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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광의 바이오 산책<13> 합성생물학의 기초과목; 유전체 읽기, 쓰기, 고치기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10월19일 16시50분

작성자

  • 오태광
  •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주)피코엔텍 상임고문,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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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책을 많이 읽어 지식이 많아야 한다는 의미로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말이 있다.마찬가지로 생명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물의 청사진인 유전체를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암호화되어 있어 초기에는 책처럼 읽기가 쉽지 않았다.

암호화된 책의 페이지 수는 생물에 따라 크게 다르고, 또한 유전체 서열은 그냥 암호가 나열된 것이 아니라 읽으면 반듯이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이 되어야 한다. 특히, 유전체 문장 뒤에 숨은 뜻을 현재 과학으로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많아 더 많은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책을 읽다 보면 자신도 책을 쓰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사람들은 유전자를 많이 읽어서(DNA Reading) 해독한 후, 사람 손으로 유전자 쓰기(DNA Writing)를 시작하였고, 가장 간단한 미생물인 원핵생물을 유전자 쓰기를 하여 생명을 가지고 번식할 수 있는 정도로 완전히 복사 하는 데는 11년이 걸려서 2021년에 성공(Nature Chemical Biology(2014))하였다.

 

하지만 복잡한 동식물과 같은 진핵생물은 아직은 시작도 못 하고 있고, 진핵생물 중 최말단인 술 만드는데 사용하는 효모(Yeast)는 아직 끝나지 않고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 필자의 뜻을 전하기 위해서 글을 쓰다 보면 오류나 잘못된 표현이 있을 수 있다. 이를 편집(Editing)을 통해서 칠 수 있듯이 유전체나 유전자도 고치는 작업을 통해서 좋고 적절한 유전자나 유전체의 쓰기를 완성할 수 있다.

 

이번 바이오 산책에서는 유전체 원고를 읽고, 쓰고, 고치는(Reading-Writing-Editing)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유전자 읽기는 유전체 해독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미 앞선 글에서 충분히 설명하였기 때문에 여기서는 간단히 언급하고, 합성생물학의 기초과목으로 주로 유전자 쓰기고치기를 이야기하면서 합성생물학의 기초과목으로 만들어진 성공사례의 예를 들고자 한다.

 

DNA 읽기 (DNA Reading, Gene Sequencing)

 

유전체의 읽기를 우리는 흔히 유전체 해독이라고 표현하고 있고, 세계 최초의 생명체 유전체 해독은 1995년 헤모필러스 인플렌자(Haemophilus influenzae)라는 원핵생물인 세균이 해독되면서 유전자 읽기가 시작되었다. 진핵생물인 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 유전체가 1997년에 해독되고 연이어 선충, 초파리가 해독되었고, 2001년에는 최초 식물유전체로 애기장대가 해독됨과 동시에 인간유전체의 초안(Draft)이 발표되었다. 2003년 인간유전체가 완벽하게 해독되면서 Post-Genome 시대를 열게 되면서 DNA 코딩 읽기는 정점(頂點)을 찍었다.

 

현재(2021920)는 약 64,833종의 유전체가 해독(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 (NCBI) 되었고, 인간 유전체 해독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약 10,000명 이상이 분석되었다. 생물의 유전체를 해독하여 염기서열과 코딩(Coding)된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유전자 읽기(DNA Reading)’라고 표현하고 있다.

 

많은 생물 종의 유전체를 빠르게 해독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차세대 유전자 분석기술(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가능하였고, 아주 빠를 뿐만 아니라 아주 저렴하게 유전체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간 유전체 분석한 2003년에는 유전자 코딩을 읽는 데 13년이 걸렸고, 38US$의 비용이 필요했는데 현재는 하루 이내에 1,000US$이면 충분하다.

 

2003년에는 전 세계가 힘을 모아서 오직 1명 백인의 인간유전체 해독만이 가능했는데, 현재는 마음만 먹으면 원하는 사람 수만큼 얼마든지 분석하여 읽을 수 있다. 인간유전체를 읽는 속도는 2003년에 비해 5,000배 빨라졌고 분석 비용은 3,800만 배 저렴해졌으니까 얼마나 경이로운 혁신적 발전인가? 이런 결과는 Post Genome 시대를 열었고, 얻어진 Big Data로 로봇화, 인공 지능화 등을 이용하면서 합성생물학 발전을 앞당기고 있다.

