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일본의 외국인력 도입 제도 변화와 시사점 1)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1월17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16일 18시10분

작성자

  • 김주영
  •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 연구위원

메타정보

  • 3

본문

 

 <내용 요약>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우리나라보다 앞서 겪어 온 일본에서는 내국인 인력 부족에 대응하여 지난 10여 년간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주요한 제도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2012년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의 도입, 2019년 특정활동 자격의 도입, 그리고 올해 의회를 통과한 육성취업제의 도입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각 전문직 외국인력, 숙련기능 외국인력, 단순기능 외국인력의 도입에 해당하므로 지난 10여 년간 사실상 외국인력 도입 전체를 아우르는 제도적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본 연구에서는 이 제도적 변화에 대해서 알아보고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일본은 2012년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를 도입하고 고도 전문직 외국인력에 대해서 출입국 및 체류상의 우대 조치를 제공하고 있다. 고도 외국인재의 도입을 더욱 촉진하기 위하여 2017년에는 추가 가점 항목들을 신설하였고, 영주권 신청이 가능한 체류 기간을 대폭 감축하였으며, 2023년에는 고소득의 우수 외국인재에게는 특별한 포인트 계산 없이 연봉과 함께 실무경력 혹은 학력만으로 고도 인재가 될 수 있는 특별고도 인재제도(J-SKIP)를 도입하였다. 특정기능 체류자격은 산업계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2019년에 신설되었다. 일정한 전문성과 기능을 가지고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체류자격인 특정기능은 자격 신설 후 5년 동안 25만 명 넘게 증가하며 취업 체류자격 가운데 동 기간 가장 증가폭이 컸다. 

1993년 일본의 기능과 지식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고 이를 통해 국제 공헌을 한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기능실습제도는 실질적으로는 인력난에 처한 일본에 단순기능직 인력을 공급하여 왔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여 기능실습제를 대체할 육성취업제를 2024년 입법화하였으며 2027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육성취업제는 미숙련인력을 3년간의 취업을 통해서 육성하여 국내 산업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수준의 숙련인력으로 육성하고자 한다.

 

일본의 이러한 정책 변화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제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전문 외국인력의 경우 국가 간 영입 경쟁이 치열하여 영입하고자 하더라도 쉽게 증가시키기 어렵다. 출입국상의 편의를 제공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도입 조치를 하여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도입이 단순기능 인력에서 점차 숙련인력 도입으로 확대되어 감에 따라 숙련 외국인력 양성 체계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 외국인력 도입 계획에서 단기적 인력난 대응을 넘어 산업 발전 및 경제 성장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범정부적으로 정책을 조율·추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력 도입 확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국인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과 성과가 필요하다.​

 

1. 일본의 인구구조와 노동시장 변화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2024년 현재 일본의 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9.3%로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2) 한국의 경우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고령인구의 비율은 19.2%이며 2025년에는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일본은 이미 20년 앞선 2005년에 초고령사회에 도달하였다. 

일본의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1995년 고점에 도달한 후 감소세로 전환하였으며, 한국의 생산연령인구는 2019년 고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 총인구의 경우 일본은 2010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한국의 경우 2024년을 기점으로 성장을 멈추고 감소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3)

본 연구는 인구구조 변화를 우리나라보다 앞서 겪고 있는 일본의 최근 10여 년간의 외국인력 정책 변화를 검토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정책에 주는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일본의 고용률은 2023년 기준 15세 이상의 경우 60%를 넘었고 생산연령인구의 경우 80%에 육박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1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우리나라가 62.6%로 일본보다 오히려 1.4%포인트 높지만, 생산연령인구의 경우 69.2%로 일본보다 9.7%포인트 낮다. 이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다른 연령대의 고용률은 낮지만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고용률이 일본에 비해 크게 높아서 15세 이상 고용률을 높였기 때문이다.노동시장의 수급 상황을 알려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구인배수가 있다.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5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5
 일본에서는 유효구인배율이라고 불리는데 일본의 공공직업안정소에 등록된 구직자의 수 대비 구인 인원수로 계산된다. 유효구인배율이 1을 넘어서 높아지면 구직자 수 대비 구인 인원이 많아서 기업의 인력 채용이 어려워지는 노동 상황을 나타내고, 1보다 낮아질수록 구직자가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을 나타낸다.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2014년 1을 넘은 이후 지난 10년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1.31을 기록함으로써 일본 노동시장이 장기적인 구인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의 구인배수를 보면 지난 10년간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0.39를 제외하면 대체로 0.5~0.6점대를 보이고 있으며, 2023년에는 0.58을 보여 일본과 비교해서 공공 고용서비스를 이용하는 구직자들에게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상태임을 알 수 있다.4)

