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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 최고법원, 트럼프 출마 자격 여부에 ‘곧 판결’ 예상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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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2월09일 12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2월11일 03시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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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최고법원(Supreme Court)은 현지시간 8일,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를 두고 청문회를 실시하고 양측의 구두 변론을 들었다. 이는 서부 지역 Colorado주 최고법원이 2023년 1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주에서 실시되는 예비 선거에 참가할 자격이 없다며 투표 용지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트럼프 후보 측이 연방 최고법원에 상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내려지면, 현재 이와 같은 소송이 계류되어 있는 다른 많은 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워싱턴 D.C. 연방 최고법원 청사 앞에는 주로 출마 배제 슬로건을 내건 시위대들이 눈에 띄었고, 주요 미디어들은 역사적인 청문회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해 이번 청문회에 쏠린 국민적인 관심을 보여줬다. CNN, ABC News, CNBC News 등은 청문회장에서 판사들 및 양측 법률 대리인들이 주고받는 발언 내용을 계속 업데이트하며 전했다. 일부 미디어들은 판결이 곧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Bloomberg TV 방송에 출연한 Texas 대학 Tara Leigh Grove 법률학 교수는 ‘연방 최고법원이 Colorado주 최고법원의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 “판사들의 트럼프 예비 선거 배제에 소극적인 듯한 발언이 이어져”  


이번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예비 선거에서 배제할 것인가를 두고 찬반 주장이 벌어진 것은 Colorado주 최고법원의 미국 14차 수정 헌법 3조 규정에 근거해서, 반란에 연루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투표 용지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판결 때문이다.

 

* 참고; 美 14차 수정 헌법 제3조; “누구나, 의회 의원, 미국 행정부 관리, 주 입법 기구 의원, 주 행정부 혹은 사법부 관리로써 미국의 헌법을 준수할 것을 선서한 뒤에 국가에 대한 반란에 가담하거나, 적에 대해 지원을 보내거나 동조한 자는, 상원 의원, 하원 의원, 대통령 선거인, 주 및 연방 기구의 민간 혹은 공적 관리의 어떤 직위에도 취임할 수 없다. 단, 의회가 2/3 찬성으로 이런 부적격을 제거할 수 있다. (No person shall be a Senator or Representative in Congress, or elector of President and Vice-President, or hold any office, civil or military, under the United States, or under any State, who, having previously taken an oath, as a member of Congress, or as an officer of the United States, or as a member of any State legislature, or as an executive or judicial officer of any State, to support the Constitution of the United States, shall have engaged in insurrection or rebellion against the same, or given aid or comfort to the enemies thereof. But Congress may by a vote of two-thirds of each House, remove such disability.)” 

 

Colorado주 최고법원은 지난 해 12월, 이상의 헌법 조항에 근거해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워싱턴 D.C. 중심가에 집결해서 집회를 연 다음에 폭력적인 방법으로 미 연방 의회 의사당 내부로 습격해 점거하고, 당시 상하 양원 의원들이 2020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선거 결과를 법률적으로 최종 확인하던 절차를 방해한 것을 ‘반란(insurrection)’으로 인정하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반란에 관여했다고 보아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배제하도록 판결했다.

 

미 주요 미디어들은, 이날 청문회 질의 응답 과정에서 판사들은 대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예비 선거에서 배제하는 데 소극적으로 보이는 발언들이 이어졌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인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판사들은 Colorado주 측 변호인들을 향해 엄중한 질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Elena Kegan 판사도 “왜, (Colorado주) 특정의 한 주가 그 주의 주민들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국민들의 (투표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런 결정을 할 권한을 가지는가?” 하고 질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다른 진보 성향의 Ketanji Brown Jackson 판사(바이든 대통령 지명)는 “14차 수정 헌법 규정은, 동 조항에 따른 공직 담임 금지 대상으로 의회 의원 등 다른 공직들은 예시하면서도 ‘대통령’ 단어는 적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트럼프 측 변호인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동 조항의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요 논거 중의 한 가지다. ABC 방송은 이들 판사들의 주장을 감안하면, 연방 최고법원 판사들이 트럼프 측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 “판사들, 트럼프 가담 여부 거의 말하지 않아; 판결은 곧 나올 것” 

