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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Watch] 일본정부, 26조엔 경제대책에서 ‘와이즈 스펜딩’ 강조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12월18일 17시52분
  • 최종수정 2019년12월21일 09시33분

작성자

  • 이지평
  • LG경제연구원 상근자문위원

메타정보

본문

1. 초대형 경기부양책 추진 

 

일본정부는 지난 12월 5일에 재정지출 13.2조 엔과 정책융자 등에 뒷받침된 민간지출을 포함해서 사업규모 26조 엔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각의결정 했다. 악화되는 경제상황의 개선을 위한 것이다. 

사실, 일본경제는 지난 10월에 실시된 소비세인상(8%에서 10%로), 미중통상마찰과 세계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2019년 4분기 실질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장기집권을 노리는 아베정권으로서는 최근 확산되어 온 ‘벚꽃 스캔들(벚꽃 구경 정부 공식행사에서 아베 총리의 선거구 주민을 접대하고, 폭력집단 관련자, 사기성 사업체 대표 등이 초대 선님에 포함되었다는 의혹과 함께 관련 자료가 폐기된 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경기추락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경기부양책에 필요한 예산은 2019년도 추경예산과 2020년도 예산에 반영하여 15개월의 예산으로서 경기부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번 경제대책은 구체적으로 △ 재해(태풍피해 등)의 복구 및 부흥과 안전·안심의 확보 △ 경제의 하향 리스크를 극복하려는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에 대한 중점 지원 △ 이동통신 등 미래를 위한 투자와 도쿄올림픽 후의 경기하강 압력에 대비한 경제 활력 향상 등 세 가지 분야에서 이루어진다. 

 

첫째, ‘재해(태풍피해 등)의 복구 및 부흥과 안전·안심의 확보’ 분야에서는 태풍 피해 지역의 복구 등과 함께 하천 제방 정비 등 수해대비책을 통해 국토의 재해 저항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게 되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과거와 다른 패턴의 자연재해가 빈발하고 있어서 새롭게 국토정비에 나서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재해 빈발에 대비하여 공공성이 높은 건물의 자체 에너지 생산 및 저장 능력 강화와 비상 전원 체제 구축, 전력선 등의 지하 매설 확대, 주민 퇴피 지역의 정비 등에도 주력하게 된다. 수해 등 각종 재해 관련 데이터 분석 및 연구를 강화하고 비상시의 재해 예측 및 주민 퇴피 공지 등을 위한 정보네트워크 시스템도 확충하기로 했다. 이들 분야에 대한 경기대책 예산을 5.8조엔 정도, 총사업비를 7조엔 정도 책정 되었다. 

 

둘째, ‘경제의 하향 리스크를 극복하려는 중소기업 등 경제주체에 대한 중점 지원’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하고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IT를 활용해 판매 개척활동을 강화하는 등 경영의 디지털화를 지원하게 된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고 임금 상승을 유도한다. 

특히 저임금으로 인력부족에 고전하는 고령자 간호 서비스 사업체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 또한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해 스킬과 전문성 향상을 지원하여 생산성 향상에 주력하게 된다. 이와 함께 중소 및 중견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농립수산 산업의 대규모화·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게 되었다. 지방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는 지방경제거점 정비 지원금을 확대하고, 우수인재와 지방기업과의 매칭 지원 등에 나선다. 

 

또한 이번 정책에서 특징적인 것은 거시 경제사정으로 취업이 어려웠던 소위 ‘취업 빙하기 세대(1993~2005년 졸업자 및 2010~2013년 졸업자)’의 취업 및 정규직화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인력 부족으로 젊은 신규졸업자의 취업은 잘 되고 있으나 신규졸업자만 우대하는 일본의 채용 관행 때문에 ‘취업 빙하기 세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빙하기 세대는 실업 및 비정규직으로 오랜 기간 머물면서 점점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어려움을 방치할 경우 빈곤문제가 악화되고 사회보장 부담이 확대될 위험이 있어서 일본정부도 이들의 직무능력 향상 지원 등의 대책을 강화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는 이상의 분야에 대한 경기대책 예산을 3.1조엔 정도, 총사업비를 7.3조엔 정도 책정하게 되었다. 

