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행정 혁신해야 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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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물에 그 밥’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의 조짐이 보이는 요즈음 방역 행정을 보며 갖는 답답함이다.
기존 해법에 한계가 보일 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질병관리청(이하 질청)이나 식약처 등 방역 관련 정부 조직들이 지나치게 경직된 권위주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가 방역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교육정상화를 시도했으나 대학 현실과 동떨어진 방역행정 가이드 라인의 벽에 부딪혀 실현성과 유효성에 의문이 드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시행을 보류하고 있음은 한 사례이다.
답답한 마음에 총대를 메고 나선 오 세훈 서울시장, 이 재명 경기지사도 질병관리청의 부정적 반응으로 벽에 부딪혀 있다. 서로 만나 진지한 토론을 했다는 보도도 없다. 질병관리청의 권위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느낌이다.
4차 유행을 눈앞에 두고서도 1차 유행기 시기에 도입된 진단 키트와 검사 통보 시스템, 사회적 거리두기, 그리고 예방 치료 시스템에 근본적 변화가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로 몇 가지가 제시된다.
첫째, 경제와 방역의 균형이다. 경제적 희생을 극소화하면서 방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다 과감한 방역 조치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논리이나, 행정편의주의 냄새가 스멀거린다.
둘째, 더 잘할 수 있는 예방 검사 방법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진단 키트의 경우 정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기존 PCR 키트에 집착할 수밖에 없고, 검체 채취 방법도 코나 목에서 하는 것이 정확하고, 채취하는 장소와 검사 설비가 위치하는 장소가 달라 검체 이송에 시간이 걸려도 검사 설비의 특성상 어쩔 수 없고, 그 이송 과정에서 검체가 변질할 수 있다는 위험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글쎄?
셋째, 백신 생산의 지식재산권을 가진 기업들이 해외 기업들이기 때문에 한국은 이들과 협상할 수밖에 없는데, 협상에 최선을 다 했는데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몇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첫째, 획일적 조치를 보다 세분화된 차별적 방안으로 진화시킬 수는 없는가?
예를 들면, 지하철을 타면 수십 명이 밀집된 상태로 한 공간에서 숨 쉬고 있다. 그런데 식당에서는 한 테이블 당 4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어 있다. 방역의 관점에서 이 차이는 무엇에 근거하는가?
방역 조치나 방역시설의 차이에 근거 하는가? 그렇다면 식당들에게도 그룹별 지역별 방역조합을 구성하게해서 방역 조치나 방역설비를 지하철 수준으로 하게하고, 그 비용을 일부 지원할 수는 없을까? 재난지원금을 부자에게나 가난한자에게나 무차별적으로 지급했는데, 부자들에게 줄 돈을 이런 목적에 사용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 지원금을 차별화해서 이런 방향으로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 재래시장, 숙박시설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둘째,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진단 키트, 검체 채취 방법, 채취 장소와 검사 장비간의 이동 거리, 검사 기법 등은 한국의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인가?
신기술 진단키트가 시장에 나오는 과정을 보면 빨라도 3~4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사 전문기관의 임상실험을 거치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2주 이상 소요되고, 식약처의 서류심사 과정을 거치는데 2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 보편적이라 한다. 이 과정에서 질청의 목소리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과정이 끝난 이후에도 질청의 사용용도 분류가 또 하나의 관문으로 자리 잡고 있고, 이 질청의 관문은 건강보험공단의 보험대상 분류 관문으로 연결된다.
감염병의 소용돌이 속에서 경제가 어렵고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제약을 받고 있는 전쟁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도 신기술 제품이 시장에 나와 코로나19 방역 현장에 투입되는데 3~4개월 이상 걸리는, 이런 관료적 행태는 변함이 없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최상의 과제로 삼고 있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싶다. 그러나 일상적인 상황과 전쟁 상황은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선 정부 차원에서 식약처나 질청에 대해 과감한 예산과 인력 지원, 그리고 인력의 전문성 제고를 위한 재교육-훈련, 방역관련 적극행정에 대한 감사원의 면책 조치 등을 강구해야 한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평소 적극행정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 일선 행정을 하는 식약처나 질청의 입장에서 신기술제품을 쉽게 이해하고 과감히 수용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더 나아가 질청이나 식약처도 기득권 질서에 얽매어 있거나 보신주의, 권위주의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보아야 한다. 신기술의 도전에 지나친 안전주의를 취하고 있고, 그 근저에 급격한 기술 변화에 대한 전문 식견의 부족이 깔려있지는 않는지, 또는 기득권으로 얽힌 기존 업체들의 논리에 갇혀있지 않는지를 성찰해 보아야 한다.
