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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미디어들이 세상을 크게 바꾼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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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6월20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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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미디어들은 뉴스 스토리를 임의 선정함으로써 일반 대중 사회에 광범한 영향력을 창출한다" (Randomizing news stories reveals broad public impacts)

 

오늘 날 우리 인류는 거의 예외없이 대중 매체(媒體; media)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그보다 미디어는 아예 우리 일상에 체화(體化) 되어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틀림이 없을 정도다. 미디어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만 하다. 이런 점에서, 이제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현대 사회를 살피는 데 필수 불가결한 시대가 된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현대 사회는 어느 분야를 불문하고, 정보 · 과학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엄청난 변혁과 발전을 경험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나, 사회 미디어 부문도 어느 부문에 못하지 않은 충격과 도전에 직면해 있고, 그에 따른 부침(浮沈)을 경험하고 있다. 이런 결과, 가장 특징적인 것이, 첨단 정보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미디어 형태가 앞다투어 등장하고 있는 것이고, 등장하는 개체 수도 가히 폭발적이다.

 

우리가 자주 경험하듯이, 미디어들은 근본적으로 정보를 취사 선택하고, 가공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수용자들이 전달 받는 정보를 제한하고 왜곡하는 영향도 있다. 이에는 소규모 ‘혁신적(innovative)’ 미디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들이 대거 등장하고, 경쟁하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에 비견하여,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제어하는 제도적 장치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여기서 특기할 것이, 정보 · 통신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미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은 종래의 대형 미디어들과 견주어 거의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히 효율적으로 역할을 잘 수행해 내고 있다. 한 마디로, 대형 미디어들이 장악해 오던 정보의 대중적 전파 기능이 이제는 소규모 매체들이 빠르게 대체해 가는 현실을 주목해야 할 시대가 된 것이다. 킹(King) 교수 연구팀의 실험 연구 결과는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 킹(King) 연구팀 '기존 미디어 기구들의 역할은 축소되는 경향'

오랜 동안에 걸쳐서,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정보 전달 능력이 탁월한(robust and informative)’ 미디어의 존재가 결정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져 왔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많은 공개 토론들을 통해 이러한 역할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존 미디어들의 능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즉, 정통적인 뉴스 미디어 조직들은 점차 쇠약해지고 낡아지고 있고, 인력도 감축하고 있는 한편, 사회적 미디어 기구로서의 영향력도 줄어들면서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 각국에는 양극화가 심해져서 나라는 둘로 나뉘고, 양 측은 자기들의 파당적인 원천에서 보내는 뉴스와 정보만을 들으려고 하고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은 저녁 TV 뉴스 시간에 흘러나오는 뉴스들이 대다수 시민들의 공통적인 논제를 제공하던 시절을 향수를 느끼며 회상하고 있다. 킹(Gary King, Harvard University, 계량 사회과학 전공) 교수의 획기적인 연구 결과는 대단히 중요한 ‘대위법(counterpoint)’을 제공한다. 그가 미디어 기구들의 컨텐츠에서 대규모로 임의 선정한 첫 실험적 연구 결과에 비추어 추론해 본 결과, 미국의 본류 저널리즘은, 많은 사람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 온 것보다, 더 타당성이 있고, 더 영향력을 가지며, 광범위한 단면의 사람들과 연계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미디어가 민주주의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주장은 미국은 물론, 전세계를 통해서 법률적 학설이나 규제의 중심이 되어왔다. 美 대법원은 “美 헌법 ‘1차 수정(first amendment)’은,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서로 대립되는 정보들이 가능한 한 많이 분출되는 것이 공공 복리에 불가결(essential to the welfare of the public)하다는 가정에 바탕을 두고 있다” 고 판시한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는 자유 사회의 전제 조건이 되는 것이다. 킹(King) 교수의 연구 결과는 이러한 미디어 정책들이 어떻게 진화되어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가치가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 "작은 미디어들이 전파하는 스토리가 광범하게 영향을 미쳐"

미디어에 대한 현대적 이해나 영향을 증명하기 위해 킹(King) 교수는 단순하고 기본적인 구상을 활용했다. 두 개에서 다섯 개 정도의 아주 작은 미국 온라인 미디어 기구들로 구성된 그룹을 편성하고, 이들로 하여금, 연구자들이 선정한, 예를 들면, 이민 문제, 기후 문제, 교육 정책 등 광범위한 주제들에 대해서 (광범위한 분야 내에서의 특정한 단일한 초점에 맞춰서) 스토리를 쓰도록 했다. 

