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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동치는 엔-달러 환율, 어떻게 될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8월06일 17시13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 7

본문

<1> 엔 달러 환율 폭락 원인 

 

최근 약 한 달 동안 엔 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24년 8월 5일 142.57엔으로 2.75% 하락했고 5거래일 동안 12.04엔 추락했다. 7월 12일 고점 161.65엔 대비 19.08엔, 약 13.4%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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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환율 폭락의 일차적인 원인은 두 차례에 걸친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이다. 지난 3월 19일 –0.1%에서 0.10%로 0.2%p 인상한 뒤 이어 7월 31일 다시 0.25%로 0.15%p 인상했다. 2016년 9월부터 7년 반 유지되던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0.1%’ 금리시대가 끝나고 4개월 사이에 0.35%p 인상한 것이 엔화환율 폭등의 일차적인 기폭제다. 

 

<마이너스 금리와 엔화 환율 상승 : 엔-케리 트레이드>

 

이론적으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는 엔화 환율을 끌어올리는 작용을 한다. 일본은행으로부터 ‘보조금(마이너스 금리)’을 받고 엔화자금 대출을 일으킨 다음 달러로 환전하여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엔화매도-달러매입」의 거래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이너스금리’가 시작된 시점은 2016년 9월이었지만 2022년 1월까지 5년 4개월 동안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엔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2022년 3월 들어서서부터 엔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 3월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시점이다. 결국 엔케리 트레이드를 통해 엔화약세가 촉발된 것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때문이 아니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때문이었다. 특히 2022년 6월, 7월과 9월 미국 기준금리가 0.75%p씩 오르면서 엔화환율을 급격하게 상승했고, 2023년 이후 미일간의 기준금리차는 5%p를 초과하게 되었다. 이것이 엔화 환율 상승의 기본적인 동력이었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엔케리 대출의 상환부담 : 경로①>

 

일본은행은 2024년 3월 19일(-0.1%에서 0.1%로)과 7월 31일(0.1%에서 0.25%로) 두 번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로 인해 미일간의 기준 금리차는 종전 5.6%p에서 5.25%p로 축소되었다. 특히 엔화 자금을 대출받은 투자가들은 더 큰 이자부담을 떠안게 되었고 이들이 엔화부채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엔화환율이 하락하면서 환차손까지 부담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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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고용통계 부진과 미국기준금리 인상우려 : 경로②와 경로③>

 

지난 7월 미국 비농업취업자수가 부진하게 발표된 것은 두 가지 경로로 일본 엔화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하나는 부진한 고용통계가 향후 경기침체를 시사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이것이 일본의 해외자산 매각을 촉발하는 경로(위 그림의 ②)다. 다른 하나는 앞으로 미국의 금리가 하락할 것이 예상되면서 국채가격이 앞당겨 ‘상승’하고 이에 따라 일본이 보유하는 미국국채를 매각하면서 엔화수요를 증가시킨 경로(위 그림③)다.    

 

<엔화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자산 매각 : 경로④>

 

마지막으로 엔화환율 하락은 보유하고 있는 대외자산의 엔화표시 가치를 떨어뜨릴 것이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해외자산 조기 매각을 촉발하면서 엔화환율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위 그림 경로④)

 

<2> 엔화환율 향후 전망 

 

<미일간의 금리차 경로①>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차이는 그동안 5.60%에서 5.25%로 줄어들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1%p 올리거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1%p 내려도 금리차는 여전히 4.25%p가 유지된다. 엔케리 트레이드 이점이 상당히 살아있는 셈이다. 앞으로 1년 동안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일본이 1%p를 올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엔케리 트레이드에 따른 엔화 약세 요인은 살아있다. 그만큼 향후 엔화환율의 추가하락 동력은 제한될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미국 주가하락 : 경로②>

 

7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실업률이 4.3%로 상승한 것은 계절적인 특수요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남부지역의 7월 토네이도에 따라 일시적 작업불능 상태였거나 신규 구직활동이 중단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그렇다면 8월 이후 실업률은 다시 하락할 것이고 경기침체 우려는 사라질 것이다. 설혹 실업률이 4.3%가 고착화 된다하더라도 그 수준을 경기침체로 인식하는 것도 역사적으로 볼 때 무리다. 경기침체로 인한 주가하락과 이에 따른 엔화환율 추가하락(경로②)는 근거가 희박하다.


<미국 기준금리 하락과 일본의 미국 국채매각 : 경로③>   

 

일본 금융기관과 일본은행의 미국국채 보유는 장기적이고 전략적이다. 미국 국채금리의 변동에 따라 단기적으로 보유행태가 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 일부 민간 금융기관의 보유규모 변동은 있을지 모르지만 대규모 변동이 일어난다고 보기 힘들다. 오히려 미국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오를 것이므로 미국국채 보유규모를 늘일 가능성도 있다.

 

<엔화강세에 따른 해외자산 매각 : 경로④>

 

엔화가 강세가 되면 엔화로 평가한 해외자산의 가치가 하락하므로 해외자산을 매각하여 엔화자산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엔화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적 움직임이다. 만약 엔화 환율이 140엔대에서 더 이상 추락하지 않는다면 환차손을 우려한 해외자산 매각과 이에 따른 엔화환율의 추가적인 하락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결론적으로 향후 엔화 환율의 방향은 달러당 140~150엔 대에서 안정화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르기 힘들고 미국도 갑자기 경기침체로 빠져 들거나 기준금리를 대폭으로 낮출 가능성도 낮다. 최근 며칠 간의 엔화 환율 움직임은 그동안 과열된 미국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부진한 고용통계에 대한 과민반응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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