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새로운 물결의 첫 파도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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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전환, 새로운 역사. 2018 남북정상회담을 가리키는 키워드다. 정상회담은 국내외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으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는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 우리는 ‘역사의 한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북한에 대한 인식이 뒤바뀌다
눈에 띄는 점은 ‘북한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네티즌의 댓글은 인식 전환을 짐작케 하고 ‘김정은이 귀엽다’라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 충격과 공포의 상징이었던 북한의 최고 지도자는 ‘역사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했고 운전자의 든든한 조수가 되었다. 위장 평화쇼, 음모론은 정상회담을 폄하했지만 남북정상이 함께한 ‘11시간 59분’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이끌어내며 진짜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남북정상회담은 새로운 물결을 시작하는 첫 파도가 되었다. 표준시 통일,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형성 등 남북의 화합을 위한 다양한 의제가 논의되었다. 특히, 여자탁구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를 치루는 도중에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고 27년 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적대심과 증오는 눈 녹듯 사라졌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획기적인 변화’가 사회 곳곳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5일에는 평양 시간이 서울 시간에 맞춰 30분 앞당겨졌다.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며 새로운 표준시를 채택한 북한이 먼저 양보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표준시 통일을 제안했고 분열된 한반도는 화해와 협력의 계기를 마련했다. 남북의 표준시가 같아지면서,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던 상황은 종료되었고 시차로 인한 갈등도 해소되었다.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합의는 바로 실행되었고 남북 정상의 강력한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었다.
남북단일팀, 체육교류 시작되나?
젊은 세대에게 남북단일팀은 가슴을 뜨겁게 하는 용어가 아니다. 남북한 공동입장은 여러 국제행사에서 비추어졌지만, 남북이 함께 경기를 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볼 수 없었다. 지난 평창올림픽에 있었던 여자 아이스하키 팀을 제외하고는 19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가 마지막 단일팀이었다.
한편, 단일팀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다.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갔으며 6만여 명이 단일팀 구성에 반대했다. 평화올림픽에 대한 정권의 의지와 ‘정치수단으로의 전락’을 내세우며 단일팀 형성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특성을 꼬집었다. 특히, 올림픽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은 선수들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4년 동안 피땀 흘린 선수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북한 선수들이 대신 경기에 참가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충분한 합의가 없었기에 발생한 일이다. 남북체육회담을 열어 체육교류를 논의할 때는, ‘코리아’ 탁구팀이 생겼고 단체전 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교류에 대한 ‘대화’가 있었기에 한반도기가 생겨날 수 있었고 세계청소년축구대회에서도 남북단일팀이 8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일궈낼 수 있었다.
아시안게임이 100일 정도 남은 지금, 몇몇 종목 단체는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며 구체적인 준비과정에 돌입했다. 탁구, 농구, 카누 등 7개의 종목은 2018 남북정상회담 직후 이루어진 문화체육관광부의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참가 의향 조사’에 희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특히, 카누연맹은 카누 종목 중 하나인 드래곤보트의 단일팀 형성을 밝혔고 한강과 대동강에서의 공개 전지훈련을 추진하겠다며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봄봄봄, 봄이 왔어요
판문점이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급부상하면서 항구적 평화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태도 변화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고 최근에는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을 갖기도 했다. 당장의 군사적 조치는 없지만, 한반도는 이제 꽃 피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는데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 밀어 붙였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말다툼은 국민들의 불안을 자아냈다. 그 때의 상황을 비추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비핵화에 대한 남북의 합의가 이루어졌고 종전 선언도 머지않아 있을 듯하다. 어렵게 잡은 기회인만큼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 혹은 분수령으로 활용해야 한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다면, 불규칙한 여론이다. 야당의 정치적 공세와 언론플레이로 남북의 화해 분위기가 급반전된다면, 정부도 순조롭게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청와대 청원에 ‘남북관계 개선 반대’가 올라오고 어느 정도의 지지를 얻는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어쩌면, 외세의 개입이 아닌 ‘우리나라 국민의 반대’로 남북관계가 다시 악화될 수 있다.
분명,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일본은 계속해서 견제할 것이고 미국도 국내정치 상황을 살피면서 적당히 발을 뺄 수 있다. 외세의 입김에 민감한 한반도는, 이제 남북이 가까워져야 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하고 주변 4강(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국민의 지지’가 있어야만 정부의 대북정책이 탄력 받을 수 있다. 미심쩍더라도, 당분간은 부디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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