근자에 여주시가 과감하게 신 검사기법과 시스템을 도입하는 적극행정을 펴서 객관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데도 질병관리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폄하하는 듯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여주시의 경험을 현장에서 관찰하고, 그 유효성을 인지한 이 광재 의원, 황 희 문체부장관, 신헌영 의원 등이 전문가들과 여주시장, 관련 업체 등을 초대하여 토론회를 열어, 그 정확성과 신속성을 확인한 후 국회에서 정 세균 총리에게 건의하고, 정총리가 방역대책본부장으로써 이 건의를 수용했는데도, 질청은 마이동풍이었다. 이렇게 무시할만한 사항일까?
여주시는 6만여 시민을 검사했는데, 위음성(양성인 사람을 음성으로 판단하는)오류는 한건도 없었고, 재래시장을 활성화 시켰고, 극장에서의 음악회 공연이 부작용 없이 진행되었다. 이것을 인지한 전남도와 영암시는 영암에 있는 삼호조선소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근로자들을 검사했고, 역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런데 질청은 왜 이런 성공 사례의 전국적 확대를 거부하고 있을까? 만의 하나라도, 여주시가 질청과 직접 협의 승인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총리실의 중대본과 논의하여 시범 지역으로 인정받았다는 이유, 사용하는 진단키트가 긴급사용승인제품이라는 이유, 국내 최초의 원 스톱 서비스 플랫폼(ONE STOP SERVICE PLATFORM)을 사전 상의 없이 도입하였다는 이유 등, 소위 ‘괘씸죄’로 질청이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면 개탄스러운 일이다.
긴급사용 승인에 따른 응급용과 일반사용 용도의 구분은 임상실험 회수의 차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떤 임상 실험도 6만여 회에 걸쳐 행해진 것은 없다. 300회를 넘는 임상실험을 한 제품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ONE STOP SERVICE PLATFORM(나이팅게일센터)은 혁신적인 설비이다. 음압 특수 컨테이너에서 검체 채취, 검사 설비로의 이송, 검사, 결과 통보, 사후관리 등이 일체화되어 1시간이내에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 설비이다. 신속성과 정확성은 이 설비 없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스페인의 MWC(CES와 함께 세계 3대 전자 박람회이다) 주최 측에서 박람회의 안전 개최를 위한 설비로 이 PLATFORM의 설치를 검토하고 있을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하여 잘 못된 점이 발견 되었다면 이런 부정적 태도가 당연하고, 여주시는 질책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장 데이터에 하자가 없고 시행 결과가 탁월한데도 권위주의적 해석과 평가로 이런 자세를 취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코로나 19 비상상황에서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정확도에 문제가 있다고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항원검사가 전국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셋째, 질청은 백신 도입이 늦어진 이유로도 안전성에 대한 고려를 들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어느 정도 검증되는 것을 보고 도입하려 했다는 논리다. 그렇다면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고, 도입 협상 능력에 자신이 있었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시간적 여유는 없었고, 협상능력도 없어서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호소하는 일까지 벌어졌지 않은가? 이미 도입 계약을 한 백신들도 도입 시기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 아닌가?
백신 도입 전략도 새롭게 짜야 한다. 이 재명 지사의 제안을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의견을 듣고 협조를 구할 측면이 있으면 상호 협력해야 한다. 한국이 88올림픽을 서울에 유치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적 인적 넷트 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대기업들의 협상력이 있었다. 이들의 힘도 빌려야 한다. 백신 확보는 국가 위기 해결 수준의 중대한 일이다. 질청의 위신과 체면의 차원으로 볼 일이 아니다.
방역 관련 전문 관료들의 주장은 대통령도 들을 수밖에 없다. 국민 안전에 관한 일이기 때문이다. 질청과 식약처는 그에 걸 맞는 권위를 갖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그 권위로 경직성, 보신주의, 기득권 카르텔 등의 행태를 정당화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이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혁신을 도모하여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진정한 권위가 유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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