 

이날 열린 청문회에서 3명의 진보 성향 판사들은 양측 변호인들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으나, 이들은 대체로 해당 법 조문을 좁게 해석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란(insurrection)에 가담했는가?’ 하는 등의 광의의 범위로 확대하는 것은 피해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질의 응답 과정을 보고 많은 전문가들은 대세가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사실, 9명의 판사들은 정작 이번에 Colorado주 등에서 논쟁의 발단이 됐던 예민한 ‘Jan. 6 사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거의 논쟁하지 않았다.

 

대신에, 오래 된 역사 사건인 남북전쟁에 관련한 사안들이나, 14차 수정 헌법에서 어떻게 해서 남부연합 측 반란 가담자들에 대해 공무 담임을 금지하게 됐던 것인가에 대해 더 많은 공방을 전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Jackson 판사가 Jan. 6 사건이 어떻게 반란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느냐? 고 질문하자, 트럼프 측 Mitchel 변호인은 반란이라고 하려면 미국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목적의 조직적이고, 조정된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나, Jan. 6 사건은 단지 ‘폭동(riot)’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John Roberts 재판장은 반란에 대한 정의나 판단 기준이 주에 따라 달라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 재판장은 “Colorado주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많은 주에서 당파에 따라 상대방 후보를 선거에서 배제할 수 있는 사태가 예상되고, 이는 대단히 어려운 결과가 될 것” 이라고 경고했다. 마찬가지 보수 성향인 Brett Kavanaugh 판사(트럼프 전 대통령 임명)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예비 선거에서 배제하면 상당한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빼앗는 영향을 미치게 될 것” 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미국 민주주의를 손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트럼프, 자신의 변호인단 주장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 언급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최고법원에서 청문회가 종료된 뒤, 남부 플로리다주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변호인단의 주장이 연방 최고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투표하려고 하는 수백만명의 유권자들이 있고, 이들은 자신에게 투표하려고 생각하고 있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에서 2020년 바이든 대통령에 패배한 것을 설욕할 것을 벼르고 있고, 이미 공화당 경선에서 초반 2개 주에서 연승을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11월 4일 대선일을 불과 몇 달 남겨 놓은 시점에서 아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놓고 주에 따라 판단이 엇갈리고 있어, 미국 사회에는 연방 최고법원이 조속히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olorado주 최고법원의 ‘트럼프 배제’ 판결에 대해 트럼프 측이 연방 최고법원에 상고한 것에 이어, Maine주 주정부도 같은 결정을 하고 있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주 정부를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는 실정이다. Michigan주, Minnesota주 등에서는 트럼프의 출마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여기에, 아직도 19개 주에서는 이와 관련한 소송이 계류 중에 있어,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ABC News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대부분(56%)의 미국 국민들은 모든 주 혹은 일부 주에서 출마를 배제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 30%는 연방 최고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완전하게 배제하기를 희망하고, 나머지 26%는 각 주가 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국민들의 39%는 트럼프를 투표 용지에 남아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과거 2000년에도 연방 최고법원은 당시 공화당 부시(George Bush; 아들) 후보와 민주당 고어(Al Gore) 후보 간의 대결에서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도 연방 최고법원은 양당의 승패가 달린 중대한 판결을 내려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 더구나, 이번 판결은 남북전쟁 직후에 성립된 14차 수정 헌법 3조의 규정을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출마 자격과 관련해서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역사적인 판결이 된다. 보수 6 대 진보 3 구성의 미 연방 최고법원이 머지않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판결 결과에 전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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