 

2. 일본의 외국인력 도입 제도의 변화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우리나라보다 앞서 겪어온 일본에서는 내국인 인력 부족에 대응하여 지난10여 년간 외국인력 도입에 관한 주요한 제도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2012년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의 도입, 2019년 특정활동 자격의 도입, 그리고 올해 의회를 통과한 육성취업제의 도입이 그것이다. 이들은 각각 전문직 외국인력, 숙련기능 외국인력, 단순기능 외국인력의 도입에 해당하므로 사실상 지난 10여 년간 외국인력 도입 전체를 아우르는 제도적 변화가 있었다고 본다.

 

(1) 전문직 외국인력: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의 도입

 

일본은 장기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일본 경제를 부활시키고, 일본 경제의 체질을 바꾸기 위하여 2010년 ‘신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성장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서 고도 인재의 유입 확대를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일본의 경제 성장과 혁신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되는 우수 외국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방침 아래, 2012년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2015년 고도 전문직이라는 독립된 체류자격을 신설한다.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는 보수, 학력, 업무 관련 경력, 연령 등 규정된 평가 항목의 배점 기준에 따라 합산 점수가 70점 이상일 경우 고도 전문직 1호의 체류자격을 부여한다. 고도 전문직 활동은 고도 전문·기술활동, 고도 학술·연구활동, 고도 경영·관리활동의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고도 전문직 1호로 3년간 활동할 경우 고도 전문직 2호로 이행 가능하다. 일본은 고도 인재의 적극적인 유치를 위하여 이들에게는 출입국 및 체류상의 우대 조치를 부여하고 있다.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5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5
고도 전문직 1호에 대해서는 5년간의 체류 자격을 부여하였으며 정해진 취업 활동 이외의 복합적인 체류 활동이 가능하며, 영주 허가 요건을 완화하고, 배우자의 취업을 허용하며, 일정 조건에서 부모 동반과 가사 도우미의 대동이 가능하다. 고도 전문직 2호는 고도 전문직 1호의 우대 조치에 더하여 체류 기간의 무제한 허용과 거의 모든 취업 활동의 겸직이 가능하게 하였다. 

고도 외국인재의 유입을 더욱 촉진하기 위하여 2017년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에 대한 개정이 있었다. 가산점 항목 확대를 통하여 정부의 중점 추진 분야의 고도 전문직 유입을 유도하였고, 기존 5년이던 영주권 신청 가능 체류 기간을 점수별로 차등화하여 70점 이상은 3년, 80점 이상은 1년 이상 체류 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한 일본판 고도 외국인재 그린카드 제도를 시행하였다.

 2023년에는 고소득의 우수 외국인재에게 특별한 포인트 계산이 없이 연봉과 함께 실무경력 혹은 학력만으로 고도 인재가 될 수 있는 특별고도 인재제도(J-SKIP)를 도입하였다. 이러한 적극적인 고도 외국인재 도입 조치의 결과 2023년 기준 일본에 체류하는 고도 외국인재의 수는 2만 4,000여 명 수준에 도달하였다.고도 인재의 누적 인정 건수도 제도 실행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시행한지 11년 만에 누적 인정 건수가 313건(2012년)에서 4만 7,000여 건(2023년)으로 증가하였다. 2023년 누적 인정 건수를 활동별로 보면 고도 전문·기술활동이 80.5%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고도 학술·연구활동이 12.6%, 고도 경영·관리활동이 6.9% 순이다

 

(2) 숙련기능 외국인력: 특정기능 체류자격의 신설

 

