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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월 고용 증가 ‘예상 상회’, 노동시장에 강 · 약 양면 혼재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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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3월13일 15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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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지난 8일 발표한 2월 고용 상황 통계에 따르면, 비농업(non-farm) 고용이 27만5,000명 증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실업률은 예상 외로 0.2%가 상승해서 3.9%에 달했다. 한편, 12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2%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의 예상을 상회했다. 이 두 가지 지표들이 발표되자 시장은 일단 연준이 당분간 현재의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미 BLS는 매월 두 가지 고용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계조사(household survey)’에서는 각종 인구 단위별로 실업률을 포함한 노동 인력의 현황을 집계하고, ‘기관조사(establishment survey)’에서는 비농업 부문의 고용 상황, 노동 시간 및 산업별 소득 등 현황을 집계한다. 

 

■ "노동 공급 확대에서 노동 수요 둔화 국면 전환 중이라는 해석도"

 

미 2월 ‘기관조사’ 결과, 비농업 부문 고용이 27만5천명 증가한 것은 과거 12개월 월 평균 23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그 가운데, 부문별로는 주로 건강 돌봄(health care) 부문 6만7,000명, 정부 부문 5만2,000명, 음숙(飮宿) 서비스 부문 4만2,000명, 사회적 지원 부문 2만4,000명, 운수 창고 부문 2만명, 건설 부문 2만3,000명이 증가한 것이 두드러졌고, 소매 부문 등 다른 부문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한편, 2월 민간 비농업 부문 전체 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은 5센트 상승한 시간 당 $34.57였다. 지난 1월에는 18센트가 상승했었다. 2월 중 평균 시급은 0.1% 상승했고, 1년 전 대비로는 4.3% 상승했다. 민간 제조업 비관리직 노동자들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0.3시간 늘어난 33.8시간이었다. 1월 중에는 0.3시간 감소했었다.

 

이날 노동부 발표에서는 지난 1월의 신규 고용 증가 속보치(35만3,000명)를 22만9,000명으로 크게 하향 수정했다. 그 전의 12월 고용 증가수도 속보치 33만3,000명에서 29만명으로 크게 하향 수정했다. 이를 감안하면, 종전의 신규 고용 증가 수치들이 과다하게 측정됐던 것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고, 향후 신규 고용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점이 남아 있어,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에는 강약(强弱) 양면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Nomura)

 

‘가계조사’에서 2월 실업률이 0.2% 상승, 3.9%로 나타났다. 실업 인구도 33만4,000명이 증가, 650만명에 달했다. 1년 전 실업률이 3.6%, 실업 인구가 6백만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실업률 및 실업자 모두 다소 악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근로자 그룹별로는 성인 여성 3.5%, 10대 근로자 12.5%로 상승했다. 그러나, 성인 남성 3.5%, 백인 3.4%, 흑인 5.6%, 아시아 3.4%, 히스패닉 5.0% 등은 변동이 없었다.

 

실업 인구 가운데, 영구 실업자는 17만4,000명이 증가해서 170만명이 됐고, 일시 해고(layoff) 실업자는 82만7,000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아울러, 노동참가율은 62.5%로 나타나 3 개월 연속 현상을 유지하고 있고, 인구 대비 고용 비율도 60.1%로 나타나 지난 1년 동안 거의 변동이 없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하기를 원하나 노동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 인구는 570만명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업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처럼 2월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 통계를 감안하면, 미국 노동시장 정황은 고용 증가가 비교적 긴장된 상황이 유지되고 있고, 전반적으로 견조한 것으로 보이나, 대체로 수급 균형이 개선되면서 안정을 되찾아가는 형국인 것으로 판단된다.

 

WSJ은 2월 신규 고용이 예상 외로 증가했으나, 임금 상승이 둔화되고 있는 것, 종전 수치를 대폭 하향 수정한 것, 실업률이 상승된 것, 등을 감안하면, 전반 상황은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난 1월 예상 외로 극단적인 실적이 발표되자,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상승 압력이 재현될 것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나타냈었다. 그러나, 이번 고용 발표 직후 시장 거래자들이 처음엔 급격하고 조속한 금리 인하 전망을 반영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곧 환원된 것을 지적했다. 이번에 발표된 ‘혼재된(mixed)’ 데이터를 감안하면 그런 우려를 가라앉힌 것으로 봤다. WSJ은 과거 2 개월 간 발표됐던 수치를 대폭 하향 수정한 것은 현 상황이 과거에 예상했던 것보다는 ‘덜 강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 "2월 CPI 상승률, 시장 예상 상회, 인플레이션 둔화 기조는 계속"

