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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의료 사고, 무엇이 문제인가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06월27일 18시45분
  • 최종수정 2018년06월28일 16시16분

작성자

  • 조경희
  •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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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얼마 전 모 대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90분 이내의 짧은 시간 내 잇달아 사망한 사건은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신생아들에게 투여한 영양제가 분주 과정에서 나쁜 균에 오염되어 사망했다고 발표하면서, 의료진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협의를 적용하여 기소하였다. 현재로는 주사 액을 만드는 과정상의 문제 등 책임 소재를 가리는 법적 절차 중에 있다. 2010년에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종현 (당시 9세)군이 백혈병 약을 잘못 주사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나서, “환자 안전법” 이 제정된 바 있다.

 

의료 사고는 환자를 위한 진료 과정 즉 진단.검사.치료.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 등의 행위로 인하여 환자의 생명, 신체 및 재산 등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의 신속.공정한 구제 및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을 위하여 민관의 노력으로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이 2012년 발족되었다. 매해 발표되는 의료분쟁에 관련한 상담, 접수, 조정의 건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기관에서 2018년 발표한 통계연보에 따르면 의료분쟁 상담 건수는 의료중재원이 개원한 2012년 2만6831건 이후 2016년 4만6735건, 2017년 54,929건으로 최근에는 전년 대비 17.5% 증가로 2년 연속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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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분쟁 당사자들 사이에 개입하여 화해하거나 타협하도록 조정한 건수는 2013년 이후 연평균 14.7%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특히 2017년 (2,420건) 조정 신청건수는 2016년 (1907건) 대비 2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 2,420건의 조정 건수에서 진료과목별로는 정형외과가 492건. 내과 420건, 치과 246건, 신경외과 223건, 산부인과 146건 순으로 보고하였다. 자동 조정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심각한 의료 사고가 2017년에 총 383건 이였으며, 사망이 368건 (96.1%), 1개월 이상 의식불명이 10건, 장애 1급이 5건 이였다. 원인에 대한 감정 처치 결과를 보면 수술 (35.3%), 처치 (18.7%), 진단 (12.8%) 순으로 나타났다. (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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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고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먼저 의료 행위가 가지고 있는 침습성, 즉 몸을 다치게 하는 요소가 의료사고를 일으키게 하는 본질적인 요인 중 으뜸이다. 즉 외과계 수술, 산부인과 분만 등에서 큰 사고가 나타나게 되며, 환자 치료에 있어서 의사의 주의의무가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다.

둘째로는 환자 치료과정 중의 다양한 생리적 반응, 즉 개개인의 환자의 특성에 따른 생리적 반응에 의해 의료 사고가 발생 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의무 및 환자의 동의서 작성을 통한 서로간의 계약으로 의료 행위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셋째로 가장 흔한 원인은 정보의 불균형 문제이다.  의료 공급자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며, 환자들은 의료 행위의 결과를 과신하고 있다. 의료 행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정보의 비대칭 속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생긴다.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주의 속에서 행위가 이루어지지 못하며, 또한 의료의 상업화 등 공급자의 욕심 속에서 더욱 소통과 이해의 부족을 가져오게 된다.  

넷째로는 의료의 대형화 속에서 의료행위의 프로세스 속에서 나타나게 되는 실수의 부분이다. 수술 부위 오인에 의한 다른 부위에의 수술, 잘못된 주사제의 처방, 약물을 다른 환자에게 투여하기 등 작은 실수가 이어져서 사고에 이르게 되는 부분이다. 이번에 발생한 목동 신생아 사건처럼 의약품의 보관, 불출, 조제 과정상의 문제가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기타로는 꼭 필요한 의료 행위이지만 불가항력적으로 나타나는 사고이다. 신생아의 뇌성마비 및 산모의 사망, 신생아의 사망 등 분만과정 및 분만 이후 관련된 이상 징후 등에는 최대 3000만원까지를 불가항력 의료사고로 국가가 보상해 주게 되어 있다. 또한 필수 예방접종 후 나타나는 의료 사고 등이 있다.

옛날 전통적 의료에서는 대화와 서로간의 이해를 통해서 환자와의 소통으로 전인적 의료로 접근하였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해부학∙생리학 등 관련 학문의 발전과 과학 기술및 기계의 발전에 따라 의료는 계속 고도화되어 왔다. 다양한 전문분야로의 분화와 함께 첨단 치료로 세분화 되고, 여러 팀들의 협력 의료 수행 등으로 점차 더욱 큰 병원으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또한 의료의 자본화도 가속화 되었다. 

현재 의료 기관에서의 수가는 약 85%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기본 진료 및 수술, 처치료는 낮고 검사료, 영상진단료는 높다고 분석되고 있다. (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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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병원에서는 입원 및 수술과 처치에서의 낮은 수가에 따라, 외래에서 환자에 대한 검사 및 영상진단의 이익으로 수입을 보존하고 있다. 원가 이하의 의료비는 의료의 어느 부분에서나 비용 절감을 위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값싼 재료의 이용, 훈련되지 않은 직원의 문제, 원가 절감 차원에서의 낮은 질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 등 어느 과정에서도 의료 사고의 위험은 있게 된다. 낮은 수가에서의 상업화된 의료 행위는 더욱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의료를 관리하려는 정책적 입장에서는 의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의료행위를 목록화하여 규격화 하고, 더 나아가 의료 행위의 수행 방식의 기준을 제시하여 심사.평가 함으로써 의료의 방식과 수준을 표준화 하고자 한다. 질병 하나 하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의 프로세스와 비용은 여려 단계로 표준화가 가능하나,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 개개인의 전체 치료 영역에서의 표준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표준화를 벗어나 있는 많은 의료 행위는 더욱 많은 의료 사고의 위험이 있다. 서로간의 신뢰의 바탕 위에서, 의사의 주의 의무와 함께 설명의무 그리고 환자의 동의에 따른 의료 계약이 중요해진다.

정부에서는 환자 안전에 필수적인 분야의 건강보험 수가를 인상해서 의료기관들이 적극적으로 환자 안전에 나서도록 유도할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만 전체 제도적인 방향에서의 갈 길은 아직도 너무 멀다. 올바른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의료 수가의 적정화를 비롯하여, 의료전달 체계의 확립, 응급의료체계의 선진화, 각 의료 기관 종별에 따른 적정 진료 등 공급자 부분에의 시급한 정책적 조정이 요망된다.  아직까지 선진화되지 못한 한국의 의료시스템 현실에서는 의료 기관 및 환자 개개인의 더욱 주의 깊은 사려가 필요하다. 의료 기관에서는 환자 안전 영역에 대해서는 일 순위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나 오진 가능성에 주의하며, 환자에 대한 여러 단계에서의 주의 깊은 치료가 요망된다. 또한 병원 내에서의 진료 과정 전체를 투명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오류의 가능성을 없애야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의료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스스로 주의하여야 한다. 일차적으로 다양한 정보 속에서 자기에게 맞는 의료기관과 의료진의 선택이 중요하다. 의료 행위의 대상자로써 자기 질병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스스로 잘 결정하여야 한다. 특히 침습적 시술의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위한 검사.시술인지 그리고 이와 관련 된 부작용은 무엇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항시 충분한 이해 후에 동의서를 작성하고 시술 받도록 하여야 한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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