 

그리고, 각 스토리 모음이 앞선 몇 개 미디어 그룹들을 통해 2 주일 연속된 시간 단위로 방출되도록 배정했다. 각 스토리 모음이 어느 2 주일 기간에 방출될 것인가는 동전을 던져 결정했다. 연구자들은 스토리들이 방출된 ‘처치된(treatment)’ 기간의 결과와, 방출할 수 있었으나 방출하지 않은 ‘통제된(control) 기간’의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각 스토리의 대중들에 대한 영향력을 측정한 것이다. 

 

연구자들은 최초 결과로, 트위터에서 이루어진 선택된 스토리들에 대한 ‘논의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논의에는 양 측의 논의 및 미국 이외의 논의도 포함했다. 저자들은 아주 좁은 스토리 모음 그 자체(즉, 특정 동네에서 있었던 이라크 이민자들의 경험담 등)에 대한 것, 그리고, 그런 좁은 스토리들이 관계된 보다 넒은 범위의 주제들(즉, 이민자 문제 전반)에 대해 트위터에 올라오는 글들(posts)의 양을 측정했다. 저자들은 트위터에 올라오는 포스트들을 사용자들의 성향별로 -- 정치적으로 ‘좌’ 성향이냐, ‘우’ 성향이냐 등에 따라 -- 별도로 구분하는 한편, 원래의 기사가 취했던 관점에 대해 ‘지지’ 하느냐, ‘비판’ 하느냐, 에 따라 다시 구분했다. 

 

이 결과는 실험(즉, 2~5개 미디어 기구들의 스토리 모음)에서 대상으로 삼은 스토리의 평균적인 모음은 방출되고 나서 1 주일 동안에 7,000명 이상의 특별한 투고자들(authors)로부터 13,000개 이상의 트위터 포스트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이러한 종류의 화제(topic)들이 트위터 전체에서 한 주일 동안에 포스트 되는 건 수에 비해서 약 10% 이상 증가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 "『정치적 한계를 뛰어넘다』; Cutting Across Political Lines" 

연구자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러한 트위터에서의 포스트들은 오리지날 스토리들이나, 아니면, 이들 스토리들이 제기한 특정 이슈에 대한 논의에 대한 단순한 논평(commentary)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이들 중 압도적 다수는 스토리의 특정 주제를 예거하지 않고 광범한 정책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는 것들이었다. 

 

연구자들은, 거의 모든 포스트들은 뉴스 전달 매체나 저널리스트들이 올린 것들이 아니고, 올라온 대다수 포스트들은 개인 사용자들이 올린 글들이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참여했던 많은 미디어 기구들은 주로 ‘좌’ 편향의 독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이었음에도 그들이 트위터에서 만들어 낸 대화들을 보면, 사용자들이 ‘좌’ 편향이냐, ‘우’ 편향이냐, 아니면 사용자들의 성별(gender) 차이, 지역적인 상이, 트위터 사용 집중도 등의 차이에 불문하고 정치적이나, 인구 분포의 경계를 뛰어넘어 비슷한 비율로 포스트 증가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작은 뉴스 매체들 집단에서 방출된 작은 수의 스토리들이 광범위하고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대중적인 논의를 불러올 수가 있을 만큼 영향을 미칠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의 몇 가지 구체적인 사안들은 동 연구 결과를 기대할 만한 것으로 만드는 데에 중요하게 고려할 만하다. 

