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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글로벌 경기 침체(Recession)”를 우려하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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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1월25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19년11월26일 04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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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dy’s “12~18개월 내 글로벌 경기 침체(recession) 리스크가 대단히 높아”

- 하버드大 Greene 교수 “제조업發 침체 가능성 있으나 무역전쟁이 더 심각”

- 英 Guardian紙 “글로벌 경기 침체(沈滯)를 예고하는 7 가지 주요 신호들”

- CNN “경기 침체가 곧 위기는 아니고, 불가피하지도 않아(not inevitable)”

 

금년 들어 미국 경제를 비롯해서 글로벌 경제에 경기 ‘침체(recession)’를 우려하는 경고가 자주 들려온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렸던 IMF 및 World Bank 연차 총회에 참석한 각국 정책 담당자들은 비록 글로벌 경제가 당장 침체로 빠져들 것은 아니라는 데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이구동성으로 내년에 세계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백악관 트위터 한 방으로 일순(一瞬)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게오르기바(Kristina Georgieva) 신임 IMF 총재는 워싱턴의 차가운 공기가 ‘불행하게도 적절하게’ 러시아 文豪 푸쉬킨(Pushkin)의 유명한 詩의 “가을 숨소리가 길을 얼어붙게 한다(The Breadth of Autumn begins to ice the roadway)”는 구절을 연상시킬 만큼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를 『’R’의 공포』 라는 신조어까지 동원해서 심각하게 경고한다.

 

원래, 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인간 활동의 총화(總和)이다 보니 때론 민첩하게 확장되기도 하고 때론 예상치 않게 둔화되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경제 이론가들 간에도 이러한 경제 ‘침체(沈滯)’ 현상 인식에 상당한 ‘불일치’ 혹은 ‘모호함’이 나타난다. 따라서, 각 경제 주체들이 경제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예상 경로에 대한 타당한 판단을 공유할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합리적 낙관에 기초한 정합도가 높은 대응 방도를 시행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0월, Bloomberg Economics의 분석 결과,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내에 침체에 빠질 확률은 26%로 직전 분석인 27%보다 약간 완화됐고 직근 ‘침체’ 시기에 비하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따라서 아직 패닉(panic)에 빠질 시점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는 1년 전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아직 우려는 상당히 남아 있음을 지적했다. 아래에 해외 미디어들이 전하는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및 향후 전망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잠재적 침체에 대처하는 각국 정책 담당자들의 대응 자세에 대한 권고 등을 요약, 정리한다.

 

■ “경기 침체(recession)”를 인식하는 다양한 관점과 접근 방법들


최근, 많은 해외 미디어들은 미국 경제의 잠재적 ‘경기 침체(recession)’를 주시해야 한다는 시장의 赤신호를 심심찮게 전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對中 무역전쟁 영향으로 제조업 부문의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 투자 의욕이 감퇴하고, 결국 소비자 신뢰도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된 논지다.

 

그러나, 유념할 점은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 향후 수 년 간은 美 경제 성장이 다소 ‘약화(weaken)’ 될 것이나, 실제로 ‘수축(contracted)’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도 지난 번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에 가능성이 큰 전망은 ‘적절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고, 주된 기대치는 ‘경기 침체’로 빠지지는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경기 ‘침체(recession)’라는 용어는 우리가 흔히 경제가 부진(不振)한 상황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다른 용어들과 구별되는 고유의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고 있는 것처럼, 일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해당 산업의 근로자들은 고통을 겪게 마련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전면적인 ‘침체(all-out recession)’가 주는 경제적 타격은 정도와 범위 면에서 이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

 

통상적으로 경제적 의미에서의 “경기 침체(recession”란 경제 활동 부진이 최소한 6 개월 정도 지속되어 투자 가치가 줄어들고, 기업 도산이 늘어, 실업률이 급상승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경기순환 주기 상 ‘수축기(收縮期; contraction)’에 해당된다. 따라서, 많은 경제학자들은 GDP 성장률을 기준으로 경기 침체를 판단한다. 영국 및 대부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2 개 사분기에 걸쳐 실질 GDP 성장률이 前 사분기 대비 마이너스(negative)” 인 경우, ‘Recession’으로 판단한다.