 

한편, 역시 미 노동부가 12일 발표한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의 ‘3.1% 횡보’ 예상을 약간 상회했다. 미 CPI는 2023년 6월 3.0% 상승 이래 6개월 이상 횡보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고, 전월인 1월의 0.3% 대비 약간 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동향 기조를 파악하는 데 더욱 참고가 되는,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항목을 제외한 근원(core) CPI는 전년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이 역시 시장 예상 3.7%를 상회했으나, 전월인 1월의 3.9%에 비하면 하락한 것이다. 동 지수의 둔화 경향은 과거 1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CPI 항목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 임차료 항목의 움직임은 특히 늦어지고 있다. 2024년 2월 주거비 항목 상승률은 5.7%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거비 항목 상승률이 8.2%로 최고 수준을 보인 것은 2023년 3월로, 이는 전체 물가 동향보다 9개월이 늦어진 것이었다. 임대차 계약 대부분이 계약 갱신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동산 시장의 거래 데이터에서는 임차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 급반등은 상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분간 임차료의 상승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의심할 여지는 희박하다.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도 지난 6~7일 의회 청문회 증언에서 향후 물가 동향에 대해 상당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주거비 항목을 제외한 서비스 가격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는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예상하기가 어려운 항목은 에너지 가격으로, 2월에는 전년동월 대비 1.9% 하락했다. 전월에는 하락율이 4.6%였다. 미 에너지정보국(EIA) 집계에 따르면 미국 전국 보통 가솔린 평균 가격은 2023년 12월 중순에 1갤런(약 4 리터) 당 3.05달러를 기록한 이후 금년 3월 중순에는 3.37달러로, 4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미국 인플레이션은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니, 둔화 페이스는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FRB, 당분간 고금리 정책 유지할 것, ‘6월 이전’ 인하 개시 전망도"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은 3월 19~20일 금년 들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파월 의장 등 위원들은 과거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 상승률 등 지표들을 주시할 방침을 밝혀왔으나 이번에는 금리 인하를 유보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3월 FOMC에서는 금리 변동보다는 정책위원들이 보여줄 향후 금리 인하 시나리오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것인가에 더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선물 가격에 반영되는 시장 거래자들의 예상에서는 6월 무렵에 첫 금리 인하로 전환해서 금년 후반에 2~3 차례 더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2023년 12월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dot plot)에서는 금년 중 3 차례 인하를 점쳤었다. 이들은 3월 FOMC에서 새로운 점도표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영국 Financial Times도 2월 고용 지표들이 ‘복잡한(complicate)’ 상황을 보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컨설턴트사 Capital Economics의 최근 메모를 인용해 “이번 고용 발표에서 과거 고용 실적을 대폭 하향 수정한 것은 현재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덜 강력한’ 것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전했다. 반면, Santander 은행 Stephen Stanley 미국 경제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 “2월 고용 지표는, 지난 12월 및 1월 실적을 하향 수정한 것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탁월한 것” 이라는 견해를 전하며, 전반적으로 미 노동시장은 건강하다고 평가했다.

    

WSJ은 지금 미국 경제와 관련해서 향후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타이밍’ 이라고 전했다. 만일, 연준이 고금리 상황을 너무 오래 지속하는 경우에는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침체로 몰고 갈 위험성이 있다. 반면에, 금리를 너무 일찍 인하하는 경우에는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하락하고 소비 심리를 자극해서 가까스로 진정시켜 놓은 인플레이션을 다시 점화할 위험성도 상존한다. 파월 의장도 최근, 3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 찬물을 끼얹었던 적이 있다. 시장 투자자들은 금리 선물 거래에서 6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50% 이상의 확률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쨌든, 이번 고용 지표 발표를 계기로, 금융시장에는 연준이 금융 완화를 상당히 앞당겨 시작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강해졌다. 심지어, 6월 FOMC 이전에 0.25% 인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 만일, 연준이 실제로 이런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연내에 금리를 3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연준 위원들의 종전의 전망과 일치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가령, 금리 인하 시기가 다소 늦추어진다고 해도, 금년 내에 최소한 2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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