 

 

■ "실증 결과 1; 『작은 미디어들도 일정한 영역을 장악할 수 있다』"

첫째; 연구에 참여한 48개 미디어 기구들의 ‘정체성(identity)’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Washington Post나 Fox News가 트위터에서 수 천 개의 포스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비해, 작은 지방 신문이나 무명(無名) 정치 블로그가 마찬가지로 포스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결과에 대해 매우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참여한 매체들은 대체로 지명도 스펙트럼에서 무명 쪽에 가까운 것들이다. 전체 명단을 살펴보면 주로 소규모 뉴스 매체 및 정치적 성향 사이트들(예; Cascadia Times, Defending Dissent, News Taco, Big Educations Ape 등)이다. 몇 개 중간 규모(mid-sized) 주류 언론 매체들(예; The Nation, Ms. Magazine, Public Radio International 등)도 참여했다. 그리고, 1개 대형 전국 매체 Huffington Post (접속(traffic) 건수 기준 세계 11위 뉴스 사이트, Alexa)도 참여했다. 

 

연구자들은 참여한 미디어들의 비밀 유지 때문에 개별적인 결과를 공표할 수 없으나, 어느 단일 매체도 동 연구 결과를 압도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증명하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무명 뉴스 매체들이 이처럼 커다란 효과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것이고, 이러한 결과는 미디어 전체가 가지는 영향력의 조그만 부분일지라도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 "실증 결과 2; 『일부 엘리트 그룹이 중대한 영향력을 보유』"

둘째; 또 하나의 중요한 구체적 발견은 연구 결과의 실상(nature)이다. 연구자들은 아주 조심스러운 태도로 지적하고 있으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포스트들은 ‘전국적인 대화(national conversation)’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의 전체 인구의 3/4 정도는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겨우 10% 만이 일상적으로(‘on a daily basis’) 사용하고 있다. 

 

한편, 트위터 사용자들은 평균적인 미국인들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소득 수준도 높은 편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번 연구 방법에 있어서, 트위터가 엘리트 그룹의 영향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그들이 자신들의 관점을 정책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면, 어느 면에서는, 특별히 중요한 것을 의미한다. 

 

한편, 트위터 사용자들 가운데,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적게 사용하는 사람들이나 ‘포스트’에 미치는 영향은 비슷하다는 것은 미디어의 ‘효과’가 엘리트 계층을 넘어서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류의 저널리즘이 미국 유권자들의 광범위한 대중들의 대화 및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로 남아있다. 

 

이외에, 이번 연구의 주요 초점은, 트위터에서 다양한 토픽에 관련해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질(質)’ 또는 이런 대화들이 하부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것이 아니고, 단지 대화의 ‘양(volume)’에 맞춰져 있었다. 예를 들어, 정치적으로 지지하는 성향이 다르거나, 해당 토픽에 가지는 관심 정도가 다른 성별 등에 따라, 그들의 논평(commentary)이 광범위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 "미디어는 국가적 의제 설정(Setting The Agenda)에 큰 영향력"

킹(King) 교수의 연구 결과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미디어 영역에 종사하는 정통 계층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초기의 미디어 연구들은, 2차 세계 대전 중에, 무한한 ‘선동 능력(propaganda power)’을 가진 것으로 믿었던 권력에 의해 동기를 받아, 아주 단순한 설득 효과를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보수적 메시지에 노출될수록 이런 메시지에 접하는 사람들은 더욱 보수적으로 된다는 것, 등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대체로 부정적인 것들이었기 대문에 선도적인 학자들은 미디어 권력에 대한 의문을 가지거나, 매체들이 가진 다른 영향력을 찾는 시도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런 시도 가운데 하나가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이다. 

이는, 비록 미디어가 대중이 이런 이슈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바꿀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미디어가 대중 사회(public)나 정책 담당자들이 어떤 이슈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가, 하는 설정에 대해서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초기 연구의 실패 사례들은 대체로 ‘미디어의 권력의 한계(limit of the power of media)’ 때문이기보다는 ‘연구 설계의 한계(limitations of research design)’에 더욱 기인한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관찰 데이터로부터 미디어 콘텐츠의 ‘인과 관계의 효과(causal effect)’를 끄집어내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단순 상관관계 분석에서 편의(偏倚; biases)가 나타날 확률은 대단히 큰 것이다. 

