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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폐지되어야 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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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0월2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0년10월26일 10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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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발동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최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지난 1월 추 장관 취임 후 수사지휘권 행사, 검찰 인사, 조직개편 문제 등 끊이지 않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하며, 갈등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에는, 추 장관은 라임자산운용, 총장 가족 등 관련 의혹 수사에서 검찰총장 지휘권을 박탈하는 수사 지휘권을 발동했고, 이에 대하여 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였다. 급기야 윤 총장이 국감장에서 "검찰총장은 법무장관 부하가 아니다"라고까지 발언하였고, 추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총장은 법상 장관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고 답변하여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도 양분되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법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 지부터 살펴보자. 검찰청법 제8조(법무부장관의 지휘ㆍ감독)에서는,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ㆍ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ㆍ감독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법률 제15522호, 시행 2018. 9. 21.] 

 

참 모호하고 애매하다. 다른 법률처럼 많은 부분을 구체적 적용과 해석에 맡겨두고 있다.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해석은, "법무부 장관은 국무위원이고 정치적 공무원이기에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검찰조직에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방안으로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만 검사를 지휘 ·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라고 규정하여 정치적 중립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 한다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의 일반적인 수사지휘에 대하여서는 대체적으로 이론이 없으나 구체적인 수사지휘권에 대하여서는 논쟁들이 있다. 

 

위 법의 규정 취지에 충실하게 해석하면, 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조직(검사) 사이에서 정치적 방파제로서의 지위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법무부 외 다른 행정부서에는 검찰총장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이 없다. 검찰의 준 사법기관으로서의 수사와 형사 소추 등 작용에 정부(권)의 의지가 반영되는 것을 막아 국민들의 기본권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파고로부터 이를 지키는 방파제로서 검찰총장을 두어 검찰 조직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겠다는 것이 위 법의 본래 취지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처음으로 문제되었던 적이 있었다. 2005년에 강정구 교수에 대해 검찰총장이 국가보안법위반 사건으로 구속수사를 지시하였는데, 천정배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게 불구속 수사를 하라고 지시를 한 것이 그것이다. 검찰총장은 그 지시를 수용하였지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침해하였다면서 바로 사직 하였다.

 

검사는 현행 형사소송법상 수사단계에서부터 수사 및 영장청구 등의 업무뿐만 아니라 형사소추와 관련되어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국민들의 기본권에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업무를 직접 그리고 광범위하게 독점적으로 담당한다. 검사제도 자체는 프랑스 대혁명 후 시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하여 수사ㆍ기소단계와 재판단계를 분리하여 공정한 재판을 실현하려는 탄핵주의 이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과거 기소와 재판을 1인이 행한 원님재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 동안의 지난 정권에서의 역사적인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검찰은 자신의 막강하고도 독점적인 권한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였다. 힘센 정부와 결탁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였던 기억이 더 많다. 

 

우리나라 검찰제도의 출발점인 독일의 검찰제도도 배경을 보면, 국민의 기본권 보장보다는 19세기 프로이센 행정부의 필요에 의하여 도입되었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정치적 요구를 따르지 않고 있던 사법부를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 주도 하에 수사ㆍ기소권을 갖는 권한이 막강한 검찰을 통해 법원의 판결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해방 이후 군사정부와 검찰이 결탁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법무부 장관의 모든 수사지휘권을 인정하여야 하는가, 부인하여야 하는가, 우리는 기준을 제시하고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기본권 최대 보장에 모든 초점이 맞추어 져야 한다. 어떤 방법이 기본권을 가장 균형 있게 최대한 보장하는 방법인지가 그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검찰청법 제8조에서 법무부장관이 구체적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한, 피라미드 위계질서에 따라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는 개개의 검사들도 사실상 이러한 지휘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 결국 정부와 법무부장관의 지시가 개개의 검사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검사는 법무부에 소속된 공무원이다. 법무부장관이 검사를 지휘ㆍ감독하는 것은 국가공무원법이나 정부조직법을 고려했을 때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검사의 상관으로부터의 복종의무를 강조하게 되면 업무 수행 시 정치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사지휘를 받지 않는 검사는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남용할 우려가 크다. 여기서 우리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검찰 개혁의 방향과 내용을 기억하고 고려하여야 한다. 2019년 12월에 오랜 논란 끝에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통과되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고위공직자범죄(검찰총장과 검사도 포함) 및 관련범죄의 수사뿐만 아니라 공소제기 및 유지까지 담당할 수 있다. 검찰권 남용에 대한 강력한 법적 수단이 마련되었다. 또한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개정된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의 여러 규정들을 통하여 검찰의 수사ㆍ기소권 남용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입법적 통제를 통해서 검찰의 강력한 권한을 직접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이미 마련해 놓았다. 

 

역사적으로 검찰의 권한 남용이 있었지만 이를 제어하기 위한 입법적 여건과 상황이 갖추어 졌다면, 검찰의 독립성 확보와 정부의 부당한 개입을 억제하기 위해서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사건에 대한 지휘권은 이제는 제한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법무부장관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은 국가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기본권을 침해 받은 피의자를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보다는, 정부의 의지 반영이 될 가능성이 높기에 그러하다. 이미 실정법에는 검사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수단들, 즉 법원을 통한 제어, 검찰개혁 진행과정에서 추가된 입법적 통제방법이 그것이다. 

 

검찰총장이 어떤 이유에서든 무력화되어,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검찰을 장악하면 인사권 등을 통하여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수사와 형사소추로 갈 확률이 높아진다. 이는 필연적으로 선택적인 수사와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들의 기본권은 침해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대한의 보장이 난망해 진다. 

 

검사는 원래 ‘준 사법기관’이다. 법무부에 소속된 행정기관이지만, 사법기관으로서의 직무와 권한도 행사하고 있는 이중적 성격을 지닌 특수한 사법 기관이다. 준 사법기관을 행정부 기관의 장이 구체적으로 검찰총장을 통하여서라도 지휘하는 것은 국민 기본권 보장의 차원에서 이제는 적절하지 않다. 법무부 장관의 (일반적 수사지휘를 제외하고) 구체적인 수사지휘는 폐지되어야 한다. 최근의 사태들을 보면 더욱 그 생각이 확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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