 

셋째, ‘이동통신 등 미래를 위한 투자와 도쿄올림픽 후의 경기하강 압력에 대비한 경제 활력 향상’ 분야의 경우 경기대책이지만 중장기적인 성장활력의 제고가 모색되고 있다. 일본의 4차산업혁명의 전략목표인 Society5.0과 지구환경 친화적인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 :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의 실현을 위한 이노베이션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5G의 조기 보급과 다양한 사업 촉진에 주력하는 한편 5G 다음의 이동통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한 정보통신 및 반도체 기술의 개발을 국가프로젝트로서 추진하게 되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대규모 기금을 설정하고 대형 연구프로젝트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노베이션의 창출을 통해 각종 사회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 컴퓨터의 개발, AI, 바이오, 해양자원개발 등 새로운 첨단과제를 위한 연구거점의 구축을 가속화하고 우주개발 프로젝트를 더욱 지원하게 되었다. 최근의 박사 기피 등 중장기적인 기초 과학기술의 약체화 현상에도 대처하기 위해 비정규직화 되고 있는 젊은 연구자에게 최장 10년간 연간평균 700만 엔을 지급하는 과학기술 저변 강화대책도 실시하게 되었다. 일본정부는 이상의 분야에 대한 경기대책 예산을 4.3조엔 정도, 총사업비를 11.7조엔 정도 책정하게 되었다. 

일본정부는 이상 3가지 분야에서 13.2조엔의 재정지출을 포함한 26조 엔의 사업을 통해 실질GDP를 1.4%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시산하고 있다.  

 

2. 와이즈 스펜딩을 강조하는 의미 

 

일본이 재정적자가 극심한 가운데 이번에 막대한 재정확대 정책을 추진하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이번 대책이 와이즈 스펜딩(Wise Spending)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케인즈가 말한 바와 같이 재정지출은 미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 및 분야에 대해서 선택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다만, 야당 일각에서는 ‘소비세 인상 등의 증세를 하면서 대규모 지출을 하는 것이 맞는 이야기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민간보다 정부가 훨씬 와이즈 스펜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증세를 통해 민간에서 자금을 징수하고 정부가 지출한다는 것이 맞는 이야기인지, 의문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아베 정권으로서는 아직 일본경기가 완만한 회복기에 있다는 판단을 바꾸지 않는 상황에서 대규모 경제대책을 실시하기 때문에 이를 단순한 경기대책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성장전략이며, 와이즈 스펜딩이라고 강조해야 할 측면도 있다. 사실, 일본기업들은 내부유보가 많고 투자 여력이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측면도 있다.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적인 차원의 기초연구 및 기술개발, 이노베이션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 정비, 고등 교육 활성화, 여성·고령자의 일할 능력 향상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와이즈 스펜딩이 중요한 측면이 있다.   

 

3. 재정 정책 효율성 제고 기술 개발의 중요성 

 

다만, 이번 아베 정권의 경제대책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와이즈 스펜딩인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정부의 재정정책에는 기득권 문제,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정치가의 개입과 당파이익의 부작용 등이 있다. 이러한 정부의 실패 요인들 때문에 경제학회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민간에게 투자를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강한 것은 사실이다. 아베정권이 계속 이익 유도 스캔들 문제에 휘말리고 있는 것을 보면 체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문제는 장기불황과 같은 시장의 실패 및 과소투자 문제와 함께 정부의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의 개발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의 전략적 첨단산업 육성 정책이 AI,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차세대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민간기업, 정부, 대학 등이 긴밀하게 협조하면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차세대 산업에서의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정책 스킬의 지속적인 향상이 중요할 것이다.   

 

이와 같이 기존의 상식이나 각종 당파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정확하고 효율적인 재정지원 사업을 구상하고 실시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에 기초한 정책입안(Evidence-Based Policy Making : EBPM)이 정착되고 지속적으로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 경제 및 정책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증거 분석과 함께 이를 기초로 한 여러 정책의 예상 효과의 증거를 제시하고 이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정책입안 메커니즘에서 민간경제 현장의 정보가 정부에 잘 전달되고 아이디어가 교류되는 메커니즘이 중요하고 정책안에 대한 민간의 예상 반응 및 부작용 제거 아이디어 등이 활발하게 상호교류 하는 과정에서 효과성이 높은 정책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정책기술의 혁신은 이러한 민간니즈 발견, 정책 아이디어 구상, 정책안 마련, 정책안에 대한 민간의 사전 반응 및 부작용 제거 아이디어, 정책안 수정 및 결정 등의 정책관련 인프라의 끊임없는 고도화 및 개선을 필요로 할 것이다.   

IT기술의 발전에 힘입어서 각종 경제현상의 빅데이터 수집과 함께 정부 관련 예산 및 사업 관련 데이터의 통합적인 정비, AI 분석의 고도화 등이 점차 이러한 증거기반 정책 입안 시스템의 효과를 높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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