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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인재 싹쓸이 유출, 심각한 재앙이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1월24일 15시33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54분

작성자

  • 전완식
  • 한성대 ICT디자인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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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4124bdddfde2c20758529f1fdbcb9c_1455258 인재로 일으킨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에서 인재가 고갈되고 있다. 우수한 인재들을 중국에서, 중동에서 싹쓸이 해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할 신성장동력이 힘을 잃어가는 판국에 인재유출은 또 다른 재앙이다. 정부의 중장기적 인재확보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IMD두뇌유출지수, 61개국 중 18번째로 높아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나라이다. 한강의 기적은 자원이라곤 하나도 없는 나라에서 불굴의 의지를 가진 성실한 사람들과 그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기획한 브레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이다. 대한민국은 인재의 나라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교육에 목숨을 걸었다. 과거 대학을 일컬을 때 소 팔아서 공부시켰다하여 상아탑이라 부르지 않고 우골탑이라 부르기도 했다. 가정형편이 좋던 안 좋던 간에 공부는 시켰고 그 인재들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었었다. 국내 대학으로 진학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유학도 2013년의 경우 5천1백만의 인구에서 14만4천명이 유학을 갔다. 이는 13억 인구의 중국에서 2014년 45만 명의 유학생이 나온 것과 비교해보면 엄청 난 교육열이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제일의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었다. 현재까지도 세계제일이라는 수식어를 쓸 수 있는 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향후 5년-10년 내에 그런 수식어를 쓸 수 있는 분야는 몇 개 없을 것 같은 전망이 다수의 기관에서 나오고 있다.

 

최근 발표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2015 세계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 유출 지수(고급 및 기술 인력의 국외 유출이 국가 경제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평가)는 61개국 중 44위. 61개국 중 18번째로 두뇌 유출이 심각한 나라이다. 지난해도 60개국 중 46위로 하위권이었다.

 

어느 분야가 심각하게 고급인력이 유출되고 있느냐를 묻는 것은 우문에 가깝다. 전 방위로 빠져나가고 있으며 그 심각성은 향후 손가락에 꼽히는 년 수안에 거의 모든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구체적 스카우트 대상이 공개된 분야부터 보면 한류의 상징인 드라마, 영화, 연예, 오락 등의 경우 중국의 자국 콘텐츠 보호 정책과 우수 인력 스카우트가 연동되면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고 있다. 중국의 외국작품 쿼터제는 중국의 드라마, 영화의 30%만 수입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로 인해 작년까지 국내 제작사중 20%만 적자를 봤지만 현재는 70-80%가 적자이고 이를 견디지 못한 제작사는 중국과 합작하거나 인력의 유출을 방관하게 되어있다. 이미 ‘바람의 화원’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나 ‘찬란한 유산’ ‘닥터 이방인’ 진혁 PD 등은 중국행을 택했고, 예능에서도 김영희 PD, 이병혁 PD, 김남호 PD 등 다수가 뭉쳐 중국 프로그램을 제작할 예정이다. 국내 우수인력이 중국으로 가면서 그동안 받아오던 판권 수입도 1/10로 떨어졌다. 또한 1차 판권은 50:50이고 수배에서 수십 배의 부가가치가 있는 2차 판권에서는 한국의 권한이 없다.

 


e스포츠 분야 선수 감독들도 중국행 러시

e-스포츠의 경우도 한국 e-스포츠의 역사라고 불리는 OGN 위영광, 원석중 PD가 중국행을 결정했다. 2014년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이 대거 해외로 진출했었다. 2015년도에는 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이 2차로 해외 진출을 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이성은 감독, 스타2의 박용운 감독도 중국으로 진출했다. 2년 전 롤드컵 우승팀이었던 한국의 삼성 화이트 선수 전원도 중국행을 택한 이후 중국은 전 세계 e스포츠 업계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축구도 '연변FC'가 박태하 감독 영입 후 한국 축구인이 대거 중국행을 택하고 있다.