일본은 전문직 외국인력의 경우 고도 전문직 체류자격을 통해서 유치하고, 단순기능 외국인력의 경우 기능실습생의 활용이나 유학생 등의 자격 외 활동 등을 통해서 도입해 왔다. 그러나 숙련기능 외국인력의 경우 특정활동을 통해서 일부를 공급할 정도여서 증가하는 산업계의 숙련인력 수요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인구 감소로 인력난이 심화되었다.또한 일본은 ‘미래투자전략 2018’을 통해서 일본의 미래상 Society 5.0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 인재의 확충과 더불어 일정한 전문성과 기능을 가지고 즉시 활용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외국인력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산업현장의 인력난 해소와 미래 일본 사회상 Society 5.0을 구현할 숙련기능 인력 확보를 위하여 일본 정부는 2019년에 특정기능 체류자격을 신설하였다. 특정기능 체류자격은 <그림 5>와 같이 자격 신설 후 5년 동안 25만 명 넘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취업 체류자격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특정기능 자격은 인력 부족이 심각한 특정 분야의 산업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할 정도의 기능과 전문성 요건을 충족해야 취득 가능하며, 시험 등을 통하여 필요한 지식과 기능 수준의 도달 여부를 확인한다.특정기능 체류자격은 직능 수준에 따라 특정기능 1호와 특정기능 2호로 나뉜다. 특정기능 1호 자격은 감독자의 지시·감독하에 관련 작업에 종사할 정도의 수준이며, 특정기능 2호 자격은 높은 숙련으로 관련 작업에 종사하면서 타 작업자들을 지도하고 공정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을 요구하며 일본 국내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의 실무경험과 시험을 통과해야 취득 가능하다.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6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6
특정기능 1호에 해당하는 산업 분야는 <표1>에서 제시한 12개의 분야에 더하여 2024년에 다시 자동차운송업, 철도업, 임업, 목재산업 등 4개 업종이 추가되었으며 향후 관련 분야는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기능 2호의 업종은 기본적으로 특정기능 1호의 업종과 연계되어 있으며, 개호의 경우 이미 다른 관련 체류자격이 있어서8) 특정기능 2호 대상 분야에서 제외되었다. 

특정기능 1호의 체류 기간은 통상적으로 최장 5년으로 만료되며 가족 동반이 인정되지 않고 영주권 신청이 불가하다. 반면에 특정기능 2호의 체류 기간은 갱신을 통하여 계속 연장할 수 있으며 요건 충족 시 가족 동반이 가능하며 영주권 신청도 가능하다.

 

(3) 단순기능 외국인력: 기능실습제에서 육성취업제11)로 

 

일본은 1993년 일본의 기능과 지식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고 이를 통해 국제 공헌을 한다는 의도로 기능실습제도를 창설하였다.12) 개발도상국의 실습생들은 일본 기업에서의 연수 및 현장 실습을 통해 기술 및 지식을 습득하고 이들이 본국에 돌아가 자국의 기술 수준 향상에 기여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에 공헌한다는 목적이다.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6 

이러한 원래의 목적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기능실습제도는 인구 감소로 인하여 인력난에 처한 일본 산업계에 필요한 단순기능직 인력을 공급하는 데 기여해 왔다. 

기능실습생은 일반적으로 3년, 최장 5년간 체류가 가능하며 가족을 동반할 수 없으며 체류자격은 갱신되지 않으므로 특정기능 1호로 전환하지 못하면 기간 만료 시 귀국해야 한다. 기능실습생 도입은 대체로 증가 추세이다. 기능실습생 규모는 2019년 41만 명 수준이었지만 코로나 전염병 발생으로 인하여 2021년 28만 명 수준으로 대폭 감소하였으나, 그 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2023년에는 40만 명 수준으로 코로나 이전 최고 수준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기능실습제도는 실습생의 이러한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폐지가 예상된다.기술 전수를 통한 국제 공헌이라는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사실상 산업현장의 부족한 인력 공급 역할을 하는 현실과 함께 기능실습생이 실습하는 사업장 내의 인권 침해 문제, 장시간 노동, 저임금, 연수생의 사업장 이탈 및 불법 체류, 인력 브로커 등의 여러 문제들이 사회 이슈화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일본은 2024년 기능실습제를 대체할 육성취업제를 입법화하고 3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서 2027년부터 실행할 예정이다. 육성취업제는 국제 공헌이라는 기존 제도의 목적을 더 이상 포함하지 않는 대신 인력난에 처한 일본 산업계의 현실을 직시하여 인재 육성 및 확보라는 목적을 제시한다. 

