와 예수가 말하는 핵심이 같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행복한 삶을 사는 비결은 결코 복잡하지 않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하지 않고,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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