 

IMF는 아예 구체적 수치 가이드 라인을 설정하고, 세계 경제의 연간 성장률이 2.5% 아래로 떨어지면 글로벌 경기가 ‘침체’한 것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최근 경기 침체를 경고하고 있는 이런 IMF 자체 기준으로 봐도, 거의 공통적으로 3.0%대 경제 성장율을 전망하는 현 상황은 침체를 논하기는 한참 이르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한편, Brookings 연구소 ‘SRI(Sahm Recession Indicator; 경제학자 Claudia Sahm이 작성)는 노동시장 동향의 핵심 지표인 실업률(unemployment rate)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경기 침체를 판단하기도 한다. 즉, 최근 3 개월 실업률의 평균치가 과거 12개월 간 최저 수준 대비 0.50% 이상 높으면 ‘침체(recession)’로 판단한다.   

 

■ Moody’s “향후 18개월 내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 매우 높아”


요즘 글로벌 경기 ‘침체(沈滯; recession)’를 예고하는 많은 목소리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이 Moody’s Analytics 잔디(Mark Z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경고도 있다. 그는 향후 12~18 개월 내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타격을 안겨줄 리스크가 ‘불편하게도 높은(uncomfortably high)’ 상황이라고 경고한다. 그리고, 각국 정책 담당자들에게 이에 대비해서 적절하게 방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There is a unfortunately high chance that a recession could hit the global economy in the next 12-18 months – and policymakers may not be able to reverse that course.’)

 

그는 “정책적인 대응 절차를 충실하게 지켜가지(stick to script) 않으면” 글로벌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어갈 수 있는 리스크가 이례적으로 높다며, 앞으로 12~18 개월 내에 설령 다행히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오지 않는다고 해도, 최소한, ‘대단히 취약한(much weaker)’ 경제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는 주장이다.

 

잔디(Mark Z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를 높이는 경제 활동의 둔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몇 가지 글로벌 이슈들에 대해 각국이 공조하여 마련된 시나리오에 맞춰 충실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다. 그의 주장은 ① 美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관세 전쟁을 확대시키지 말 것, ② 영국이 Brexit로 야기된 혼란을 해소할 방도를 조속히 찾아낼 것, ③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 정책의 ‘완화’ 노선을 계속 유지할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비단, 글로벌 ‘침체’ 리스크에 대해 같은 수준의 우려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다른 이코노미스트들도 잔디(Mark Zandi)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견해에 상당한 동감을 표시하고 있다. 美 Cornell 대학 프라사드(Eswar Prasad) 교수는 일부 국가에서는 다른 부문의 부진을 개인 소비 부문이 보완하여 성장을 지탱해 왔으나,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서, 각국 정부가 나서서 기업 투자 의욕을 제고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정책 수단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CNBC)

 

■ 英 Guardian紙 “글로벌 침체가 닥쳐오고 있다는 7 가지 징후”


英 정치 전문誌 POLITICO도 영국의 저명한 싱크 탱크인 NIESR(National Institute of Economic and Social Research)의 견해를 인용하여, 영국 경제는 이미 ‘기술적 침체(technical recession)’ 상태에 들어갔고, 만일, ‘합의 없는 탈퇴(no-del Brexit)’가 현실화될 경우 더욱 심각한 추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 바가 있다.

 

한편, 英 가디언(Guardian)紙도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7 가지 징후를 열거해 보도하고, 이런 요인들은 과거 십여 년 간 경제 성장이 이어져 온 끝에 이제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들로, 글로벌 무역을 견인해 온 경제권에서 금년 들어 수 개월 간 보내온 경고 신호들을 점검한 것이라고 전했다.

 