 

■ "미디어가 ‘양극화(polarization)’에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제한적"

최근 연구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 보다 설득력이 높은 미디어들의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신중하게 작성된 ‘자연적인 실험(natural experiments)’ 방법들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의제 설정(agenda setting)’이 독립 별개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채널이라는 원초적인 통찰은 여전히 타당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킹(King) 교수 연구는 미디어의 ‘의제 설정(agenda setting)’ 파워에 관해서 지금까지 행해진 것 중, 가장 힘든 노력을 쏟은, 그리고, 확신을 주는 연구 결과를 제공한다. 

 

보다 범위를 넓혀서 살펴보면, 이러한 연구 결과는 기존의 미디어의 추세나 정치학에 관한 연구에서 서술했던 많은 관점들이 시사하는 바에 반론하는 수 많은 논설들에 호응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일반적으로 유권자들의 양극화에 대해서는 어떤 의미에서는 사실 과장되어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개별적인 정책 이슈들에 대한 견해들은 대부분의 온건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미국 시민들 사이에는 시간이 흘러도 상당히 안정된 상황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권자들이 지역에 따라 점점 스스로 자진해서 분리되어(self-segregated) 왔다는 주장은 대체로 정체가 드러났다. 우리는 뉴스 정보 이용과 관련하여 ‘이념적 차별(ideological segregation)’의 한계를 알고 있다. 즉, 보수자들(conservatives)이 노출된 뉴스의 원천 및 대화는 진보자들(liberalists)이 노출된 것과 어긋나는 정도는, 적어도 최근까지 일반적 논의에서 제시되는 것보다는 현저하게 낮다. 

 

한편, 우리들이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로 여기고 있는 ‘인구 분포’ 패턴이라는 관점도, 단지 온라인 뉴스나 정보에 ‘가장 적게 노출된(least exposed)’ 그룹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미디어가 가져올 수 있는 ‘양극화’의 효과도 흔히 상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 "'작은 미디어'들이 '국가 의제 설정'을 주도하는 방향으로 진전"

비록 킹(King) 교수 연구팀이 이들 종전의 연구 논문들을 바탕으로 해서 성립되었다고 해도, 몇 가지 점에서 그의 연구는 괄목할 만 한 것이다. 특히, 이런 규모로 미디어 컨텐츠를 임의 선정한다는 기본적인 연구 구상은 종전에는 없었던 일이고, 이러한 연구 구상을 실행한다는 것은 아무리 해도 대단한 시도이다. 

 

통상적으로,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에 대한 논의와 관련한 연구는, 대체로 ‘투표’ 등과 같은 다른 결과에 주목하는 미디어 컨텐츠의 ‘인과 관계 효과(causal effects)’를 측정하는 다른 연구와는 구별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정교한 접근법을 통계적인 추론이라는 최첨단의 자료 분석 기술들과 접목시키는 시도인 것이다. 

 

킹(King) 교수가 채택한 연구 기법은 이러한 연구 방향에 새로운 길을 열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실험적 연구 구상은, 원론적으로는, 미디어가 트위터의 범위를 넘어서는 토론의 장(場)에서 이루어지는 대중의 논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인가로 확장될 수가 있을 것이다; 즉, 그것들이 어떻게 개인의 ‘정보’, ‘확신’ 혹은 ‘투표’ 등 하부(downstream)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그리고, 시의(時宜) 적절하게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오도된 정보 혹은 ‘편의(偏倚)된 믿음(biased belief)’을 중화(中化)시킬 수가 있을 것인가, 하는 연구 범위 등이다. 

 

이런 제반 사항들을 종합해서 살펴보면, 킹(King)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적절한 시기에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가 하면, 동시에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일깨워 주는 역할도 한다. 즉, 지금 시점에, 거의 모든 미국의 역사를 통틀어 압도해 온 우려는, 소위 ‘미디어 권력’이 소수의 손에 장악되었고 이에 따라 단 몇 개 안 되는 매체들이 국가 의제(agenda)를 주도하여 그려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비록, 사회적 미디어가 거부할 수 있는 수 많은 목소리들에 대해서도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무수한 작은 미디어에 종사하고 있는 저널리스트들로 하여금 그러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의 킹(King) 교수 연구팀의 실험적 연구 결과는 그들(작은 미디어들)이 목소리를 내기만 하면,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다. 