 

유전자 쓰기(DNA writing)

 

유전자 쓰기는 이미 읽힌 유전자 서열을 순서에 따라서 붙여 나가는 것을 원본인 유전체를 보고 똑같은 순서에 따라서 복사하듯이 써나가는 것과 같다. 대표적인 유전자 쓰기의 실제적 예로 아니지만, 영화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공룡이 살던 중생대 백악기 소나무 끈끈한 송진에 잡힌 모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송진이 겹쳐 쌓이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보석인 호박(Amber) 되었다. 잡힌 모기가 호박 속에서 오늘날 발견되고 모기의 빨대 속에 있는 공룡의 피를 분리하고, 공룡의 피에서 유전자를 읽어내고, 유전자를 다시 쓰는 방식으로 유전체를 완전히 합성하여 공룡을 재현시키면서 영화는 시작되었다.

 

실제로 공룡이 멸종 전 6,500만 년 전 백악기에 살았던 미생물인 할로박테리아 살리나룸(Halobacterium salinarum)을 살려낸 논문, 41900만 년 전 호염성 미생물 DNA발견(Joural Geobiology, 2009)등의 보고가 있었다. 2,500만 년 전 호박 속 원시 형태의 벌 종류인 침 없는 벌의 내장에서 바실러스 스파리쿠스(Bacillus spaericus)를 복원(미국 캘리포니아대, 1995)하는 등 과학적 보고는 충분히 원시 생물을 유전자 쓰기로 복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시베리아 동토(凍土)에서 살았던 맘모스(mammoth)를 복원하기 위해서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협력하여 유전자 읽기와 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유전자 쓰기 방법을 이용하여 인공미생물을 만들기도 한다. 우선, 유전자를 설계(Design)하고 A,T,C,G의 염기로 서열에 맞추어 합성하고, 미생물에 유전체를 클론(Cloning)하는 제조(Build)과정을 거친 유전체를 시험(Test)를 하는 과정은 다른 제조업의 설계, 제조, 시험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시험을 통해서 문제점을 찾으면 보완하여 다시 재설계하는 방식을 설계, 제조, 시험을 거듭하는 방식으로 인공미생물을 만든다. 실제 예로 마이코플라스마(Mycoplasma)라는 아주 작은 세균을 2010년 유전 정보에 따라 생명체를 만드는 과제인 설계, 제조, 시험 과정을 수도 없이 반복하여 11년 후인 2021, 마침내 세포분열을 통한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는 인공생명체(그림 1.)를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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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은 전 세계 16개 연구팀이 진핵생물인 효모의 유전체를 각기 나누어 유전자 쓰기로 합성하고 있고 현재(20219)6개 연구팀은 완벽히 유전체 합성인 쓰기를 성공하였다. 계속해서 10개 연구팀은 계속 유전체 합성을 진행하고 있고 완전히 성공하면 가까운 장래에 인간과 같은 고도의 진핵생물인 동식물의 인공생명화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전자 고치기(DNA editing)

 

유전자 고치기는 잘못 쓰인 DNA를 교정하는 작업으로 흔히, 유전자 가위로 표현하고 있다. 최근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전자 편집기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CRISPR Cas9 Technology)”이다. 유전체를 무작위로 가위질하여 잘라 내거나 붙여주면 생명체가 죽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할 필요한 부분만 정확히 잘라주는 가위가 필요하다.

세균들도 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으면 인간과 같이 면역 작용을 하는데 한번 침범한 바이러스는 기억하고 있다가 바이러스가 세균 내에 정확히 붙는 위치를 기억했다가 가위로 잘라내어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고 있다.

 

이런 원리를 이용하여 DNA와 상응하는 RNA만 정확히 붙는 성질을 이용하여 잘라주어야 하는 DNA에 상응하는 CRISPR라는 RNA를 붙여서 길잡이로 하고 Cas9이란 가위로 아주 정확하게 잘라주어서 유전자 편집을 한다. 글을 쓸 때 편집(Editing)하는 방식과 비슷하여 잘못된 부위만 정확히 교정해야 하는데 잘못하여 문단 하나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전혀 다른 문장을 바꾸어 넣으면 문맥이 통하지 않아서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없듯이 정확한 부위를 찾아서 교정하여야만 한다.

 

유전자 편집기술을 이용한 가장 충격적 사건은 2018년 네이처(Nature)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가장 쇼킹(Shocking)한 이유로 선정>인 중국 남방과기대 허젠쿠이(賀建奎)교수가 20181128일 인간유전체 교정 국제학회에서 발표하면서 일어났다. 발표내용은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AIDS)이 바이러스의 수용체 역할을 하는 CCR5 유전자가 없으면 에이즈가 발병하지 않는데 착안하여 CCR5 유전자를 제거한 맞춤형 아기(Designer Baby)를 임신, 출산하여 루루”, “나나란 아기(Design baby)의 탄생을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2019318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인간 유전자 편집 기준(Guide line)을 만드는 첫 논의가 시작되었고, 세계 어떤 나라도 배아를 임상 시험하여 아기를 출산하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어서 허젠쿠이의 발표는 모든 사람을 아주 놀라게 하는 위법 행위였다.

