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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와 한국 : 쿼드 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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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6월06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1년06월03일 13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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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1-6월호-제19호](2021.06.01.)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마도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이 될 이번 한미정상의 의미는 양국이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방향성을 재확인했을 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그 범위와 폭을 한 단계 격상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양국 정상은 기존에 주요 어젠다로 예상되던 북핵 문제와 코로나19 백신 협력 등은 물론 경제와 국방, 핵심기술 협력 등 한미간에 논의될 수 있는 거의 모든 이슈들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지만,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이 지역의 범위를 넘어서는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이다. 양국은 규칙기반의 국제질서를 저해하거나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지역 유지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의 존중과 특히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명시적으로 중국을 겨냥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중국의 공세적 외교태세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 여부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쿼드

 

쿼드 협력체의 기원은 2004년 아시아 쓰나미에 대한 인도적 협력을 목적으로 미·일·호·인 4개국이 출범한 동남아 ‘쓰나미 코어 그룹(Tsunami Core Group)’이다. 그 후 2007년 8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인도 의회 연설에서 4개국 안보 대화(쿼드)를 제안했는데, 4개국 안보 대화는 중국의 인도양 진출에 맞선 대응이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9월 사임하고, 존 하워드 호주 총리도 그해 12월 실각하면서 쿼드 논의는 수그러들었다가 2012년 12월 아베 총리가 집권 2기를 맞으면서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을 펴면서 쿼드는 구체적으로 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중국은 이를 미국이 소련을 압박하기 위해 만든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빗대 ‘아시아판 NATO’라고 비판한다. 이러한 인식하에 중국은 만일 한국이 쿼드에 참여할 경우 지난번 사드 배치 때처럼 한국을 여러 경로로 압박하고 보복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 등장과 더불어 쿼드를 중요한 지역안보 협력메커니즘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쿼드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출범한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협력 체제로서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바람직한 지역질서를 위한 협력을 지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아시아 순방에서 새로운 지정학·지경학적 개념으로서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시한 이후 인도-태평양 전략의 현재 위상은 3개의 축(경제, 안보, 거버넌스)을 아우르는 전략적 접근, 혹은 전략의 준거틀(framework)로 이해된다. 국방부, 국무부가 인태전략 보고서를 발간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태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은 상당 부분 미확정이다. 그런 가운데 비교적 가시적인 이행 메커니즘으로 등장한 것이 쿼드 협력체라 할 수 있다. 

 

쿼드를 중시하는 미국의 입장은 최근 발표된 바이든 행정부 임시국가안보지침(Interim National Security Guidance)에서도 잘 드러난다. 동 보고서는 특히 중국을 기존 국제 질서에 도전할 종합적 국력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로 지목하고 미·중 관계를 “21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시험”으로 규정했다. 미국의 국가전략을 이행하는 방식으로는 동맹 및 파트너십 재강화,  국제제도와 공동체에서 리더십 회복, 외교수단 우선 및 군사력의 책임 있는 행사를 제시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이 중국을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동맹체제를 그 중심에 두고 전방위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개최된 첫 쿼드 정상회의(2021.3.12.) 공동성명은 중국을 겨냥해 강압에 구속되지 않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한 협력을 강조했다. 쿼드 정상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위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공동의 비전으로 단합하여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폭넓고 건강하고 민주적 가치에 닻을 내리고 강압에 구속되지 않는 지역을 위해 노력한다고 선언했다. 중국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내용상 중국의 최근 행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동 회의에서는 백신 전문가 워킹그룹, 핵심적 신기술 워킹그룹, 기후워킹그룹을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쿼드 4개국 정상회의 후 게재한 워상턴 포스트(Washington Post)공동기고문은 쿼드의 성격과 향후의 방향성에 대한 좀 더 분명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쿼드 정상들은 ‘4개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고 안전하고 번영하는 인도태평양 지역에 전념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쿼드는 ‘공동의 비전 증진과 평화, 번영 보장에 헌신하는, 생각이 같은 파트너들의 유연한 그룹’이라고 주장했다. 정상들은 “우리는 이런 목표를 공유하는 모든 이와 협력할 기회를 환영하고 추구할 것”이라며 쿼드가 폐쇄적인 연합체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는 쿼드가 배타적인 안보 협력체로 인식되거나, 이 때문에 4개국에 포함되지 않은 나라들이 협력 반경에서 멀어지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되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에 동참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촉구하는 메시지로도 볼 수 있다. 

 

쿼드는 아시아판 NATO, 반중 군사동맹인가?

 

한국 내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이 쿼드에 참여하게 되면 이는 반중 군사동맹의 일부가 되는 것이고, 중국의 보복을 초래해 한국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대로 쿼드는 반중 군사동맹으로 발전할 것인가?

 

쿼드에 참여한 4개국이 중국 견제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나라마다 정치·경제 상황이 달라 대중국 전략은 상이하며, 쿼드가 나토 같은 다자안보기구가 될지 지역 협의체에 머물지는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쿼드 국가들의 공통된 관심은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지배적인 행위자가 되어 역내 국가들에게 강압적 외교를 행하게 될 시나리오를 피하는 것이지만 대응책까지 공유하는 것은 아니다. 쿼드 국가들이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개념에 동의하게 된 데에는 중국의 팽창주의가 촉발한 측면이 크며, 심지어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인도-태평양에서 먼 곳의 국가들까지도 규칙기반의 인도-태평양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핵심이라고 보기에 이른 상황이다. 