5342018516dacbc29b05cd454683d763_1731746

육성취업제의 인재는 3년간의 취업을 통해서 국내 산업현장에서 즉시 투입 가능한 특정기능 1호 수준의 기술과 숙련을 가진 숙련인력을 의미한다. 기존의 기능실습제가 체류 기간이 끝나면 (특정기능 1호가 2019년 신설되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실습생이 본국으로 귀국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반면, 육성취업제는 제도 자체의 목적이 특정기능 1호로의 전환을 염두에 둠으로써 외국인력에게 숙련 축적 사다리를 본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육성취업제는 기존의 제도에서 원칙적으로 불가능하여 인권 침해의 논란이 되었던 이직을 특정 조건에 부합할 경우 동일 업무 내에서 허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3. 시사점

 

최근 10여 년간 일본의 외국인력 도입 제도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외국인력 제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 실효성 있는 전문 외국인력 도입 정책이 필요하다. 노동의 국제 이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단순기능인력의 경우 수요자 중심 시장(buyer’s market)이지만 전문인력의 경우 공급자 중심 시장(seller’s market)이다. 즉, 단순기능인력의 경우 우리나라의 수요만 있다면 문호를 더 넓게 개방하면 쉽게 도입 인원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전문 외국인력의 경우 적극적으로 영입하고자 하더라도 쉽지 않고 국제적으로도 유치 경쟁이 심화되어 가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생산연령인구가 더 많은 고령자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감에 따라 생산성의 향상과 경제 성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체적인 생산연령인구 감소로 인하여 단순기능인력과 숙련인력의 수요도 증가하지만, 산업을 혁신하고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전문기술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E1에서 E7까지의 체류자격이 흔히 전문인력 범주에 포함된다. 현재 이 가운데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숙련기능인력, 외국어 강사, 예술·흥행 인력 등이고 산업을 혁신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전문인력은 사실상 소수이다. 최근 정부는 “신출입국·이민정책”15)을 발표하고 AI, 로봇, 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분야의 ‘톱티어 비자’를 신설하여 이들 분야의 전문 외국인력을 적극 도입할 의지를 나타냈지만 아직 구체적인 우대 조치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이들 전문인력의 국제 노동시장은 국가 간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공급자 중심 시장이므로 비자를 신설하는 등 문호 개방에 그치지 않고 외국의 사례를 참고하여 출입국상의 편의를 제공하고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도입 조치를 통해 인재 도입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완성된 외국 전문인력 유입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유학생을 선발, 육성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ODA 사업 등과 연계하여 이들 국가의 최우수 대학 이공계 대학생들을 선발하여 한국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지급하여 이들이 우리나라의 대학원에서 첨단 분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졸업 후 이들이 원한다면 한국에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체류자격상의 편의를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둘째, 현행 숙련 외국인력 양성 체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일본은 숙련 외국인력에 대해서도 전문직 외국인력처럼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특정기능 체류자격을 도입하였다. 일본은 미숙련 외국인력을 받아들인 후 육성취업 3년을 통해서 기술과 숙련 수준을 높여 산업계에 즉시 전력 투입이 가능한 특정기능 1호 수준으로 육성하고 이후 3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통해 높은 수준의 숙련으로 공정을 지도·관리할 수 있는 특정기능 2호 수준까지 이르는 숙련 외국인력의 커리어패스 체계를 구축하였다. 우리나라는 고용허가제를 통해 미숙련 외국인력을 받아들여 취업을 통해 숙련과 기술을 축적한 후 점수제 숙련기능공(E-7-4)으로 이행하는 육성 트랙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점수제 분야가 뿌리산업, 농림축산업, 일반 제조업과 건설업에 한정되어 있다. 고용허가제 허용 분야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지만 숙련이 필요한 서비스업종의 숙련 외국인력 육성 및 확보에 대한 준비는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외국인력 수요 추정 시 직능 수준에서의 구분까지를 포함하는 보다 정교한 인력 수요 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단순기능 외국인력의 경우 5년 정도에서 돌아가는 단기순환형이지만 숙련기능 인력의 경우 비자 갱신을 통해서 장기간 체류가 가능하고 이는 영주권 신청으로까지 갈 수 있으므로 장기 체류를 염두에 둔 계획이 필요하다. 