김승대(포항)와 윤빛가람(제주) 이임생 코치와 김성수 골키퍼 코치도 연변FC에 합류할 예정이다. 또한 장외룡 대한축구협회 기술부위원장도 충칭 리판의 지휘봉을 잡는다. 김상호 전 19세 이하(U-19) 축구대표팀 감독이 중국 프로축구 2부 리그 상하이 선신 감독으로 부임했다. 지도자 복귀를 희망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의 거취도 중국행으로 점쳐지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이미 주요 인재들이 중국을 거치고 퇴직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기술력과 생산성이 많이 향상되었다는 것으로 자동차업계와 KOTRA 등에 따르면 2006년 한국 인재들이 500여명 있었는데 현재는 100여명 조금 넘는 선이라고 한다.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5909억 원에 쌍용차를 인수한 뒤 5년여 만에 인도 기업에 되팔았다. 2010년 18억 달러(약 1조9300억 원)에 볼보를 인수한 지리(吉利)자동차회사처럼 통째로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에 큰 효자 산업이고 중국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50%이상을 소비하는 최대 소비국이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에 불과하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제고함과 동시에 7대 신성장 산업으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1200억 위안(약 21조원) 규모의 ‘국가 집적회로 산업 투자기금’을 조성하고 전 방위 지원에 나섰다. 중국 업체들은 우리나라 전문 인력들에게 1년 연봉의 5배를 3년간 보장하는 ‘파격적 제안’으로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

 


중동 산유국, 油化인재  저인망식 영입

IT강국이라는 말도 허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SW시장에서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17위이며 시장규모는 104억 달러이다. 1위 미국의 4,154억 달러의 시장규모와는 엄청난 격차가 있다. 시장의 규모가 작은 만큼 정부의 소프트웨어 우대정책이나 인프라스트럭처, 인력풀의 관리체계가 꼼꼼하게 이뤄져야하는데 전 세계 7위 시장규모 285억 달러 수준의 중국은 정책적 지원 수준이 우리나라에 두배 정도로 안정되고 있어 스카우트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진출하는 기업과 인재들이 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구글이나 해외 글로벌 IT기업들이 서울대와 국내 우수인재들을 영입하는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중국 SW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10대 글로벌 IT기업 중 무려 4곳이 중국 업체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JD닷컴은 이미 한국 기업을 능가하는 SW 경쟁력을 갖췄다. 최근에는 강력한 소프트웨어(MIUI)를 앞세운 샤오미까지 가세했다.

국내 SW인재가 중국이나 해외로 취업 할 경우 최소 2배~5배까지의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조선업 엔지니어들의 중국행은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중국 정부가 국수국조(國輸國造) 정책을 추진하면서 국내 엔지니어들의 중국행은 많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조선업 육성에 나서면서 2015년까지 한국을 뛰어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국내 엔진 설계 전문가인 부사장, 설계와 용접 등의 실무 책임자를 임원들이 중국행을 했다는 기사가 여러 번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국내 인재의 유출은 큰 격차가 있던 조선업마저 흔들리게 하고 있다. 수주 규모로는 이미 한국을 뛰어넘었다. 올해 수주량 점유율은 한국이 33.8%로 중국 30.1%를 앞섰지만 낙관적인 상황으로 볼 수 없다.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의 경우 중동이 국내 엔지니어들을 저인망식으로 끌어가고 있다.

작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국내 엔지니어 수십 명을 영입했었고 쿠웨이트 정유사인 KNPC도 국내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은 8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엔지니어의 경우 연봉 1억6000만원, 자녀 최대 4명의 학비 90% 지원, 자동차 무상지급, 가구구입비 800만원, 유급휴가 연 42일 등이다.

 

신바람 나는 일터 만들어 인재 붙들기 지원해야

1명의 인재가 천 명, 만 명을 먹여 살리는 보물. 중장기적 정책 지원이 과제

스마트폰, TV, 디스플레이, 항공, 게임개발 등등 거의 전 분야에서 국내 인재 모셔가기가 일어나고 있고 앞서 말한 유학생들의 경우도 귀국하는 경우보다 유학한 나라에 체류하겠다는 비율이 60%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 인재의 나라이며 인재로 그동안의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과 향후 몇 년 뒤의 대한민국은 낙관적일수가 없다. 인재들에게 애국심이나 인내심을 주장하여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은지 오래되었고 규제를 통한 방법 또한 한계를 넘은지 오래되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과 기업의 인재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만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중국 경우는 ‘천인(千人) 계획’을 통해 국가차원에서 1천 명의 산업우수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국가외국전문가국’까지 설치했다.

벤처나 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도 좋지만 기업의 근본이 되는 인재들의 처우 개선을 통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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