 

DNA 고치기로 성공한 합성생물학 사례

 

20164월 미국에서 양송이버섯의 유전자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유전자 편집 양송이를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양송이버섯을 칼로 자르게 되면 갈변하여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데, 갈변의 원인인 갈변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로 제거하여 갈변을 약 30% 감소시켜서 품질이 좋은 양송이를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미국 농무부(USDA)는 유전자 편집된 양송이버섯은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 변형생물)가 아니기 때문에 GMO 규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외래 유전자가 주입되었을 시 GMO로 인정되는데, 유전자 편집된 양송이버섯은 전혀 외래 유전자를 주입하지 않았고 단지 자신의 유전자 일부를 제거하였기 때문에 GMO가 아니라고 판정하여 미국 정부가 허가한 최초의 유전자 편집 생물이 되었다

 

즐겨 먹고 있는 바나나 품종은 초기에는 그로미셸종 이었는데 곰팡이병인 파나마병에 의해서 거의 전멸되었다. 지금 먹고 있는 바나나 품종인 캐번디시는 파나마병에 저항성이 있어 지금도 생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변종인 파나마병이 창궐하면서 캐번디시품종마저 심각하게 공격을 받아서 어쩌면 바나나를 먹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그런데 호주 과학자들이 유전자 편집기술로 변종 파나마병에 저항성이 있는 품종 개발에 성공하여 바나나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기능성 섬유소가 많은 밀을 개발, 획기적 생산이 가능한 토마토, 고추처럼 매운 토마토, 혈압을 낮추는 GABA15배 많은 토마토, 토양에 오염원을 흡수하지 않은 청정 쌀 품종 개발 등 수많은 유전자 편집식물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합성생물학의 예로 양귀비 아편을 효모에서 생산 성공한 것을 들 수 있다. 양귀비 마약인 아편을 4종류의 식물(3종류의 양귀비, 황련(Goldthread), , 녹농균(Pseudomonas bacterium)에서 얻어진 유전자를 첨가한 염색체(Chromosome)를 유전자 편집하여 그림 2.에서와 같이 아편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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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례로 개똥쑥(Sweet wormwood)에서 만드는 모기 말라리아 치료제인 Artemisinic acid를 효모에서 만드는데 성공(Critical Reviews in Biotechnology(2017))하였고, 산딸기(Raspberry)에서 만드는 항산화제를 효모에서 만드는 것도 역시 성공하였다. 이외에 합성생물학으로 만든 인공합성 거미줄(Synthetic spider silk)로 만든 옷, 콩으로 만든 햄버거의 패티에 피 맛을 내기 위해서 핏속 Heme을 합성생물학으로 만든 데 성공하고 콩고기에 섞어서 소고기 패티와 같은 맛을 낸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물고기에 합성생물학을 적용 예도  일본의 긴키대학교 가토 게이타로 교수가 일반 참돔보다 몸집이 1.2배 큰 참돔을 만들었고, 일본 후생성은 신고만 하면 판매를 허가할 방침이어서 시중에 몸집이 큰 참돔 판매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유전자 편집으로 2배나 빨리 자라는 연어를 개발(Nature, 2019)하여 이미 미국 시장에 진입하였다. 현재 미국은 30여 종의 유전자 편집 식품이 GMO가 아님을 결정하였고, 오히려 유전자 편집기술을 혁신적 육종기술로 분류(20183)하였다. 일본도 유전자 편집 식품에 대해서 안정성 심사 없이 일반 식품과 같이 취급하겠다고 발표(2019318)

 

맺는 글

 

합성생물학 기술에 가장 근간 기술인 유전자 읽기, 쓰기, 고치기 기술만으로도 이미 획기적인 많은 성공의 결과를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유전자 편집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있어서 세포 내뿐만 아니라 세포 내에 포함되어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에도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어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진핵생물인 효모의 유전자 쓰기를 전 세계 16개 연구그룹이 합성하고 있는데, 아직 5개 그룹만이 성공하여 고등생물(동물, 식물)의 유전자를 합성생물학에 이용하고 있는데, 완전히 효모 유전자 쓰기가 완결되면 획기적 발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아직은 초보적인 효모를 이용하고 있는데, 동물이나 식물의 염색체를 활용하는 염색체 공학 엔진니어링 기술(Chromosome Engineering Technology)은 이제 겨우 발걸음을 떼어 놓고 있을 정도로 추정하여 앞으로의 큰 발전을 상상해 본다.

이제, 본격적인 자동화, 로봇의 활용기술과 인공지능으로의 분석되고 진화가 시작되면 아주 빠른 속도로 획기적 기술진화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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