   美 中 관세 전쟁 격화; 트럼프의 제재 관세 전쟁의 최대 초점은 중국에 맞춰져 있고, 양국의 교역 상대국들은 급격한 무역 감소에 따라 측정하기도 어려운 충격을 겪고 있다. 양국의 무역 휴전 합의 기대는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리스크; 미국 경제는 트럼프 취임 전부터 호황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美 中 무역전쟁, 감세 효과 쇠퇴 조짐 등으로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심각해질 우려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 경제 둔화 상황의 장기 지속; 독일 경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점진적인 감속을 보여와, 최근 대규모 재정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예상되는 규모로는 경기 침체를 막는 데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중국의 과잉 채무 문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담대한 완화 정책의 후유증으로 과잉 부채 문제가 누적, 금융 시스템 붕괴 위험이 고조됐다. 여기에, 최근 제조업 성장률이 4.8%에 불과, 금융 완화 기대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영국의 EU 탈퇴(‘Brexit’) 문제; ‘Brexit’ 전망이 불투명해져 英 GDP 성장에 이미 큰 타격을 주고 있다. ‘No-Deal Brexit’가 실현되면 세계 6위인 영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결정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아르헨 · 이란 · 남아공 · 터키 및 베네수엘라; 이들 국가들은 미국의 경제 제재 혹은 국내 요인 등으로 이미 침체에 들어갔거나 경제 위축을 경험 중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미국, 독일 등 일부 주식시장은 기록적인 高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나, 채권 시장은 혼란 상황이다. 美 연준은 일단 금리 인하를 단행했으나, 향후 정책 운용에는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상황으로 발전되고 있다.

 

■ 글로벌 경기 침체를 걱정하는 이유; ‘밀레니엄 세대에 더 큰 충격’


가장 최근에 미국이 겪었던 전형적인 경기 ‘침체’ 사례는 2009년 3 사분기를 시점으로 시작된 침체기였다. 당시에는 무려 5개 사분기를 이어가며 경제가 수축(‘negative 성장’)하는 상황을 경험했다. 1930년대 大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가장 극심했던 사례로 꼽힌다. 한 나라 경제가 극심한 침체로 들어가면, 실업률이 치솟기 마련이고, 장기화하면 ‘공황(depression)’으로 발전한다. 1929년 시작된 大공황은 10년이나 지속됐고, 그 간 실업률은 1933년 기록한 25%가 정점이었다.

 

지난 8월, 미국의 Vox 뉴스 해설 채널은 이코노미스트, 투자자 및 시장 관측자들이 돌연 우울한 전망을 내놓으며 미국 및 글로벌 경제 ‘침체(recession)’ 리스크를 강조하며 경종(警鍾)을 울리는 것은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엄중한 경고는 지난 2007년에 겪었던 ‘Great Recession’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주택 마련, 자녀 교육 등 부담이 크게 남아 있는 ‘大沈滯’ 이후에 사회로 들어온 소위 ‘밀레니엄’ 세대들에 타격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나마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현재 기록적인 장기 호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경기 확장기가 오래 됐다는 이유 만으로 머지않아 침체가 온다는 이치는 없다는 점이다. (Vox)

 

그러나, 미국 제조업 부문은 금년 들어 이미 2 개 사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어 기술적으로 ‘침체(recession)’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역사상 수 많은 경기 침체를 겪어 왔으나, 20세기 후반으로 오면서 발생 건수가 줄어들고, 변동폭도 작아지고 발생 주기도 차츰 길어지는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금 걱정하는 이유는 현 글로벌 경제가 ‘침체’로 들어갈 수 있는 많은 요인들이 눈앞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로 앞에 설명한 요인들이나,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 미국 경제를 구성하는 경제 주체들이 이러한 잠재적인 경제 ‘침체’ 현상에 대처할 여력이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로, 개인 재무 조사 웹사이트 Bankrate에 따르면, 미국인 중 겨우 40% 만이 예상치 않은 1,000 달러 지출 수요에 대비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경제가 수축하는 현상과 관련한 또 다른 중요한 관점은 ‘심리적(心理的) 악순환’ 사이클에 빠질 우려가 커진다는 점이다. 인간들의 심리는 장래에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우려를 시작하면, 일단 개인들이 소비를 감축하고, 투자자들은 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려고 하고, 기업들은 투자를 주저하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심리적 연쇄는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소용돌이로 빠지게 마련이다.

 

앞서 소개한 Vox 채널은, 지금 상황에서 반갑지 않은 소식은 그리 머지않아 경기 ‘침체(recession)’가 불가피하게 찾아올 것이라는 점이고,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경제는 결국 ‘회복(recover)’을 되찾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피할 수 없는 경기 침체기라고 해서 특별히 ‘패닉(Panic)’ 상태에 빠질 필요는 없고, 투자자들은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의 호기로 삼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공식 판단의 ‘時差’ 문제는 적절한 정책 대응에 차질을 야기”


미국 학계의 경제학자들, 정부의 정책 담당자 등은 “침체(recession)”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비영리 경제연구기구인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경기침체판단위원회(경제학자 8명으로 구성)’에서 ‘침체(recession)’ 시점을 특정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 위원회는 ‘침체(recession)’ 이란 “전반적인 생산 활동이 심대하게 위축되는 상황이 몇 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며, 통상, 실질 GDP, 실질 소득, 고용, 제조업 생산, 도소매 매출 등에서 나타난다”는 것이다.