 

셋째, 외국인력 도입 계획이 산업 발전 및 경제성장 전략이라는 큰 틀에서 그 방향성을 제시하고 범정부적으로 정책을 조율·추진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현재 인력난에 대한 대응이라는 단기 대응 측면이 강했다고 본다. 단순기능의 외국인력 공급 중심이라면 특별한 전략적 고려보다는 단기 수급이 중요할 수 있으며 또한 단기순환 원칙에 따라 전체 규모의 조율도 가능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는 점차 쿼터 확대, 신규 분야 도입 등 숙련기능 외국인력의 도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들은 비자 갱신을 통하여 장기 체류가 가능하며 범용적 활용보다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 및 숙련도가 더욱 강조되므로 산업 발전 및 경제 성장 전략이라는 중장기적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외국인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5년마다 정부 이민정책의 기본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 및 산업 발전의 방향성과는 연계가 약하다. 일본의 경우 2010년 장기 불황의 극복과 일본 경제의 부활을 위해 ‘신성장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실현할 프로젝트 중 하나로서 고도 인재의 유입 확대를 강조하였다. 

 

이를 기반으로 고도 인재 포인트제도가 도입되었고 고도 전문직 체류자격이 신설되었다. 또한 ‘미래투자전략 2018’을 통해서 일본 사회의 미래상인 Society 5.0을 제시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하위 시책의 하나로서 전문성과 기능을 가지고 즉시 활용 가능한 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특정기능 체류자격을 신설하였다. 이처럼 일본은 경제 성장 및 미래사회상의 구현이라는 큰 틀에서 외국인력의 도입을 체계적으로 연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단기적 인력난의 대응이라는 시야를 넘어서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 전략, 미래사회상 구현이라는 청사진 아래 외국인력 도입 방향을 제시하고 범정부적으로 정책을 조율·추진할 필요가 있다. 

 

넷째, 외국인력의 도입 확대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내국인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필요하다.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62.6%로 일본의 61.2%보다 오히려 1.4%포인트 높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는 65세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이 일본에 비해 12.1%포인트 높은 영향이 크며 15~64세 생산연령인구의 고용률은 일본에 비해 9.7%포인트 낮다. 여성 생산연령인구의 경우도 일본보다 고용률이 상당히 낮다(15~64세 여성의 고용률은 한국 61.4%, 일본 73.3%). 또한 청년 니트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2024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가운데 3년 이상 미취업 상태의 인구가 23만 8,000명이고, 이들의 활동 상태로는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34%로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고용 상황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처와 성과가 있을 때 외국인력 도입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대되어 수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KIET>

-------------------------------------------------------------------------------------------------------------------

1) 김주영·임은정(2024), 「초고령사회 일본의 외국인력 도입: 최근의 변화와 시사점」, 정책자료 2024-01, 산업연구원을 활용하여 작성하였다

2) 일본 총무성(2024), “경로의 날”, 보도자료, 9월 15일, 

https://www.stat.go.jp/data/topics/pdf/topics142.pdf(접속일: 2024. 10. 14)

3) 한국 https://kosis.kr/, 일본 https://www.e-stat.go.jp(접속일: 2024. 10. 12

4) 일본, 

https://www.jil.go.jp/kokunai/statistics/timeseries/html/g0301.html(접속일: 2024. 10. 14). 한국, https://www.index.go.kr/unity/potal/main/EachDtlPageDetail.do?idx_cd=1505(접속일: 2024. 10. 14)

5) https://www.moj.go.jp/isa/content/001421740.pdf(접속일: 2024. 10. 14).

6) https://www.moj.go.jp/isa/content/001417035.pdf(접속일: 2024. 10. 14).

7) https://www.moj.go.jp/isa/content/001424779.pdf(접속일: 2024. 10. 14)

8) 개호의 경우 특정기능 1호 수료 후 시험을 거쳐 체류자격 ‘개호’로 자격 변경할 수 있다.

9) 일본어 단어 개호(介護)를 그대로 사용하였으나 ‘간병’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10) https://www.moj.go.jp/isa/content/001335263.pdf(접속일: 2024. 10. 15)

11) 일본어 용어 ‘育成就勞’를 육성취업으로 번역하였다.

12) 1993년 연수생 제도로 시작하여 2010년 특정활동 기능실습과 통합됨으로써 현재의 기능실습제가 되었다.

13) https://www.mhlw.go.jp/content/001244924.pdf(접속일: 2024. 10. 15)

14)https://manabi-japan.lightworks.co.jp/expert-meeting20231027/(접속일:2024.10. 15)

15) 법무부(2024), “-체류외국인 300만 시대 대비- ‘신(新) 출입국·이민정책’추진”, 보도자료, 9월 26일


<ifsPOST>

 ※이 글은 산업연구원(KIET)이 발간한 [월간 KIET산업경제 10월호] 특집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3
  • 기사입력 2024년11월17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16일 18시1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