 

■ "『작은 미디어들』,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적극 부응해야" 

이상에 소개한 킹(King)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현대 사회에서 대중 미디어들은 광범한 분야에서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충분히 실증적으로 이해할 수가 있다. 그리고, 많은 경우, 대중 미디어는 올바른 사회 여론 형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기도 하나, 다른 경우에 미디어는 특정 정파(partisan)의 견해와 이익만을 대변하여 사회 여론을 오도하거나, 민주적 질서를 왜곡할 수도 있다. 

 

따라서, 현대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대중 미디어들이 전파하는 정보나 메시지를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게 아니라, 자주적 판단과 욕구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쌍방향의 의사소통을 하는 올바른 수용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 부상하는 ‘작은 미디어들’은 수용자들에게 보다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함과 동시에, 보다 다양한 정보를 훨씬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점을 강력한 ‘핵심 경쟁 요소(core competence)’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우리 사회에 자라나고 있는 많은 ‘작은 미디어들’은 이런 잠재력을 잘 살려서 독창적 경쟁 요소들을 꾸준히 길러 나가면, 기존 대형 미디어들과 능히 대등하게 경쟁하며 발전할 소지를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한편, 우리 사회의 안타까운 현실은, 여타 산업 부문과 다를 바 없이, 각종 미디어 기업들이 각종 모순과 부조리에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다는 평가다. 심지어, 일부 대형 미디어들은 최소한의 경영 자율성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대중 미디어가 가지는 본연의 순기능을 살려 나가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부조리와, 해악적인 역기능을 폐절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이를 위해 우선, 미디어 부문 종사자들, 관련 정책을 관장하는 정부 기관, 그리고 정보 선택권을 가진 수용자들 모두가 통절한 성찰과 창의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그래야만,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는 ‘작은 미디어들’이 앞으로 공정한 경쟁 환경 속에서 특장의 기민한 적응력과 효율성을 무기로 골리앗 기득권 미디어들에 도전을 할 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우리 ‘국가미래연구원’은 창립 이래, 적지 않았던 어려움 속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학문적 식견과 소중한 실무적 경험을 갖춘 많은 인사들이 꾸준히 참여해 오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소중한 연구 및 논의 결과를 일반 대중에 널리 전파하고자 몇 년 전부터 인터넷 매체 ‘ifs POST’를 운영해 오고 있다. 

 

그 동안,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아직은 초창기에 불과하나 높은 수준의 독창성이 있는 ‘작은 미디어’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앞으로 이 사회에 ‘큰 영향력’을 키워가는 고상(高尙)하고 유익한 사회적 공기(公器)로 발전하는 데에 작으나마 열성을 다해 이바지할 것을 다짐해 본다. <ifs POST>

 

*주; 작년 말,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저널 ‘SCIENCE’ (Vol 358, Issue 6364, 10 Nov. 2017)에 Stanford 대학 경제학부 갠츠코우(Matthew Gentzkow) 교수가 Harvard 대학 ‘Institute for Quantitative Social Science’의 킹(Gary King)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미디어가 대중의 의사 표현 및 국가적 아젠다 형성에 미치는 영향’ 에 대한 실증 연구 결과를 해설한 논설을 게재했다. 

 

킹(King) 교수 연구팀의 연구 초점은 주로 소규모 미디어들이 뉴스 선정 및 전달 효과를 통해서 전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계량적 통계 수법으로 측정하는 데 맞춰져 있다. 그 연구 결과는 일반 대중이나 관련 종사자들에게 대단히 유용한 실증적 현상과 함의를 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관점에서, 지금 미디어 현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들, 종사하는 개별 주체들은 향후 활동 방향을 설정하는 데 이 탁월한 연구 결과를 요긴하게 참고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위 글은 이 킹(King)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설명한 갠츠코우(Gentzkow) 교수의 논설을 중심으로 작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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