 

문제는, 역사적으로 NBER의 경기 ‘침체’ 공식 판단이 실제로 침체가 시작된 뒤 6~21 개월 정도 뒤쳐지는 점이다. 예를 들어, 2007년 12월에 시작됐던 경기 ‘침체’ 당시, NBER의 공식 선언은 11개월이나 늦었다. 이렇게 되면, 침체 상황에 정책으로 대처해야 할 정부나, 기업 경영자들의 경영계획 수정에 별 소용이 없게 된다.

 

기업들은 이미 도산하고, 가계는 곤경을 겪을 대로 겪고 난 뒤에 마치 불이 꺼진 뒤에 기름을 붓는 식의 ‘사후 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될 우려가 큰 것이다. 경기 상황의 인식 · 판단 · 결정 · 대응의 시차 문제를 지적하며 재정 정책 효율성에 근본적 문제점을 제기했던 이론가들의 지적이 의미를 가진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따라서, 각 경제 전문 주체들은 NBER의 공식 선언에 앞서 경기 침체를 예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07년 12월 시작된 ‘침체’ 당시, 연준(FRB) 관리들은 NBER의 공식 선언보다 9개월이나 앞서 ‘침체(recession)’를 지적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경제가 수축하지 않아 아직 ‘침체’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모든 경제 상황이 무지개 빛이라는 의미도 아니고, 거꾸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지역적으로 失業이 늘어나는 경우에도 소득이 늘고, 높은 소비 심리가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

 

■ 글로벌 침체를 불러올 두 요인; ‘무역분쟁 확산’ 및 ‘지정학적 긴장’


한편, IMF가 최근 세계경제전망(WEF)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될 수 있다고 엄중 경고한 것은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일이다. IMF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금년에 3.0%, 내년에 3.4%에 그칠 것이라고 수정, 지난 7월에 각각 3.2%, 3.5%로 예측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은, 부분적으로 무역 장벽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함께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가는 것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에 대처해서 각국이 ‘균형 있는 방도(balanced way)’를 모색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이미 현 상황이 통화 정책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워져서, 가용 여력 범위 내에서 경기 수용적인 재정 정책 수단이 동시에 동원돼야 할 것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Univ. of Chicago 라잔(Raghuram Rajan) 교수도 최근 기고문(“Is Economic winter coming?” Project Syndicate)에서 지금 가장 우려되는 글로벌 경기 침체 리스크는, 과거에 경험했던 노동시장 부진, 인플레이션 급등, 과잉 금융 등 요인들보다는 역시 美 中 간 무역 분쟁의 장기화, 그리고 이란을 중심으로 하는 中東 지역에서의 군사적 충돌 등 지정학적 분쟁 격화 가능성 등을 현실적인 요인으로 꼽고 있다.

 

美 CNN 방송은 지난 10월, 지금 미국 경제 ‘침체’ 우려가 고조되고 있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극심했던 고난의 기억이 되살아나 이런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경기 침체가 다 그런 것은 아니며, 특히, 이미 침체에 들어갔으나, 정작 그것을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무역전쟁으로 타격이 심한 제조업 분야가 ‘침체’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나, 개인소비 등이 견조해 이를 보완하고 전체 경제 성장세를 연장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뉴욕 타임스(NYT) 오피니언 기고가 어윈(Neil Irwin)씨는 경기 선행지수들이 우려할 만한 것은 사실이나, 다른 성장 기여 요인들도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최근 견조한 금융시장 동향이나 다른 경제 지표들을 보면 미국 경제가 바로 ‘침체’로 돌입할 것이라고 보기 보다는 오히려 성장이 ‘둔화’ 하는 정도의 시기가 찾아올 확률이 크다고 관측했다. 한편, 무역전쟁의 직접 충격을 받는 분야에는 고통이 상당할 것이나, 이들 분야는 상대적으로 경제에서 비중이 작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 경제가 아직은 ‘2 개 사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낼 그런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고, 설령 향후 닥쳐올지도 모를 잠재적 경기 침체는 어쩌면 성장 ‘둔화’ 수준에 그치고, 2008년처럼 참혹한 사태는 아닐 것이라는 낙관도 나올 법하다. 그러나, 유럽 상황은 더욱 엄중해서 침체에 빠질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전해진다. EU 6위 경제인 이탈리아가 이미 2018년 하반기에 ‘침체’에 들어갔고, 유럽 최대 경제인 독일도 금년 들어 성장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IMF도, 비록 세계 경제가 무역전쟁 지속으로 심리가 위축되고 기업 투자, 교역 및 제조업 부문에 영향을 주어 지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빈약한 성장 실적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내년에는 회복기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국들은 양호할 것으로 보고, 美 · 中 · 유럽 및 日本 등 글로벌 4대 경제圈은 아직 개선될 여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망한다.