 

하지만 쿼드가 냉전시대의 집단안보동맹 형태로 발전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데, 가장 큰 이유는 인도의 모호한 태도 때문이다.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세 나라는 이미 양자, 혹은 다자 안보동맹으로 엮여 있는 상황에서 인도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던 아태 재균형 정책에서 배제되었다는 피해 의식 때문에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하지만 포괄성(inclusiveness) 및 군사화 반대를 중요한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는 동맹으로 얽히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 다만 최근 인도가 쿼드 협력에 관심을 더 갖게 된 중요한 이유는 중국과의 히말라야 지역 충돌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미국은 인도를 조약상의 어떠한 의무도 부과하지 않는 ‘연성동맹(soft allliance)’으로 끌어들이려 하고 있다. 만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했듯이 쿼드를 중국을 강하게 봉쇄하는 군사동맹으로 제시한다면 일본이나 호주조차도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쿼드가 중국을 겨냥한 NATO 식의 본격적인 군사협력체제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 

 

쿼드가 군사동맹으로 발전할지 여부는 상당 부분 향후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정치학자인 스테펜 월트(Stephen Walt)에 의하면 동맹은 세 가지 동기가 있어야 형성된다. 첫째, 공통의 이익(혹은 위협)의 존재, 둘째, 정치·사회·문화적 동질성, 셋째, 주도적 당사국의 물질적 이익(혹은 불이익) 순으로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쿼드는 현재 중국에 대한 공동의 대응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공감대가 없는 상태로서, 중국이 향후 얼마나 공세적으로 나오는가 여부에 따라 쿼드 국가들의 단합이나 군사적 대응의 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대한 함의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전반적인 외교정책의 기조로서 미국의 리더십 회복을 매우 강조한다. 바이든 시대 대외정책의 두 축은 다자주의와 가치‧규범외교로 요약할 수 있다. 다자주의는 국제제도 및 기구, 레짐에 대한 존중과 복귀, 동맹 및 우방국들과의 협력 강화를 포함하며, 이는 바이든이 공언하고 있는 파리기후변화협약 재가입,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재가입 검토, 이란 JCPOA 복귀 검토 등, 트럼프가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의 반전(反轉)이라 할 수 있다. 가치‧규범외교는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와 규범 중시, 규칙기반의 무역질서 강화 등을 포함하며, 이는 트럼프가 강조해온 거래적 국제관계관의 반전이라 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이행 기제로서 쿼드를 중시한다. 쿼드 및 쿼드 플러스 외에도 미국이 고려하고 있는 동맹·우방국 네트워킹에는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연합체인 D-10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 ‘아시아 차르’에 내정된 커트 캠벨은 포린어페어(Foreign Affairs)지(誌) 기고문에서 모든 이슈를 다루는 대규모 다자주의보다는 개별 사안에 초점을 맞춘 D-10 같은 맞춤형 연대를 추구해야 하며, 쿼드를 확대하여 군사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중 전략경쟁이 반중 기술패권전쟁(tech war) 전선으로도 확대되면서 미국은 경제번영네트워크(EPN), 클린네트워크(Clean Network)를 추진 중이다. 기술민주주의 국가 12개국을 묶는 ‘T-12’ 체제도 추진하려 한다. 

 

이러한 그룹핑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현재 미중이 충돌하는 대부분의 사안은 제로섬 성격의 이슈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에서 한국이 미적댈수록 한국을 보는 워싱턴의 시각은 악화되는 반면, 그에 비례해서 중국의 대한국 시각이 개선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선택을 안 하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 미중 양쪽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에서 냉대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쿼드도 그런 문제들 중의 하나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쿼드의 반중동맹화를 원하지 않는 국가들과 함께 쿼드 플러스에 참여하여 활동 방향을 함께 조율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쿼드 플러스에 대해서는 중국을 군사적으로 직접 겨냥하지 않는 한 소 다자안보협력 확대 차원에서 적극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중 전선 참여로 인한 중국의 보복을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한한령(限韓令)이 중국 정부의 말과는 달리 현 정권에서도 전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가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큰 틀 속에서 중국 눈치를 본다고 해서 얻을 이익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프레이밍의 문제로서 쿼드 ‘참여’인가 ‘협력’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쿼드 및 쿼드 플러스는 상설 사무국도 없고 멤버가 정해진 공식 기구가 아니므로 참여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쿼드를 참여/불참여 문제로 규정할 경우 우리 스스로 운신의 폭을 제한하고 반대 진영이 비판할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쿼드 국가들과 어떠한 이슈로 어떻게 전략적으로 협력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쿼드에 대해 열린 자세로 지역 안정과 평화,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는 문제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는 ‘쿼드 참여’보다는 ‘쿼드 국가들과의 협력’이라는 용어로 문제의 성격을 프레이밍하는 것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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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1년06월03일 13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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