 

■ “침체가 곧 危機는 아니고 불가피하지도 않아; 국가 간 공조 긴요”


최근 美 中 양국이 부분 합의를 통해 무역전쟁 ‘휴전(休戰)’에 합의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각국이 우려를 가시지 못하는 것은, 그런 합의가 지속될 것이라는 믿음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나아가, 미국이 항공기, 자동차 산업 보조금 등을 둘러싸고, 유럽 각국과 새로운 무역전쟁을 시작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과연 각국 정책 담당자들이 잠재적 글로벌 침체에 대처할 묘방(妙方)을 갖고 있는지 여부다. 우선, 美 연준은 금리 인하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나,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금리 수준이 제로이거나 이에 근접해 있어 금융 정책의 효과를 기대할 여지는 크게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다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과잉 채무 문제도 심각하다.

 

그렇다면 장래에 어느 시점에서 ‘침체’가 현재화 할 경우, 각국은 재정 여력에 의존하는 방도 외에 다른 뾰족한 구제 방법이 없어 보인다. IMF도 이런 상황을 감안하여 독일 등에 적극적이고 단호한 재정 정책 수단을 출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과연 정치적으로 가장 인기가 없는 재정 차입 확대 등의 고육(苦肉) 정책을 선뜻 택하려는 용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의 표적이다. 만일, 각국이 정책 공조로 조화된 재정 정책을 펴지 못할 경우에는 세계 경제는 救命艇 없이 깊은 침체의 바닥으로 가라앉게 될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한편, 앞서 소개한 라잔(Rajan) 교수는 경기 침체라는 것이, 속성 상 사전 예측이 대단히 어려워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시점에 돌출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만일, 글로벌 사회에 지금처럼 잘 알려진 충동적인 권력자들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글로벌 경제는 좀 더 강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아울러, 글로벌 사회를 불안하게 하는 그런 지도자들도 결국 유권자들이 선출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음 선거에서 각국 유권자 국민들의 충분한 성찰을 다시 한 번 환기했다.   

 

이제는 특이할 것도 아니지만, 지금 세계 도처에서 경기 ‘침체(recession)’를 우려하는 마당에 자신(自信) 만만한 한 사람은 당장 경제 성장 실적 및 증시 호황을 마치 자신의 정치적 치적인 양 스스로 매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닐까 한다. 그는 영리하게도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책임을 전가할 상대도 일찌감치 찾아 놓았다. 그는 자기 요구대로 금리를 대폭으로 내리지 않는 연준(FRB)의 파월(Powell) 의장을 수시로 비난하거나 압박하고 있다.

 

역시, 이런 비상 국면에서 한 나라 지도자란, 만사를 정확히 꿰뚫어 보는 예지와 자신의 고난을 불사하는 영명(英明)한 결단으로, 충분한 가용 방책을 예비(豫備)하는 자세가 제일의 덕목이 아닐 수 없다. 나라 곳간에 무얼 얼마나 쌓아 두었다는 둥, 하는 속이 텅 빈 헛된 자만과 한없이 가벼운 언행 등은 필시 되돌리기 어려운 큰 화(禍)를 부를 수도 있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만사에 튼튼히 대비하고 물 샐 틈없이 경계하는 용의 주도한 자세가 국가 운영의 기본임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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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9년11월26일 04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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